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새 화두 ‘진실과 근원’ ◀
현대인들 빠른 속도감에 반발
웰빙에 몰두해온 인테리어 업계가 내년엔 보다 근원적인 자아탐구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려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할 전망이다. 이미 실내장식이나 창호·마루 등 건축 내장재들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소비자를 유혹중이다.
전문가들은 “과장을 털어낸 절제된 느낌의 디자인이 유행하고 있다”며 “상업공간에서 고전적인 예술풍이 인기를 끌거나 단순하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최근 ‘2007년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 설명회’를 열고 올해의 실내장식에 대한 경향과 함께 내년의 디자인 흐름을 예측했다. 이 행사는 LG화학 디자인연구소에서 최근 소비자의 요구와 인테리어 흐름을 분석한 결과와 이로부터 도출한 내년 전망을 관련 종사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디자인연구소측은 디자이너 등 5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2007년도를 이끌어 갈 인테리어 화두가 ‘진실과 근원을 찾아서(Return to the Core)’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디자인연구소에 따르면 내년에 선보일 인테리어 경향은 잃어버린 기준과 근원을 찾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현대인들이 보다 근본에 대해 탐색하고 내면의 깊은 자아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은 과잉을 털어낸 필수적인 것에 중요성을 두고 순수하고 단순한 것에 대해 열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사물의 근본을 찾으려는 요구는 원시적으로 복귀하는 경향으로 이어져 창작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화학 디자인연구소는 “이같은 경향은 내면의 자아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필요성을 느끼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따른 것”이라며 “최근 과도하고 과잉된 것들에 지친 현대인들이 근본에 대한 탐색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바닥재 업계는 이사철을 맞아 고전적인 미를 살린 제품을 잇달아 내놨다. KCC의 바닥재‘예원(藝苑)’은 왕의 권위를 상징하던 곤룡포 문양과 경회루의 고급스러운 바닥디자인을 현대적 주거 공간에 재현했다. 고급스러워지고 다양해지는 소비자 취향에 맞춰 세련미를 강조하면서도, 옛 향수에 목말라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강조한 것이다.
LG화학이 최근 출시한 마루바닥재 ‘지인(Z:IN) 엘가 이지락’은 소비자들의 천연소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접착제를 쓰지 않고 끼워 맞춰 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인(Z:IN) 깔끄미 구들채’는 구들장을 재현한 것으로 전통 구들층에 들어가던 천연광물을 70% 이상 함유시켰다.
최근 고급음식점이나 병원 등 상업용 공간에서 등장하는 온화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도 진실과 근원을 찾으려는 소비자의 요구를 담고 있다.
화려한 장식이 아니면서도 고급스럽고 극단적으로 단순한 형태는 자연에서 따온 것들이다. 모서리의 각을 없애고, 형태를 연결해 하나의 덩어리로 묘사하는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강경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