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출근합니다》
제20화 「팀장의 웃음」
월요일 오전.
한빛패션 기획팀.
아침부터 사무실이 분주했다.
오늘은 대표이사에게 공동 프로젝트 최종 보고를 하는 날이었다.
직원들은 마지막까지 자료를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오대리가 넥타이를 고쳐 매며 말했다.
"오늘만 무사히 끝나면..."
"점심은 내가 쏜다."
박주임이 웃으며 물었다.
"지난번에도 그 말하지 않았어요?"
"그땐 무사하지 못했잖아."
사무실에 웃음이 번졌다.
오전 10시.
대표이사 회의실.
강서준이 발표를 시작했다.
차분하고 정확한 설명.
윤하늘은 옆에서 자료를 넘기며 보조했다.
발표는 순조롭게 이어졌다.
대표도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
최인턴이 실수로 무선 리모컨 대신 TV 리모컨을 눌러 버렸다.
화면이 갑자기 꺼졌다.
"...?"
최인턴은 당황했다.
"어?"
다시 눌렀다.
이번에는 화면 대신 볼륨 표시만 커졌다.
회의실이 순간 조용해졌다.
최인턴은 얼굴이 새빨개졌다.
"죄... 죄송합니다."
그때.
오대리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리모컨도 퇴근하고 싶었나 보다."
윤하늘은 웃음을 참느라 입술을 깨물었다.
최인턴이 허둥지둥 리모컨을 바꾸려다
이번에는 레이저 포인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딸깍.
레이저 불빛이 천장을 빙글빙글 돌았다.
박주임은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였다.
김부장은 안경을 벗으며 웃음을 참고 있었다.
대표이사도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리고.
모두가 가장 놀란 일이 벌어졌다.
"하하하하!"
회의실에 시원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서준이었다.
평소의 조용한 미소가 아니었다.
소리 내어 크게 웃고 있었다.
순간.
회의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최인턴도 리모컨을 든 채 얼어붙었다.
오대리가 박주임을 툭 쳤다.
"야."
"..."
"방금 본 거 진짜야?"
박주임도 멍한 표정이었다.
"나..."
"헛것 본 줄 알았어."
김부장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강 팀장."
"웃을 줄도 아는구먼."
강서준은 웃음을 겨우 멈추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너무 긴장한 분위기라..."
"조금 웃었습니다."
대표이사도 미소를 지었다.
"좋습니다."
"회의실에도 이런 웃음이 있어야지."
긴장으로 굳어 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발표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회의실을 나오자마자
오대리가 휴대전화를 꺼냈다.
"속보!"
"AI 팀장."
"드디어 인간 웃음 탑재!"
박주임도 맞장구쳤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최인턴은 진지하게 말했다.
"저..."
"증인입니다."
김부장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점심시간.
구내식당.
하늘은 강서준 맞은편에 앉아 조심스럽게 물었다.
"팀장님."
"네."
"오늘 웃으셨잖아요."
강서준은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네."
"좋았습니다."
"무엇이요?"
"회의실 분위기가."
"웃으니까."
하늘도 미소를 지었다.
"팀장님."
"웃으시는 게 훨씬 보기 좋아요."
잠시 정적.
강서준은 조금 쑥스러운 듯 시선을 돌렸다.
"...자주 웃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대리가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박주임에게 속삭였다.
"봤어?"
"우리 팀장님."
"웃으니까 잘생겼네."
박주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하늘 씨가 자꾸 웃게 만드는 것 같아."
하늘은 그 말을 듣지 못했지만,
강서준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날 이후 기획팀에는 새로운 소문이 하나 더 생겼다.
"AI 팀장도 웃는다."
그리고 그 웃음을 가장 먼저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느새 윤하늘이 되어 있었다.
― 제21화 「프로젝트의시작」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