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표준시를 찾아야한다!
서울의 5대궁궐의 하나인 경복궁의 사정전 앞과 창경궁의 풍기대 옆, 창덕궁의 대조전 앞에는
앙부일구, 곧 오목해시계가 놓여있다.
자주 답사를 하다보면 이곳에 온 답사자들이 왜 손목의 시간과 이곳에 놓인 해시계의 시간에
30분 차이가 있느냐고 묻는다.
어떤 시간이 잘못되었느냐는 것이다. 대답은 손목의 시계라고 말한다.
손목의 시계가 오목해시계보다 30분이 빠르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표준자오선인 동경 135도는 일본의 표준시간선이다.
삼국, 고려, 조선 대대로 이어져오던 우리의 표준시간은 항전시대에 일제에 의해
동경 135도로 바뀐다.
그후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서고 표준시간선은 동경 127도 30분으로 환원되었다.
표준시간이 제자리를 찾았던 것이다.
그런데 1961년 5.16 군사변란이 있은 뒤 미국의 요청에 의해 우리나라 표준시간선은
동경 135도로 바뀐다.
그 까닭은 미군의 군사작전상 일본주둔 미군과 한국주둔 미군의 시간치이로 작전에
차질을 빚기 때문이었다.
일개 미군의 작전 때문에 한나라의 주권을 상징하는 대한민국 표준시간이 일본시간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표준자오선은 표준시간선이다. 태양이 정남하는 시각과 정오(12시)가 일치하는 경도가
표준자오선으로 지역마다 다르다.
따라서 경도가 1도차이면 시간은 4분이 차이가 난다. 15도가 차이난다고 보면 시간은 1시간의
차이가 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경도 0도에서 시작하여 15도를 기준삼아
표준시간을 쓰는 나라가 많지만, 호주의 중부, 캐나다 뉴펀들랜드, 인도, 이란, 미얀마, 네팔,
스리랑카는 세계시와 30분의 차이가 나는 경도를 표준시간선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동경 127도 30분일 경우 세계시와 8시 30분차이가 난다.
어떤 사람은 세계시와 1시간 간격으로 떨어지는게 관례이고 쓰기에 편하며 또한 30년 넘게
사용한 것을 일시에 바꾸면 비용도 만만치 않고 혼란이 온다고 하면서 반대를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표준시간의 기준을 굳이 일본시간에 맞출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한 지금은 시간 단위의 싸움이 아니고 분(分), 초(秒)의 다툼이 승부를 결정짓는 시간이다.
1시간의 간격은 의미있는게 아니라 1분, 1초가 의미있는 세상이다.
아울러 시간표준을 변경하였을 때 초기의 어려움과 혼란은 무척 작은 일에 불과하다.
지금부터 준비하였다가 통일이 되었을 때 일시에 변경하면 그디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표준시간을 바꾸어야 하는 까닭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로 중요한 것은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고 시간주권을 찾는 일이다.
일제의 변경과 정통성없는 군사정권이 헌납한 대한민국 표준시의 회복은 민족정기의 되살림과
자존심의 회복과 같다.
둘째는 모든 국민이 자신의 생체리듬과는 다르게, 30뿐 빠르게 일어나 활동하고 있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인간의 생체는 태양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므로 태양이 뜨는 시간에 맞추어 제시간에 일어나야 기의 흐름이 원활하고
조화를 이룰 수가 있다.
이런 점에서 표준시간선은 동경 127도 30분로 환원되어야 한다.
글 : 오정윤(한국역사문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