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레이드라는 단어에 대해서 굉장히 낯설어 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한번 떠올려 볼까요?
마리아(줄리 앤드류스)가 해군대령 집에 가정교사로 오고 처음 대령과 만날 때의 모습입니다. 대령은 유유히 작은 호각을 꺼내서 붑니다. 그러면 2충에서 그의 7명의 자녀들이 나타나 일렬종대로 나란히 보조를 맞추면서 계단을 내려오죠. 이 호각이라는 소도구, 그리고 호각을 분다고 하는 '행위', 이 두가지 수단으로 대령의 군인다운 기질과 규율을 중히 여기는 이 집안의 가풍, 그런 것들이 모두 표현되어 있습니다. 대사로써 "모두 모여" 혹은 "집합!" 하는 구령을 하더라도 군인다움은 나타날지 모르지만, 호각을 부는 것만으로 아무말도 하지 않는 편이 훨씬 군인다울 수 있습니다. 대사없이 셔레이드만으로 하는 편이 이 집안의 가풍이 군기가 엄한 병영과 같다는 것을 관객에게 보다 강하게 인상지운 것이죠.
시나리오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 여러권의 책을 봤는데
그 중에서 셔레이드에 대한 설명을 해준 것은
황왕수씨가 후나하시 가즈오의 책을 번역한
시나리오 작법에 관한 내용이 유일하였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이 셔레이드라는 것이야말로
시나리오를 쓰는데 있어서 가장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며
영상으로 나타났을 때는 그 효과가 더욱 빛을 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책에 있는 내용을 좀더 실용성있게 나름대로 정리해 보고 싶었습니다.
셔레이드 효과를 알고 시나리오를 쓰는것과
그냥 무턱대고 쓰는 것과는 하늘과 땅차이라는 것을 감지하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가장 일례를 들어보면 쉽게 알수 있는데
민철은 성실한 타입으로 여성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현주의 미니스커트에 노출된 다리를 유심히 봅니다.
이때 우리는 민철의 현주에 대한 성적관심을 알아챌수 있죠.
다른 한 예를 들어보면
현주와 민철이 키스를 하고 있습니다.
현주는 눈을 감고 황홀해 하지만, 민철은 눈을 뜨고 뭔가 다른것을 보고 있습니다.
이때 역시 우리는 민철의 변심한 마음을 알수 있죠.
바로이런식의 상황설정이 셔레이드 용법이 대입된 예입니다.
셔레이드(Charade)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제스처 게임:몸짓으로 판단하여 말을 알아맞히는 놀이> 라고 되어있습니다.
몸짓이든 행위이든 상관없지만, R.S 그린의 'TV 대본 작법'에는
"시각적인 표현기법의 열쇠는 셔레이드이다.
셔레이드만이 다음과 같은 것을 나타낼수 있다.
즉 무엇을 상징해 나타냄으로써
그 말하려고 하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인데
바로 의미가 전달되는 그 <무엇>이 바로 셔레이드이다."
이렇게 정의를 내렸죠.
그의 정의처럼 시각적인 표현의 관건이 되는 셔레이드는
어떤것(소도구나 동작등)을 보여줌으로써
그 배경이나 그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을
급소를 찌르듯이 정확하게 표현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셔레이드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자면
셔레이드를 잘만 쓰면 대사나 나레이션으로 설명하는 것보다도
훨씬 강한 인상으로 표현될 때가 있고,
인간 심정의 본질적인 부분이나 심리적인 심층묘사에
응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셔레이드에 대해서는 많은 예를 머리속에 담아두고 있다가
시나리오의 곳곳에 필요에 따라 머리속에서 이것 저것을 골라내 사용하면 됩니다.
시나리오라는 것이 영상으로 시각화 하기위한 이미지라고 할 때,
이 셔레이드만큼 영상적인 표현은 없는 것이죠.
셔레이드의 중요성 조금은 알겠죠?
자! 셔레이드 기법에 대해 쉽게 설명해 드리죠.
인물에 대한것, 장소에 대한것, 상황에 대한것,
예를 하나 들면,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여자주인공이 죽고 환생한 남학생이 친구들과 학교내 자판기 앞에서 음료수를 뽑아 먹는데 음료수를 잡은 새끼 손가락이 죽 퍼져 있는 장편이 나오죠. 우연히 그 것을 보게된 이병헌은 그가 오래전 사랑했던 그 여인이라는 것을 확신하죠. 대사가 아닌 몸짓, 어떤 상황
메밀꽃 필 무렵의 마지막 장면. 동이가 잡은 채찍이 왼손에 있었던 것. 이런 걸 시나리오에선 셔레이드라고 하는구나. 감사. 잘 알았어요. 시나리오에선 완전 초보라. 근데 트리트먼트에 대한 설명 부탁합니다. 대강은 알 것 같은데, 용어 자체로. 시나리오에서의 정확한 의미 설명 요망.
첫댓글 제가요...이게 안됩니다...ㅠㅠ 맨날 상황보다는 대사로서 모든 걸 끝내버리려는...계속 쓰다보면 언젠가 발전이 있을거란 희망에 오늘도 긁적입니다...하하하^^;
저도 그래요. 계속 습작하고, 노력하면 충분히 발전하실 겁니다. ^^
질문이 있는대요.. 텔미썸씽에서 많이 사용했던 기법이 혹시 이거에요..? 셔레이드가 뭔지.. 감은 잡히는데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텔미썸씽의 경우도 셔레이드 기법이 많이 사용되었죠. 위에 설명된 문장 가운데에서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무엇(말하고자 하는 것)을 상징해 냄으로써' 즉, 직접적인 묘사나 대사보다 몸짓이나 간접적인 표현방법으로 상징해 내는 것을 말하죠.
예를 하나 들면,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여자주인공이 죽고 환생한 남학생이 친구들과 학교내 자판기 앞에서 음료수를 뽑아 먹는데 음료수를 잡은 새끼 손가락이 죽 퍼져 있는 장편이 나오죠. 우연히 그 것을 보게된 이병헌은 그가 오래전 사랑했던 그 여인이라는 것을 확신하죠. 대사가 아닌 몸짓, 어떤 상황
하나로 영상적인 표현과 관객에게 그 의미를 전달하는 기법이 즉 셔레이드입니다.
메밀꽃 필 무렵의 마지막 장면. 동이가 잡은 채찍이 왼손에 있었던 것. 이런 걸 시나리오에선 셔레이드라고 하는구나. 감사. 잘 알았어요. 시나리오에선 완전 초보라. 근데 트리트먼트에 대한 설명 부탁합니다. 대강은 알 것 같은데, 용어 자체로. 시나리오에서의 정확한 의미 설명 요망.
지금 시나리오 작업 중인데 도움이 많이 될 듯 합니다
많이 배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