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관을 하면서(호충, 취토, 폐백) 만장을 앞세우고 상여가 장지에 도착하니, 묘에 먼저 가 있던 집사자가, 미리 파 놓은 광중 곁에 휘장을 치고, 널을 모시며 전을 받들 영악을 설치하여, 멍석과 짚자리를 깔아 놓는다.
영구를 광중의 남쪽에 모시고 상주들은 광중의 양열에 서서 곡을 한다. 다음에 상주들은 곡을 멈추고 영구를 광중에 내리는데 이를 하관이라 한다.
하관할 때는 집안에 따라 관채로 광중에 안치하는 경우도 있고, 관에서 주검을 꺼내어 안치하는 경우도 있다.
하관이 시작되면 상주들은 곡을 그치고 하관을 지켜보도록 되어 있으나, 이때 죽은 이와의 사별을 새삼스레 실감하는 탓으로 곡소리가 더욱 높아지기도 한다.
하관할 때는 상주와 부인들은 곡을 그치고, 널을 싼 종이와 결관 끈을 벗기고 광중의 곽 안에 모신다. 이때 널이 비뚤어지지 않았는가, 다른 물건이 떨어지지 않았는가 등을 살펴본다.
하관은 먼저, 가는 나무 둘을 회를 깐 바닥 위에 놓고, 기다란 나무 두 개를 광중 위에 가로 놓는다.
처음에 석회를 넣을 때는 관 위에 횡대를 대서 회가 관에 바로 닿지 않게 한다. 횡대란 하관할 때에 관 위에 가로로 걸쳐 놓는 막대기로서, 나무판이나 대나무로 한다.
그리고 영구 위에 있는 명정과 구의를 벗겨서 가로지른 나무 위에 올려 놓는다. 다시 무명 두 가닥으로 관 밑바닥을 머리쪽과 발쪽에서 떠서 들고 장목을 치운 다음, 서서히 내려 보낸다.
바닥 위의 나무에 관이 놓일 때 바르게 놓이는가를 살펴 보고, 나무토막을 치우고 광중으로 내려 보낸다. 주검의 머리가 북쪽(산봉우리 쪽)으로,
발이 남쪽(산기슭)으로 가도록 하고 좌향에 맞도록 상하 좌우가 반듯하게 안치되면, 관 또는 주검과 광중 사이를 흙으로 메운다.
이어서 명정을 관 위에 덮고 운자와 아자를 쓴 패도 관 양쪽에 끼워 둔다.
관을 해체하고 주검을 하관하는 경우에는 동천개라고 하는 나무를 광중에 걸쳐 덮는다.
동천개는 참나무나 버드나무, 대나무를 일정하게 자르고 편편하게 깎아서 홀수가 되게 준비해 두었다가 아래서부터 위로 덮어나간다.
드디어 광중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천천히, 무명 긴 가닥과 장목에 의지하여, 혹 관이 기울거나 다른 물건이 함께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숨을 죽이며 관을 내려보냈다.
하관이 끝나면 흰 풀솜으로 관을 깨끗이 닦고 나서 구의와 명정을 정돈해서 관 한복판에 반듯하게 덮는다. 삽은 광중 양쪽에 기대어 둔다.
집사자가 현훈을 가져다가 상주에게 주면, 상주는 이것을 받아서 축관에게 준다.
축관은 이것을 받들고 광중에 들어가 관의 오른쪽(죽은 사람의 왼편)에 현을, 왼쪽(죽은 사람의 오른쪽)에 훈을 놓는다.
이때 상주가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고 나면 모든 사람이 슬피 곡한다.
《하관시 넣는 부장품》
하관시 명기를 넣는 수가 있는데 명기란 식기, 악기, 잡기, 무기 따위의 부장품을 말한다.
명기를 넣으면 영혼이 위로 받고, 아울러 저승에서도 이승에서와 같이 풍요로운 삶을 누릴 것이라는 믿음이 내재되어 있다.
《현훈(玄 )》
폐백이라고도 부르며, 검은색과 붉은색의 비단으로 된 네모난 것에 동심결로 묶어서 하관시에 관의 좌우에 놓는 물건을 말한다.
현훈은 검은 비단이 현, 붉은 비단이 훈으로 같은 색깔의 실로 동심결을 맺어 묶어 넣는데, <주자가례>에 의하면 '현은 6개, 훈은 4개로서 각기 8척 길이 비단을 썼는데
집이 가난하여 갖출 능력이 없으면 하나씩만 써도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마련할 수 없는 처지라면 색사만을 넣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했는데, 이는 비단은 없고 동심결로 맺는 실만 넣는 격이다.
현훈을 관의 왼쪽에 붉은 색을, 오른쪽에 검은색을 놓는 이유는 음과 양, 즉 음은 현이 되고 붉은 색은 양이 되어 땅속에서 내세로의 새로운 생명의 탄생과 사체가
땅속에서 다시 자연과 재결합한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는 집사자가 건네주는 현훈을 받아 축에게 주었다. 현훈은 토지의 신인, 산신에게 드리는 폐백이다.
현은 검정색도 아니요, 청색도 아닌 검푸른 비단으로 무궁한 하늘을 상징하는 것이며, 해의 기운이고, 양인데, 길이는 여덟 자이다.
훈은 붉은색 비단으로, 영원한 땅을 상징하는 것이며, 달의 기운이고, 음이다. 길이는 역시 여덟 자이다.
가난하면 각각 하나일지라도 괜찮지만 이 현훈은, 관에 명정을 덮어 놓고 "아무개의 널이 여기 들어왔소."하고 산신에게 고하여 올리는 폐백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대로 몇 장이고 성의껏 챙기는 것이 좋다.
이것은 모두 백지로 단정하게 싸서 붉은 것은 붉은 실로, 푸른 것은 푸른 실로 묶어, 상현·하훈이니, 푸른 비단은 광중의 왼쪽 위에 놓고, 붉은 비단은 오른쪽 아래에 놓는다.
《횡대(橫帶)》
하관할 때에 관 위에 가로로 걸쳐 놓는 막대기로서, 나무판이나 대나무로 한다. 횡대는 '유택의 석가래'라고 할 수 있는데, 상판과 하판 두 개로서 하광을 모두 덮을 만큼 넓은 것을 쓴다.
넓은 재목이 없을 때는 여러 개를 써야 한다.
우선 상판을 먼저 덮으면 상주 이하가 애통함을 다하여 곡한다. 곡을 그치면 하찬을 덮고 유장지를 잘라서 판 사이의 틈을 바른다.
횡대의 숫자는 제한없이 작은 나무토막을 쪼개어 쓸 수도 있지만, 다만 짝수로는 채우지 않도록 했다. 이것 역시 양의 개념이다.
횡대를 끼는 이유는 성분할 흙이 직접 관에 닿지 않도록 하는 배려와 후일 봉분의 무너짐을 방지하기 위한 석가래와 같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즉 관과 봉분 사이를 나누어주는 관 위에 가로 덮는 나무판이 횡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