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강화 보문사를 다녀오는 길에 묵밥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하여
어둑해질무렵 논두렁 사잇길을 따라 묵밥집을 찾아 저녘을 먹고 나왔다
오는데 차안에서 왠지 시야가 답답하고 허전했다.
차 유리창에 가까이 눈을 들이밀고 눈을 찡그리고 이상하다 생각하며
눈을 비비는데 -앗뿔사. 손에 걸려야 할 안경이 만져지질 않는것이었다.
2km 남짓 지나왔는데 안경때문에 음식점으로 다시 가야한다고 말하려니
옆에 앉은 운전짝에게 몹시 염치가 없어 말꼬리를 낮추어 혼자 중얼거렸다
(어쩌지..안경을... 두고 왔네 ) ^^
획 돌아보며 "안경? 그럼 다시 가야지뭐" 하며 차를 유턴시켜 돌아가준다
차들이 밀려 한참을 내려가 유턴을 해서 반대차선으로 오던길을 다시 올라오는데
낯선 길에 내린 어둠으로 인하여 어느 논두렁 길에서 나왔는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주춤주춤 창문을 내리고 두리번거리면서 겨우 묵밥집까지 갔다.
음식점 메뉴판을 보느라 안경을 벗어놓고는 그냥 나와버린것이다
언제부턴가 근시안을 착용하고 가까이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는 증세.
출근하면 안경부터 벗어 서랍에 있는 돋보기로 바꾸어 책상위에 올려 놓는게
첫번째 습관적인 행동이다. 밖에 나오면 돋보기는 없고 안경을 벗어야만 그나마 보이는데
다촛점안경이란 것을 끝까지 거부하며 원거리용 근난시안경과, 야외 나갈때
햇빛속에서 쓰는 근난시색안경과 ,일할때 글을 읽는 돋보기.
이렇게 안경 세개를 필수품으로 챙겨가며 눈을 의지해야만 하는 신세.
얼마전 선배분이 <노인의 나라는 없다> 라는 영화를 보았다는 말이 생각난다.
눈을 음식점에 내려놓고도 앞이 왜 안보이는지 모르고 갸우뚱 거리는 어눌한
나는 노인의 나라에 살고있는 것이 분명하다.
첫댓글 하하하 저랑 똑 같군요, 세월의 무상함이라니,,,,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