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실내 냉방 온도
흔히 적정 실내 냉방 온도는 외부온도와 5oC 차이가 좋다고 하는데, 터무니 없는 낭설입니다.
매년 여름, 한전의 전기 공급 능력이 빠듯할 때가 되면 신문 방송으로 읽고 듣는 말인데, 이런 보도를 하는 분들은 무슨 근거로 해마다 같은 말을 되풀이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외부 온도가 35oC 까지 올라가는 대구 사람들의 집안 온도는 30oC가 적당하며, 외부
온도가 50oC 까지 올라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사람들의 집안 온도는 45oC 가 적정 온도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직업상 냉방이 잘된 곳과 냉방이 안된 곳을 계속 들랑날랑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5oC
정도의 차이가 좋다는 뜻이 와전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물과 열은 높은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것이 자연 현상입니다.
펌프로 낮은 곳에 있는 물을 퍼 올릴 경우, 퍼 올리는 높이가 높을수록 펌프가 커야 하고 전기료가 많이 들 듯이, 낮은 온도의 실내 열을 높은 온도의 외기로 퍼 올리는 열
펌프도 (냉방 운전의 원리) 온도 차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열 펌프를 작동하는 동력이
많아야 하며, 전기 소모도 많기 때문에, 여름철에 넉넉하지 않은 전기를 절약하기 위하여 적당히 덥게 살자는 의미에서 5oC 차이가 좋다는 말이 나왔으리라고도 생각해
봅니다. 외기가 30 oC 일 때 실내 온도를 25oC 정도로 하자는 취지로.
인체가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와 습도의 범위가 있는데, 그 쾌적 선도는 다음과 같이
(작업 중), 대충 18 - 23oC일 때 습도 50% 전후 일 때입니다. 온도가 높아도 습도가
적으면 쾌적함을 느끼며, 온도가 낮아도 습도가 많으면 끈적끈적한 불쾌감을 느낍니다.
에어콘 바람이 인체에 해롭다는 말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해괴한 말입니다. 물론 에어콘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을 직접 맞으면 체온이 급격이 떨어져 체력이 약한 사람은
감기가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노출형 냉방기로 인한 것이지 제대로 공기조화가 된 실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제대로 된 곳에는 실내 공기의 순환이
있을 따름이지 사람에게 직접 쏘는 노출형 냉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쾌적한 환경에서 창의력이 생기고, 작업 능률이 오르기 마련입니다. 어느 정부 때 였던가, 전기를 절약한답시고 모든 관공서의 냉방기 가동을 중지시켰던 적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무식한 조처였습니다. 공무원들의 업무능력은 극도로 낮아졌고, 더워서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이 핑계 저 핑계로 자리를 비우기 일수였습니다. 현대식 고층 건물은 함부로 창문이 활짝 열리지 않는 곳이 많은데, 냉방이 안되니, 방안은 그야 말로 싸우나 방이었을 것입니다.
아무 일도 안하고 가만히 있을 때는 적당히 덮고 추워도 견딜 만 할 수 있으나, 일을
하는 공간에서는 인체에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생산성도 올라가고 작업능률이
올라가게 됩니다.
여름철 실내 온도는 몇 도가 좋고, 겨울철 실내온도는 몇 도가 좋다는 말도 전혀 근거가 없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