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박물관 통합수장고 건립, 법정문화도시의 첫발/ 경상일보
울산박물관이 새로운 수장고를 건립하기로 했다. 이번에 건립이 추진되는 수장고는 전시와 체험까지 가능한 미래형 수장고로, 일종의 울산박물관 분원 격이다. 이번 수장고 건립 계획은 가뜩이나 문화·예술 분야가 취약한 울산에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공간을 확보하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지난해 말 울산이 광역시 최초의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받은 상황이어서 수장고 건립 소식은 더욱 반갑다.
14일 울산박물관은 ‘통합수장고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용역은 5개월 동안 진행한다. 이에 앞서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해 6월 당선인 인수위원회 문화관광체육분야 업무보고에서 울산박물관 통합수장고 건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울산박물관은 지난 2011년 문을 연 이후 유물 기증·구입은 물론 국가귀속문화재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수장고가 거의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현재 수장률은 85%로, 2025년께는 수장률이 1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수장고는 그 동안의 폐쇄형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직접 내부를 볼 수 있는 개방형으로 건립된다. 관람객이 직접 보존처리 과정을 눈으로 목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유물을 직접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박물관이든 미술관이든 수장고는 모두 통합수장고로 흘러가는 추세다. 외국에서는 스위스 샤울라거 미술관, 프랑스 루브르랑스 미술관 등이 수장고를 개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국립민속박물관 본관은 서울에 있지만 통합수장고는 경기도 파주에 만들었다. 서울역사박물관 역시 통합수장고를 경기도에 만들 계획이다.
울산박물관도 유물 종류별 수장이 아닌 권역별 수장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권역별 수장이 이뤄지게 되면 지역 특성을 반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접근성과 애향심도 크게 고양시킬 수 있다. 아직은 구체적인 용역이 이뤄지지 않아 알 수는 없지만 이같은 통합 수장고 건립 방향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예산의 확보와 부지 선정 등에 많은 숙고가 필요할 것이나, 박물관만큼 지역 정체성을 단시간에 보여주는 시설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관광객들 중에는 여행 도착 지역에서 곧바로 박물관을 찾는 이들도 많은데, 이는 박물관에 들어가면 그 도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왕 통합수장고를 만들 바에야 하루라도 빨리 건립하는게 관광객 유치나 시민들의 문화유산 향유에 유리할 것임은 분명하다. 울산에도 ‘통합수장고’라는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이 곳곳에 들어서기를 기대한다.
출처 : 경상일보(http://www.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