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엘빈(cafe de L. Bean) 이야기
혜화동 로터리에 위치한 '카페 엘빈'에 들어서면 황금찬 시인의 시가 액자로 걸려 있다. 커피점에 왠 유명시인의 시?
'카페 엘빈'은 실은 꽤 오래된 역사를 지닌 카페이다. 70-80년대 이곳은 유명시인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시를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세상 이야기도 나누던 곳이었다. 당시에는 카페 이름이 '보헤미안'이었다고 한다.
당시 보성고 선생님이었던 이생진 시인(현 96세)을 중심으로 신협, 윤강로, 신용대, 이봉신, 김준회 시인 등은 '분수동인'이라는 문학모임을 만들어 이 카페를 아지트로 삼았다. 서울대 교수및 문화공보부장관을 지낸 정한모 시인(1991년 67세로 별세), 인하대 대학원장 및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조병화시인(2003년 81세로 별세), 성찬경 시인(2013년 82새로 별세), 황금찬 시인(2017년 98세로 별세),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을 지낸 박희진 시인(2015년 83세로 별세) 등도 이 카페에 자주 오는 시인들이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땐 혜화동 로터리에 분수가 있었다. 그래서 모임 이름을 '분수동인'이라 했다고 한다.
당시 이 카페의 이름은 '보헤미안'. 우리나라 바리스타 1호인 박이추 커피전문가가 주인이었다. 박이추 바리스타는 그 후 강릉으로 옮겨 강릉을 커피거리로 만든 장본인이다. 지금도 강릉에는 '보헤미안 로스터즈 박이추 커피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2024년 5월 11일, 오세영 시인(서울대 명예교수, 전 한국시인협회 회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부터 시를 배운 제자들 모임인 '석전모임' 회원들은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이곳 '카페 엘빈'에서 조촐한 모임을 가졌다. 이날 참석한 회원들은 '스승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각자 스승을 향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도 하는 등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 : 우로부터 이수영 시인(회장), 이진숙 시인, 이경 시인, 임윤식 시인, 윤여설 시인, 오세영 교수, 문봉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