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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말띠 유별난 개구쟁이들이 벌써 환갑이라네..
우주를 방황하던 운석하나가 커지면서
주위의 운석을 끌어들여 뭉치고
충돌하니 표면이 녹아내려 마그마가 되고
용솟음치던 불덩이가 식으며 온도는 떨어지고
둘러싸고 있던 구름층이 하강하여 비를 뿌린다.
지구는 이렇게 우주의 행성으로 존재하게 된다.
노아의 방주처럼 대홍수가 일어나고
지구는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를 만든다
많은 비가 마그마로 생성된 움푹 페인 곳을 메우니
지구는 71%가 바다로 이루어진 물의 행성이 된다.
메마르지 않는 자연이 생기고
지구의 자전으로 밤과 낮이 구분되고
태양의 둘레를 도는 공전의 신비한 규칙으로
사계절의 변화를 반복하니 생명이 탄생한다.
바다 해수는 증발하여 비를 만들어
지구에 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지속시킨다.
지구에 내린 비는 지반의 염분을 쓸고 녹여
바다로 흘러드는 순환을 계속하니
바다는 염분을 지속적으로 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참으로 자연 순환법칙이 놀랍고 신비롭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살아가는 이 지구에 바다는
인간탄생의 기원이자 아름다운 지구 속에
인간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자연환경의 기초이다.
바다는 말이 없다.
그러나 가진 힘과 위용 감히 함부로 범접키 어렵다.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고
오직 자연의 순리에 따라 흐르고 출렁인다.
광활한 수평선을 바라 볼 때 그 넓고 웅대함은 가슴을 뛰게 한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고도 하지 않나
바다 앞에서면 우리는 겸허해지고 작아진다.
바다는 인간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거스르고 무시하면 감당하지 못할 응징을 한다.
아무리 강하고 발전된 인간 능력과 기술이라도
아직 바다의 위용에는 미력하기 그지없다.
가슴 아프다
어찌 이런 참담한 일이 있을까?
온 국민이 안타까움 속에 있다.
야속한 시간은 멈추지를 않고 바다의 거센 힘은
쉽게 발길을 허락하지 않고 아주 조금씩만 열어준다
맹수처럼 거칠고 빠르다는 맹골도와 거차도 사이 수로
이름처럼 사납고 끔찍이도 무섭다
목숨을 건 구조대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바다에 대한 트라우마가 얼마나 클지 상상이 안 된다.
가슴 뭉클한 사연이 눈시울 붉히게 하고
의로운 이들의 희생이 감동으로 밀려온다.
리더로서의 가져야 할 책임마저 저버리는 이들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는 무책임한 더러운 양심의 선장은
분노와 질타로 악마의 이름이 붙여진다.
과학문명의 시대를 사는 오늘날
두려움과 경이로운 바다의 신 포세이돈
그의 지혜와 거친 용맹이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
하루빨리 구조작업이 마무리되어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다독여 주기만 바란다.
그리고 안타까운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빈다.
2014년 청마가 달려온 지도 벌써 4개월
힘찬 말발굽 소리 엊그제 같은데
봄 화신이 찾아오고 초록빛깔로 붓질하는 산과들
새싹의 희망연주가 아지랑이 가물거림 타고 은은히 울려 퍼진다.
초록빛 들판을 쉬지 않고 청마는 달리고 있다
60년전 1954년에도 이 땅에 청마가
힘찬 발걸음으로 달려왔었다
소백산 아래 정겨운 곳 우리들의 고향 풍기 땅에도
서문거리, 십자거리 오거리, 싸전거리, 소전거리
엉고개, 당고개 희여골 뒷창락 고을마다 거리마다
힘찬 청마의 울음소리 요란하게 들리었다
활동적이고 거칠은 말의 성격으로
이해 못할 미신의 속설이 성별의 희비를 만들기도 했지만
말띠 순이는 순박하고 해 맑았으며
그들은 질퍽한 풍기땅 골목마다 정겨운 이야기 곱게 수놓으며
어여쁘고 해맑게 자라며 슬기로운 소백산의 지혜를 배운다.
논두렁 밭두렁 뛰고 달리던
철수는 세상 거침없이 의롭게 우정이라는
진정한 멋을 보여주는 특별한 사나이가 된다.
달리면 일등이고 절대 뒤지지 않으며
세찬 소백산 바람에게 용기를 배워
활동적이고 유쾌한 소백산의 아들로 성장한다.
풍기말띠 개구쟁이들
친구와 코피 터지게 싸우기도 하였고
고무줄놀이 하는 여자 친구들 고무줄 끊어 눈물 흘리게도 했으며
노인봉, 희여골, 마을 뒷산에서 칡을 캐서 씹고
이맘때이면 순이는 참꽃을 꺽어 머리에 꼽고
어여쁜 각시가 되었고 철수는
할미꽃, 진달래 한 움큼 꺾어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순이의 손을 꼭 잡아주기도 했었지...
망워리를 돌리느라 코가 쌔까메지도록 인디언 흉내를 내고
하얀 겨울에는 손을 호호 비비며 앉은뱅이 썰매를 탔다
커브길 서행 칙칙폭폭 달리는 기차와 경주를 하다가
날쌘돌이 철수는 잽싸게 올라타는 철없는 용기를 뽐내기도 했으며
남원천 금계천에 속옷하나 걸치지 않은 벌거숭이로
고추는 번데기가 되고 입술이 파랗게 질리도록 다이빙을 했었지
칠보, 몽키, 똥통이라니 별난 별명을 만들어 놀림주고
말의 속성을 타고난 망아지 보다 더 많이 뛰고 달리면서
자빠지고 깨지고 떨어지고 꾸메고 기브스하고
망측한 장난, 유별난 이야기들을 수없이 새겨 놓았구나..
인견옷 시원한 치맛자락이 바람에 춤추고
깨소금 같은 재잘거림 주고받으며 상상의 나래를 편다,
오재지, 공기놀이 재미에 쏙 빠져 정신없었고
이것저것 모아 인형을 만들어 꼭 껴안고 입을 맞추며
지그시 눈을 감은 하아얀 마음은 분홍빛 꿈을 꾸었지
귀 밑 머릿결 따라 한 두개 꽃무늬 예쁜 머리핀을 하고
다소곳이 공주인양 살가운 애교를 떨었으며
무릎에 팔 괴고 이쁜 모습 보여주던 새침때기는 말띠 순이였었지.
그렇게 소백산 억센 바람의 아들, 딸은 성장한다.
금선정에 올라 소나무 가지를 바라보며 자연을 배우고
희방사 거센 폭포를 바라보며 세상 살아가는 인내를 배웠다
철길 따라 거닐며 철이 들고 인삼사과 향기에
고향이라는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아랫마 순이는 예쁘고 착했고
윗마 철수는 용감하고 의리 있는 개구쟁이였다.
나만다리 바람에 흔들거리고
학교 가는 길 겨울바람을 등지고 걸으면서도 악착같이 공부를 했었지
운동장에 흙먼지 날리며 공을 차고
돼지 장기에 바람을 넣어 공을 만들어 축구를 즐겼다
과수원 울타리에 구멍을 내고
원두막 아저씨 눈을 속이기도 했으며
술기운에 캄캄한 밤 담력 시험하려
잠베이등 공동묘지를 겁 없이 활개치고
동명이인 펼치던 눈부신 의리의 활약상도 있었고
유별나게 주먹이 크고 힘센 이들이 도토리 키 재기도 했고
거침없이 내뱉는 우정의 약속은 없어서는 안 되는 동무로
莫逆之間이되고 芝蘭之交를 만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사이
한 잔술이 주는 녹아내리는 죽마고우의 텁텁한 우정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욕이지만
욕이 아닌 우정을 덮어 씌운 말이
그냥 일상의 언어로 쏟아져 나뒹군다.
그래야 정이 깊은 표시가 되고 허물없는 친구가 된다.
어릴적 철부지 시절이나 학창시절
삐딱 모자 쓰고 똥폼잡을 때도 그랬고
환갑인 지금도 우리가 쓰는 풍기 말
진한 우정의 언어는 쉽게 정화 되지 않고
억세고 투박하다 못해 거칠고 우악스럽다.
회갑을 맞는 말띠들
금풍회 단체회갑잔지 자리에 내가 서있다.
금풍회는 금중과 풍중의 합성어도 되고
금양정사, 금선정, 금계바위. 금계동의 金자와
풍기의 자랑 풍기인삼, 풍기사과, 풍기인견의 豊자가
만들어 낸 참 뜻 깊고 아름다운 이름이다
이들의 우정은 누가 말띠 아니랄까봐
말처럼 꾸준하고 말처럼 의롭다
풍요로운 터에서 태어난
우리는 말띠라고 자랑스럽게 외치는 금풍회다.
이제 그들은 탄생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인생길 시발점에 섰다.
전국에 친구를 불러 단체회갑잔치를 하고
또한 열정적인 우정을 바탕으로
풍우회 제18대를 이끌어갈 금풍회로 우뚝 섰다.
금풍회는 참 재주꾼들이 많다
회갑을 맞는 나이지만 잘 발달된 육체미로
젊은이 못지않은 근육을 보여주는 이동포씨
화려한 수상경력이 말해주듯 몸매 정말 끝내준다
각설이 옷과 몸치장을 하고 구성진 가락에
타령을 하는 박준호씨의 신명나는 장단
흥에 겨우면 꼬고 비틀며 튀기는 그의 현란한 춤사위
파안대소를 만들고 요절복통하게 하는 유별난 친구다.
풍기지역 색소폰 연주의 일인자 오칠성씨
수십년 경륜이 주는 그의 메혹적인 연주 감미롭다
그리고 동호회를 리드하며 많은 제자를 길러내고 지금도
그를 따라 색소폰을 배우는 친구들도 있다.
또한 사회 각계각층에서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며
일선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이들도 많다
수백명 기업체를 이끄는 대표도 있고
각종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도 있다
사회 요직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다 퇴임하고
지역과 사회에 또 다른 일원으로
제2의 삶을 개척하며 열심히 사는 이들도 많다.
금풍회는 고향을 중심으로 지키는 이들과
남쪽으로는 대구, 부산이 삶의 터전인 부산 금풍회
서울 경기지역의 재경 금풍회 세 그룹으로 나누어
해마다 오가며 서로를 초대하고 우정을 나눈다.
참담한 사고로 대한민국이 전체가 침울하지만
오래전 예약된 기념일 최대한 절제하면서
묵념으로 조의를 표하고 금풍회 단체회갑연을 진행한다.
금풍회 회원 110명이 전국에서
소백산이 눈앞에 가물거리고 금계호 물결이 잔잔한 주름을 만드는
산과 물이 어우러진 자연속의 휴식처 산수방으로 달려온다.
세련된 디자인 장식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저마다 축하의 꽃을 가슴에 달았다
전국방방곡곡에서 그리워서 보곱아서 달려온 이들
어린 시절 흔적 어렴풋한 모습 조금씩 간직하고 있다.
이마에 잔주름과 세월의 주는 희끗희끗한 머리칼
모두들 중년의 노련미가 가득풍기며 멋스러움이 철철 넘친다.
토라지고 잘도 삐치던 순이는
옹기종기 둘러앉아 소꿉놀이 엄마, 아빠 흉내 내던
할아버지 된 그 사나이와
마주보고 구구단 외우던 짝꿍이 많이 보고 싶었을 테지
그래서 일까? 꽃단장 화려하게 보일 수 있는 치장은 다 연출했다
그러나 감추고 싶어도 보이고 싶지 않아도
나타나는 나이테 숫자의 그림자는
꼭꼭 숨어있지 않고 햇살에 부끄럽고 미안한지
불쑥불쑥 튀어 나온다. 그래 어쩌누 흐른 세월이 얼마인데…….
무뎌진 감성이라 한다지만 어찌 설렘 조금도 없으리…….
술기운과 섞여 볼은 발그레 분홍빛 빛깔이 감돈다.
긴 세월 저마다 살아온 미로속 난해한 퍼즐을 풀어 놓으니
그 사연, 그 눈물, 그 환희 끝이 없구나..
얼키설키 뒤엉킨 지난 세월의 이력서를
가슴에 달고 있는 꽃 한 송이에 담아두니
높고 낮음도, 많고 적음도 없다
오직 이 자리에 있는 너와 나는 친구이고 동무이고
우정만이 봄바람에 하늘거리며 사뿐사뿐 춤을 춘다.
인삼포를 씌우고 삼 딸기를 따며 고향을 끝까지 지키는 친구
과수원에 거름 주고 전지하며 구슬 땅방울 흘리는 인정 많은 벗
고향을 지키는 그들의 구릿빛 얼굴에는
구수한 고향 냄새 인삼 사과 향이 진하게 풍겨 나온다.
멋지다! 고향을 일구는 저 투박한 손들이...
천지만물의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나이
태어나 시작한 육십갑자의 갑으로 돌아 왔다
그리고 2014.4.19 금풍회는 다시 시작한다.
어떤 식물은 잎을 따내면 그 자리에 새잎사귀가 돋아난다.
이제 새 잎사귀를 싹 티우고 또 다른 삶의 내일을 활기차게 연다.
절대 기죽지 않으며 더 많은 우정을 가꾸고
자신의 가치를 높여 품위를 유지하고
적극적으로 삶의 즐거움 찾아 여유를 즐기면서
하곱은 일, 하고 있는 일 더 열심히 하며 살아가자고 외친다.
가자! 백세까지란 구호가 힘차게 느낌표를 찍고
만수무강을 비는 리본이 소나무 가지에 매달려 봄바람에 팔랑인다.
어린 시절 보던 갓 쓰고 수염 길게 길은
할아버지, 할머니 회갑잔치가 아니다
아직 들끓는 감성과 맑은 정신이 꼿꼿이 자리하고
건강한 육신은 에너지가 충만하니
저 구호를 못 따라갈 이유는 하나도 없다
흘러버린 과거는 지운다고 지워지고
생각키 싫다고 뒤바꿀 수 없다지만,
미래는 생각하고 꿈꾸는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모양과 색깔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고향이 풍기이고 우리는 금풍회라고
소리치면 친구가 100명이 넘게 모이고
그저 만나면 즐겁고 옛 추억이 용솟음처럼 살아나지 않는가?
엔돌핀이 활성화 되는 우정이 빼곡히 들어찬 금풍회
돌덩이 같이 단단하기에 절대 깨어지지 않으리..
옷은 새 옷이 좋으나 술과 우정은
오래된 것일수록 좋다하지 않는가.
오래된 친구는 새 친구의 발꿈치도 못 다라 가는 법
옛 친구를 잃으면 천하를 잃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헤르만 헤세의 글에
"나의 천성적인 우울한 습성을 고쳐서
나의 청춘시절을 다치지 않고 신선하게,
새벽처럼 유지시켜준 것은 결국 우정뿐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이 세상에서 남자들 사이의
성실하고 훌륭한 우정만큼 멋진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젠가 고독할 때에, 청춘시절의 향수가 나를 엄습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학창시절의 우정 때문일 것이다.“
지금의 금풍회를 보고 한 말처럼 들려진다.
진심으로 금풍회
여러분들의 회갑을 축하드린다.
그리고 따뜻한 환대 고마웠고
보여준 가슴 뭉클한 사랑 잊지 못하리라..
2014.4.20 시보네
축시
회갑을 위한 노래
소백산 밑 바람의 터에서
책가방 메던 어린 시절을 지나
바람을 맞서며 살아온 길 60년
이제는 스스로 푸른 산 하나씩을 마음에 키우는
든든한 주인들이 아니던가.
친구들아
누구하나 스러지지 않고
가슴과 가슴으로 잇고 돋우어 여기 까지 왔구나.
살아온 길은 생을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과 이제
얼굴에도 작은 골자기 회오리 스쳐간 자리마다
곱게 눌러 앉은 실개천 같은 이야기들
얼굴만 봐도 좋다
말소리만 들어도 좋다
참고 놀러온 그 깊은 강 숨소리
누가 이렇게 가슴 열어 반가웠으랴
오늘은 함께여서 더 좋은 날
살아 있음에 축복의 잔을 들자
너도 한자 나도 한잔 우리 모두 잔을 들어
서로의 가슴에
따뜻한 위로의 말과 희망의 말을 채우자
불콰한 그 뜨거움으로 손에 손을 잡고
오늘은 우리들의 잔치 날
세상을 키워낸 장한 아비어미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춰보자
친구들아 회갑 축하한다.
새롭게 출발하는 재 2의 인생
그 머난 먼 신세계로 출발을 위하여
오래오래 건강하여라
오래오래 행복하여라
백세까지 세세 행운을 빈다.
친구 정기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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