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장구대다라니' 공덕(2)
아주 큰 스님 중에 경허대선사의 법을 이은 수월스님이라는 아주 훌륭한 스님이 계셨습니다. 이분은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서 남의 집 머슴살이 하다가 30살 때 서산에 있는 천장사 가서 스님이 되신 분인데 어떻게 스님이 되었는가 하면 천장사 주지스님이 시장 보러 나왔을 때 시장 본 보따리를 지게에 짊어지고 천장사까지 따라갔다가 주지스님이 그렇게 고생하지 말고 절에 살아라, 그래서 절에 눌러 살게 되었는데 사실은 스님을 만들려고 절에 살라고 한 건데 일자무식인데다가 머리는 둔해 가지고 글이고 염불이고 배우지를 못해 그래서 스님들이 가르치는 것을 포기하고 나무나 해 오라하고 군불이나 때라 하고 부목 처사로 두었는데 열심히 일은 잘하니까 3년 만에 공양주를 시켜답니다.
그런데 이분은 그동안 귀동냥으로 들은 말이 천수경이 아주 좋다는 말을 들었거든. 업장도 녹이고 머리를 좋아지고 하여간 좋다는 말을 들어서 생각하기를 나는 도를 닦아서 도인되기는 틀렸으니 천수경이나 부지런히 외워서 머리라도 좀 트이도록 해서 염불이라도 줄줄 외웠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스님들이 아침예불 끝에 큰방에서 천수경 독경할 때 정신 바짝 차리고는 귀 담아 듣기를 3년을 했습니다. 공양주 노릇한지 3년쯤 되는 어느 날 사시 마지 올리려고 마지를 들고 법당에 들어갔는데 마침 부전스님이 신묘장구대다라니 하고 천수를 치고 있는데 차사가 스님 등 뒤에서 쭈욱 따라 외웠어요.
스님들이 보니 신기해서 또 해봐라 또해봐라, 대비주 442자를 한자도 안 틀리고 외워내니까 주지스님이 너는 이제 나무 안 해와도 된다, 공양주는 다른 사람을 시킬 것이니 너는 방에 들어앉아 신묘장구만 외워라, 잠은 졸리면 언제라도 자도 된다, 밥 때가 되면 밥 먹고 다른 일은 하지 말고 대비주만 외워라 했더니, 밤낮으로 잠도 안자고 대비주만 계속 외웠는데, 7일 만에 소리치기를 스님 잠을 쫓았습니다, 보통사람은 7일 동안이나 잠 안잘 수가 없습니다.
3일만 안자도 머리가 자동으로 숙여집니다, 그런데 이분은 7일이 지나도 잠이 안 오니까 잠을 쫓았습니다, 이때부터는 글을 모르니까 스스로 읽지는 못하는데 스님네가 염불을 하면 귀로 듣기만 하고도 한번만 들으면 그대로 외워버려, 천수 삼매를 증득해서 불망념지를 증득 했더라 이겁니다.
불망념지 한번 들으면 안 잊어버리는 것. 그래서 정식으로 스님이 되었는데 잠을 쫓았다는 말대로 이 스님은 그 뒤로 열반에 드실 때 까지 잠은 안 잤습니다. 참선공부하면서도 보행을 하거나 쉴 때는 대비주를 중얼중얼 외우고해서 천수참선이란 말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바로 수월스님이십니다.
그런데 요즘 학자들 가운데 왕왕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천수경에 나오는 다라니는 산스크리트어인데 이 산스크리트어가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 가운데 언어의 표현상 원어의 음을 많이 손상한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라니를 산스크리트어에 가깝게 독송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정확하게 발음을 해서 읽어야 된다 라고 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산스크리트어 원어로 정확히 독송해야 잘 들으시고 잘못 독송하면 못 들으실까요? 분명한 사실은 독송하는데 마음의 정성스러움이 얼마나 깃들어 있는가하는 것이 문제일 것입니다.
발음이야 옳게 하던 틀리게 하던 상관없이 다라니를 읽는 정성이 지극하면 호법선신들이 항상 가호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집에서 기도할 때 항상 천수경을 독송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천수경을 독송하는 사람은 불변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불변의 진리를 갈무리한 천수경이기에 변덕스럽지 않은 불변의 마음을 양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있는 그대로의 삶에 만족할 줄 알면, 현제의 삶이 행복하다고 여길 때 가장 평안한 마음이 됩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독경할 때 호법선신이 보호를 해 주시기 때문에 하는 일도 자연히 잘 풀러나가겠지요. 또 기도하는 마음이 항상 이어지면 이상스레 일이 잘 풀려갑니다. 마음이 평안하기 때문입니다. 또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합니다. 호법신장님들과 불보살님의 가피력 때문입니다.
천수경을 독송하는 사람은 항상 변덕스럽지 않고 불변의 몸과 마음을 갈무리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천마외도(天魔外道)가 해치지 못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허공계에는 천마가 많습니다. 허공계에는 항상 여러분들을 노리고 있는 천마들이 많지만, 천수경을 독송하게 되면 그 위신력으로 방패가 쳐져서 천마가 침투해 들어올 때 막아내는 힘이 양성됩니다.
허공계에 갖가지 마군(魔軍)이가 가득하다는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착하고 선한 마음을 쓰는 사람들만이 존재하는 세상이 아닙니다. 탁하고 불결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들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어떻게 될까요. 갖가지 마구니들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다 보면 각양각색의 악연(惡緣)을 맺기도 하고 만나기도 합니다. 그 악연이 살아서나 죽어서나, 음으로 양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입니다.
그들을 제도하고 그들의 추악한 영향력을 퇴치하는 데는 기도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투철히 깨달으셔야만 합니다. 천수경을 끊임없이 독송한다는 것은 결국 호법선신의 가호를 통해 마구니들을 퇴치하고 삶을 슬기롭고 평안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첩경인 것입니다. 그래서 천수경의 공덕은 무량하다고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