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11월은 죽은 이를 기억하는 위령 성월로 지내
◎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는 위령 성월
☐ 가톨릭교회는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난 모든 신자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누리는 일치 안에서 서로 사랑의 친교를 이루기 때문에 살아 있는 이들이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할 수 있으며 이 기도가 죽은 이에게 도움이 된다고 가르친다. 특별히 11월을 '위령 성월'로 정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기억하며 기도한다. 또한 11월 1일부터 8일까지 정성껏 묘지를 방문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신자들은 연옥*에 있는 이들에게 양도할 수 있는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 ‘묵은 인간’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인간’으로 갈아입는 “죽음”
☐ 인간은 본능적으로 죽음을 피하고 싶어 한다. 죽음은 어둡고 희망이 없으며, 모든 것이 끝나버린다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는 죽음이 모든 것이 끝난 상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는 희망임을 안다. 즉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 아니라 다시 만날 약속의 순간이다. 따라서 가톨릭교회는 죽음을 차분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자비, 자선과 더불어 기도와 속죄로 ‘묵은 인간’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인간’으로 갈아입도록 힘쓰라고 가르친다.(가톨릭교회교리서 1473항)
☐ 염수정 주교(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는 ‘죽음에 관한 인문학적 접근’ 세미나에서 “예수님은 사람들이 괴로워하고 두려워하는 질병과 고통과 죽음에 새로운 의미와 힘을 부여함으로써 죽음을 이기셨다”며 “회피할 수 없는 죽음은 새로운 생명의 문을 여는 것으로, 인간에게 죽음은 삶의 완성으로 그리스도와 일치되는 능동적 사건”이라고 하였다. 이어 “당신 생명을 아버지께 맡기고 순종함으로써 사랑을 완성하신 그리스도를 체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죽음”이라고 죽음이 지닌 적극적 의미를 밝혔다.
◎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 ‘모든 성인 대축일’은 천상의 모든 성인을 위한 대축일로, 특히 교회 전례력에 축일이 지정되지 않은 성인들을 기념하는 날이다. 609년 5월 13일 성 보니파시오 4세 교황이 로마의 판테온 신전을 교회에서 사용하도록 하고, 이를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하면서 이 날을 축일로 지내게 되었다. 이후 835년 그레고리오 4세 교황이 11월 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 확정하였다. 가톨릭교회는 모든 성인 대축일인 11월 1일부터 8일까지 경건한 마음으로 묘지를 방문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11월 2일 ‘위령의 날’
☐ ‘모든 성인 대축일’ 다음 날은 ‘위령의 날’이다. ‘위령의 날’은 위령의 날은 연옥 영혼들을 기억하고, 그들이 하루빨리 하느님 나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기도하며 미사를 봉헌하는 날이다. 998년 베네딕토 수도회 소속 ‘클뤼니 수도원’의 오딜로(Odilo) 원장이 ‘모든 성인 대축일’ 다음 날 죽은 자를 위해 성무일도를 바친 데서 시작하였다.
☐ ‘모든 성인 대축일’ 다음 날인 11월 2일을 ‘위령의 날’로 지내는 것은 하느님 나라의 성인들을 먼저 기념하고, 이튿날에 연옥의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하자는 의미이다. 이날 사제는 자주색(또는 검은색) 제의를 입으며, 세 대의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교황의 지향대로 미사를 봉헌한다.
<위령의 날 미사 시간>
날짜 |
교구 |
시간/장소 |
집전 |
2일 |
광주 |
11:00 담양공원묘원 부활의 집 |
옥현진 주교 |
대구 |
10:00 교구 성직자 묘지 |
총대리 신부 |
11:00 군위 묘원 |
조환길 대주교 |
11:00 범물동 묘원 |
사목국장 신부 |
대전 |
11:00 산내 공원묘원 |
유흥식 주교 |
11:00 성환 공원묘원 |
김종수 주교 |
16:00 국립 대전현충원 현충관 |
|
부산 |
11:00 양산 천주교 공원묘지 |
황철수 주교 |
11:00 용호동 천주교 묘지 |
손삼석 신부 |
11:00 경주 공원묘원 |
양요섭 몬시뇰 |
11:00 삼덕 공원묘원 |
김성남 신부 |
11:00 석계(오룡산) 공원묘원 |
백성환 신부 |
서울 |
14:00 용산 성직자 묘역(용산 성당) |
정진석 추기경과 사제단 |
14:00 용인 성직자 묘역 |
염수정 주교와 사제단 |
수원 |
11:00 안성 추모공원 |
최석렬 신부 |
14:00 안성 추모공원 |
최석렬 신부 |
원주 |
11:00 봉산동 묘지 |
김지석 주교 |
인천 |
11:00 백석 하늘의 문 묘원 |
최기산 주교 |
11:00 마전동 묘원 |
정신철 주교 |
11:00 포동 묘원 |
박창목 신부 |
11:00 매괴의 모후 묘원 |
백순기 신부 |
14:00 부평 공설 공원묘지 |
강영식 신부 |
전주 |
11:00 치명자산 성당 |
이병호 주교 |
11:00 오식도 천주교 묘지 |
|
4일 |
군종 |
14:00 국립 현충원 내 현충관 |
유수일 주교와 사제단 |
5일 |
서울 |
11:00 비봉추모관 |
염수정 주교와 사제단 |
◎ 하느님을 체험하고 영원한 생명을 준비하는 피정과 강의
□ 살레시오 회는 11월 5일(토)~6일(일), 내리 피정의 집에서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며 영육간의 쉼과 회복의 시간을 갖는 ‘하느님 체험’ 주말 피정을 마련하였다. 문의: 박 그레고리오 신부 ☎ 010-7675-7516
□ 예수 그리스도 고난 수도회는 11월 2일(수) 오전 10시 30분, 광주 명상의 집에서 ‘위령 성월 9일기도’를 시작한다. 문의 ☎ 062)571-5004/8004. 11월 12일(토)과 22일(화) 오전 10시, 서울 명상의 집에서 ‘죽음의 신비’를 주제하는 하루 피정이 있다. 문의 ☎ 02)990-1004
□ 세계 복음화 ICPE 선교회는 11월 19일(토) 오후 4시~6시, 서울 가톨릭회관 205호에서 ‘죽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의한다. 회비 1만원.
□ 성 바오로 출판사는 위령 성월을 맞아 신자들에게 “고독 속의 명상”(토마스 머튼/성 바오로), “위령 성월”(한국 교회사 연구소 편역/한국 교회사 연구소), “죽음 후에는 무엇이 오는가?”(안셀름 그륀/바오로딸),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스즈키 히데코 수녀/생활성서), “고난을 이기는 위안의 대화”(성 토마스 모어/가톨릭출판사) 등을 추천하였다. 또한 11월 20일에는 ‘2020 이벤트’를 통해 성 바오로 출판사의 도서를 2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홈페이지(http://shop.paolo.net/recmd/recmd_11month.html) 참조.
* 연옥(煉獄, purgatorium): 성경에는 '연옥'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지만 하느님의 심판에 대해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게 된 사람들이 죽은 후 하느님과의 영원한 일치를 이루도록 정화되는, 곧 천국과 지옥(地獄, infernum)과의 사이에 있는 상태 또는 장소를 말한다. 연옥의 영혼은 각자의 죄에 상응하는 벌을 견디는 것만으로 정화와 속죄가 된다. 그 기간과 고통은 신자들의 기도와 희생에 의해서 단축 또는 경감된다. 정화가 끝난 영혼은 곧장 천국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