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 '어떤 일을 쉽게 하도록 도와주는' 또는 '목적 달성을 촉진시키는' 이란 뜻. 사람들 사이에 소통과 협력이 활발하게 일어나 시너지가 생기도록 도와주는 행위.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교육과정을 개발, 시행하는 데 있어 촉진자로서 과제분석 또는 워크숍을 이끌어가는 사람.
*애드보커시(Advocacy): Add+Voice로 목소리가 더해진다는 의미로, 사전적 의미는 '생각, 노선, 신념 등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옹호' 를 말한다.
애드보커시 학교 마지막 수업, <나는 활동가다> 워크숍을 했다.
'활동가는 -는 하는(하지 않는) 사람'의 빈 칸에 2-3단어 넘지 않게 채우는 것과 '활동가에 게 필요한 자질/역량은 -이다' 빈 칸을 채우는 활동이었다. 활동가와 활동가의 자질/역량에 2가지 씩을 가로로 길게 자른 색지에 유성펜으로 크게 써서 옆 사람과 나누었다. 나눌 때의 반응 원칙은 먼저, 어떤 느낌(감각)이었는지 말하고, 둘째는 이런 뜻인가요? 라며 분석적인 질문을 한다.
활동가: 설득을 잘하는 사람, 시스템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자기 직업을 좋아하는 사람. 활동가 역량: 유연성(순발력), 뚝심(추진력)/올바른 가치관, 멀티플레이. 나와 짝을 이룬 분과 함께 나눈 내용이다.
먼저 옆 사람과 나눈 '활동가는 어떤 사람?' 이라고 쓴 색지에 테이프를 붙여 강사에게 건넨다. 다양한 의견이 칠판에 붙었다. 조직하는/먼저 포기하지 않는/문제제기하는/요청하는/긍정적인 변화를 실천하는/호기심이 많은/강요하지 않는/자기 희생이 강한/사회혁신을 추구하는/끊임없이 파헤치는/(더 좋게) 고치려는/피곤한/끊임없이 배워가는/시스템에 의문을 던지는/자기 직업을 좋아하는 /설득을 잘하는/활동을 사랑하는 등이 나왔다.
이것 중에 비슷한 내용을 한 곳에 모아서 세로로 붙였다.
긍정적인 변화를 실천하는/사회혁신을 추구하 는/(더 좋게) 고치려는 카드가 모였고, 끊임없이 배워가는/호기심이 많은 카드가 한 줄에 묶였다. 시스템에 의문을 던지는/문제제기하는/요청하는 카드도 한 줄에 모였다. 이 과정에서 비슷하다고 묶는 것에 멤버가 동의하는지 여부를 묻는다. 만약 그 카드를 낸 사람이 묶이는 걸 원치 않거나 멤버 중에 한 곳 에 몪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으면 다시 재동의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한 곳에 모아진 카드에서 먼저, 동의 정도를 묻고, 둘째, 몇 % 채택율일 때 통과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합의과정을 거친다.
1-5까지 동의 정도를 묻는 척도에서 적극적 반대를 1, 3을 유보, 5를 적극적 찬성이라 했을 때, 찬성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를 먼저 묻는다. 우리는 3까지를 찬성으로 보자고 합의했다. 두 번째는 채택율이다. 거수로 결정했다. 만장일치만 채택 한다/80% 이상이 되어야 채택한다/75% 이상 만 채택한다/66% 이상 되어야 채택한다 4가지 항목이었다. 66% 이상 5명, 75% 이상이 3명, 80% 이상이 3명 나왔다. 모두 과반을 넘지 못했 다. 재투표 끝에 66% 이상과 75% 이상이 동수였다. 급기야 새로운 의견을 받았다. 70% 제안이 나와 드디어 과반을 넘었다. 70%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채택하기로 했다.
긍정적인 변화를 실천하는/사회혁신을 추구하는/(더 좋게) 고치려는 카드에서 가장 포괄하는 것을 묶거나 섞어서 포괄적인 문구를 만든다.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카드를 정말 어렵게 만들었다. 실천이란 단어, 추구라는 단어 의 의미 차이를 토론하고, 실현이라는 단어가 등 장하기도 했다. 마지막엔 어떤 분이 추구라는 단어가 사전에서 실천, 실현과 비슷한 의미라고 환기시켰다. 겨우 '추구하는' 단어의 의미 확인 덕분에 극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시스템에 의문을 던지는/문제제기하는/요청하는 카드에서도 몇 번의 논의 끝에 '시스템에 문제제기하는' 문구로 합의했다. 시간이 많이 지난 탓에 강사가 네 사람씩 그룹을 묶어 나머지 카드를 하나의 문구로 채택하게 했다. 이 경우엔 다른 그룹에서 이의제기를 못한다는 단서 조항이 붙었고, 의외로 빠르게 합의했다.
활동가의 자질/역량은 어떤 내용이 있는지 읽은 후 시간이 없어 동의 정도만 손가락으로 표시했다.
대략적으로 동의하는 활동가의 자질을 알아보기로 한 것이다. 어울림/꾸준함/알아듣게 말하기/의사소통 능력 /멀티플레이/어떤 상황에서도 이기는 방법을 생각하는/통합적 사고능력/치밀하게 계획하는/유연성(순발력)/마음챙김/탐구.연구/숲을 보며 나무를 그리는 것/수용능력/자타 모두를 이해해야 하는/조율하기/경청/뚝심(추진력)/올바른 가치관/큰 그림을 그리는 것 등이 나왔다.
먼저 이해가 안 되어 질문하고 싶은 문구가 있으면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 후 각자 동의 정도를 손가락으로 표현했다. 어떤 것은 표결이 끝났는데, 어떤 어울림이죠? 하기도 했다. 동의 정도를 표현한 후에는 퍼실리테이터가 반대표현을 한 사람에게 이유를 묻는다. 그 후에 그 카드를 쓴 이에게 설명을 듣는다. 카드 쓴 이의 답 변이 그 단어의 의미를 짐작한 자신과 달랐던 경우에는 아쉬운 반응을 표현하기도 했다. 앞서 설명을 들었다면 찬성했을 거라는.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은 질문과 답변, 반대 의견과 재반박 의견 등이 서로 충돌하고 조율해야 하는 답답하고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자칫 감정을 다 칠 수도 있는 어려운 과정이다. 이 때야말로 퍼실리테이터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할 순간이다. 더불어 의견이 충돌한 멤버들 간에는 서로 감정적인 대응을 피해야 한다.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동시에 충돌하는 상대와 반드시 합의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되돌아본다.
내가 제안한 의견이 돋보였으면 좋겠고, 탈락되지 않고 문구 그대로 채택되기를 바랐다. 타인의 문구와 내 문구를 한 곳에 모으려고 했을 때는 비슷하지 않아서 거부 표시를 하고, 내 문구가 훼손되지 않게 지키려고 방어했다. 부끄러움이 올라온다. 다시 퍼실리테이션을 할 기회가 있다면, 여유롭고 성숙한 모습으로 반응해야지 다짐하며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