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온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유명 피서지를 찾기도 어려워진 상황. 잠 못 드는 여름밤은 길고도 길고, 모두에게 우울한 휴가가 될 게 뻔하다. 열대야로 지쳐가는 여름의 절정을 멋진 낭만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낮보다 시원하고, 또 아름답고 즐거운 여름밤. 그것이 실현되는 몇 가지 여행법을 소개한다.
▶통영 밤바다 야경 투어
밤이 아름다운 도시 통영. 통영의 밤은 특별하다. 은은하면서도 찬란한 빛의 향연으로 물드는 통영운하는 통영의 밤을 만끽할 수 있는 제일의 관광지다. 해상관광택시를 타고 그곳을 누비다 보면 밤바다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통영 밤바다 야경 투어는 23인승 해상관광택시를 타고 도남항에서 출발해 강구안, 충무교를 지나 통영대교를 기점으로 다시 도남항으로 회항하는 코스로, 건축미 빼어난 통영국제음악당을 구경한 뒤 강구안으로 들어서면 항구의 화려한 불빛과 어우러진 세병관, 동피랑 벽화마을의 풍광이 장관을 이룬다. 해상관광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선상에서 즐기는 낭만도 가득하다. 입담 좋은 항해사의 맛깔 나는 통영 이야기를 실감나게 들을 수 있고, 낭만적인 밤바다와 멋지게 어울리는 음악에 빠지다보면 한 시간 가까운 선상 여행이 황홀하게 흘러간다. 도남항 동방파제에 있는 연필 모양의 등대와 전혁림 화백의 그림이 있는 충무교, 야경 투어의 백미로 꼽히는 통영대교 등의 환상적인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로맨틱한 프로그램까지 마련돼 있다.
▶제주 야밤버스
제주의 저녁과 밤을 좀 더 특별하게 만날 수 있는 ‘야밤버스’를 주목해보자. 매일 저녁 6시 30분, 제주공항 2번 게이트 앞에서 출발하는 ‘야밤버스’는 제주 여행의 시작을 아주 낭만적으로 만들어주는 멋진 이동수단이다. 여행 분위기 물씬 풍기는 2층 버스인 ‘야밤버스’를 타면, 제주의 야경 명소를 두루 거치며 아름다운 제주의 밤 풍경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공항을 떠나 가장 먼저 도착하는 이호테우해변에서는 말의 고향 제주를 상징하는 커다란 목마 등대 한 쌍을 만나게 되고 그 사이로 지는 환상적인 노을을 볼 수 있다. 도두봉에서는 도두항과 제주공항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제주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어영해안공원에서는 잔디밭 파크닉과 멋진 공연도 함께 할 수 있다. 다음 코스인 삼지천에서는 음악과 함께 분수쇼가 펼쳐지고, 마지막 행선지인 제주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선 흑돼지강정과 은갈치김밥, 딱새우롤돈가스 등 제주만의 특별한 먹거리들을 맛볼 수 있다. ‘야밤버스’ 예약은 제주시티투어와 제주여행마켓 ‘탐나오’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반드시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나이트워크42, 통영시, 제주관광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