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제 113차 산행기 - 금련산, 황령산 벚꽃 구경
2007. 4. 6 일 10시 지하철 2호선 금련산 역 만남의 광장
오늘의 참여자 - 조정, 손관선, 박석현, 김갑석, 박해량, 현호웅, 김민남, 안혜자, 이숙자,
방춘일, 김영복, 김창길, 정경권, 류근모 이상 14명
오랜만에 나온 방춘일, 김갑석, 박해량, 김민남 친구들 반갑습니다.
지하철 역 출구를 나와서 중앙교회가 보이는 산 들머리로 들자 바로 길옆에 서 있던 벚나무 두어 그루가 화사한 벚꽃들을 터뜨리며 우리들을 맞는다.
여기서부터 금련산, 황령산 벚꽃 마을입니다!
황사가 물러가고 맑은 하늘에 흰 벚꽃 흩날리는 4월 초의 나들이길.
지금 부산시는 거리마다 온통 벚꽃 천지다.
남천동, 거제동, 온천천, 어린이 대공원, 온천장~등.
이 곳 금련산의 벚꽃 길도 부산 벚꽃 명소에서 빼 놓을 수 없다.
저 아래 아름답게 벋어있는 광안대교며 쪽빛 바닷물 넘실거리는 부산항을 내려다보는 전망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찻길을 벗어나 잠시 푸른 편백나무 숲을 통과하여 산 중턱에 오르니 그야말로 벚꽃 잔치.
무엇이 그렇게 바빠 잎도 나오기 전에 저렇게 눈부신 꽃부터 터져 나올까.
조관우의 노래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저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이렇게 좋은날에
그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
10시 50분 벚나무 아래서 발대식
요 아래 마을에 사는 안혜자 친구를 산행 대장
반대편 연산동 쪽에 사는 김갑석 친구를 부대장으로 삼아 출발 산삼!
금련산 청소년 수련원 입구에 서 있는 몇 그루의 산목련을 제외하곤 길 좌우는 계속 벚꽃 잔치 - 벚나무들이 꽃구름을 피워 올리고 있다.
11시 10분에 시멘트 길을 약간 벗어난 작은 옆길에는 첨성대형 돌탑들의 사열.
왼쪽으로 33개 오른쪽으로 27 개, 합 60개의 돌탑 군을 만난다. 돌탑들의 높이는 3m 정도.
죽 서 있는 돌탑들이 무언가 메시지를 전해준다. 불심인가. 예술인가.
중간쯤에서 돌탑 아래쪽 기단에 잔 돌을 깔아 미화작업을 하고 있는 40대로 보이는 여인 두 명을 만나다.
그녀들은 광안리 바닷가 사람들인데 지난 9 년 동안 이 탑들을 쌓아 왔다고 한다.
불자냐니까 아니라면서 종교적인 의도는 전혀 없고 그냥 좋아서란다.
하나 둘 쌓다보니 어느새 9년이 훌쩍 흘렀고 돌탑 개수는 60 개가 되었다고 한다.
9년 세월을 보내며 가냘픈 여인들의 손으로 저 견고한 돌탑 60 개를 하나하나 쌓아나간 그 정성 - 한 마디로 여인들은 대단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예술가들은 사실 무슨 목적이 있어서 예술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작업 자체가 좋아서 한다고 하니 그녀들이 바로 예술가.
어찌 되었던 그녀들의 적석 (積石)은 외적으로는 적선(積善)이요 내적으로는 적덕(積德)이라고 해야겠다.
그녀들이 생을 마치고 나서도 저 돌탑들은 오래 오래 남아 지나가는 길손들의 감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금련산과 황령산의 경계가 됨직한 길가에 자리하고 앉아 잠시 휴식.
정경권, 조정 친구가 사탕을 제공하고 이숙자 친구가 초코렛을 제공.
황령산 정상에 이르는 가파른 돌길이 시작되지만 좌우의 진달래가 돌길을 부드럽게 해준다.
정상 바위 아래 너르고 평평한 터가 있어 점심상을 펼쳤다.
14명의 친구들이 내놓은 점심은 그 자체만으로도 다양하다.
마누라들에게 별 볼 일 없는 친구들은 주로 1,000 원 짜리 김밥 두 줄이 고작이고
아내들에게 잘 해 주는 친구들은 따뜻한 도시락밥에 몇 가지 정성어린 반찬들이 곁들어져 있다.
태국 여행에서 사 온 태국 술 상솜을 내 놓은 손관선 친구.
두릅을 비롯한 몇 가지 봄나물을 무쳐 배부해 준 안혜자 친구.
단 술을 보시한 조정 친구.
찹쌀떡을 내고 술 공급이며 오미자차 제공에 분주한 김영복 친구.
그 푸근한 미소가 바로 행복 바이러스. (영복 친구의 호는 예스맨)
점심 자리는 봄 햇살만큼 다사롭다.
술을 보니 생각난다면서 식사 중에 이숙자 친구의 세미나 하나. (숙자 친구의 호는 물순이)
인류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토마스 파 (Thomas Parr) - 152세를 살았다. 흔히들 올드 파 라고 한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열심히 일했고 가난하여 소식을 했다. 그 게 바로 장수의 비결.
그런데 국내 최고의 고령자로 국왕의 초대를 받아 왕궁에 가서 연일 파티로 기름진 음식을
배불리 먹다가 그것이 빌미가 되어 속병이 생겨 왕궁에 갔다 온 후에 이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과유불급 (過猶不及) -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
식탐에 빠지기 쉬운 우리들이 새겨야 할 이야기다.
같은 여자 친구로서 나도 하나 보태야지 하고 안혜자 친구도 유머 하나.
엉큼 사장이 여 사원에게 술잔을 권하며 - 진달래! (진하게 달라고 하면 한 번 줄래?)
앙큼 여 사원 술잔을 받으며 - 물돼지! (물론 되지요.)
새침 여 사원 - 물안개! (물론 안 되지 개새끼야)
술밥 간에 배불리 먹고 본격적인 세미나.
첫째 세미나는 다음 주 13일 금요일 산행에 관한 건.
경주 벚꽃 구경 간다고 계획되어 있는데 지난 4일 (수요일) 경주에 갔다 온 현호웅 친구가 경주벚꽃은 지금이 한창때이고 다음 주는 한물 갈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다른 곳으로!
신문에 광고 난 한산도, 제승당, 매물도 패키지여행 어떨까?
회비 20,000 원에 아침, 점심, 술, 간식 제공이다.
사슴 농장이나 인삼 가게에 들러 장사꾼들의 說을 들어주어야하고 아줌마들의 춤판 구경을 해주어야하는 고역만 참을 수 있다면 아주 싼 여행이다.
묻지 마 관광 비슷한 것 - 속는 셈 치고 경험삼아 한 번 가 보기로 결론을 내린다.
총무가 알아서 예약을 하세요. 월요일이나 화요일까지 예약을 하겠습니다.
둘째 세미나는 9월의 일본 여행.
손관선 회장이 유인물을 나누어 주고 설명.
(내용은 통합 게시판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식사와 세미나를 모두 끝낸 것이 1시
앉았던 자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온 길로 다시 내려오다.
1시 25 분에 전망대.
황령산에서 가장 전망 각도가 좋은 곳.
광안대교가 시원하게 뻗어 있고 대교 아래의 쪽빛 바다가 난 바다로 이어지는데 수평선엔 얇은 구름이 얹혀 있어 바다가 하늘에 닿은 듯하다. 그러니 하얀 물살을 가르며 나가는 배는 바로 하늘로 오른다.
장산과 황령산 사이에 남구, 수영구, 해운대구, 금정구의 즐비한 아파트 군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전망대를 설치한 이유가 있구나.
올라 올 때 보다 내려 갈 때 보는 벚꽃이 훨씬 화사하다. 시야가 더 많이 확보되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오전보다 오후에 더 만개하기 때문인가 보다.
전망대에서 이어지는 벚꽃 동산에 들어갔을 때의 눈부심은 올 벚꽃 구경의 절정이다.
어느 화창한 봄날 월요일 전교 운동장 조례 시 교장 선생님의 웃기는 이야기에 와르르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꽃길이 끝나는 곳에 세실 (Cecil) 이라는 찻집이 있다. 예스맨 영복 친구가 우리를 그리로 안내한다. 실내악이 흐르는 제법 분위기가 있는 찻집이다.
키위 차, 모카커피, 유자차 등을 시켰다. 13 명 손님이 예고 없이 들이닥쳐 준비에 시간이 걸리나보다. 그 동안을 참지 못해 또 세미나가 열린다.
숙자 친구의 4단계 성.
사나이가 10~20 대 여자에게 거시기를 들이대면 성폭행
30~40 대에게 들이대면 성희열
50 대에게 들이대면 성희롱
60 대에게 들이대면 성매롱
(60대 여자는 사나이의 성난 거시기를 봐도 매롱 하고 혀만 내민다.)
경권 친구와 창길 친구의 장산 로맨스
6개월을 부지런히 장산을 오르내리며 다수의 산 아가씨들과 눈을 맞춘 두 친구
창길 친구는 주로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경권 친구는 해박한 IT 실력으로 휴대폰 사용법을 산 아가씨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올해에는 장산 행을 끊었다가 지난주 산삼회 장산 산행 시 너럭바위 길에서 조우한 어느
미모의 40 대 산 아가씨가 경권 친구에게 다정한 미소와 더불어 나긋한 인사를 올렸다.
그런데 그 인사의 내용은 ‘그 분은 안 오세요?’ 였으니 그 산 아가씨는 과연 누구에게 더 관심이 있었을까?
좌우지간 재미있게 지내세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정열이 있는 한 청춘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청송 정경권 친구의 청년론처럼 우리, 언제나 63 년도의 처녀 총각으로 버텨보자.
차가 나옴으로서 비로소 말문은 닫히고 식문 (食門) 이 열리니 조용해진다.
4~5000 원짜리라, 예스맨 영복 친구의 지출이 가볍게 50,000 을 넘어섰다.
산삼회가 영복 친구 덕분에 근사한 찻집에서 뒷풀이 한 것은 오늘이 처음인가 싶다.
대단히 고맙소이다.
오늘 보행 시간은 3시간 정도
보행 거리는 10,000 여보.
세미나도 예상량 초과.
다음 목요일은 매물도 한산도
월별 산행 계획 일부 수정해서 올리겠습니다.
잘 쉬시고
See you next Friday!
첫댓글 정말부러워 젊을때 잘노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