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암사 입구. 지금은 부득이 설악산 국립공원이지만 일주문현판에는 엄연히 금강산 화암사로 세워져 있다.
유월의 변덕스런 날씨에 버스 두대의 채운 인원이 줄을 이어 화암재 산선봉으로 이어지는 대간접속점을 향한다.
산행 시작하자마자 금새 빗방울이 들고 우의를 입었다 벗었다하게 하더니 천둥소리 으르렁 거리고 이내 주변이 어두워지다가 마침내 소나기를 퍼붓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등로는 젖고 경사마져 심해지니 마치 겨울빙판길 오르듯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언뜻언뜻 숲사이로 신선봉인듯 정상바위무더기가 눈에 띄고 너덜길을 지날쯤엔 등로가 희미해지는데 산위쪽에서 외치는 소리에 응답하며 방향 잡을수 있다.
식사자리에서 재순씨가 외쳐줬다고 한다 산을 아는 친구이다.
신선봉 못미쳐 너른터 화암재에 식사자리가 펼쳐져 있고 손흔들어 반겨준다.
다행스럽게도 식사시간에는 맑게 개이고 나무사이에 빨랫줄까지 쳐져있어 우비를 널어 말린다 지금 언뜻 생각드는게 태백산맥에 빨치산 긴급상황 식사시간 분위기가 이러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산행에 되도록 후미를 지키려한다 주변상황을 살피며 느낌을 메모하고 사진을 찍을 여유를 갖기 위함이다.
대간 올정도이면 놔둬도 잘 갈 수 있는 산꾼들이다.
아직 초보이거나 몸상태가 안좋은 지친이들 살펴야하고 거두고 챙기는 후미대장이 보인다.
식사후 금새 신선봉 바위무더기가 보이더니 바람이 거세다 휘청휘청 신선봉에 기대어 인증샷을 남긴다.
몸을 가누기 힘든 바람을 맘껏 받았으니 올여름 아무리 덥더라도 비람에 여한은 없을듯하다.
다듬어 쌓은듯한 우측에 바위무더기를 일별하고 숲으로 빠져 들어간다.
거센바람이 잦아들고 무더운 여름산행을 달래주는 금강산 숲속 바람을 맞으며 산정이 넓다란 봉우리에서 산행식을 털고 내려서니 지난번 산행에 내려섰던 대간령이다.
대간령에서 하산길이 7.1키로.
화암재 오르는 구간까지 계산한다면 대간보다 접속구간이 더 길 것이다. 무박일지라 대간을 쭉 가는게 헛걸음을 줄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개울을 따라 건너기를 서너번하고 성황당을 거쳐 내려갈수록 개울물이 차츰 늘어나는걸 확인하며 길게 하산한다.
두번재 하산코스라 여유로워서인지 개울물 건너는 횟수를 세어 보다가 열번까지 세고만다 대간에서 내린물이 계곡물이되고 시냇물이 되고 주위에 마을이 있으니 창암이다.
등산화 벗고 발을 담그고 등목까지하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첫댓글 더우시죠
잊지말라고 신선봉 바람 재소환합니다~^^
이렇게 멋진 후기글을
이제야 올려주시고...
다시 걷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생생한 후기글 감사합니다 ~^^
함께 걷는 대간길 좋은인연 감사합니다~^^
사진도 좋고
글도 좋아요
이렇게 좀 지나서 보는여유도
좋아요
힘차게 대간을 내달리고
차분하게 되돌아 보는 시간이 있겠지요
우리의 대간산행이여
우리의 추억이여~
비와 모진 바람을 함께 이기고 오셨네요.
이제 끈끈함으로 더욱더 찐한 사이가 되실 26기팀을 응원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선배님의길을 따릅니다.
사진과 글에
잠시 묻혔다가
그날을 회상해 봅니다
그 악천후 멋진 길들을
저도 함께 느꼈거든요 ㅎ
마지막 '인제 천리길,을
신나게 즐기며 오다가
뒤에 함께한 일행분이
잘못 온듯 하다며
되돌리는 바람에
우린 지옥과 천국을
7시간 왕래하고 살아왔습니다
멋진 후기글
잘 보고갑니다
저는 14기 후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연재한게
지금 읽어보면서
큰 자산(?)으로
보람을 느낍니다ㅎ
끝까지 기록 남겨주시고
즐겁게 안전 무탈하게
지리산을 만나시길 응원합니다
26기
화이팅!!^^
한참 선배님인데 여전히 대간을 동참해주셨습니다.
후기완주까지 느낌을 놓치지않고 쓰셨군요 대단하십니다.
선배님의 응원에 힘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