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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올림찌 & 내림찌---오승언 편집자문위원
붕어찌의 변화
찌문화가 바뀌고 있다
찌가 바뀌고 있다. 예전엔 단순히 몸통의 소재나 형태만 다를 뿐 비슷비슷하던 붕어찌들이 최근 들어 기능성이나 완성도 면에서 독특한 개성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띄울낚시·경기낚시, 스윙·수초낚시 등 각 장르별로 전문화된 찌들이 개발돼 현장에서 그 진가를 십분 발휘하고 있다.
이렇게 붕어낚시용 찌가 기능화, 전문된 것은 다름 아닌 낚시기법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떡붕어를 대상으로 하는 중층낚시 기법이 급속히 퍼지고, 유료터에서 중국붕어를 대상으로 하는 경기낚시가 유행하면서 거기에 사용되는 찌들도 따라서 변화했다. 기존의 바닥낚시용 찌도 자연스레 바뀌게 돼 ‘붕어찌 문화에 일대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요즘은 내림찌·올림찌 등 용도별로 세분화된 찌가 판매되고 있으며, 여기에 최근 내림찌낚시가 소개되면서 기존의 바닥낚시용 찌에 내림찌의 예민성을 접목시킨 소위 ‘내림형 올림찌’도 등장
다양한 기능에 예민성 추가
찌의 용도는 ‘붕어의 입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물속에서 미끼에 입질하는 붕어의 움직임을 정확히 전달해 꾼들로 하여금 제대로 챔질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찌의 역할이다.
찌가 이런 기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는 찌톱이나 몸통 등 찌의 각 부분이 사용처나 용도에 따라 달리 만들어져야 하는데, 최근엔 다양한 찌들이 나와 용도에 맞는 찌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시판되는 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길이가 짧아졌다
최근 찌의 가장 큰 특징은 예전에 비해 길이가 많이 짧아졌다. 60~70cm, 심지어 1m에 육박하는 장(長)찌가 유행이던 80~90년대의 추세는 사라지고, 떡밥용이든 생미끼용이든 길이가 40cm 내외인 단(短)찌가 많아졌다. 짧은 찌를 주로 쓰는 중층낚시나 경기낚시용 찌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와 함께 저부력찌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져 호수나 계곡지 등 수심이 깊은 곳에서도 바닥과 중층을 함께 노릴 수 있는 길이 50cm 미만의 저부력찌들이 사용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톱이 가늘어졌다
또한 전에 비해 훨씬 가늘어진 찌톱들이 눈에 띈다. 찌톱 위에 굵은 튜브를 덧씌워 눈에 잘 보이도록 만들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수초낚시용 찌의 톱도 그리 두껍지 않다.
특히 입질이 약한 중국붕어를 대상으로 하는 찌톱 중에는 직경이 0.5mm 내외가 많고, 심지어는 솔리드나 카본 찌톱을 사포로 갈아 만든 0.2mm 굵기로 만든 극세형(極細形)도 등장했다.
이는 찌의 예민성이 톱의 굵기나 무게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감안, 가능한 한 가늘게 만들려는 현상 탓이다. 덩달아 톱의 길이도 짧아져 30~40cm를 넘던 것이 15~25cm 전후로 짧아졌다.
몸통은 대부분 유선형
오뚜기형·공형·이중부력형 등 소재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보이던 찌몸통이 최근 들어 유선형 일변도로 변했다. 이는 예민한 찌놀림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몸통의 저항을 최소화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가능한 한 선이 매끄러운 1자 유선형 몸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유동식 찌가 많다
찌를 원줄에 연결하는 방식도 달라져 예전에는 꽂기식 고정찌가 기본이었으나, 지금은 찌를 움직일 수 있는 유동식 찌가 많아졌다. 이는 유동식이 수직입수가 잘되며 원줄을 상하지 않게 한다는 특성으로 가는 원줄을 쓸 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주류를 이루는 찌의 전문화·고급화에 맹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예민성만을 추구하다 보면 현장성이 결여돼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거친 수초밭에서 굵은 붕어를 낚을 때 가늘고 예민한 찌를 사용하면 부러지기 십상일 것이다.
찌가 예민하면 예민할수록 입질을 파악하는 기능은 좋아지겠지만 상대적으로 현장 활용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진정한 ‘내 찌’를 구할 땐 먼저 자신의 스타일과 맞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즐겨 다니는 낚시터의 여건에 맞는 찌 중 입질이 제대로 표현되는 찌야말로 자신에게 딱 맞는 ‘이상형 찌’이다.
기능과 특성
예민하면서도 안정된 찌란?
입질을 전하는 찌의 움직임은 올라오거나 내려가는 단순한 상하운동만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수면에 정지돼 있던 찌가 깐죽거리기 시작한다. 몇 번 깜박거리던 찌가 슬금슬금 올라오더니 쭉- 솟아오른다. 뭔가가 끌고 가는 듯 옆으로 슬슬 기어가던 찌가 갑자기 스르르 들어간다. 등등등…. 실제 현장에서 나타나는 찌놀림은 매우 다양하다. 사용하는 찌나 장소에 따라, 혹은 대상어의 크기나 입질에 따라 그 속도나 세기가 수시로 달라져 경험 많은 고참꾼도 처음 보는 희한한 찌놀림이 나타나곤 한다.
찌놀림 속엔 단순히 붕어가 먹이를 취하는 과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찌를 자세히 살펴보면 붕어의 움직임은 물론, 물속 바닥상태나 미끼 의 존재여부 등 제반 낚시여건을 파악할 수 있다. 말하자면 보이는 않는 물속을 탐지하는 ‘레이더’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찌의 어떤 부분에 의해 그처럼 다양한 움직임이 나오는 것일까? 아니,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찌를 더 잘 솟아오르게 하려면 어느 부분을 고쳐야할까? 찌톱, 몸통, 찌다리 등 각 부분이 찌놀림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찌의 기능적인 면을 살펴보자
‘안정성과 예민성’은 반비례
잘 알다시피 기본적으로 찌는 부력에 의해 물위에 떠 있다. 부력제인 찌는 수면 근처에 떠 있지만 한편 원줄에 의해 고정돼 있다. 이 싱태에서 아래(봉돌) 쪽으로부터 힘이 전달돼 원줄이 움직이거나 느슨해지면 비로소 솟구치거나 들어가는 찌놀림을 나타낸다.
이때, 찌를 반듯하게 서 있게 하는 성질을 ‘안정성’, 외부 힘에 반응해 움직이는 것을 ‘예민성’이라 한다면, 찌놀림은 이 두 가지 성질의 복합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입질이 왔다. 붕어가 미끼를 훅- 빠는 순간, 봉돌이 들리거나 움직이는 에너지가 목줄, 원줄, 찌로 전달된다. 이때 안정성이 덜한, 즉 예민한 찌일수록 반응이 빨리 나타난다. 다시 말해서 안정성이 낮을수록 예민성은 높아져 반응이 빨라지는 것이다.
반대로, 안정성이 높을수록 반응력은 감소돼 작은 힘에는 반응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큰 힘이 전달되면 오히려 갑자기 큰 폭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는 작은 힘과 큰 힘을 구별해서 반응한 것이므로 ‘선별력’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다소 둔한 듯 느껴지는 찌를 사용할 때 붕어와 피라미 입질이 확실히 구분되어 나타나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예민성’과 ‘안정성’은 어느 한쪽이 높으면 다른 한쪽은 줄어드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 찌의 각 부분별 특성에 따라서도 달리 나타난다.
먼저, 찌가 길고 크면 전반적인 찌의 안정성은 증가한다. 찌놀림이 중후하고 점잖지만 예민하게 반응하진 않는다. 긴 찌는 그 찌를 지탱하는 큰 부력이 필요하므로 자연히 고부력찌가 된다. ‘고부력찌=안정성이 좋은 찌’인 것이다.
저부력찌는 그 반대다. 크기가 작고 부력이 적은 찌를 현장에서 사용해보면 찌놀림이 매우 빠르고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뽁!’ 올라왔다. ‘픽’ 들어가는 식이다. 긴 찌는 그에 비해 ‘쑤욱-’ 움직이거나 ‘스르르’ 올라온다. 움직임이 부드러워 찌놀림이 전반적으로 중후한 느낌이다.
몸통의 부력이나 형태에 따라서도 찌의 안정성과 예민성은 달라진다. 공형이나 오뚜기형처럼 부력이 어느 한쪽에 집중된 경우는 찌가 곧바로 서고 천천히 입수, 상승하는 등 안정성은 뛰어나다. 하지만 움직일 때 물의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가늘고 길쭉한 유선형·막대형 찌에 비해 예민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찌의 안정성은 몸통 대 톱의 비율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긴 찌톱을 구(球)형찌와 막대형 찌에 각각 달아보면, 구형은 직립도 잘 되고 우뚝 서는 반면, 같은 부력의 막대형은 옆으로 비스듬히 기우는 현상이 나타난다. 몸통 형태에 따라 찌의 안정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찌의 아래쪽을 무겁게 만들거나 부력중심이 중간 아래쪽에 있을수록 안정성은 좋아진다. 만약 현재 사용하고 있는 찌의 액션이 너무 빠르거나 늦다면 톱이 몸통에 비교해 너무 무겁거나 두껍지 않은가 살펴봐야 ‘예민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예민성 확보는 찌톱으로
이번에는 꾼들이 추구하는 소위 ‘예민한 찌놀림’을 만들어내는 부분은 어디인가 살펴보자. 바로 찌톱이다. 찌의 가장 위쪽인 물위에서 반응하는 찌톱은 찌놀림의 예민성을 좌우하는 부분으로, 톱의 굵기나 무게에 의해 예민성이 확연히 달라진다.
혹자는 톱이 긴 찌는 예민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진 않다. 왜냐면 너무 길어 무거우면 문제가 되겠지만 긴 톱 대부분은 물속에 들어가 있으므로 예민성의 기준이 되는 표면적과는 큰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예민한 찌를 만들려면 비중(무게)이 가벼운 톱을 사용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현재 찌톱 소재로 많이 쓰이는 것은 카본 솔리드(일명 카본)·에폭시 솔리드(일명 솔리드)·튜블러(일명 튜브) 등 3종이다. 소재별로 각기 장단점이 있지만 무게만 따진다면 솔리드(2.0) 〉 카본(1.5) 〉 튜브(1.2) 순이다.
꾼 중에는 튜블러보다 카본이 가볍다고 여기는 이도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튜블러는 튜브 속에 빈 공간 있는 매우 가벼운 소재이다. 비록 길이가 길면 잘 휘어지고 구부러지는 단점이 있지만 짧은 찌톱에는 어떤 것보다 가벼워 예민함을 만들어내는 유용한 소재이다
부력중심 위에 있어야 예민
튜블러의 종류는 PC(poly carbonate)와 셀룰로스(cellulose) 등 2가지. 비중은 PC보다 셀룰로스 소재가 훨씬 더 가볍지만 높은 인화성 때문에 가공하기 힘들어 국내에선 PC를 찌톱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0.2mm 정도의 가는 튜블러 톱이 수입, 판매되고 있어 예민한 찌톱을 만들 때 활용되고 있다.
튜블러 찌톱은 역광에서 잘 보여 낮낚시에 더 효과적인 반면, 부력이 다소 큰 찌, 야간용 찌에는 가는 에폭시 솔리드나 카본 솔리드 소재를 쓰는 게 무난하다.
예민한 찌를 만들기 위해 가는 찌톱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너무 가늘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2칸 이하는 0.4mm, 2.5칸 정도에는 0.6mm, 그리고 3칸 이상에는 0.8mm 정도 굵기의 찌톱을 쓰는 것이 알맞다.
몸통의 형태는 찌놀림에 어떤 영향을 줄까? 찌몸통이 물속에서 받는 저항은 형태나 크기, 즉 표면적에 따라 달라진다. 몸통이 크면 클수록 저항을 많이 받아 예민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찌가 움직이는 방향, 즉 수직방향으로 갸름한 형태의 몸통이 더 예민하다고 할 수 있다. 유선형이나 막대형이 대표적인 형태다.
‘부력 중심점’도 몸통의 예민성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찌 전체 부력의 중심이 어느 지점에 있는가에 따라 찌놀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몸통의 부력 중심점에 따라 변하는 찌의 안정성과 예민성을 나타낸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부력중심이 아래쪽에 있을수록 안정성이 높아지고, 위쪽에 있을수록 예민성이 높아진다.
꾼들은 대개 유선형 몸통이 무조건 예민성을 보장할 것이라 여기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유선형 몸통일지라도 부력중심점이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찌의 예민성이 달라진다.
3가지 유선형 찌를 살펴보자. 몸통이 다소 긴 편인 막대유선형찌의 경우는 부력 중심점이 몸통의 아래쪽에 있다. 반면, 긴 유선형이나 짧은 유선형은 그보다 더 위쪽에 부력중심점이 생긴다.
이에 따라 찌의 예민성도 달라진다. 예민성은 짧은 유선형-긴 유선형-막대유선형 순이다. 곧, 부력중심점이 위쪽에 있을수록 찌가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얘기이다
내림찌와 올림찌는 어떤 것?
그렇다면 시판되는 다양한 찌 중에서 어떤 것이 올림찌이고 어떤 게 내림찌일까? 그 기준은 ‘올려주는 찌놀림을 만드는가’ 혹은 ‘내려가는 찌놀림을 만드는가’에 따라 구분된다.
바닥낚시의 올라오는 찌놀림을 만들어내는 찌는 기본적으로, ①빨리 바닥에 안착되고 ②찌가 위로 솟구칠 때 예민하게 반응해야 하며 ③챔질타이밍이 나올 만큼 안정성도 확보돼야 하고 ④찌놀림으로 붕어나 피라미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선별력도 있어야 한다.
①의 조건에 부합되려면 부력이 적당히 있는 게 좋다. ②의 조건에 맞는 것은 막대형·역유선 형태의 몸통이다. ③처럼 안정되려면 부력 중심점이 아래쪽에 있는 찌들이 적당하다. 거기에 ④의 선별력을 추가시키려면 몸통의 부력을 키우거나 저항이 큰 형태의 몸통을 사용하면 된다.
반면에, 예민한 찌놀림이 필요한 내림찌는 이와는 다르다. 몸통은 가능한 한 물의 저항을 적게 받는 유선형에 가까운 몸통이 좋고, 빨리 내려가는 작은 움직임도 파악할 수 있도록 가볍고 가는 찌톱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채비가 때 수면에서 빨리 서는 고정식 찌가 유리하다.
찌톱의 인식 라인, 즉 찌톱 마디의 간격이나 범위도 올림찌와 내림찌를 구분하는 한 가지 요소다. 올림찌는 수면 위에서 정지해 있다가 올라올 때 찌톱이 뚜렷하게 나타나야하므로 평균적으로 마디가 넓은 것이 유리하고, 마디 폭도 아래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내림찌는 이와 반대로 찌톱 마디 폭이 좁아야 예민한 입질을 파악이 용이하고, 위쪽으로 갈수록 마디 폭이 더 조밀해진다.
떡붕어나 중국붕어 등 대상어가 확대된 최근에는 예민성을 강조한 찌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들은 찌의 선택폭을 넓혀줬지만 찌마다의 특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챔질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등의 혼란을 겪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바닥낚시용 찌를 고를 때 지나치게 예민성을 강조하다가 내림찌를 선택하게 되면 실제 바닥낚시 현장에선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나쁜 찌’로 전락하는 경우가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찌를 선택할 때는 찌톱이나 몸통, 찌다리 등 구성요소에 따라 고유의 찌놀림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바닥낚시를 할 때는 오름찌 개념으로 만들어진 찌를, 띄울낚시(내림찌낚시)에선 내림찌 개념의 찌를 사용하되 예민성이나 안정성을 추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채비 & 찌 세팅법
밸런스 맞추되 현장상황에 따라야
헛챔질 많을 땐 무겁게, 깔짝거릴 땐 가볍게
최근, 예민성과 기능성이 탁월한 찌들이 많이 시판되고 있다. 이런 찌들을 사용하면 예전보다 훨씬 정교하고 예민한 낚시가 가능하다. 하지만 무조건 ‘예민한 찌’를 쓴다고 예민한 낚시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찌는 단독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3호 원줄과 큰 바늘을 쓰는 채비에 부력이 1g도 되지 않는 저부력찌를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그 예민한 찌는 무거운 줄과 바늘에 의해 전혀 움직이지 않는 ‘멍청한 찌’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좋은 찌·예민한 찌란 그에 상응하는 원줄·목줄·바늘 등 어울리는 채비가 함께 수반돼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예민할수록, 고기능일수록 그에 걸맞은 세팅과 미끼 상태, 바늘 채비 등을 적절히 조절해야 비로소 그 진가가 100% 발휘된다
기본은 찌와 원줄의 밸런스
선택한 찌와 그에 맞는 채비를 세팅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밸런스다. 원줄, 바늘채비(봉돌+목줄+바늘)가 찌와 맞지 않을 땐 찌놀림이 둔화되거나 왜곡되기 때문이다.
그 기준은 찌의 부력이다. 고부력찌라면 웬만한 채비 정도는 무리없이 수용하지만, 부력이 적으면 적을수록 채비의 조건에 민감해진다.
통상적으로 찌부력은 거기에 사용되는 봉돌의 무게로 말하곤 하는데, 0.5~0.7호 봉돌(무게 1.8~2.6g)의 찌를 중부력찌, 그보다 무거운 1.5호~2.0호 봉돌(무게 4~6g)의 찌를 고부력찌, 그리고 이보다 훨씬 가벼운 0.2~0.3호 봉돌(무게 0.7~1g)을 저부력찌, 그리고 그보다 더 가벼운 찌를 초저부력찌라 부른다.
만약 저부력찌나 초저부력찌에 1.5호 이상의 굵은 원줄을 사용하면 찌놀림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찌가 제대로 입수, 직립되지도 않아 낚시하기조차 불편해진다.
그러므로 채비를 세팅할 땐 우선 사용하는 찌에 따라 맞는 호수(굵기)의 원줄을 선택해야 한다. ‘중부력찌-1.5호 원줄’을 기준으로 고부력찌에는 그보다 굵은 호수를, 저부력찌엔 낮은 호수를 사용하는 게 무방하다.
찌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즉, 제대로 찌놀림이 나타나려면 원줄의 비중 또한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전통적인 바닥낚시를 하는 이들은 줄의 비중보다는 강도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데, 무거운 원줄은 저부력의 예민한 찌를 둔하게 만든다. 원줄의 무게가 찌를 누르는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걸림이 없는 자연지에서 스윙낚시를 할 경우에는 중부력찌와 비중 2.0 이하의 원줄이 적당하다. 걸림이 심한 수초밭에선 부력이 다소 큰 찌를 써야 채비가 빨리 안착되고 수초에 걸렸을 때 안전하다. 따라서 비중이 좀 더 무거운 원줄도 무방하다.
반면, 저비중 원줄이 필수적인 곳은 유료터나 입질이 약한 곳. 이런 곳에선 저부력찌에 비중 1.5 이하의 원줄을 세팅해서 써야 예민한 찌놀림을 파악할 수 있다.
세팅을 예민하게 하려면 가능한 한 불필요한 채비 부착을 줄이고 심플하게 꾸미는 것이 좋다. 1.5호 원줄이 기준이고, 더 저부력의 찌를 쓸 때는 0.6~0.8호 원줄도 무방하다. 이때, 사용하는 바늘의 크기나 미끼 무게도 미리 감안해 세팅하는 게 유리하다.
최근엔 널리 쓰이는 유동식 찌가 고정식보다 더 ‘예민하다’고 생각하는 꾼들이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유동식은 찌가 원줄에서 움직이므로 불필요한 액션이 생겨나 고정식보다 예민하지 않다. 다만, 찌놀림은 부드럽고 완만하게 나타난다. 봉돌이 찌 밑에 수직으로 가라앉는 수직입수가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유동식의 또 하나 장점은 원줄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찌고무를 끼워 쓰는 고정식은 찌날라리와 원줄이 직접 마찰돼 줄이 상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동식은 그런 단점을 줄일 수 있으므로 아주 가는 원줄을 사용할 때 활용할 만하다.
현장 용도별로 찌맞춤
채비 세팅이 끝났으면 이젠 찌맞춤을 할 차례. 찌맞춤법은 기본적으로 현장과 용도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 바닥낚시가 주류를 이루는 자연저수지에서 낚시를 할 때는 찌에 채비를 달고 수면에 일치하게 맞추되, 그보다 예민하게 하려면 찌톱이 수면 위로 2~3마디 정도 올라오게 맞추면 된다.
띄울낚시나 경기낚시처럼 봉돌이 떠 있는 상태로 낚시를 할 땐, 봉돌과 바늘, 원줄 등 채비를 모두 단 상태로 찌톱이 수면 위로 2~3마디 올라오게 맞춘 다음, 사용 시에는 미끼무게로 바닥에 가라앉히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때, 사용할 미끼 크기와 무게를 미리 감안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찌톱의 정도를 달리해야 한다.
이렇듯 모든 찌맞춤은 현장 찌맞춤이 원칙이지만 미리 찌맞춤통에서 맞춰 놓고 현장에서 약간의 가감을 하는 방식이 편리하다.
한편, 예민한 내림찌를 사용할 때는 찌톱을 한 마디 정도 내려서 사용하는데, 더 많이 올려놓고 사용하면 찌놀림이 약해지고 미끼가 바늘에서 떨어졌을 때 표시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제 직접 현장으로 나가보자. 우선 수심을 맞춰보자. 예민한 찌일수록 섬세한 수심측정이 필요하다. 내림찌를 사용, 수심을 맞출 때는 예상 수심보다 높이 올려 수심을 맞춰 나가야 한다. 즉, 봉돌이 바닥에 닿아 찌가 누울 때까지 올린 다음, 찌를 조금씩 내려 수면에 찌톱 1~2마디가 나오게 하면 된다.
찌가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입질이 왔으나, 챔질해 보면 허탕이다. 이럴 땐 입질 선별력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약간 무거운 상태로 찌맞춤을 조절하는 게 요령이다.
반대로 깔짝거리는 찌놀림만 생길 뿐 큰 입질이 없으면 좀 더 예민하게 맞춰보자. 찌를 저부력찌로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와 더불어 바늘도 작은 것으로 바꿔주면 효과적이다.
아무리 좋은 찌라도 현장에 맞지 않고, 현재 사용하는 채비와 어울리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따라서 현장 상황에 따라 찌를 선택하고, 바늘과 미끼 무게까지 감안해 그에 맞도록 세팅을 바꿔주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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