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아름다운 옛 길'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 가는 길’의 역사
9세기 경 이베리아 북서쪽의 운둔자 뻴라요라는 사람이 하늘의 별을 따라 이동하여, 찔레꽃 밑에 숨겨진 한 거대한 무덤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바로 예수의 제자 중 한명인 야고보의 무덤이었다. 영주와 왕으로부터 이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자 이 기적적인 사건은 유럽 전역으로 일파만파 전해졌고, 무덤이 발견된 콤포스텔라 라는 지역은 유럽에서 아주 중요한 장소가 되기 시작하였다. 후일 이 곳에 야고보를 기리는 성당이 세워지면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라는 도시가 형성되었다.
곧 이 지역은 많은 순례자들의 목표가 되었으나, 순례가 시작될 당시 아직 세상에 드러난 적 없던 이 외진 순례지로의 길은 거의 제대로 놓여있지 않았으나 점차 산티아고로의 길을 중심으로 마을들이 점차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유럽의 크리스트교인들은 야고보의 정신을 기리며 스페인의 산티아고 까지 걸어서 가곤 했는데 그렇게 생긴 루트가 바로 '산티아고 가는 길'이 된 것이다.
(Lonely Planet SPAIN 2005년 3월 5th Edition 발췌)

‘산티아고 가는 길’
수많은 루트 중에서 가장 뿌리깊은 코스는 론세스발예스(Roncesvalles)에서 시작하는 프랑스 코스이다. 론세스발예스에서 생장피드포르(st Jean –Pied-de-port)까지 피레네 산맥을 넘는 코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프랑스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하여 산티아고까지는 총 길이가 대략 8백 킬로미터 정도이다. 피레네 산맥을 넘는 길을 피하고 싶다면 바로 론세스발레스에서 증명서를 받고 시작하면 된다.
위의 루트로 산티아고까지 걸어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1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 길을 걷고 싶은데 시간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본인의 일정을 고려하여 걷는 루트를 선택할 수 있는데 내가 선택한 루트는 레온(Leon)에서 출발하여 차량으로 페루스콜로(Peruscallo)까지 이동한 후 산티아고까지 걸어가는 6박 7일간의 여정이었다.
Santiago de Compostela←Arca←Arzua←Palas de Rei←Portomarin←Peruscallo←Leon
1일 레온
걷기 시작점인 레온은 장엄한 고딕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의 유적들,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이 있는 도시로 산티아고로 가는 길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도시 중 하나다.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선 중앙 광장에는 언제나 많은 방문객들이 있고, 그곳에서는 거리의 악사들이 매일 즉흥공연을 펼친다. 마요르광장 근처의 바들을 돌아다니며 꼬르또(작은잔의 맥주)와 함께 나오는 그날의 타파스(스페인의 전채요리)를 먹을 수 있는 것도 레온을 여행하는 재미중에 하나다.
2일 레온-페루스콜로-포토마린(15KM)
걷기 시작한 첫날 레온에서 맞는 아침 빛깔은 회색이었다. 금방 빗방울이 쏟아질 것 같은 흐린 하늘 다행히 걷기를 시작한 페루스콜로에 도착해서는 날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변화무쌍한 갈라시아 지방의 기후변화가 신기할 따름이다.
산티아고까지 100km이상 완보를 하면 콤포스텔라라는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이 것을 받기 위해서는 걷기를 시작한 지점에서 순례자용 여권을 발급 받아야하며 걷는 동안 바, 성당, 알베르게(유스호스텔)에 들러 스템프를 받아야한다.
바나 레스토랑에는 여행자들을 위한 할인된 메뉴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는 곳도 있다. (pilgrim menu) 와인과 빵, 전체와 본요리, 후식을 포함하여 6-10유로 정도로 예산을 잡으면 된다.
1인이 먹기에는 양이 많아 2인에 메뉴 하나를 주문할 것을 추천한다.
전날 비가 많이 왔는지 물이 곳곳에 많이 고여있어서 걷다가 운동화에 물이 들어가는 것만 빼고는 걷기 첫날이라 컨디션이 아주 좋다. 이 길을 걷기 위해서는 고어텍스 소재의 경등산화를 준비할 것 또한 추천한다.
포토마린은 강을 끼고 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강의 범람으로 새로운 위치로 옮겨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산니콜라스 성당이 도심을 밝히고 있다.

3일 포토마린-팔레스데레이(24KM)
숙소에서 만난 스코틀랜드와 맥시코에서 온 두 여자분과 함께 걷기를 시작했다. 이 길을 걷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길 위에서는 산티아고라는 같은 목적지까지 가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친구가 되며 모두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금방 친해진다.
여행자들과 갖게 된 형제와 같은 우정이야말로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봄꽃이 피기 시작한 아름다운 숲길을 지나고 예쁜 시골 마을들을 지나는 동안 어느새 이 길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4일 팔레스데레이-아르주아(29KM)
노란색 조개문양의 이정표와 화살표가 걷는 동안 여행자들의 길잡이가 되어주므로 길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
길을 걷다가 10분이상 이정표가 보이지 않으면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다.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가면 안보였던 노란색 화살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가며 길을 찾는 것 또한 이 길을 걷는 재미중의 하나다.

5일 아르주아-아르카(19KM)
새롭게 옷을 갈아있는 나무들, 새순이 돋는 꽃나무들과 전원의 한가로운 풍경이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6일 아르카-산티아고(20KM)
산티아고까지 총 107km의 걷기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대성당을 찾아가서 대성당 정문의 조각 포르티코 데 글로리아(영광의 문)를 만지고 기도를 올리는 것으로 순례는 완성된다.
순례자들은 천년도 넘게 이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영광의 문 다음으로는 성당 제단 뒤에 있는 산티아고 조각을 찾아가서 조각을 끌어안고 산티아고의 손에 자신의 이마를 대고 난 후 그의 무덤을 둘러보는 것으로 순례자의 의식은 끝이 난다.
성당 남쪽에 위치한 순례자 협회(oficina del Pregrino)를 찾아가 순례자용 여권을 보인후 받은 완보 증명서가 모든 피로를 잊게 만든다.
해질 무렵의 오브라도이로(Obradoiro)광장 주변에는 이 길을 함께 걸었던 사람들과 맥주 한잔을 하며 곳곳에서 축제의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인간이 만들어 낸 불빛이 넘실대고 있다.

7일 산티아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Camino de Santiago’의 종착지이자 야고보의 유해가 묻혀있는 대성당이 있으며 1985년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셰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이다.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성당에서 걷기를 마친 사람들을 위한 미사가 매일 정오에 있다. 완보한 사람들의 국가와 이름을 미사 시작전 호명해준다. 나와 함께 그 길을 걸었던 사람들과 함께 미사를 드렸다.
모두들 얼싸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이 감동을 맛보기 위해 이 길을 많은 사람들이 걷고 또 걷는게 아닐까
그 길 위에서 함께했던 사람들,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었던 그 축복의 시간에 감사하며….
Bueno Camino!(좋은 길 되세요)
# ‘산티아고 순례’ 책들
베스트셀러 ‘연금술사’의 작가 코엘료가 이 길에서 겪은 영적 체험을 쓴 ‘순례자’(문학동네)가 지난해 출간된 뒤 5만부 팔렸고, 미국의 수녀 작가 조이스 럽이 쓴 ‘느긋하게 걸어라’(복있는사람)가 최근 출간됐다.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나는 걷는다’(효형출판)에서 이 길을 걸은 경험을 기쁨으로 외쳤다. 지난해부터 실제 그 길을 걸은 한국인들의 여행기도 책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여행가 김남희의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산티아고 편’(미래M&B)이 출간 1년 만에 3만부 넘게 나갔고 주부이자 여행가인 김효선의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바람구두)가 지난주 선보였다.
이글은 퍼온글입니다(신발끈 이재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