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10만 양병론
해커 10만 양병론은 1999년 말부터 한국에서 언론을 통해 제기되기 시작하여 지금은 상당수의 웹사이트와 단체들이 이 이론을 주장하고 있다.
나는 늘 해커(Hacker)라 하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담배를 피워대며, 밤새 무언가 수작을 하는, 어디 지저분하게 생긴 사람이라고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참으로 많이 바뀌어, 앞에서 내린 전통적인 해커의 선입견은 영화에서나 볼 수가 있을 뿐, 지금은 엄청난 시스템을 가지고 기업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시스템 보완과 암호 전문가로서의 해커가 있을 뿐이다.
해커(Hacker)와 크래커(Cracker)
지금 우리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정보화 시대의 문제아들, 'I Love You' 전자우편으로 수많은 이들의 메일을 의심케 만들고, 야후(Yahoo)와 아마존(Amazon) 등 유명 웹사이트의 접속을 마비시키며, 은행 시스템에 침범, 현금을 인출해 나가는가 하면, 기업이나 정부의 정보 시스템에 접근 기밀 자료를 빼 내가는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많은 사람들이 위에서 언급한 해커(Hacker)라고 이야기들을 하지만, 이들은 분명 크래커(Cracker)일 뿐이다. 그렇다. 우리가 말하는 해커는 어떠한 피해를 주지 않으며 컴퓨터의 네트워크와 보완에 대해 탐구를 즐기는 사람이며, 크래커는 무언가 피해를 동반하며 그들만의 탐구를 즐기는 사람인 것이다.
해커의 역사
해커(Hacker)라는 용어는 50,60년대 미국 MIT대학 TMRC라는 동아리의 멤버들에 의해 세상에 등장하였다. 그들은 제 1세대 해커들로서 당시 흔치 않았던 컴퓨터에 접근 때문에 겪었던 번거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정보의 개방과 공유에 대한 윤리를 주장하면서 해킹(Hacking)을 시도하였다. 反戰 문화와 Hippie 문화, Rock 문화로 대변되는 1970년대에 등장 `Phone Phreaker(폰 프리커)'라 불려진 제 2세대 해커는 미국이 특별세법을 만들어 베트남 참전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전화사용료에 세금을 별도로 부과 하려하자 프릭(phreak) 이라는 공짜전화사용법을 유통시켜 전화사용료 거부 운동을 전개하였다.
80년대 들어서 컴퓨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나타난 제 3세대 해커들은 그들의 사회적 비행이 부각되자 드디어 크래커라 불려지기 시작했으며, 90년대에 들어서 그들의 행동은 국가 안보와 경제에 큰 위협으로 간주되기 시작하였다. 결국 정치적 이념을 가진 해커들의 등장으로 `사이버 테러'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이들 90년대 해커들은 `정치해커'(hacktivist)라고 불리며 제 4세대 해커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제 4세대 해커는 정치적 성향을 띄며 공공연히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과 부합하지 않는 다른 국가들을 대상으로 정치적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
해커 VS 크래커
이제 사이버 세계에는 잡고 잡히는 자들의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크래커들의 엉뚱한 행동으로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고, 정치 군사적으로 이용되어 더욱더 큰 힘과 기술을 가진 크래커들은 약소국의 모든 기밀 정보를 고스란히 빼내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중국과 대만이 최근 신설한 바이러스 부대, 해킹부대만 봐도 그렇다.
그렇다면 이들의 무법적인 행동을 막을 자들은 과연 누구인가?
단순한 크래킹 기법으로 쉽게 꼬리를 잡히는 크래커부터 수많은 전문가들이 며칠동안 추적한 끝에 잡히는 크래커까지 수많은 크래커들이 우리가 잠든 밤을 틈타 세상을 활보할 때, 수많은 전문가 또한 그들을 잡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네트워크와 시스템의 보완 전문가들이 그리 흔치 않다는 것이다. 적대적인 크래킹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적인 지식도 유능한 프로그래머도 아닌 음지에서 활동하는 해커들을 양지로 끌어내는 것이다.
해커 10만 양병론
이제 정보화 전쟁으로 표현되는 21세기에 해커 10만 양병론은 결코 무슨 소린가 하고 쉽게 듣고 잊어 버릴 일이 아닌 것이다. 이는 한 나라의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당연히 소유해야 하는 국력이요, 더 나아가 세계 제일의 강대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뜨거운 감자인 셈이다. 실례로 걸프전에서 미국은 전쟁 전 이라크로 수출되는 모든 자국의 컴퓨터에 작전 개시일에 맞추어 활동하게끔 되어 있는 바이러스를 넣어 판매했다고 한다.
이제 암암리에 활동하는 크래커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게 하여 진정한 해커로 그리고 시스템 전문가로 만들 수만 있다면, 크래커나 정치해커 등과 같이 해커의 근본 문화 및 윤리와 다른 궤적을 가지고 있는 범죄적 해커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이 될 것이며, 나아가 그들을 통해 기업과 국가 정보 시스템의 허점을 찾고 이에 대한 조언이나 개선을 통해 좀더 나은 정보화 사회의 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