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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 2018/10/17일(수) 밤~ 18일(목) 새벽까지 |
누구랑? | 솔과담님과 가야산 정상까지 오르고, 여우굴님 엘리사벳님과 만나 4명 함께 하산...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요.^^ 그래도 좋았습니다. 퍽 많이 좋았습니다. |
시간 및 거리 | 전체 시간 7시간 26분(운동시간 4시간) / 총거리 8.8km |
회사 퇴근 시간인 6시 30분에 맞춰
솔과담님이 픽업을 오셨고
가면서 휴게소에 들러 맛난 저녁 만찬을 즐긴다.
나는 돈까스, 솔과담님은 생선백반^^
음.. 운전 봉사에 밥도 사주시고...
이 신세를 또 어찌 갚아야할지...
감사함을 마음에 담고...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 초입까지 차로 진입한다.
원래는 아래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올라야하는데..
늦은 밤이고... 한시바삐 국공 진행중인 두 분 배웅하러
올라가야하니까...
다행히 지키는 사람은 없다.
백운동 탐방지원센터를 조용히 지나 산행 초입...
이 곳은 몇 시간 전과 딴 세상.
고요함 속에서 빛나는 별과 골짜기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
서성재를 지나고 칠불봉~ 상왕봉(1,430m)
국공 두 분 너무 빨리 만나고 싶었던지.
솔과담님과 엄청 빠르게 상왕봉 아래에 도착...
정상석에 올라가면 추울 듯 하여
그 곳에서 대기하며 야등을 즐깁니다.
엄청나게 박혀있는 별과.. 또렷한 반달...덕에
어둠의 무서움은 없고
이런 저런 이야기로 기다림의 그 시간을 채웁니다.
사실 국공팀들 오면 따끈한 국물이라도 대접할까하여
솔과담님 배낭에 이것저것 챙겨왔었는데...
두 분은 무지원 산행 중이시라..
중간 오르다가 등로에 내려놓고 와서..
그 기나긴 시간 추위와 곁을 또 나눕니다.
진짜 엄청엄청 춥습니다.
덜덜덜덜...
한참을 기다리고 기다리다가는
정상인 상왕봉에 오르고...
두 분 오시는 방향을 내려다 봅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별을
계속 올려다 보느라 목이 아파오고...
추위에 발운동도 열심히...
솔과담님 계속 두 분 오고 계신 방향
왔다갔다하면서 주시.
기다림의 그 순간...
별똥별 하나가 떨어져 내립니다.
그리고는....
'하~" 기가 막힌 타이밍이지요.
별똥별 떨어져내린 그 숲에서 빛이 모습을 내밀며
점점 가까이 우리쪽으로 다가옵니다.
이상하게 불빛이 1개만 계속 보이더니
(아마도 두 분 같이 앞뒤로 붙어 있어서 그랬던가 봅니다)
어느 순간 2개로 나뉘고...
바로 앞인 듯 금방 올 듯 올 듯 한데...
그 거리가 줄지 않고...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기만 합니다.
(그 구간 산죽 숲에 갇혀 버려서 한동안 길 찾느라
애좀 먹었다고 합니다.)
기다림의 끝은 만남이지요.
상왕봉 계단을 내려서며
오르고 있는 두 분을 만납니다.
아~ 이 두 분을 어찌할꼬.
엘리사벳 언니를 꼭 안아드립니다.
여우굴님은 역시 따뜻하게 안아드립니다.
오히려 제 손이 차다고 걱정이십니다.
두 분과 가야산 정상 다시 상왕봉에 오릅니다.
그제서야 엘리사벳 언니의 눈에서 눈물을 쏟아지고...
흐느낌...
그 기나긴 국립공원연계산행 200km
10월 14일(일) 새벽 4시부터~ 10월 18일 새벽 2시를 훌쩍 넘기며
마지막 봉우리인 이곳에 도착입니다.
쪽잠으로 피곤을 조금씩 털어내며...
순간순간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걸어오셨을...
그 길과 시간들이
아마도 주마등 같이 휙휙~ 흐르겠지요.
인증해드리고 뭐 먹여드리지도 못하고는
하산길에 듭니다.(무지원 산행)
걷는 뒷모습에 여전히 흐트러짐 없는 엘리사벳 언니...
비록 얼굴을 비롯한 온 몸이 퉁퉁 부어
걱정스럽지만.. 그 모습이 또한 나는 참 이쁩니다.
언니의 빛나는 그 찬란한 모습 기억할께요.
무탈히 와줘서 감사합니다.
하산 후 쓸 짐까지 모두 등에 짊어지고
200km 그 엄청난 길을 스틱 하나 없이 걸어내신
여우굴님 반쪽된 얼굴이지만
여전히 그 누구보다도 강건한 모습
솔과담님이 걸어 내려갑니다.
엘리사벳님이 걸어 내려갑니다.
여우굴님이 걸어 내려갑니다.
그리고 나 Jiri-깽이가 그 뒤를...
그렇게 새벽의 가야산이
8개의 발장단에 눈을 뜨고 있습니다.
여우굴님 같이 걸어 하산하며
산행 등력 올리는 본인만의 비법 전수도 꼼꼼히 해주시고..
(저 산에서 날아다니면 어쩌라고^^)
아무에게도 얘기해주지 않았고
제게만 해주신다며..
어찌 감사하지 않을수가~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산행상식도 바로 잡아주십니다.
산행을 오래 했던 다른 사람들의 말...
검증된 것이 아니면 신경쓸 일이 아니었습니다.
귀가 얇은 저는 누가 그렇다고 하면?
정말 그런가? 의심했었지요. 그런가보다 했었지요.
그런데... 모두 정답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하산 후
준비해온 완주 축하 꽃다발을 건네는데..
엘리사벳님, 여우굴님 이 꽃다발에 또 감격하십니다.
기대치 않았던 선물...
또 한번 그 마음 속에서 회오리가 치겠지요.
두 분이 좋아해주시니
저는 그걸로...
이자리에 함께 있을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합니다.
삼겹살 사주셔서 같이들 배 채우고...
솔과담님 운전하며 대전으로 복귀.
이날 처음으로 솔과담님 차를 운전해보는 기쁨도.
뭐라도 하고 싶었는데..
솔과담님 잠과 사투를 벌이며 운전하시는 모습 보며
제가 하겠다고 덥썩^^
솔과담님 늘 소리없이 남들을 위해 봉사하시는 그 모습.
아는 사람은 다들 알지요.
늘 감사하고 죄송하고 그랬지요.
엘리사벳님, 여우굴님 덕분에
이벤트 산행으로 가야산 처음으로 다녀오는 행운도 잡고
멋진 밤 하늘, 별똥별까지 만나 저 또한 선물 듬뿍.
산행 뿐만 아니라 인생길도
어떤길을 가느냐보다는
누구와 가느냐가 중한 것 같습니다.
사람이 꽃이고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이 바로 전부입니다.
두분의 우정어린 국공 산행기 링크 걸어놓습니다.
엘리사벳님 후기
http://cafe.daum.net/J3C1915/Jfnz/229
여우굴님 후기
http://cafe.daum.net/J3C1915/Jfnz/230
글도 멋지게 잘 쓰시는 두 분.
글 속에 엘리사벳님, 여우굴님이 있습니다.
그 분들을 다시 만납니다.
<배경음악 - 인순이 '거위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