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차려진 푸짐한 밥상앞에 앉거나
혹은 별 다섯개짜리 특급호텔의 뷔페 식당에 가게되면
처음엔 어느것 먼저 먹어 볼까하는 기대감에 맘이 바빠지고
그러다 보면 점점 수많은 진수성찬에 눈이 익숙해지고 결국엔 그 많은 음식들을
무감각하게 씹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지금 위장속으로 들어가는 수많은 음식들의
10분의 1만 있다면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시달리는 아프리카 난민 아동들에겐
몇일치 이상의 영양을 공급할수 있는 생명과도 바꿀수 있는 소중함을 모르는채.
이날 한국미술(구체적으로는 한국에서의 서양미술/조각 부문과 한국화)의 성찬으로 배를 가득 채울수 있었다.
처음에는 한점 한점 너무 소중해 마치 눈에 담을듯 관람하다가 결국 진수성찬에 오만해진 혀처럼
역시 오만해진 눈덕분에 그나마 관람 시간을 줄일수 있었다.
서울 시립미술관과 덕수궁 미술관이 마치 조인트 리사이틀을 하는것처럼 담장을 사이로 두고
도입기의 근대미술과(덕수궁) 포스트 서양미술(서울 시립)을 나란히 전시를 한것은
정말 훌륭한 기획이었고 오랫만에 보는 훌륭한 팀웍을 보여준 것이었다.
덕수궁에서는 한국에서의 서양미술 도입기 부터 해방전후의 작가군 그리고 한국전쟁 전후의 작품까지
시기별로 잘 정리되었고 특히 오랫만에 석조전 본관까지 전시되어 볼거리를 더했다.
덕수궁 미술관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배경에 작품쪽에 조명을 더해 집중도와 품격을 강조한 디스플레이가 돋보였고
석조전 전시는 전체적으로 밝은 조명과 가벼운 분위기로 색다른 분위기를 모색한듯 했다.
특히 국립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천경자 화백의 직품을 여럿 볼수있어서 좋았다
1950년대..60년대 초반..후반 시기 별로 변화하는 그녀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수 있다는것도 행운 이었다, 시립에서의 천경자 상설전과는 달리 비교적 대형
작품을 볼수 있다는것도 좋았고,,
덕수궁 미술관을 나오며 계단위에서 바라본 달..
오늘이 보름이다. 토끼도 보이고 빌딩위에 크게 밝게 떠오른 보름달을 보며 재빨리 마음속에 소원을 빌어 본다.
|
첫댓글 제발! 올해는 5키로 빠지게 하소서 ~~~ ㅎㅎㅎ( 달은 변하니 마음에 다짐하라 했던가...)
천경자씨 그림 정말 갖고 싶네요~오만한 귀족 부인의 여유있는 화려함이 돋보이나 생각과 몸의 일치가 되지 않는 삶의 한 부분도 느껴지는~보스코씨 말대로 너무 많은 작품에서 귀중함을 못 느끼는 게 문제여요~배아지가 불러서~^^
그림감상 -> 뷔페 -> 난민...그림을 보며 아프리카 난민까지 생각이 미치는 그대는 누구!...예술의끝은 선 인가 보요....근대 미술 중심으로 우리 민족의 문화정체성을 보여주려는 덕수궁 미술관, 서울을 대표하며 각나라의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감상하는 시립 미술관에서도 한국전을 했나 보네요. 올린 그림은 한점이지만 보이지 않는 많은 작품을 본듯합니다 늦게까지 관람 했나봐요 달을 보게? 달속에 있는 토끼.. 코알라 토끼,, 곰텡이 토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