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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가두다: 꺼지지 않는 核融合 發電, 한 발짝 다가서다.
(CNN Science News, 30 May, 2022)
dalmaioikr ・ 2022. 6. 9. 19:03
30 May, 2022, CNN Science News
Story by Boštjan VidemšekPhotographs by Matjaž Krivi
https://edition.cnn.com/interactive/2022/05/world/iter-nuclear-fusion-climate-intl-cnnphotos/
만일 당신이 불란서 남부 프로방스의 생 폴 레 듀랑스(Saint-Paul-lès-Durance) 마을의 낮은 언덕에 서게 되면 두 개의 太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하나는 45억 년 동안 꾸준히 타고 있는 하늘 위의 太陽과 이제 막 떠오르고 있는 인공 太陽인데, 하늘 위의 太陽이 인공 태양 위를 마술과 같이 비추며 서쪽으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바로 여기는 人類가 그들의 가장 큰 위기를 극복하고자 어마어마한 크기로 건설하고 있는 實驗室이다.
이 實驗室은 35개국에서 온 科學者들이 우리 太陽은 물론 하늘의 모든 별들에서 長久한 시간 동안 일어나고 있는 核融合 프로세스를 地上에서 具現해 보고자 하는 현장이다. 核融合反應이야말로 化石燃料와 같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도 않고, 核分裂과 같이 긴 半減期를 갖는 放射能 물질을 만들지 않으면서 淸淨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꿈의 프로세스이다. 따라서 이 기술을 완성할 수만 있다면 氣候變化로부터 人類를 구할 수 있는데, 1 그램의 핵융합 燃料는 石油 8톤과 맞먹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物理學者들은 ‘핵융합 에너지를 언제쯤 사용할 수 있겠는가’하는 질문 받으면 언제나 “30년 후”라고 농담조로 답하면서 이의 정확한 실용화 시기를 말하려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 처음으로 바로 그 ‘30년 후’라는 豫測을 진지하게 말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 같다.
지난 2월 영국 과학자들이 옥스퍼드 인근에 건설된 토카막(tokamak)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도넛 형태의 핵융합 플라스마 발생 장치에서 인류 최초로 59 메가 줄의 에너지를 5초 동안 연속적으로 생산하였다. 이는 겨우 한 가정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이고 이를 생산하기 위해서 더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었지만, 지속적인 핵융합 반응의 가능성을 입증하였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또한 이 결과는 핵융합 기술의 실용화를 위해 프랑스에 건설되고 있는 國際核融合實驗室(ITER :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에게는 희소식이다. 만일 ITER이 핵융합 기술의 실용화를 입증한다면 석탄, 오일 및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간이 유발한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영국에서의 성공 소식이 ITER에 큰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던 바로 그때 ITER을 이끌어오던 베르나 비고(Bernard Bigot) 소장이 타계하면서 프로젝트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에너지는 “생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인생 그 자체”라고 주창해 온 비고 소장은 “지구상 인구가 5억 명 미만일 때에는 이들을 뒷받침할 충분한 재생에너지가 있었으나, 産業革命과 이에 따른 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화석연료 수요를 증가시켰고, 그 결과 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되었습니다. 이제 인구가 80억을 돌파하면서 인류는 기후 위기의 한복판에 서게 되었으므로 인류가 현재의 에너지 소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宇宙가 수십억 년 동안 사용해온 방법을 모방하는 길밖에 없습니다”라고 강조했었다.
太陽을 모방하다
핵융합 에너지는 서로 밀어내는 두 개의 입자들을 강제로 합칠 때 생겨난다. 토카막 장치 속으로 적은 양의 원료(입자들)를 주입한 후 거대한 자석들을 활성화시키면 플라스마가 생성된다. 플라스마란 물질의 네 번째 상태로서 전기적으로 대전된 가스 또는 스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토카막 내부가 엄청나게 높은 온도로 가열되면 연료로 주입된 입자들이 융합되면서 헬륨과 중성자가 생성되는데, 이 새로운 입자는 이를 구성한 원래의 원료 입자들보다 질량이 가볍다. 이때 사라진 질량이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변환되면서 생성된 중성자를 가열하고, 이 중성자는 높은 운동에너지를 얻게 되어 플라스마를 탈출하여 토카막 장치 벽에 코팅된 피복물질에 충돌하면 중성자의 운동에너지는 열에너지로 변환되고, 이렇게 얻은 열로 물을 가열하여 생긴 스팀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 모든 프로세스가 가능하려면 토카막 내부에 열을 가둘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안에 생성된 플라스마의 온도는 태양 내부보다 거의 10배 높은 1억 5천만 ℃에 달한다. 그렇다면 이 지구상에 어떤 것이 그렇게 높은 온도에 견딜 수 있는가? 사실 이 문제는 융합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과학자들이 당면한 다양한 문제 중 하나일 뿐이다.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열을 가두기 위해서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는 거대한 자석이 장착된 장치를 설계하여 태양을 모방하고 있다. 태양은 영구히 돌아가는 핵융합 공장으로서 매초 수백 톤의 수소를 헬륨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사실 플라스마는 태양을 비롯해서 하늘의 별들과 성간 물질들의 99.9%를 구성하며, 지구에서는 번개와 오로라에서 볼 수 있다. 핵융합 에너지 생성은 듣기에는 엄청나 보여도 사실 핵융합 자체는 그리 어려운 프로세스가 아니다. 인류는 수소폭탄을 발명한 이래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오고 있는데, 문제는 핵융합 반응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폭탄과는 달리 이 반응을 어떻게 서서히 지속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조인트 유럽 토러스(Joint European Torus: JET)로 불리는 영국의 토카막 장치는 융합 반응을 겨우 5초 간 유지시켰을 뿐이다. JET의 자석들은 1970년대에 구리로 만들어져서 융합반응을 5초 이상 유지시키면 장치가 녹아내린다.
한편, 새롭게 건설되는 프랑스의 ITER은 더욱 견고한 새로운 자석을 사용하여 영국 JET 토카막보다 오랜 반응시간을 유지하면서 500 메가 와트 에너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TER의 목표는 JET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융합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으로서 ITER의 성공은 미래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태양은 수소 원자들을 융합시켜 헬륨을 생성하는 반면, JET와 ITER에서는 수소의 同位元素들인 重水素(deuterium: 2H)와 三重水素(tritium: 3H)를 연료로 사용하는데, 이 동위원소들은 수소와 화학적으로는 동일한 특성을 갖고, 모두 자연에 존재한다. 重水素는 지구상 담수와 염수 모두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500㎤ 안에 함유된 중수소를 융합시키면 한 가정에서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반면 三重水素는 매우 희귀하지만 합성이 가능하다. 현재 전 세계 존재하는三重水素는 20㎏에 정도이고, 1년에 소요되는 양은 400g 미만이다. 三重水素는 매우 高價로서 현재 1 그램이 약 3만 달러 정도인데, 만일 융합 기술이 실용화되면 이 동위원소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 동위원소들의 생산 기술 개발이 또 하나의 도전이 될 전망이다.
부품 1천만 개 프로젝트
ITER 프로젝트는 얼핏 보기에는 상당한 진척이 있어 보이지만, 정상궤도에 오르려면 아직 먼 길을 가야 한다. 39개 건물로 이루어진 연구실의 건설 자체가 매우 복잡하다. 청정 환경이 요구되는 주요 실험실들에는 엄청나게 많은 장치들이 750톤 크레인에 의해 설치되고 있는데, 도넛 형태의 토카막장치의 바깥 셸 부분은 이미 조립된 상태이지만,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자석을 포함한 다양한 부품들이 아직도 조립을 기다리고 있다. 또 장치들의 규모가 엄청난데, 토카막의 조립이 완료되면 장치들의 총 무게는 23,000톤에 달하게 되는데, 이는 에펠탑 3개를 합친 무게이다. 아무튼 이 장치는 모두 천만 개 이상의 부품들로 구성될 전망이다. 거대한 실험 장치들은 지상 최대의 자석들로 둘러싸이게 되는데, 직경이 최대 24 미터의 크기 때문에 운반이 불가능하여 현장의 거대한 홀 안에서 조립해야만 하고, 엄청난 부품의 개수 때문에 한 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렇게 크고 복잡한 장치의 설계도는 2 테라바이트(1012 byte) 이상의 컴퓨터 드라이브 용량의 파일에 저장되어 있는데, 이는 문서 1억 6천만 페이지에 저장된 용량에 해당된다.
현재 전 세계 4,500 여개의 기업들로부터 파견된 1만 5천 명의 과학기술자들이 ITER 실험실 건설 작업을 하고 있다. ITER 프로젝트에는 35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이 중 중국, 미국, EU, 러시아, 인도, 일본 및 대한민국 등 7개국에 의해 운영되어 마치 UN의 안전보장이사회를 연상시킨다.
Part of the vacuum vessel, a hermetically sealed steel container
that will house the fusion reactions and acts as a first safety containment barrier.
전쟁과 핵융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럽에 새로운 지정학적 지도가 그려지고, 이에 따른 새로운 세계 질서가 도전받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ITER에서 지속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러시아를 ITER 프로젝트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사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다양한 국제과학 프로젝트들에서 제외되고는 있지만, ITER 프로젝트에 관한한 어떤 참여 국가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EU의 입장이다. 이는 러시아가 이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해오고 있을 뿐 아니라 이 나라가 핵융합 에너지와 역사적으로 오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핵융합 에너지 연구가 이미 1930년대부터 시작되면서 수십 년 동안 다양한 융합 장치들이 설계되었지만, 결국에는 소비에트에서 만들어진 토카막이 가장 성공을 거둔 장치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1968년 소비에트 과학자들은 핵융합에 요구되는 높은 온도의 플라스마를 만들어서 이를 일정 시간 유지시키는데 인류 최초로 성공함으로써 핵융합 기술에 초석을 놓았다. 이후 이 장치는 모든 국가와 연구실들의 모방의 대상이 되었고, 토카막(tokamak)이라는 명칭도 러시아어인 тороидальная камера с магнитными катушками(toroidal chamber with magnetic coils)에 근원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ITER 프로젝트에 가장 핵심 장치들을 제공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토카막 상단의 자석은 상 페테르부르크에서 제작되어 불란서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등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에 대한 러시아의 참여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 ITER은 이념적으로 서로 다른 나라들이 인류의 좀 더 나은 미래라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면서 생겨난 냉전의 산물이다. 사실 1985년 ITER 개념이 떠 오른 이래 7개 운영 국들은 여러 번의 긴장된 사건들을 헤쳐가면 지금까지 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는 참여국들 간에 상호 협력이 매우 원만하게 이루어졌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마당에 ITER에서의 러시아 위상에 어떤 변화가 올지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고, 차기 연구소장 선출에도 미묘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타계한 전임 비고 소장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7개의 운용 국들 간의 정치적, 이념적 경제적 이슈들에 대한 상이한 견해들을 조율하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도 각국의 견해차를 조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회원국들의 협동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일상의 정치적 이슈들이 과학자들의 열정에 방해가 되지 않았고, 각 회원국들은 조그만 실수도 전체 프로젝트를 실패로 몰아갈 수 있다는 엄중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비고 소장의 견해였다.
실제로 지정학적 요소들이 ITER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각국의 이해관계가 ITER 내에서 제자리를 잡는 데 수년이 걸렸고, 기술적 문제들을 포함해서 정치적 협상과 외교적 미세 조정이 이루어지는 데 10년 이상이 소요되었다. 2005년 모스크바 회의에서 연구소 위치가 불란서 남부의 생 폴 레 듀랑스로 결정되었고, 1년 후 파리에서 연구실 건설 계획이 합의되었으며, 2010년에는 연구소 초석이 놓였고, 2014년에 최초의 건설 장비들이 가동되기 시작하였다.
촉박한 시간
ITER의 규모나 포부가 장대해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러한 크기는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 저질러 놓은 잘못에 비례한다고 보아야 한다. 1973년 이래 글로벌한 에너지 소비가 두 배로 늘어났고, 20세기 말까지는 세배가 될 전망이다. 대기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70%는 인간들의 에너지 소비에 기인하고,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에너지의 80%는 화석연료에서 온다. 이제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면서 기온은 치솟고, 가뭄에 기인한 기아와 산불과 홍수가 잦아지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 위기는 점점 되돌릴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면서 지구 전체의 생태 시스템이 파괴되고,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전 세계는 화석 연료로부터 벗어나 태양, 풍력 및 수력 에너지로 전환하는 소위 ‘탈-탄소화’를 서두르고 있고, 일부 국가들은 핵분열 에너지로 전화하고 있다. 핵분열 방식은 탄소 배출이 낮다고는 하지만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고, 안전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방사능 폐기물의 저장이 간단하지 않고, 프로세스가 비교적 고가라는 문제가 있다. 아무튼 현재 추진되고 있는 녹색정책들이 지구를 파멸적인 기후 변화로부터 구해낼 수 있을 만큼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만일 인류가 핵융합 에너지 기술을 마스터할 수만 있다면 바로 이 기술은 마치 농구의 버저비터처럼 인류를 마지막 순간에 구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타임지는 지금은 타계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에게 그가 살아생전에 보고 싶은 과학적 성과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바로 이 핵융합 기술을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나는 핵융합 에너지가 실용화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기술은 공해와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마르지 않는 에너지를 우리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세상
핵융합 분야 과학자들은 이미 엄청난 문제들을 해결해 왔고, ITER의 전임 비고 소장을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이 그들의 전 생애를 이 프로젝트에 헌신했으나 이 기술의 실용화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이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면서 핵융합 에너지가 21세기 중반까지는 인류의 미래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한편 핵분열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애로가 튀어나오기 마련인데, 핵융합 프로세스의 경우에도 3중수소의 재고가 극히 제한적이고 가격이 고가라는 문제가 남아있다. 다행히 ITER은 이 원료를 직접 생산할 계획이고, 그 전망은 밝은 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이다. 즉, 토카막의 외벽은 리튬으로 코팅되는데, 여기에 플라스마로부터 탈출한 중성자가 충돌하면 중성자와 리튬이 반응하여 연료로 사용된 것보다 많은 3중수소 연료가 합성된다.
Parts of the circular cryogenics tube used for cold-testing the poloidal field coils.
큰 프로젝트에는 시간과 돈이 항상 큰 문제이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상 가장 장대한 포부를 갖고 시작된 국제적 에너지 협력 사업인 ITER에 단순히 "크다"라는 단어는 적합하지 않은 표현이라는 것이 모두의 느낌일 것이다. “하루의 지연은 100만 유로를 허비한다."라고 비고가 말한 적 있는데. EU는 계속 증가는 건설 비용의 45%를 감당하고 있고, 다른 회원국들은 약 9%가 넘는 비용을 각각 부담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개시될 때 추산된 건설 비용은 약 60억 유로(64억 달러)였으나, 이제는 그 세 배에 달하는 약 200억 유로로 치솟았다.
2001년에는 최초의 플라스마가 2016년에 생산될 것으로 내다보았으나, 이 목표 역시 빗나갔다. 일부 옵서버들은 ITER이라는 거대한 배가 물속으로 가라앉았다고 보기도 하였으나, 비고가 이 배의 키를 잡은 후 이 프로젝트는 물 흐르듯이 흘렀고, 이제 비로소 제 궤도에 올라서게 되었다. 비고는 매사를 미주알고주알 챙긴다고 해서 “마이크로” 매니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으나, 바로 그의 이러한 섬세한 성격이 이렇게 복잡한 프로젝트를 제 궤도에 올리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그는 거의 연구소에 살다시피 하면서 작은 일이나 큰일이나 세심하게 살펴보았다. 이러한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초의 플라스마 발생은 2025년으로, 그리고 최초의 중수소와 3중수소를 원료로 사용한 본격적인 가동은 2035년이 될 전망이나, 사실 이러한 예측마저도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과 부품의 공급 차질로 불투명해지고 있다. 비고 소장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이 세계 최대 프로젝트를 열정과 희망을 갖고 이끌어왔었다.
비고는 생전에 다음과 같은 신념으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고, 이제 그 결실이 눈앞에 다가오는 듯하다.
“수소 융합은 화석연료를 태우는 것보다 백만 배나 효율이 높습니다. 우리가 이 실험실에서 하고자 하는 것은 지구상에 작은 인공 태양을 실제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태양이 꺼지지 않듯이 핵융합 에너지 발전소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출처] 태양을 가두다: 꺼지지 않는 核融合 發電, 한 발짝 다가서다. (CNN Science News, 30 May, 2022)|작성자 dalmaio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