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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북정맥 16차(모래기재 → 퇴비산 → 유득재 → 장승고개)
2009년 12월 26(토요일) 맑음
▶ 개요
-. 05:00 기상
-. 06:18 태안 건강 장수마을 찜질방 출발
-. 07:08 모래기재 도착
-. 07:24 모래기재 출발
-. 08:21 퇴비산 (165m)
-. 08:48 차도고개
-. 09:30 유득재
-. 10:06 도루개
-. 10:30 우렁각시탑
-. 10:42 쉰재
-. 10:47 장재
-. 11:31 마금1리 정류소 (중식 후 출발 : 12:43)
-. 13:16 밤고개
-. 13:23 성황당고개
-. 14:09 후동고개
-. 14:37 근흥 중학교
-. 14:58 도황1리 버스 정류소
-. 15:55 장승고개
-. 16:45 연포 삼거리 출발
-. 16:56 미도 도착
-. 18:35 미도 출발
-. 20:20 태안 불가마 사우나 도착
*금일 금북정맥 종주 도상 거리 : 22.6km / 현재 금북정맥 종주 도상 누계 거리 : 263.7km
▶산행기
-. 05:00 기상
-. 06:18 태안 건강 장수마을 찜질방 출발
-. 07:08 모래기재 도착
최악의 잠자리 이었지만 전날 산행의 고단함과 적당한 취기에 의해 깊은 잠에 빠졌다가 새벽녘 추위로 잠을 깼다. 바로 옆자리에 누웠던 동진이가 없다. 잠잘만한 곳을 둘러보지만 어디에도 없다. 원래 찜질방 홈피의 소개에는 2층 규모였지만 손님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인지 2층은 폐쇄되었기 때문에 별로 숨겨진 장소도 없는데도 어디서 자고 있는지 모르겠다. 포기를 하고 샤워를 끝마칠 즈음에 눈을 부비며 나타난다. 작은 가마 방이 있었는데 추워서 그곳으로 옮겨가 잤단다.
정말 지금까지 전국의 별의별 찜질방을 경험 했지만 최악으로 기억에 남을 것 이다.
태안 읍내로 이동하여 24시 해장국집에 자리를 잡고 아침 식사를 마치고는 들머리까지 이동시간이 짧은 곳이라 장비 등을 점검하며 시간을 보내다 점심용으로 공깃밥을 두 개 사서 식당을 나섰다. 식당 아주머니에게 태안의 찜질방 다른 곳을 문의하니 바로 식당 건너편에 불가마가 있단다. 아마 상호가 불가마로 되어있어서 찜질방 인터넷 검색으로는 나타나지 않았나 보다. 가까운 곳에 두고 먼 길까지 가서 고생을 사서 했다.
오늘 저녁의 숙소를 찜해두고, 어제는 걸어서 이동을 할 정도로 가깝게 있었지만 애마의 주차 조건도 좋아 애마를 이용하여 잠시 만에 들머리 태안여고 정문 앞 공터에 도착을 한다.
-. 07:24 모래기재 출발
(초병없는 군부대 정문 앞에 무장공비 출현...)
어둠이 체 가시지 않았지만 간단하게 몸을 풀고 정문 오른쪽 소로를 따르다 왼쪽 야산으로 올라간다. 여고생들의 산책로 인지 걷는 게 보약이라는 현수막도 걸려있다.
야트막한 야산을 잠시 만에 내려서니 밭이랑이고 시멘트 포장 마을 농로에 내려선다. 왼쪽으로 포장도로를 따라 간다. 널따란 들녘이 인상 적이다. 좁은 산골의 경상도 들녘과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농가 집들이 집촌을 이루지 않고 들판 가운데 여기 저기 하나씩 흩어져있다. 그러다 보니 이웃의 개념도 경상도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 08:21 퇴비산 (165m)
(퇴비산 정상비)
직진으로 도로를 계속 따라 간다. 군부대 정문 앞이다. 이른 아침이지만 초병이 보이지 않고 정문은 굳게 잠겨있다. 예비군 훈련 때만 사용되는 부대 인가보다. 왼쪽에 부대를 두고 도로를 계속 따라간다. 군부대를 지나고 왼쪽 야산으로 오름길을 살피며 계속 도로를 따라 간다. 왼쪽에 약수터가 나타난다. 약수 한잔씩 시원하게 하고나니 무언가 이상하다. 약수터가 지도에서 본적이 없었는데?
지도를 꺼내서 살펴보니 왼쪽 오름길을 지나쳤다. 그대로 산등성이를 향해서 치고 올라간다. 아침 볼일을 보느라 늦어진 범이 형을 계속 부르며 등성이를 회복하여 왼쪽으로 봉우리를 향하는데 진욱이의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기 소리보다 사람소리가 더 가깝게 들려온다. 봉우리를 점령한 범이 형이 우리가 보이지 않자 전화를 하였다. 잠시 알바 후 곧 정상 회복이다.
예비군 훈련장 인가보다. 독가촌 수색이라는 베니어합판 초소도 지나고 낙엽을 밟으며 편안한 진행이다. 잠시 살짝 올라서니 퇴비산이다(165m 08:21). 검은 대리석에 불교 암자의 스님과 신도들이 명의로 이정표라며 정상비를 최근에 만들어 놓았다.
마련한 지도에는 퇴비산을 비켜가게 되어있는데? 다른 등로도 없었는데? 정상을 지나쳐 내려간다.
-. 08:48 차도고개
(근흥과 소원면의 경계인 차도고개 입석)
퇴비산을 오른쪽으로 돌아서 짧지만 가파르게 내려간다. 잠시 후 왼쪽에 공장이다. 석재 공장인지 자갈을 파쇄 하는 곳인가 보다. 등성이를 따라 내려서니 아스팔트 도로이고 왼쪽으로는 아까 그 공장의 진입도로이다. 오른쪽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서니 32번 국도가 지나가는 차도고개이다(08:48). 왼쪽은 태안읍 방향 근흥면이고 오른쪽은 소원면이다. ‘노을 그리고 바다’라고 새긴 큰 입석 앞에서 추억을 만들고는 직진으로 도로를 건너 다시 산으로 올라간다.
-. 09:30 유득재
(유득재의 간이주점 나무 슈퍼)
절개지 옆을 가파르게 잠시 치고 올라간다. 잠시 만에 왼쪽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 함께 간다. 양쪽으로 벌목도 해두어 널따란 산판도로 같다. 간간히 간이 벤치도 있다.
작은 봉우리에 선다. 삼거리이다. 벤치도 있지만 삼거리 복판에 로터리 모양 작은 철쭉나무를 살려 두었고 화단으로 모양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자 선답자들은 오색의 표지기를 달아 분위기를 살려 놓았다. 벤치에 걸터앉아 잠시 숨을 돌리며 쉬다 간다.
왼쪽으로 등성이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내려간다. 약한 눈발이 쌓인 등로가 소나무 갈비와 어우러져 쓸쓸한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지만 마냥 즐겁다. 서해가 빨리 오라 기다리고 있으니까...
얕은 야산을 넘고 내려서니 주유소 뒤뜰이고 마당을 나서니 2차선 포장 32번 국도를 다시 만나는 유득재이다(09:30).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도로를 횡단하여 등나무슈퍼에서 잠시 여장을 푼다.
주인아저씨와 담소를 나누며 멸치 안주에 막걸리 한 순배 돌리고 뜨거운 캔 커피도 한잔씩 한다. 여름이면 시원한 맥주와 쭈쭈 바를 빨 수 있을 휴식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가게 앞 등나무 그늘 막에는 선답자들의 표지기가 만국기 같다.
-. 10:06 도루개
등나무 슈퍼를 오른쪽에 두고 마을 진입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간다. 시목 초등학교가 왼쪽 들판에 보이고 시목 구판장도 지나고 마을 복판 도로를 계속 따라 간다. 이곳 역시 마을 도로가 마루금을 대신한다. 예전에는 농기구 수리 점을 했던지 낡은 가게도 지나고, 장대 1리 버스 정류소를 지나자 ‘내 고향 장대1리’입석도 지나서 얕은 고갯마루에 선다. 지도상 도루개재 이다(10:36). 왼쪽에는 들이고 오른쪽에 얕은 야산이다.
-. 10:30 우렁각시탑
(우렁각시탑)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얕은 야산 등성이가 마루금일것 같은 분위기인데 초입이 보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도로를 따라 간다. 20여분 후 오른쪽으로 무덤 진입 도로 같은데 ‘우렁각시탑’이라고 푯말이 걸려있다. 지도에는 이 도로를 따라 우렁각시탑을 보고 나오는 것으로 되어있었는데...꺽구로 들어가 우렁각시를 뵙고 나온다(10:30),
-. 10:42 쉰재
우렁각시 탑을 구경하고는 계속 도로를 따라 간다. 오른쪽 동산아래에는 띄엄띄엄 마을들이 보인다. 잠시 만에 다시 32번 국도와 만나니 쉰재이다. 왼쪽이면 태안읍 방면이고 오른쪽이면 소원면이다.
-. 10:47 장재
(쉰재에서 장재로)
쉰재에서 오른쪽 소원면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간다. 오른쪽으로 ‘영전1리’입석을 지나고 새마을 상회를 지나면 도로가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왼쪽에 ‘만수간든이 자리하고 있다. 장재이다(10:42).
구멍가게 앞을 지나다 설거머니 동진이가 가게 문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간다. 막걸리 1병사서 나온다 점심 만찬용이란다.
ㅎ, ㅎ, ㅎ 동진이가 내 마음을 속에 들어갔다 나왔나 보다. 우찌그리 자아알 알았노.....
마루금은 만수간든 조금 못 미처 왼쪽으로 들어가는 수레길이다.
수레 길을 따라 초입에 들면 왼쪽에는 널따란 삼포이다.
-. 11:31 마금1리 정류소 (중식 후 출발 : 12:43)
(마금1리 버스 정류소 옆의 비닐하우스 분식집)
삼포를 지나면 임도 삼거리이고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계속 간다. 통신 중계 탑도 지나고 왼쪽에 전원주택이다. 개집도 별장처럼 날씬하다. 주택을 지나 내려서니 다시 시멘트 포장 소로를 가로 지른다. 잠시 후 작은 농가의 뒤뜰이다. 채마밭 이랑을 내려서면 2차선 포장도로와 만나니 왼쪽이면 조금 전 32번 국도와 접속 하고 오른쪽이면 근흥면의 603번 도로와 접속 한다(11:21).
오른쪽으로 도로를 따라 간다. 오른쪽에 크고 잘생긴 해송이 정자나무 노릇을 하는 마금1리 복지회관을 지나면 잠시 만에 왼쪽에 마금1리 버스 정류소이다(11:31). 어제처럼 바람도 피하고 추위도 피할 겸 자리를 잡으려 하자 버스를 기다리던 할머니 한 분이 우리의 검은 복면을 덮어쓴 몰골이 불쌍했던지 맞은편 비닐하우스를 가리키며 그곳 안으로 들어가 추위를 피하라하신다. 우리가 기웃 그리며 잠시 당황해 하자 그러면 정류소 바로 옆에 있는 하우스를 가리키며 이용하란다. 주인을 잘 알고 있으니 주인을 만나도 형편을 말하면 이해하실 거란다. 비닐하우스를 살펴보니 꼭 우리를 위한 맞춤이다. 할머니에게 머리가 땅에 닫도록 감사의 인사를 올리자 막 도착한 버스 편을 올라타고 출발 하신다.
오늘은 비닐하우스 분식집이다. 잠시 떡라면이 익는 동안 동진이는 전화통을 잡고 불이 난다. 어제 새벽녘 서산에 도착할 무렵에 회원의 모친상 부고를 접하니 3일 일정으로 멀리까지 원행을 온 형편에 혼자 돌아가지 못하고 모임의 총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지라 전화로 회원들에게 소식 전하랴, 문상을 대신 보내랴 마음이 두 쪽이다. 정말 오랜만에 원행을 왔는데 조금은 미안하다. 돌아가시는 분이 미리 예약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 편히 갖고 산행이나 즐기자며 위로하지만 본인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이 바쁠 것이다.
비닐하우스 덕택에 편안한 만찬 이였다. 이렇게 좋은 자리가 있을 줄 알았는지 동진이의 막걸리가 꿀맛이다.
-. 13:16 밤고개
(조 각도를 향도로 임명한 밤고개)
비닐하우스를 나서자 바람은 다시 겨울 바닷가 칼바람이다(12:43). 왼쪽 수룡저수지의 낚시 배는 얼음에 갇혀서 해동할 때까지 꼼짝도 못할 것 같다.
다시 도로를 따라 계속 나아간다. 도로가 왼쪽으로 크게 돌아갈 즈음에 오른쪽으로 올라가야하지만 ‘라윤목장’이라는 사유지라 조금 더 도로를 따르다 오른쪽으로 초지를 끼고 수레 길을 따라 올라가다 왼쪽으로 산길로 올라간다.
조금 가파르게 올라간다. 빼곡한 소나무 조림지를 지나 잠시 올라서면 매봉산이다(101.4m 13:36). 역시 큰 특징은 없고 간이 벤치가 있고 ‘괜차뉴’님의 표지기로 가름하고 편안하게 내려간다. 내려서 무덤가에서 올망졸망 뒷동산 아래 마을들을 조망하고 내려서니 밭이고 밭고랑을 따라 독가를 지나 농가 마을을 내려서니 좁은 포장소로가 지나가는 밤고개이다.
이 추운 겨울에도 빨간 열매가 탐스럽게 달려있다. 열매 이름은 모르지만 삼래가 바람을 잡는다.
“어이! 찍사 여기 한판 박아라!”
“사진이야 찍지만 길은 제대로 가고 있는 기가?”
“어허 참! 형님아! 내가 조 각도아이가! 니 조 각도라고 덜어 밨나? 내가 각도를 탁 텡군께 일로 가라 카더라!”
이후 우리는 삼래를 조 각도로 삼아 향도를 시킨다.
-. 13:23 성황당고개
야산도 아니고 뒷동산도 아니고 마을 뒷동네 낮은 산을 살짝 내려서니 왼쪽으로 마을이 가까이 내려다보인다. 시멘트 포장도로가 지나간다. 도로를 가로 질러 수레 길로 올라서자 오른쪽 전신주에 ‘금북정맥 성황당고개’라고 푯말을 달아 놓았다. 수고해 주신 선답자 덕택에 가름하고 지나간다.
왼쪽으로 밭 아래로는 마을 너머에는 도로가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 14:09 후동고개
(백화산의 참모습)
(후동고개를 건너서)
가족 무덤 지를 내려서자 온통 밭에는 비닐을 깔아서 숨구멍만 내놓고 파란 모종을 심어 놓았다.
격론이 벌어진다.
“양파 모종이다!” 범이 형의 주장이다.
“아이다 마늘 모종이다!” 삼래의 주장이다.
옥신각신 밭이랑 사이를 따라 마루금을 걸으며 신간이 벌어진다.
“좋다 그라만 오늘 저녁에 술내기다”삼래가 싸움을 계속 건다.
“좋다 그래 하자!” 범이 형도 씨우기에 질 수 있나...
그러자 삼래가 실토를 한다. 그도 궁금하여 조금 전 모종의 잎을 따서 맛을 보았단다. 마늘 맛이더란다. 삼래의 주장에 범이 형이 케오 패.
“야! 그라만 진작 맛을 밨다고 해야 할 꺼 아이가”
우리의 정맥 산행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모종 때문에 잠시 웃으며 지루함을 잊고는 또 다시 시멘트 포장 농로를 가로지르고 왼쪽에 빨간 지붕의 독가를 지나서 무덤을 지나 다시 산길로 접어 던다(13:38).
소나무 사이로 작은 봉우리를 오르기 전에 뒤돌아보니 백화산의 모습이 또렷하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새가 참 수려하다. 하얀 바위 절벽들이 산을 두르고 있어 백화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나 보다. 오솔길을 걷듯 잠시 산책을 하다 마저 올라서니 89봉이다. 간벌을 하며 괴목으로 임시 벤치를 만들어 놓았는데 자리를 차지한 삼래의 포즈가 찍사를 찾는다. 왼쪽으로 근흥면 앞바다가 잔잔하고 오른쪽으로는 염전이 펼쳐져있다. 더디어 서해가!!!
내려서니 시멘트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후동고개이다14:09). 왼쪽이면 603번 지방도로와 접속되고 오른쪽이면 염전으로 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돌아서 절개지를 돌담을 타고 올라간다.
-. 14:37 근흥 중학교
(돌탑봉에서 내려다 본 염전)
(돌탑봉 돌도사)
(근흥중 교문 앞에서)
소나무 사이로 등로가 양탄자가 깔린 푹신한 길이다. 나무들 사이로 근흥 앞바다를 조망하며 걷는다. 뒤돌아보니 읍내 백화산 봉우리도 정겹다. 돌탑 봉을 지난다. 앞서 걷는 동진이를 불러 세워 백화산 조망도 시키고 흔적을 간직한다. 다시 잠시 후 작은 봉우리에 서니 73.7봉이다(14:25). 선답자들의 표지기가 요란하고 삼각점도 또렷하다. 근흥 앞바다를 다시 조망해보고는 설래 이는 마음을 달래며 내려서니 체육시설이 있는 갈림길이다. 잠시 숨을 돌리고는 왼쪽으로 근흥면사무소 방향으로 내려간다. 근흥중학교 뒤 교정이고 내려서니 603번 지방도로와 만나고 근흥중학교 교문이다. 왼쪽 공터는 어제 저녁에 굴짬뽕을 시식하기위해 왔을 때 애마를 주차해두었던 주차장이다(14:37).
교문을 배경으로 흔적을 간직하고는 토론이 벌어진다.
“형님아 내가 각도를 텡가 본께 오늘 지금 한 구간 더 진행하면 내일이 핀 할 것 같은데 니 생각은 어떠노? 체력이 되겄나?”체력을 제일 걱정하였던 삼래가 바람을 잡는다.
원래 오늘 여정은 여기까지 이였다. 조금 일찍 끝내고 졸업식 전야제 기분을 내기위해 소주 판을 벌려 보려고 했는데...
내일 일정상 오늘 소 구간을 진행하면 내일 일찍 마치면 울산으로 돌아가는 도로사정상 여러 가지로 좋을 것 같단다. 모두들 내 눈치만 본다.
“시간도 예상보다 마이 일찍은 것 같고 그라만 한 구간 더해보자!”
그리하여 계획을 수정하여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 14:58 도황1리 버스 정류소
(도라지 위스키 한 잔 어때요?)
(도항1리 버스 정류소)
근흥중학교 교문을 나서 603번 도로를 곧장 횡단하면 골목길 이고 골목길을 들어가면 왼쪽이 우리의 굴짬뽕 용현식당 앞마당이다. 오른쪽으로 꺾어서 골목길을 따르면 ‘초원다방’이다. 시골 가정집 같다. 따끈한 커피한잔과 도라지 위스키 한잔으로 몸도 녹이고 시린 손도 풀고 나이 지긋한 마담에게 수작도 걸어보고 담소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고래 안에 굴뚝같다만 삼래의 사진 한 장으로 추억만 간직하고는 지나친다.
근흥장로교회를 지나 골목길이 끝나면 다시 2차선 포장도로와 만난다. 오른쪽이면 근흥면 사무소 쪽이고 왼쪽이면 채석포 방향이다. ‘ㄴ’자로 꺾기는 지점에 용산2리 다목적 회관이고 왼쪽 채석포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간다(14:44).
도로 오른쪽에 위치한 근흥 의용소방대를 지나고 계속 도로를 따라간다. 잠시 후 왼쪽 얕은 야산을 잠시 돌아 나와야 하지만 도로를 계속 따라간다.
채석포와 염포 갈림길이라는 큰 교통 표지판이 보이면 도황1리(삼거리 방앗간) 버스 정류소 간판도 있다(14:58). 정류소 간판을 오른쪽으로 꺾어 전원주택 사이로 골목으로 접어들면 채석포 교회 마당이다. 왼쪽으로 소로를 따라 다시 산으로 올라간다.
-. 15:55 장승고개
(장승고개에서 마무리)
교회 마당을 지나 왼쪽 소로로 올라서면 왼쪽이 염소 방목장이고 소나무 숲이다. 숲을 지나면 가족 묘지이다. 가족묘지 가장자리를 타고 가파르게 올라간다. 뒤돌아 다시 한 번 바다를 내려다보고는 등성이를 회복하여 왼쪽으로 휘어져 봉우리를 점령하니 115봉이다. 숨을 고르며 간식을 먹고 잠시 쉬다 나선다.
안부에 내려섰다가 잠시 후면 왼쪽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삼거리를 만나니 124봉이다(15:39). 오른쪽으로 ‘산책로’라는 화살표를 따라 간다. 등로는 널따라코 큰 요동 없이 나아간다. 울창한 소나무 사이로 ‘산책로’화살표시기가 나침반이다. 무덤도 지나고 조금 지루한 길을 내려서 임도를 만나 왼쪽으로 휘어져 내려서니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장승고개이다(15:55). 왼쪽 입구에는 ‘옥녀봉 탐방로 안내도’가 그려져 있다. 조금 전에 지나온 봉우리 중에 최고봉인 124봉을 말하나?
도로 왼쪽방면이면 연포 해수욕장이고 오른쪽이면 603번 도로와 접속이 된다.
이곳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하기로 하고 오른쪽 603번 도로 쪽으로 내려간다.
-. 16:45 연포 삼거리 출발
-. 16:56 미도 도착
-. 18:35 미도 출발
-. 20:20 태안 불가마 사우나 도착
(기러기 울어에는 하늘 구만리...)
(마도의 낙조)
(그날꺼정 끝까지 함께가자!)
(태안읍 5거리 로터리에서 동심으로 돌아가기)
2.3분여 후 삼거리에 도착하니 교통 표시판에는 연포삼거리 이란다. 왼쪽이면 안흥이고 오른쪽이면 근흥면, 태안읍 방면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장비를 철수를 하고는 서해바닷가 방면으로 나가 저녁 회식을 하기로 하고 버스를 기다린다. 하늘위로는 기러기때들이 줄지어 날아간다. 이곳 서해 뻘밭이 철새 도래지로도 좋은가 보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나타나는 버스를 타고는 무조건 종점까지 가기로 한다(16:45). 모두들 처음 와 보는 낮선 곳이라 생소하다. 큰 다리를 건너니 신진도와 안흥을 연결하는 연육교이다. 버스는 신진도 번화가를 지나 또 계속 간다. 무작정 타고 따라간다. 다시 방파제를 건넌 버스가 회차를 하며 기사분이 종점이라며 하차를 하란다. 버스 정류서 입간판에는 ‘마도’라고 표시 되어있다. 그러니까 신진도란 섬에 이웃한 새끼 섬인데 방파제로 연결이 되어있다. 버스를 타고 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나가 ‘마야횟집’으로 들어간다. 방파제 안에 정박한 배들의 머리위로 하루를 접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다.
서해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붉은 낙조에 빠져 보고 잡았는데...
처음 와 보는 서해이면서 너무 과한 욕심 이였나 보다.
간단하지만 나름대로 차린 찬치 상이다. 자연산 광어회를 앞에 두고 잔을 높이 들고 건배를 외친다.
“모두를 고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또 하나의 시작이다! 마지막 꺼정 함께 가자! 울산 참고래 파이팅!”
마음은 하늘을 날아 어디쯤 가고 있을까? 지금까지 산행을 하면서도 그날처럼 추웠던 날도 없었는데! 하필이면 금북정맥을 시작했던 날이 왜 그다지도 추웠는지...
덕택에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중상도 당해보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렇게 순간순간 즐거운 날들이 있을까?
우연히 시작한 산과의 만남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가지만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길 빌어본다.
한 순배 돌리고 식당 여사장님에게 부탁을 하여 추억을 만든다. 우연치고는 희한한 우연이다. 여사장님이 울산 야음동이 고향이며 15여 년 전에 시집을 왔지만 지금도 1년에 한두 번은 친정 나들이를 한단다. 까마구도 고향 까마구가 반갑다 캤는데 얼마나 반가운지 서해의 외딴섬에서 고향사람을 만났으니, 아마 우리의 들뜬 기분을 더욱 신나게 하려는 배려였나 보다,
적당한 취기에 하늘을 나는 기분으로 마지막 버스 시간에 맞추어 식당을 나선다. 태안행 마지막 버스는 꼬불꼬불 시골길을 무서울 정도로 달린다.
삼래왈“기사가 오늘 태안이 도마리라 빨리 간다 아이가!”
태안읍 오거리 로터리에서 버스를 하차하니 내리는 흰 눈이 로터리 크리스마스 추리의 오색 전등불과 어우러져 환상의 부위기를 연출한다. 다들 소년으로 돌아가 어릴 적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기분이다.
애마를 회수하여 공용주차장에 애마를 두고는 태안 시장 통을 지나서 태안 불가마 사우나로 향하며 서해를 품은 고운추억을 간직하고는 하루를 접는다.
*금일 금북정맥 종주 도상 거리 : 22.6km / 현재 금북정맥 종주 도상 누계 거리 : 263.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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