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없는 학교가 존재할 수 있을까? 답이 너무 뻔해 질문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다. 학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이고, 가장 위에 있는 것은 학생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교육이 돈벌이의 수단이 되는 순간, 가르치는 행위 안에 담겨 있는 순수의 영역이 무너진다.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바로 옆에서 폭파가 이루어지고, 바위를 깬다. 포크레인이 하루 종일 굉음을 내고, 덤프트럭은 아무렇지 않게 학교를 드나든다. 광주 D여고에서 두 달 동안 계속된 풍경이고, 계획대로 하면 앞으로도 두 달은 이어질 것이다.
소음은 심각하다. 흙 한 줌 없는 바위산을 통째로 깨는 작업이니 당연하다. 공사현장을 보며 드는 생각이 `꼭 지금이어야만 했을까’라는 의문이다. 통상적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공사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방학을 이용한다. 물론 한 두 달에 끝날 공사가 아니니 피해야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방학을 끼고 공사를 했으면 피해를 줄일 수는 있었다.
학생에 대한 배려의 실종인데 사립학교의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
사립재단은 학교 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이사장의 생각은 곧 실행될 계획이고,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법이다. 누구도 반론의 제동을 걸 수 없다. 학생들의 피해 호소가 이어지고,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상황이지만 시교육청은 어쩔 수 없다. 말해도 듣지 않고, 권고는 무시된다. 수업시간에도 발파를 강행할 정도니 더 말할 필요 없다.
학생들이 뭔 죄일까? 가장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기의 고3 학생들이 겪는 소음 피해는 심각하다.
그러나 학교측은 피해를 인정하지만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학생 위에 공사가 군림하는 셈인데 `학교’라는 말이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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