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이 약간은 실험적이고도 미래적인 요소가 있는 생각이 있는 -정말 비슷한 내용으로 붕어빵을 찍어내듯이 만드는 비슷한 내용의 소설이 아닌- 소설이나 만화를 그리기 위해 쓸만한 애니랑 구성법을 몇가지 소개하겠습니다.
1.인랑 (人狼)
올해 초에 개봉했다가 금방 내린 작품입니다.
빨간 두건과 인간 늑대 -여기서의 늑대는 흔히 여자들이 남자를 가리켜 말하는 의미가 아닙니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스토리 -잘 추렸나 모르겠네요...->
옛날옛날에 외토리 소녀가 살고 있었는데,
엄마와 7년 동안이나 만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쇠로 된 옷을 입혀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옷이 다 닳게 되면 틀림없이 엄마와 만날 수 있을거야."
소녀는 열심히 옷을 벽에 문질러 닳게 했습니다.
마침내 옷이 닳게 되자, 소녀는 우유와 빵, 치즈와 버터를
갖고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집을 나선 소녀는 숲속에서 늑대를 만났습니다.>
첫 장면은 격렬한 반정부 시위. 투석과 화염병, 최루탄이 난무하는 전쟁터와 다름없다. 그리고 후드가 달린 빨간 코트를 입고 있는 단발 머리의 앳된 소녀. 한 남자가 뒷골목에서 소녀에게 가방을 건네준다. "선물이예요 잘쓰세요"라면서...
소녀의 전한 "선물"은 데모대의 한 남자 손에 건네지고, 남자는그것을
경찰들에게 투척한다. 엄청난 폭발과 불에 휩싸여 나뒹구는 경찰 기동대.
경찰 역시 이성을 잃고 시위대에게 최루탄을 쏘기 시작하고, 피를 뿌리며 흩어지는 시위대들. 그리고 그중에는 또다른 가방을 손에 들고 지하수로로 도망치고 있는 소녀도있었다.
<늑대는 소녀에게 뭘 갖고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밀크와 빵, 그리고 치즈와 버터가 조금"이라고 대답하자,
늑대는 "나한테 줄 수 없니?"라고 물었습니다.
소녀는 "엄마한테 줄 선물이기 때문에..."라고 말했습니다.
늑대가 "핀의 길과 바늘의 길, 어느쪽으로 가겠니"라고 묻자,
소녀는 "핀의 길로 갈래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늑대는 바늘의 길로 뛰어가, 소녀의 엄마를 잡아먹어 버렸습니다.
마침내 소녀는 엄마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엄마, 들어갈께요.".....>
간신히 숨을돌린 소녀 앞에는 누군가가 서 있었다. 전투경찰과 독일군을 섞어놓은 기묘한 이미지에 거대한 기관총을 들고 광학렌즈에서는 붉은 빛을 내뿜는 검은 그림자. 그 모습은 야수를 연상시킨다. 그가 가까이 다가가자 소녀는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뺏기지 않으려는 듯 말없이 가방의 안전핀을 잡는다.
"후세, 뭐하는 거냐? 빨리 쏴라" 독촉하는 동료의 무선.
"왜?" 소녀에게 묻는 검은 그림자.
눈물과 두려움이 뒤범벅 된 표정으로 온 힘을 다해 안전핀을 뽑는 소녀 그리고...
어젯밤 소녀의 자폭 사건에 대해 논의하는 고위 간부들. 죽은 이가 미성년에 소녀 라는 점을 동정하는 한 간부에 대해 한 간부는 차갑게 대꾸한다. "폭탄이나 총기를 운반하는데 어린애나 여자를 이용하는 것은 놈들의 상투적 수법이요."
특기대 또는 "케르베로스"라는 이름으로 악명높은 특수진압부대의 신참병 "후세". 그는 소녀의 자폭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간신히 살아남았다. 지금은 공안부로 가 있는 동기 '헨미'에게 위로받고, 소녀가 화장된 납골당으로 간다. 그곳에서 향을 피우고 합장하고 있는 긴머리 소녀. 죽은 소녀의 언니라는 그녀도 모자달린 빨간 옷을 입고 있었다. 소녀는 후세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며, 죽은 동생의 유품을 건네준다.
그것은 '빨간두건' 동화책이었다...
소녀의 자폭을 막지 못한 혐의로 훈련소에서 근신하고 있는 후세. 그를
지켜 보고 있는 친구헨미에게, 걱정스런 표정으로 교관이 묻는다.
"여자라도 생겼나? 요즘 부쩍 외출이 잦아졌어."
<"들어오렴, 잠겨있지 않단다." 늑대가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문은 열리지 않아, 소녀는 구멍을 통해 집에 들어갔습니다.
"엄마, 나 배고파요"
"찬장에 고기가 있으니까 먹으렴."
그것은 늑대가 죽인 엄마의 고기였습니다.
찬장에커다란 고양이가 올라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먹고 있는 건 엄마의 고기란다."
"엄마, 찬장위에 고양이가 있는데, 내가 엄마의 고기를 먹고 있대요."
"거짓말일게 뻔하잖니. 저런 고양이에겐 나막신(?)을 던져주렴."
고기를 먹은 소녀는 목이 말랐습니다.
"엄마, 나 목말라요."
"찬장안에 마실게 있으니까 마시렴"
그러자작은새가 날아와 지붕에 앉으며 말했습니다.
"넌 엄마의 피를 마시고 있단다."
"엄마, 지붕에 새가 앉아서, 내가 엄마의 피를 마시고 있대요."
"그런 새에게는 두건(:역자주1)을 던져주렴."
고기를 먹고 피를 마신 소녀는 엄마를 향했습니다.
"엄마, 어쩐지 너무나 졸려요."
"여기에 와서 조금 쉬려무나....">
(역자주1 : 두건 이라는 표현이 좀 어색 한것 같은데 상영회에서 볼 때는
그렇게 나오더군요. 제대로 들었더라면 알수 있었을텐데...)
소녀와 급격히 가까워지는 후세.그녀는 어느새 후세의 품안에 있었다.
케르베로스 부대는 이미 정부의 통제를 떠나버릴 정도로 너무나 강력했다.
마침 강경책에 한계를 느끼던 정부는, 강경진압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케르베로스 부대를 제거하여 권력를 취하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에 앞장선 인물은 공안위원회와 내통한 특기대 공안부의 무로타 였다. 그러나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특기대 내부의 반정부 세력 동조자, 이른바 '인랑'의 존재였다.
"동기이자 친한 친구를 배신하게 되니 괴로운가?"
무로타의 질문에 헨미는 대답이 없었다.
<소녀가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웠을 때,
늑대는 껍질을 뒤집어 쓴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엄마, 왜 그렇게 커다란 귀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해야 네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으니까."
"엄마, 왜 그렇게 커다란 눈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잘 보이지 않으니까."
"엄마, 왜 그렇게 손톱이 커다랗죠?"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너를 잘 잡을 수 없으니까."
"엄마, 왜 그렇게 커다란 이빨을 갖고 있죠.....">
이상한 남자들에게 쫓긴다는 소녀의 전화를 받은 후세는 총을 갖고 박물관으로 향한다. 후세를 잡기 위해 잠복해 있던 경찰 요원들을 모두 제거한 후세는 가방을 든 소녀와 마주친다.
"주연으로 보이는 건 시경이지만, 감독은 수도경 공안부, 각본은 헨미가 쓴 것인가?"
"그것까지 알고 있었다면, 어째서 여기에...?" 소녀가 반문했다.
"어떤 소녀지?"
무로타가 헨미에게 물었다.
"죽은 소녀와같은 '빨간두건'의 일원이고 이름은 '아마미야 케이'. 통칭 '랑그하르(긴 머리)'."
"왜 그녀를 선택했지?"
"배경이 깨끗하고... 죽은 소녀와 얼굴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특기대 대원과 여자 테러리스트의 용납될 수 없는 관계인가?"
헨미는 후세와 소녀를 이용해 특기대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었다.
"옛날 이야기의 악당은 언제나 늑대가아니었던가? 네가 배신하는 건 인간이 아니야."
소녀는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했다. 죽은 소녀의 언니도 아니었고, 후세에게도 일부러 접근한 것이었다. 헨미에게 체포되어 이와 같은 행동을 지시받았을 때도, 모든 것에 지쳐 아무 생각없이 수락했다.아무도 모르는 먼 곳으로 떠나자는 소녀의 간청에 "아직 할 일이 있다."며, 단발머리 소녀가 죽었던 지하수로로 가는 두사람.
지하수로에서 두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것은 후세의 교관...아니 인랑의 멤버였다. 후세가 사문위원회에 회부될 때부터 그는 소녀의 정체와 공안부의 덫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역으로 공안부를 이곳으로 불러들여 덫을 놓았다.
"마지막에 사냥꾼이 늑대를 잡는 건
인간이 쓴 동화에서 나오는 이야기일 뿐.
우리들은 개의 껍질을 뒤집어 쓴 인간이 아니야.
우리들은 인간의 껍질을 뒤집어 쓴 늑대지.
....저것이 후세의 참모습이다."
소녀 앞에는 특기대의 프로택트 기어를 비롯해 완전무장한 후세가 있었다. 눈에서 붉은빛을 내뿜는 그 모습은...... 소녀는 무의식중에 뇌까렸다.
"인간...늑대..."
지하수로에 숨어있는 경찰을 무차별적으로 사살하는 후세. 지하수로에 사복경찰들의 시체가 쌓여간다. 헨미 역시 다리에 총상을 입어 주저앉고, 그 뒤로 후세...아니 늑대가 다가간다. 헨미는 살기위해 필사적으로 총을 들이대며 후세에게 외친다.
"너 역시 인간이 아니더냐!!!!"
그에게 대답대신 돌아온 것은 육중한 기관총의 총탄이었다.
전투가 끝나고 교관이 말한다.
"무리를 떠나 인간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나?
늑대가 인간의 껍질을 뒤집어 쓰고 인간처럼 산다고 해서
인간이 될 리 없지... 어떻게 해야 좋을 지 가르쳐줄까?"
후세의 손에 권총 한자루가 쥐어진다.
"인간과 사귀었던 야수 이야기의 결말을 짓게나.
자네가 아직 야수로 있는 동안에..."
망연자실한 후세의 뒷편으로 소녀가 뇌까린다.
"엄마, 왜 그렇게 커다란 귀를 하고 있어요....?"
소녀가 후세의 품에 안긴다.
"엄마, 왜 그렇게 커다란 눈을 하고 있어요?"
소녀가 눈물을 흘린다.
"엄마, 왜 그렇게 손톱이 커다랗죠!"
소녀가 절규한다.
"엄마, 왜 그렇게 커다란 이빨을 갖고 있죠!!!!!!!!!"
한발의 총성이 울려퍼진다.
.
.
.
<그리고, 늑대는 빨간두건을 잡아먹었습니다.>
-감상 라인-
솔직히 저도 보고는 너무 어려버서 집에와서 다시 인터넷 뒤져서 받아보았습니다. -이런 평도 12번 보고 제평에 다른 사람의 평을 섞어서 쓴겁니다만.- 이 작품은 과거의 동화의 내용과 현대의 자신만이 창출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물론 ,인랑에서는 감독을 맏지 않았습니다.- 독특한 세계관을 조화 시키는 것 이 것이 진정으로 독특하고도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드는 길이 아닐까요?
2. Serial Experiments Lain
<스토리 라인 및 감상평 - 이건 강병철님이라구 아마추어 애니 칼럼리스트께서 쓰신 겁니다.>
총 13 부작의 애니...난해하면서 심오한 애니...
전체적으로 네트워크 안에서의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유수의 SF 작품과 만화 영화 등에서 다루어진 정체성의 문제를 본작에서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범위를 따지자면 「블레이드 런너」「공각기동대」에서 처럼 '나는 누구지..'라는
개인의 차원에서 고민하던 정체성의 문제를 '이세상은 뭐냐'라는 것까지
확장시켰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이 세상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멋지게 표현한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영화「매트릭스」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허나 레인은 그 「매트릭스」 보다 먼저 제작된 것이니,
레인의 실험성과 급진성을 논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본작에 나오는 설정과 이야기의 숨겨진 부분을 위와 같은 주제와 맞추어
조목조목 짚어가며 본작을 나름대로 재해석하고 분석해보는 것은 매우 큰 즐거움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방향에도 불구 본 작을 감상하는 태도와 방법은
보다 자유로웠으면 좋겠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
이해하는 것과 감상하는 것은 항상 동의어가 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대미술작품을 더욱 어렵게 감상할 수 밖에 없는 함정에 빠지는 것은
가끔 그 의미를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레인의 화면 전환이라든지 효과음의 사용,
그리고 그림의 배치 등은 그 자체로 매우 뛰어나다.
그러한 정제된 비쥬얼과 사운드에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미스테리와 주제가 바로 레인이 의도하는 중요한 측면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타개한 서구권의 유명한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 역시
자신의 난해한 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두고
'이해하는 영화가 아니라 '함께 경험하는 영화'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이것도 감상의 여러 길 중 하나에 불과할 것이지만,
역시 난해하고 충분히 주목할만한 파격성을 제공하는
「serial experiments LAIN」 역시 그러한 감상 태도를 받아들여
작가가 요구하는 '연속된 실험'에 경험으로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줄거리-
번잡한 도심, 사람들의 무관심한 시선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한 소녀의 모습이 보인다.
슬픈 얼굴이지만 뭔가를 결심한 듯한 소녀는 건물 옥상에서 마치 비상하는 모습으로
아슬아슬하게 서게 된다.
난간을 잡음으로서 만유인력에 저항하던 소녀는 난간에서 손을 놓고 중력가속도로 낙하하게 된다.
추락한 소녀의 직격을 받은 간판은 부서지고 바닥에는 피가 흐른다.
이 소녀의 이름은 치사. 무심한 도시의 사람들은 아마도 이 소녀가 성적비관이나 이성문제로
자살했을 거라고 단정지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예 관심이 없었거나...
그저 화면엔 소녀의 독백으로 보이는 자막들이 떠돌고 있을 뿐이다.
이 소녀의 자살동기는 무엇일까?
바로 그렇게 죽어버린 이 소녀에게서 사람들이 집단 E-mail을 받는 것으로
본 애니메이션은 시작한다.
우리의 주인공 레인LAIN 역시 마찬가지, 레인은 나비NAVI라는
개인용 네트워크 시스템에서 죽어버린 치사의 이 메일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 학교에선 모두 내 이 메일이 장난이라고 난리가 났더군 "
죽어버린 사람이 지껄이는 말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가볍고 직설적인 말.
그러나 장난이라고 보기에는 솔직히 재미없는 말.
치사는 자신이 육체를 버리고 새로 태어나 살고 있는 네트워크, 와이어드 weird와
그 안의 신의 존재에 대해서 레인에게 설명한다.
들불처럼 일어나는 레인 안의 의문들.
그 의문 이후, 레인의 눈앞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마치 전염병처럼 일어난다.
사이베리아라는 클럽을 찾아갔다가 총든 청년을 만나고 그와 weird에 대해서 얘기하다가,
마치 다른 인격이 발현된 듯한 레인의 목소리에 청년은 그 자리에서 자살해 버린다.
또한 Knights라는 알 수 없는 결사 조직이 접근한다.
이 조직은 레인에게 접근하여 리얼과 weird에 대한 인식을 종용한다.
레인 자신에게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일들 뿐.
레인자신도 다른 인격을 발현시키며 혼란으로 붕괴되어 간다.
레인은 자신의 신발장에 정체불명의 네트워크 가속 장치
프시케 Psyche를 손에 넣게 되어
더더욱 weird와 리얼 월드의 경계는 허물어져 가고 레인 주위의 친구 아리스 등도
시공의 역전 등의 혼란을 체험하게 된다.
그러던 중 드디어 레인은 와이어드의 신이라 자칭하는 에이리 마사미란 인물과 만나게 된다.
과거 급진적인 과학자였던 그 역시 육체를 버리고
네트워크 속의 새로운 존재형태를 선택한 인물.
그는 인간의 집단 무의식이 만든 네트워크 Protocol 7으로
모든 인간이 기계 장치 없이 연결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또한 그는 레인이 그 Protocol 7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더더욱 혼란에 빠지는 레인.
레인의 가족들도 모두 스스로 에이리 마사미가 보낸 가짜 가족이었음을 실토하게 된다.
그러나 레인은 이미 자신의 경계조차도 인지하지 못할 지경이 되었기 때문에
무엇이 혼란이고 무엇이 혼란이 아닌지도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붕괴하는 레인.
급기야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철저히 무너지고 본 애니메이션 자제도 내러티브라는
전통적인 이야기의 경계를 부수고 설명과 나레이션과 반복화면으로 폭주한다.
그러던 중에 레인은 모든 것을 부정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기억도 자신도 세계도 그리고 와이어드도 와이어드의 신 에이리 마사미도
모두 부정해버린다.
결국 에리히 마사미도 기계화한 촉수를 뒤집어쓰고 아리스를 지키던 레인의 공격에
짖눌려 죽어버린다.
그리고는
All reset Return
이란 메세지가 화면을 덮는다
" 기억은 기록일 뿐 기록 같은 건 다시 고쳐 써버리면 돼..."
언제나 반복되던 각화 Layer의 처음 모습 그대로지만 모든 것이 바뀌어 있다.
죽었던 치사도 하품하며 등교하고 있고 정신이 나갔던 레인의 친구 아리스도 밝게 웃는다.
레인의 가족들도 모두 평상인으로 귀환. weird의 신이라 자처하던 에이리 마사미조차
재미없는 회사원으로 따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 일상에서 사라져 버린 것은 레인 뿐.
사람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레인은 또 하나의 레인과 격론을 벌인다.
레인은 존재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몇 년인지 시간이 지나고 20 중반의 여인이 된 레인의 친구 아리스는
연인과 함께 길을 걷다가 육교 위에서 한 소녀를 발견한다.
아리스는 자신이 아는 소녀라고 착각하여 말을 붙여봤지만 오해였다.
돌아서는 아리스. 그리고 허탈하게 웃는 소녀. 소녀도 돌아선다.
그 소녀의 이름은 바로 레인LAIN이다.
<감상 라인>
솔직히 말해서 매우 어려운 애니입니다. 그리고도 너무나도 심오한....
이 애니에서 보듯이 [블레이드 런너]처럼 미래를 예견하는 미래예지적인 작품입니다. 그리고도 동시에 매화마다 비슷한 나레이션으로 출발하는 등의 실험적인 면이 있으면서 모든 결론은 우리에게 내도록 묻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정도의 작품을 쓰면 여기에 있을 사람이 어디에있겠습니까만은... 이 작품은 가장 기본적인 물음에서 시작하지 않습니까?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어디에 있는가?"
이것은 수많은 작가들과 인간이 추구해온 물음입니다.
이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답을 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군요.
3.그럼 이런 것들을 소재로 쓸려면 우린 뭘 해야하나?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신의 이름이 걸린채 나가는 한편의 작품을 위해선'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철저한 준비'는 집을 짓기 전에 하는 기초 공사 같습니다.
기초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집은 쉽게 무너지지요. 그 것처럼 철저한 준비-즉 철저한 상황, 배경, 인물, 시나리오의 설정-를 해야만 진짜 '작품'이 나오는 것이니다.
그리고 두 번째론 생각을 바꾸어서 해보자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길거리에 죽어있는 고양이-식사 중인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대부분은 불쌍하다 지저분하다 무섭다 등이겠지요.
하지만 발상을 바꾸어서 보면 저 고양이는 왜? 죽었는가? 라는 물음이 가능해집니다.
왜? 어떻게? 무엇 때문에? 이것에 대한 물음과 답을 계속해보십시오. 그럼 새로운 관점이 열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가능해 질겁니다.
저 고양이 문제는 전 어떻게 생각했냐구요?
"무일물(無一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일물은 "부처가 앞에있으면 부처를 죽이고 공자가 앞에 있으면 공자를 죽여라."라는 의미인데 저는 고양이의 죽음에 대해 나와는 관계가 없다. 난 나의 갈길을 갈테니 고양이는 그 녀석의 삶을 살다간 것이다. 그러므로 고양이의 죽음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라고헀습니다. 즉, 모든 것은 살아있을때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고양이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생각했지요.
글쎄요 제 주절 거림이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수천 수만의 글들과 만화 속에서 살기 위해서라면 이렇게 생각을 바꾸어 보는 것도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