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SUV 익스플로러 타고 ‘오프로드’ 올라봤니?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수년전부터 대형 SUV의 진격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과거 독일계 및 일본계 차량 중심으로 인기를 구가하던 수입차 시장이 미국계 차량에 기회를 내주고 있다. 특히 내수 시장 판매에서 5년째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는 미국계 차량 가운데 대표적인 패밀리 SUV로 이제는 도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차량 가운데 하나다.
대형 SUV가 국내에서 사랑받는 데는 가족 여행이나 캠핑이 유행한 것도 있지만 2020년 들어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이 기회가 된 것도 사실이다. 이른바 차박으로 일컬어지는 차량과 캠핑의 혼용에 대형 SUV가 더욱 인기를 누리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지난해 10월 시승한 바 있으나, 지난달 다녀온 시승은 앞서와는 환경이 달랐다. 목적지는 강원도 영월. 3월의 영월은 눈이 채 녹지 않은 곳도 있고 서울에서 가는 내내 대부분 오르막이었다. 특히 이번 시승을 하는 동안 영월에서 충청북도 제천으로 넘어가는 어귀에서 한 산을 만났다.
산의 이름은 태화산(太華山)으로, 강원도 영월과 충북 단양의 경계를 구성하고 있었다. 태백산맥의 한 줄기로, 고도는 1027미터에 이르지만 대체로 완만한 편이었다. 경치도 보면서 가볍게 둘레길을 달려보고자 들어갔던 길목에서 한 무명의 암자로 가는 길을 찾아냈다.
그런데 예기치 않았던 오프로드가 나타났다. 도전하고픈 마음으로 두근댔다. 하지만 포드 익스플로러는 패밀리 SUV 또는 도심형 SUV로 분류하고 있던 터라, 경사진 비포장 길을 오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분명 사륜구동 시스템도 적용된 데다 눈길, 모랫길, 자갈길 등의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주행모드 선택 기능이 있다.
이에 오프로드를 할 수 있을지 가벼운 테스트를 거쳤다. 골목 어귀 오르막을 오를 수 있는지, 울퉁불퉁한 길을 갈 때 충격은 어떤지, 내리막(미끄러운 길)에서 속도 제한은 어느 정도인지를 하나씩 직접 확인해 보고 오프로드 주행에 나섰다.
사계절 타이어를 장착했지만, 눈길이 아닌 이상 힘으로는 부족할 것 같지 않았다. 오프로드 전용 차량들만 다닐 정도의 거친 산악지대는 아니었다. 다만 비포장으로 이어진 도로에 평균 경사각이 약 10~15도가량 돼 보였다. 최근 국내 출시된 포드 브롱코가 약 30~33도의 경사까지 진입각으로 두고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 익스플로러가 이 정도를 못 오를 리 없다. 포드 브롱코가 2.7리터 V 6에코부스트(Eco-Boost) 트윈 터보차저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 탑재로 최고출력 314마력과 55kg.m의 최대토크를 보유했다. 익스플로러도 3.0리터 V6 에코부스트 엔진에 370마력과 5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충분한 능력은 보유한 셈.
경사로를 따라 익스플로러가 전진하기 시작했다. 실제 도심형으로 사랑받고 있으나, 오프로드에도 부족함 없는 성능과 기능을 갖췄다. 포드에 따르면 인텔리전트 4WD 지형 관리 시스템(TMSTM)으로 주행 모드를 선택하고 여건에 최적화된 주행을 할 수 있다. 선택은 ‘산길’이었다. 주행모드를 선택하자 계기판 이미지가 달라졌다.
오프로드 구간은 약 1km 정도로 길지 않은 구간이었으나, 13~14도의 경사각과 좌우 기울기 등이 계기판에 표시되면서 오프로드 주행 길의 상태를 보여줬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몸으로 느껴지는 경사가 훨씬 더 심했지만 익스플로러는 외부 충격과 도로 상태를 감소시켜 운전자에게 전달했다.
안전을 위해 일정 거리까지 올라갔다가 돌아내려오는 길에 익스플로러의 경사로 밀림방지 기능을 사용했다. 시속 10~20km 수준으로 차량을 통제하며 내려올 수 있었다. 뜻하지 않은 이번 오프로드 주행이 포드 익스플로러의 또 다른 매력과 힘을 충분이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혹 익스플로러 마니아 혹은 소유주들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거칠지 않은 가벼운 오프로드 주행으로 차의 강성과 장점을 더욱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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