최근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했다.
인접국 일본은 지진으로 말미암아 많은 피해를 입고 있었지만 우리나라까지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는데 이제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지진의 발생 빈도가 잦아졌다.
그리고 예상컨대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어디 그뿐이랴?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대형 산불과 홍수 그리고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실제적 고통인 악질 전염병인 코로나19 등을 비롯한 이상 기온에 따른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후 변화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우리를 불안과 불확실한 미래에의 두려움으로 몰고간다.
사람을 죽이는 살상무기인 핵무기 경쟁개발과 분쟁 국가들의 아픔들 그리고 가정과 고국마저 떠나 새로운 살 길을 찾아 헤매는 난민들의 고통이 그렇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왔다.
그러나 코로나19를 비롯한 이런저런 이유로 이번 크리스마스도 그 성탄의 기쁨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채 그냥 무덤덤하게 지나칠 것같아 몹시 안타깝다.
그러나 사실 이런 외적 환경이나 분위기 때문만이 아니라 교회(우리들 자신)가 점점 세속화 됨으로 인해 우리의 믿음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홍해의 사건이나 광야생활을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실제적으로 자신들의 눈으로 직접 목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신앙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약속과 축복의 땅인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죽고만다.
그러나 구약 시대 뿐 아니라 신약 시대에도 사람들에게 믿음이 없었다.
그토록 메시야 대망 사상으로 점철돼 왔던 그들의 바람은 너무 피상적인 믿음이었을 뿐이다.
들 밖에서 양치던 목자들도 천사가 알려준 소식을 그대로 믿음으로 받아들여 베들레헴 마굿간에 달려와 아기 예수 탄생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성경을 직업적으로 읽고 연구하던 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은 동방 박사의 출현으로 헤롯 왕의 "그리스도가 어디서 나겠느냐?"는 질문에 미가서의 예언(5:2)을 펼치며 유대 베들레헴이라고 답하면서도 정작 그들 자신들은 기록된 예언의 말씀이 성취된 것을 확인하기 위해 베들레헴 현장으로 달려가지 않고 머리 속의 지식만으로 끝내고 말았다.
오히려 악한 왕이었던 헤롯 왕이 그 예언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여 아기 예수 탄생 시점에 베들레헴 인근 마을의 두 살 이하의 모든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이기까지 하는 대참사의 비극을 일으켰다.
헤롯은 메시야 탄생에 대한 믿음이 있었으나 그 믿음을 악하게 사용한 결과이다.
기독교의 진리는 이른바 깨우침을 받아 알게 되어 믿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진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인생의 신비를 알기 위해 진리를 탐구한 바가 없어 어떤 특별한 깨우침이 없더라도 그냥 단순히 믿음을 갖게 되어 믿음 대로 순종하여 살고자 할 때 자연스럽게 진리를 알게 되어진다는 것이 기독교만의 특성 중 하나다.
즉 알게 되어 믿는 것이 아니라 믿어서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일반 타종교와는 다른 기독교의 특성으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성육신과 부활의 교리이다.
세상의 모든 철학과 종교는 인간이 도를 닦아 깨우침을 가져 득도의 경지에 가까워지면 신의 세계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즉 인간이 신의 자리에까지 올라가 결국 신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 때의 인간은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인간 이상의 탈 인간이 되어 참된 인간성이 상실된다.
그러나 기독교의 신은 하늘 높은 보좌를 버리고 인간의 구원을 위해 이 땅에 내려와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인간과 똑같은 고난의 삶을 몸소 사셨다.
이것이 기독교의 핵심 교리인 성육신(incarnation)이다. 인간성의 참된 회복은 인간이기에 인간으로서 인간이 되신 창조주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갈 때 이루어진다.
또한 세상의 모든 철학과 종교는 그들이 스스로 닦은 도를 통해 깨달음을 가질 수는 있었지만 그들이 발견한 나름의 진리는 그들이 죽음을 통해 이 세상에서 소멸되는 것과 때를 같이 하여 소멸돼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다.
그들이 진리를 향해 닦아 왔던 길은 죽음으로서 단절되고 그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닌 것이 되고 만다.
죽음에서 살아난 사람은 없기에 그들의 진리는 죽음을 이해하고 분석했지만 아무 해답도 얻지 못한 것으로 결국 허무주의에 이른다.
그러나 기독교의 진리에 이르는 길은 진리를 깨우치는 이성적 명철을 지나 생명으로 이어진다.
죽음으로 그 진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서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보여주므로서 진리의 소멸이 아닌 진리의 영원불변함을 증거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부활의 첫 열매요 증인이다.
세속사적인 입장에서 볼 때 세상은 유토피아(utopia)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성경적 관점에서 구속사적인 입장으로 보면 세상은 디스토피아(dystopia)의 세계로 치달리고 있다.
이러나 저러나 이 세상은 우리가 영원히 머무르지 못하고 언젠가는 때가 되면 떠나야 할 곳이기 때문이다.
떠나 없어져야 할 세상으로 신이 들어온 것이 크리스마스이다.
예수 탄생을 시점으로 인류의 역사는 BC/AD로 나누어지고, 예수를 내 안에 받아들임으로 우리는 영적으로 새로 거듭난 사람이 되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갈 2:20).
겉보기의 세상은 인류 문명의 발달과 함께 화려해보이지만 그 내면은 수많은 죄의 얼룩으로 온통 상처투성이어서 이곳저곳으로부터 신음소리를 듣게 된다.
사람들이 그토록 오래 살기를 원했지만, 실제로 노인요양원에 가면 오래 사는 것이 버거워 힘들어하는 노인들의 탄식을 듣는다.
큰 집으로 이사 가서 각각 자기 방을 갖기 소원이었지만 막상 가서 살아보니 집 안에서도 가족끼리 대화는 커녕 얼굴 보기도 힘들다.
스마트 폰으로 세상을 쥐고 살아 부족한 것 없고 모르는 것 없고 심심치 않게 되어 너무 편리하고 재밌어 좋았는데 이제 빌어먹을 이 문명의 이기로 말미암아 모두 다 자기만의 세계에 파묻혀 이웃과의 대화가 단절되고 말았다.
SNS 등을 통해 세상은 넓어졌고 지식의 창고가 열려졌지만 정작 내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 갈급함으로 많은 정보에 접하면 접할수록 마음이 분주해지고 때론 이 넓은 세상에 혼자 된 듯한 허전함이 앙금처럼 남는 것은 나도 모를 일이다.
세상은 갈수록 살기 좋아졌는데, 사람들은 입에서 단내를 풍기며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러한 종말적 현상은 이미 성경에 기록된 마지막 때의 일이기 때문이다. "-
마지막 때가 이르면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르게 사는 일이 매우 어려워질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기심에 빠지고, 돈이면 전부라는 풍조가 범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교만과 과장을 일삼고 하나님을 비웃으며 부모를 거역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나쁜 인간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또 그들은 완고하고 절대로 남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문제만을 일으키고 부도덕한 생각으로 가득 찬 인간이 될 것입니다.
그들은 난폭하고 잔인한 행동을 하며 착하게 살려는 사람들을 비웃을 것입니다.
그들은 친구를 배반하고 화를 잘 내며 허풍을 떨기 일쑤고 하나님께 예배드리기보다는 오히려 쾌락을 즐기는 데 시간을 보내려 하고, 교회에는 나가지만 자기들이 들은 것 가운데 어느 하나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딤후 3:1-5 현대어성경)
그리스도인으로서 믿음을 갖고 바르게 사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 돈이면 전부라는 풍조가 범람한 세상에서 자신도 휩쓸려 가고 있다는 자괴감, 그러면서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므로 착하게 살려는 사람들을 비웃음으로 스스로 안위를 찾고 있는 비겁함, 그리고 하나님께 예배드리기보다 오히려 쾌락을 즐기는 데 시간을 보내려는 궁리만 하고, 교회에 나가지만 강단을 통해 들려지는 것을 하나도 믿으려 하지 않고 엉뚱한 상념으로 앉아 있는 명목상의 교인이 되어가고 있는 자신이 스스로 한심하고 초라하게 여겨져 자신이 아버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이 몹시 부끄러워 괴로워 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때의 자괴감이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고 내 마음의 양심을 아프게 한다.
교회는 점점 약화되고, 나의 믿음은 형편없이 나뒹그러져 있다.
그러나 결코 낙망하여 주저앉을 일이 아니다.
마지막 때가 되면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르게 사는 일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이미 성경에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이것이 세상의 현실이고 자신의 실체임을 알고 다시 주님 앞에 나와 주의 도우심을 간구할 일이다.
그래서, 이러한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며 바로 잡아주고 이 죄악된 세상에서 우리를 죄와 사망으로부터 구원하시기 위해 그리하여 우리에게 하늘나라의 소망을 갖고 살아가도록 주님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하늘에 영광을 돌리고 예수 탄생으로 땅에서 기뻐 찬미하며 어떤 모양이든 지금 우리가 이렇게 주님의 오심을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 자체로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회복할 일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실은 마차가 종을 울리며 눈길을 달려 내게 다가오고 있다.
밝고 꾸밈 없이 환한 얼굴로 마음 설레이며 기다리는 여인의 미소를 본다. 아기 예수를 성령으로 잉태케 한 마리아의 찬미소리가 들린다.
이제 그분이 곧 오실테니... Merry Christmas!
Abraham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