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한 지 한 달이 되었는데 이제야 시간이 나네요.
게으른 아줌마가 두 아들 키우느라 그렇습니다. 날마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ㅎ
미천한 저희 집이라도 다른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남깁니다. ^^
5년 전 결혼하면서 나름대로 신혼집 인테리어를 했는데요.
업체별로 따로따로 진행하느라 당시 직장생활에 크나큰 지장을 초래하고(업무시간에 업체들이 이것저것 골라달라고 연락을 계속해서 사장한테 딱 걸려 찍혔다는 ㅜㅜ), 공사를 시작하니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머리털이 한웅큼은 빠졌던 것 같네요.
게다가 살다보니 고칠 곳이 한두 군데 생기는데 as를 하자니 여기저기 연락해야 하고 또 시원스레 해결되지 않아서 다시는 개별로 진행하지 않겠다고 이를 갈았었네요.
그래서 집을 계약하고서는 레몬테라스에서 살다시피 하며 인테리어의 방향을 잡은 뒤, 내 취향과 맞게 깔끔하고 솜씨 좋고 입소문 좀 나고 그러면서 비교적 저렴한 업체를 몇 개 선정하여 견적을 받았어요.
그러고선 좀 비싸더라도 결과물이 괜찮아 보이는 한 업체로 결정하려는 순간 우연히 한 엄마가 올린 게시물을 보게 되었는데요. 딱 제가 원하는 깔끔한 인테리어에 견적가도 부담없고, 또 제가 당시 아이를 낳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동하기가 힘들었는데 출장 상담도 되고 공사할 때 현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메일 서비스로 현장 상황을 보고해 준다는 점에 반해서 견적을 신청하게 되었네요. 견적가는 제가 예상한 금액대와 거의 비슷하게 나왔어요. 물론 바로 전에 계약하려고 했던 곳보다는 훨씬 저렴했지요.
그래서 두번 생각하지 않고 바로 계약했어요. 지금 와서는 정말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실장님 일처리도 빠르고 센스 있으시고, 공사 마친 뒤 집을 둘러보는데 저희 신랑이 잘했다고 칭찬해 주더라구요.
(자기가 준 액수에 맞춰서 잘해놨다고, 킁.. 더 많이 줬으면 더 잘했을텐데요. ㅎ)
집을 계약하기 전에 가보니 전 집주인이 집을 팔려고 세입자를 내보내고 도배, 페인팅을 해놓고 싱크대며 욕실이며 깨끗하게 청소를 해놓았더군요. 그게 뭐가 문제냐구요? 저한테는 큰 문제였어요. ㅜㅜ
저는 화이트를 기본 베이스로 깔끔한 인테리어에, 주방에 신경을 많이 쓰고 싶었는데 이놈의 신랑이 집 깔끔하다고 그냥 이사들어오자고 고집을 부리는 거예요. 그런데 싸구려 도배지며 너덜대는 싱크대를 보고 있자니 포기가 안 되더라구요.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다고 해야 하나... 제가 한번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보이면 계속 그것만 신경쓰고 사는 성격인지라..
결국 절 아는 신랑이 포기하고 딱 천만 원만 내놓을테니 그 안에서 해결해 보라고. ㅎ
그 돈 맞춰 하느라 고민 좀 했지만 결국 싱크대 사양을 높이고 수전 위치를 옮기는 바람에 조금 오바되긴 했어요.
제가 거실을 바라보며 설겆이 하는 게 꿈이라서 ㅎㅎㅎ 싱크대를 일반 하이그로시로 하고 위치를 바꾸지 않았다면 아마 딱 맞았을 거예요. ㅎㅎ
그럼 나름대로(아니 꽤...) 깨끗했던 비포 사진 들어갑니다.
이런 집을 왜 고쳤냐고 생각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비포사진 안 남기려고 하다가..
원래 인테리어 글은 비포와 애프터가 있어야 제맛이라 그냥 올립니다.
욕하진 말아 주세요~~ ㅜㅜ
어디서나 볼 수 있을법한 화장실.. 깨끗하죠? 그래도 눈 딱 감고 공용화장실만 바꾸기로 했어요.
도배와 페인팅에 청소(입주청소 수준)까지 해놓은 상태라 굉장히 새집같네요.
잘 보시면 제가 마음에 안 들어했던 벽지 무늬가 보이실 거예요.
천장까지 모두 같은 무늬의 벽지를 발라놓으시고.. 신발장 색깔이나 상태도 마음에 안 드네요.
신발장은 저희가 리폼할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싸게 시공해 주신다고 해서 과감히 교체하기로 했네요.
주방이에요.
청소해 놓은 거라 깨끗해 보이지만 서랍이랑 문 열면 심난했답니다.
무엇보다 저는 상부장을 없애고 싶었던지라.. 저희 신랑 설득하느라 혼났어요.
여러분 보시기에도 이런 상태의 집을 건드리는 건 돈낭비인 것 같나요? ㅜㅜ
사실 벽지의 저 패턴만 없었다면 그냥 입주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진심.. 진짜 너무너무 신경쓰여서...
그리고 거실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설겆이하는 게 꿈이라.. 다 엎었어요.
입구방이에요. 땡땡이무늬 소폭벽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도 이 정도는 눈감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작은방 두개는 도배하지 않을까 하다가..
작은방 도배는 금액이 얼마 안 하길래 이왕 하는 거 다 하자고 해서 손댔습니다.
여기는 주방쪽 방, 사실 이곳은 지금이나 새로 도배한 후나 색깔이랑 차이가 없어요.
소폭과 광폭의 차이만 있을뿐..
여기는 큰방.. 거실, 주방과 같은 격자패턴의 흰 벽지였어요.
주방베란다.
거실베란다네요.
이제 드디어 애프터사진 투척합니다.
전의 상태가 워낙 깨끗해서 극적인 반전은 없을지도 몰라요. ㅎ
앞베란다, 타일 새로 할까말까 완전 고민했었는데 바꾸니까 깔끔하고 좋네요.
빨래 건조대는 서비스로 달아주셨어요. ㅎ 오래되어서 뻑뻑한 것만 쓰다가 새거 쓰니까 스르륵 잘 되어서 넘 좋아요. ㅋ
원래 주방 베란다 쪽에 달려 있었는데 거기는 북향이라 습하고 잘 안 마른다며 이쪽으로 옮겨 주셨네요.
세심한 배려예요.
저기 보이는 상자는 벽지 남은 거 따로 남겨주셨어요.
벽지는 같은 모델이라도 생산일자에 따라서 색깔이 다를 수 있다고.. 시공한 벽지를 남겨놓는 게 나중에 하자보수할 때 좋다네요.
예전 신혼집에서 리모델링 할 때는 벽지집에서 다 가져가 버렸는데 꼼꼼한 저희 신랑이 다시 내놓으라고 항의하니까 다시 가져다주더라구요. ㅋㅋ
세탁기 자리 위에 장도 새로 하고.. 저기에 김치냉장고 김치통 다 넣어놓았어요.
국민현관등이죠? ㅎ
깔끔하게 폴리싱타일 깔고.. 바꿀까말까 했던 신발장인데.. 넘 마음에 듭니다.
다른 업체에서 신발장을 70만원으로 견적 넣어주셔서 깜짝 놀라 저희가 리폼할까 했었거든요.
근데 저희가 인터넷으로 알아본 저렴이 가격이랑 똑같은 금액으로 이렇게 이쁜 녀석을 겟했네요.
한샘에 들어가는 제품이래요. 하이그로시 재질인데 무광이라서 고급스러워 보여요.
제가 반딱반딱대는 하이그로시를 좀 싫어라해서 ^^;
괜찮죠?
현관문에 보이는 부속물들은 모두 서비스랍니당. ㅋㅋ
정면샷! 신발장 하부는 띄우고 조명 넣었네요. 조명은 그냥 알아서 해주시더라구요. ㅎ
화장실에는 큰 로망이 없던지라 그냥 딱 기본으로 했어요.
저희는 입구방을 침실로 쓰기로 했는데요. 거기에 포인트로 레드 샹들리에를 달았네요.
벽지 색깔은 연한 그레이인데.. 펄도 약간 들어가고, 제가 원한 페인팅 느낌 나는 무지벽지예요.
좋아요.ㅎ 근데 지금 보니 색깔이 더 짙어도 아늑하고 괜찮았을 것 같아요.
조명 켠 모습, 의외로 너무 밝아서 전구 두 개만 살려놨답니다. 나머지는 살짝 풀어놨어요.
그러니까 더 은은하니 좋네요. 전기세도 절약되겠죠? ㅋ
색깔 보시라고 접사, 벽지에 손때 묻지 말라고 센스 있게 달아주셨네요.
색깔 상으론 크게 바뀐 것 없는 주방쪽 작은 방, 그래도 광폭으로 하니까 연결부위가 적어서 더 깔끔해 보여요.
안방은 파스텔 노랑으로 따뜻하게 보이도록 했어요.
제 신혼살림이 월넛 색깔인데 이 방에 다 몰아넣을 계획이에요.
월넛과 어울리는 색깔 고르느라 잠시 고민했네요.
거실 모습입니다.
패턴 없는, 패브릭 느낌의 무지벽지예요.
가구를 일부 들인 다음에 찍은 사진밖에 없네요.
깔끔하죠? 도배 전 그 벽지와 비교하면 훨씬 낫죠? (그렇다고 돈지랄한 거 아니라고 말해 주세요 ㅜㅜ)
저 투명의자는 저희집 인테리어의 방점인데, 저희 신랑은 편의점 의자 같다고.. 쳇!
까페 느낌 내려고 노력한 거실이에요. 우측에 책장을 넣어서 북까페처럼 꾸밀 거예요.
블랙 볼전구가 포인트인데 잘 보이지 않네요.
저 테이블에서 식사도 하고 애들이랑 책도 읽고 차도 마시고... 아직 의자가 한 개 덜 왔네요.
짜잔, 제가 원했던 주방입니당~
수전을 거실 방향으로 빼고 상부장을 없앴어요.
연한 그레이 타일이 참 마음에 들어요. 싱크대도 이쁘구요.. 다시 보아도 사랑돋네요. ㅋㅋ
저기 무지주 선반이랑 위에 등박스는 실장님 서비스랍니다.
다른 업체에서 무지주 선반 30만 원으로 견적 넣었었는데.. ㅋ 횡재했지요.
싱크대에서 거실을 바라본 모습.. 이렇게 서서 설겆이를 하고 싶었답니다.
그게 뭐라고.. 일을 크게 만들었지요? ㅋㅋ
참, 저기 보이는 방문 손잡이.. 저것도 서비스로 해주셨네요.
금액도 금액이지만, 전집 주인이 손잡이를 그대로 두고 페인트칠 하는 바람에 손잡이를 바꾸니까
공간이 남으면서 색깔이 다르잖아요. 그것도 일일이 페인팅 해서 최대한 티 안 나게 해주셨더라구요.
화장실 문 아래 깨진 부분도 보수해 주시고.. 저는 몰랐는데 따로 말씀도 안 하시고 혼자 고치고 계시더라구요.
실장님, 칭찬해 드립니당~
여튼 업체 잘 만나서 마음 편하고 몸 편하게 수리 잘 했네요.
지금은 입주해서 열심히 집 꾸미고 있는 중이에요.
뭐 이래 살 게 자꾸 생기는지.. 택배가 오는 만큼이나 남편 잔소리도 한가득이에요.
그래도 이 집에 어울리게 꾸미고 싶은 여자 마음은 어찌할 수 없는 거.. 다들 아시죠?
나중에 살림살이 들어간 저희 집도 따로 소개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