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연극이고 희극은 웃음을 안겨주는 연극인가. 보통 비극의 결말은 죽음으로 비장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희극은결혼이나 재회 등 환한잔치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더 중요한 차이는 작품에서 주인공이 해결해야하는 문제의 처리방식에 따라 나타난다. 비극은
갈등의 해결책이 없을 때 일어난다. 대신 희극에서는 갈등이 해결된다. 비극이 주로 죽음으로 끝을 맺는 것은 문제해결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주인공은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희극에서는 문제가 해결된다. 그래서 희극에서 결말은 결혼, 재회,회복, 용서와 화해 등을 다룬다. 용서하고 화해함으로 질서가 회복된다. (김석만 서울시극단 단장)
마파도2는 희극인가 아니면 비극인가? 위에서 말한 결말로 판단하면 둘 다 아니다. 줄거리도 별 것 없다. 그저 충수(이문식) 가 영악한 할매들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는
좌충우돌 코메디이다. 이 영화는 작품성이니 뭐니 따지지 말고 그저 맘껏 웃기만하면 된다.
나는 이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오죽하면
아이팟에 담아놓고 시도 때도 없이 돌리며 혼자서 미친 놈처럼 웃을까. 무료할 때나, 의사를 만나러 가서 기다릴 때, 아무 때나 생각나면 귀에 이어폰을 끼우고는 혼자서 이 영화의
아무 장면이나 나오는 대로 보면서 남몰래 웃는다. 때로는 웃음을 참지 못해서 눈물까지 질금거린다.
푸하핫 하고 미친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리면 주위 사람들(다들 미국인들이다)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 본다.
영화가 뭐 별
건가. 이렇게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기만 해도 그거 어딘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김지영 할매가 닭을 잡아준 다음에 이문식과 아웅다웅하는
장면이다. 내가 이 장면만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린 위의 동영상을 꼭 감상하시길 권한다. 다음 글은 김지영 할매의 말이다.
-닭 잡아준 다음에 이문식과 아옹다옹하는 건 다른 배우가 했다면 지루한 반복처럼 느껴질 수 있었다. 그런데 묘한 애드리브와 엇박자 타이밍 때문인지 관객이 폭소하더라.
=고거 찍을 때는 대사를 직전에 고쳤어. 감독님의 이해를 얻어서. 그러는 바람에 대사 외우는 것도 어려웠지. 그냥 주고받는 것으로는 좀 애매해서 대사나 액션
타이밍을 좀 비틀기도 했고. 설정도 만들어 넣었어. 머리 치면 이문식이
솥에 머리 박는 것도. 코에 닭죽 기름이 좀 묻으면 고거 재밌겠다 싶었지. 근데 촬영 때 솥단지에 머리가 쑥 들어간 거야. 기름을 홀딱 얼굴에 뒤집어쓴 거 보고 웃음이
터진 거라. 너무 미안하더라고. 다시 머리 감고 분장하고 해야 하니까.
영화 보면 수건 던져주는 거 있잖아. 두 번째 촬영 때도 웃음이 터질 것 같아서
그냥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런 거라고. 웃는 거 들킬까봐 곧바로 돌아서서 부엌쪽으로 걸어갔던 거고.
더 악랄하게, 더 교묘하게, 더 강력해진 그녀들이 돌아왔다! 한 손엔 낫을 한 손엔 고스톱을! 마파도 무서운 할매 6총사의 귀환!!
160억짜리 로또당첨권으로 담배를 말아 맛있게 피워버린 사나이, 충수! 낫과 호미의 위력으로 서울촌뜨기들을 피똥싸게 부려먹은 마파도 할매6총사! 그들이 다시 만났다~
한탕주의를 못버린 충수에게 또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재벌회장 박달구의 어릴 적 첫사랑 꽃님이 찾기! 꽃님이가 쭈그렁할망구가 되어
살아있다는 ‘동백섬’을 찾아 배를 타지만, 딸기코를 한 음주운항 선장에 왼종일 토하고만 있는 길동무 기영까지
세트로 조난을 당하고 충수와 기영은 어느 외딴 섬에서 눈을 뜨는데… 그곳은 또! 마파도다!!!
‘동백섬’은 지도에도 없는 섬 마파도의 지리학적 이름이었던 것! 이 무지막지 할매들
가운데서 청순가련 소녀 ‘꽃님이’를 찾아야 한다는 ‘미션 임파서블’만으로도 벅찬데… 예전엔 그저 어느날 섬으로 굴러들어온 두 남자를 복(福)이라 생각하며 부려먹었던 할매들, 이번엔 전문타짜를
방불케하는 협공작전으로 쩜당 밭일 1시간짜리 ‘맞고’ 승부에서 약 6년 어치의 밭일을 따낼 정도의 고수가 되어있다.
마파도의 유일한 글 깨나 아는 지식인이었던 ‘회장댁’은 대책없는 치매끼에 툭하면 모른다고 잡아떼고, 괴력의 여장부 ‘여수댁’은 새로 마련한 소까지 가세, 그야말로 무적천하장군으로 부활!
마파도의 섹시할매를 자청하던 ‘마산댁’은 몸매관리 한답시고 날이면 날마다 마당에서 괴상한 체조에 빠져있다.
말은 안통해도 늘 미소지어주던 ‘제주댁’마저 전설의 타짜가 되어 현란한 손놀림을 과시한다. 거기에 늘 욕을 달고 살았던 ‘진안댁’의 사촌언니 뉴페이스 ‘영광댁’은 한 술 더뜨는 거친 입담을 자랑하며 충수와 기영의 마파도생활을
힘들게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