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수오재기’라는 제목의 뜻은, ‘나를 지키는 집(서재)에 대한 기록’이란 의미입니다. 여기서 지켜야할 대상인 ‘나’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각자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세요.
정시진: 여기서의 '나'는 정신적인 나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즉 내적인 자아를 굳건히 지켜서 외부의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 자신의 모습을 고수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전민수: 집의 기둥이 무너지면 건물 자체가 무너지듯, 내 마음 안에 기둥 역할을 하는 나 자신의 본질을 상실하면 삶 전체가 흔들리고 붕괴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나'는 '내면의 기둥'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김범수: 정신적 활동을 하는 데 있어 굳은 신념으로 작용하는 주체적인 나의 모습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굳은 심지 같은 것 아닐까요?!
이태희: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는 나의 모습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물방울이 수면에 떨어지면 큰 파문을 일으키듯, 외적인 어떠한 요소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갖춘 나의 모습을 의미합니다.
2. <수오재기>의 처음 부분을 살펴보면 <보기>와 같은 일반적 통념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정약용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은 왜 이러한 통념을 아무런 의심 없이 보편적인 상식으로 쉽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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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사물이 나와 굳게 맺어져 있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것으로는 나(吾)보다 절실한 것이 없으니, 비록 지키지 않은들 어디로 갈 것인가. ‘수오재(守吾齋, 나를 지키는 집)’란 참 이상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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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속물적 가치에 너무 많이 찌들어 나 자신의 본모습을 찾으려 노력조차 하지 않고, 사람들이 흔하게 말하는 세속적 성공을 추구하는 모습이 정상이라고 생각하게 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다시말해 눈에 보이는 외현적 가치에만 연연하여 내면적 가치를 추구하는 능력을 잃게 된 사회이기 때문이에요
김범수: 물질적 가치가 인간의 삶에 중심이 되어, 사람의 가치판단의 절대 기준도 물질로 치중되었다고 봐요. 그래서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을 상실하게 된 것 같습니다.
3. 여러분이 <보기>의 밑줄 친 부분과 유사한 ‘직접 경험’ 혹은 ‘간접 경험’이 있다면 그 사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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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나를 비롯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성품은 달아나기를 잘하여 드나듦에 일정한 법칙이 없다.) 아주 친밀하게 붙어 있어서 서로 배반하지 못할 것 같으나 잠시라도 살피지 않으면, 어느 곳이든 가지 않는 곳이 없다. 이익으로 유도(誘導)하면 떠나가고, 새까만 눈썹에 흰 이빨을 한 미인의 요염한 모습만 보아도 떠나간다. 그런데 한 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몰라 붙잡아 만류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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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진: 엊그저께 월출산을 갔는데, 모자를 쓴 요염하고 아름다운 아가씨를 봤는데 너무 예뻐서 그 아름다움에 현혹되었어요.
전민수: 집에서 공부를 한다고 야자를 안 하고 갔는데 공부는 안 하고 컴퓨터 게임만 했어요.
이태희: 평소에 규칙적이고 반복된 일들만 계속되는 일상에 거부감을 느낄 때, 이런 획일화된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지금 현재 진정한 나 자신을 잃어 버리고 있는 상태예요.
양 샘: 나는 학폭 사건이 터졌을 때, 나 자신을 잃어 버려....
김범수: 자기 스스로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양심적으로 지켜야할 소중한 가치가 있었는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들과의 관계가 멀어질 것을 두려워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도덕적 기준을 배반하고 현실과 타협할 때요.
4. 지문을 살펴보면, 정약용은 ‘천하의 모든 옷과 곡식 같은 만물(萬物)’은 지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반면, 나의 ‘성품’은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인지 근거와 함께 설명해 보세요.
전민수: 물질주의적 삶보다는 인간 중심적 삶의 가치에 더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범수: 세상에 있는 물질들은 사람의 주관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지만, 사물은 그것 자체로 동일한 것입니다. 반면 인간의 성품(내면적 가치)는 저마다의 독자성과 개성을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성품을 꼭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정시진: 물건이나 재화는 계속 만들 수 있고, 돈도 계속 벌어들일 수 있으나, 본 마음을 한 번 잃어버리면 다시 원래의 순수한 상태를 회복하기엔 불가능하거나 ;무척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성품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