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는 원래 유목민에게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축이 더워서 죽으면 안되니까 피서를 간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유목민이 아닌 우리 조상님들은 逐暑(축서) 즉 더위를 내쫓으려는 생각을 했었고,
樂暑(락서)라고 해서 더위를 즐기셨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더위도 하나의 수련의 과정으로 생각하시면서 인내심도 기르고
자연과 더불어 함께 더워했다고 하면 조금 지나친 말일까요.
어쩜 에어콘을 만들수 없는 시대속에서 필연적인 또는 운명적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생각이었을까요?
하지만 제 자신은 지금도 에어콘과 함께 살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사실은
"몸이 더운것이 아니라 마음이 더운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더위속에서도 무엇을 하나 얻고자 마음을 먹는다면 하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위를 피한다는 것은 시원함을 얻기 위함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 무엇인가 잃는것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궁 구궁 구궁...... 다스림 이 길은 이런 더위와 맞딱뜨리는 일인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다스림을 공부하고 연습하면서 어느 경지에 오른다면
이는 마치 이런한 더위를 이겨내고 아침에 보이는 풀잎에 맺혀진 영롱한 이슬을 얻음과 같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은 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지요.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라 했던가요.
"다스림"이란 말이 참 이쁘지 않은가요.
하지만 결국 다스림은 자기와 싸우는 수련이지요.
천국과 지옥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다 있는 것입니다.
다스림을 치시면서 고요함 속에서 나오는 情(정) 을 생각해보세요.
결국은 연주라는 생각보다는 우선 나 지신의 마음 심상을 생각해 보세요.
다스림가락도 실제 가락이지만, 기운을 보여주면서 행하는 의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굿거리나, 삼채, 동살풀이등등 어떤 가락을 가지고도 다스림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스림의 구궁은 먼저 "하나라는 개념"을 갖고서 나아 가는 것입니다.
마치 심장에서 생명을 위한 피를 온 사방에 보내듯이
그리고 귀한 것을 온 마음을 받쳐 드리듯이, 구궁을 치시지 말고 그 누구에게 드려보세요.
구궁 하나 하나를 치실때마다 호흡을 머금으면서 치셔야 합니다.
호흡을 머금으면서란는 말은 칠 때마다 늘 새로운 시작의 모습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
먼저 준비하는 동작이라고 표현해볼까요...어렵군요
이는 구궁에 속도가 붙어도 여전히 변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자신이 치시는 구궁소리를 들어보십시요.. 구궁소리가 울려서 퍼져나가고 있습니까?
끝까지 가져가서..... 끝까지 있는것 없는 것 다 털어서 드리고 있습니까?
그 구궁의 진동이 내머리, 내정수리, 내손뿌리, 내 발뿌리까지 다 뻗어나아가시는 진동을 느끼십니까?
이 구궁의 진동을 이렇게 온갖 뿌리까지 다 보낸다는 의념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모든 악기는 자기를 울리는것이지, 악기를 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미는것으로 만족하시면 안됩니다.
자기 몸이 숭숭 뚫려있다고 생각하시고 내몸이 그 소리를 다 받아드린다는 생각을 해보세요.
그러려면 몸에 힘을 빼어야 합니다.
오로지 단전밑에만 중심의 힘이 모여져 있고 다른 부분의 모든 쓸데없는 힘은 빼보세요.
그리고 몸이 가는데로 쳐보세요. 손으로 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에너지 즉 기운이 다 다릅니다. 자기에 맞게, 적절하고, 적당하게 성음을 내시려 해보십시요..
갖고 있는 기운을 표현 하지 못하며 작게 치시는분도 있고,
갖고 있는 기운이 적은데도 과장되게 치시려하는 분도 있습니다.
자기의 기운이 어느정도인지 자신이 판단하시고 거기에 맞게 성음을 내시는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답습니다.
자기가 표현할 수 있는 기운만큼 성음을 내시면서 가보세요.
절대 반복이 아닙니다.
가십시요.
가는 그 모습,
"가고 있다"는 것은 자기만이 그리는 자신의 그림인 것입니다.
런닝머신을 타는 사람이 되지말고 산천을 보며 달리는 사람이 되십시요.
똑같이 4키로를 달려도 아주 다른 것입니다.
이렇게 구궁을 잘 만들어 내고, 구궁의 울림을 충분히 내고 나서 이제 따를 칩니다.
다스림이란 '구궁'으로 터를 잘 딱아 만들어내고
'다'는 하늘로 올리고 '따'는 땅을 치는 것으로 생각하시면서 열채의 다스림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세상이치요, 만물이 다 그 속에 있습니다.
'구궁더 구궁딱' 이라는 이 세상의 작용을 바로 나 자신이 하는 것입니다.
자연도 무심하고 만물도 무심하게 흘러 갑니다. 그것을 인간이 해석 할뿐이지요.
구궁에 신경써서 쳐시면서 '다'를 그냥 건드리지 말고 맥이 있는 소리로 '다'를 정성껏 치시기 바랍니다.
'궁다다 궁따'에서 두번째 '다'가 중요한데 이것은 자기의 심상에 맞게 치시면 됩니다.
자연스럽고 듣기 좋고 보기 좋으면 되는 것입니다.
다스림이 쌓아질때 '구궁'이라는 토대가 무너져
하나 하나를 잃어버리면 열채도 편안하게 칠 수 없습니다.
'구궁'으로 토대를 만들어서 '따'도 자신있게 치세요.
'구궁다다 구궁딱'에서 두번째 '구궁'을 정확히 짚고 가셔야합니다.
처음에는 안되지만 연습을 계속하시면서 자신을 발견하시면서 몰입의 경지에 가시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만의 다스림 치고 있으실 겁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신 분은 자신의 선택과 의지에 의해서 또는 우연히 접하게 되어서 이 글을 보신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제 이 글은 과거의 글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 글을 보신 이상
"수많은 우연이 밀집해서 쌓아올린 필연의 과정이 인생이다"라고 누가 말했듯이
그 수많은 우연들을 자신에게 유리한 필연으로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