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타 12층 휴게실에 임시 웨딩홀이 차려졌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54세 동갑나기부부 이태경님과 김금자님입니다.
주례는 병원장님, 웨딩스텝진은 소금창고지기들, 무대 설치는 병동 간호사 선생님들입니다.
소금창고지기들은 2002년 강남시립병원 시절부터 원목봉사를 하며 특별한 이벤트를 소문없이 실행해 왔었습니다.
이른바, 소원성취 프로그램입니다. 말기암 환우에게 "천사가 나타나 한 가지 소원을 들어 준다면 무엇을 원하세요?"
'소원을 말해 봐' 프로그램이지요. 하늘나라 가기 전, 원하는 한가지 소원을 우리는 이루어 주는 협조자 성령입니다.
신부가 입을 드레스와 신랑의 턱시도를 갖고왔지요.
메이컵을 위한 화장품과 도구들입니다.
신부를 단장시킬 귀걸이와 머리에 얹어 줄 왕관?
이번이벤트를 위해 턱시도와 드레스를 무료제공한 막달레나는 메이크업과 머리손질까지 풀코스 써비스를 협찬했습니다.
이 행사를 기념으로 남기기 위해 소금창고 사진봉사자[김도호이냐시오 형제]를 대기 시켜 놓았습니다.
남편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며 곁에서 보호자 몫을 감당해 온 맘씨 고운 신부를 위해 귀여운 화동도 단장시켰습니다.
신랑 신부를 감동시킬 숨겨둔 병기 뮤지컬 가수 전 향기씨[소금창고 음악, 행사봉사자]와 창고지기 막달레나.
신랑에게 예복 와이샤츠와 쪼끼를 입혀주고 있는 창고지기 막달레나. 오늘 신랑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는 날!
너무도 감사하고 고맙다며 우리의 손을 꼬옥 잡아주는 신랑 이 태경님.
호스피스 봉사자들과도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신부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넨 김민기 병원장님께 창고지기 막달레나가 부토니아[주례용 꽃송이]를 달아주고 있습니다.
신부화장 완료 후, 김민기병원장님과 창고지기 막달레나가 신부 김금자님과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소금창고 사진봉사자 김도호이냐시오[후지필림 사진동호회 회장] / 그의 사진은 작품입니다.
이 사진은 아침 일찍 병실에 들려 어제 준비해 온 결혼 예물반지가 맞는지, 신랑 신부에게 미리 끼워 보고 있습니다.
환자지만 날이 날이니만큼 간단한 메이크업을 신랑도 받았습니다.
턱시도 바지까지 입고나서 호스피스 센터장이신 오소연 혈종내과장님, 코디네이터 송선생님과 한 컷.
신랑 신부를 위한 깜짝 쇼, 선생님들이 축가를 연습하고 있군요.
'최종 점검 중' 조명도 좋고 주례강단 높이도 알맞고, 혼인서약문과 성혼선언문도 준비 되어 있음을 확인.
드디어 신랑 신부 입장할 시간이 다가와 신랑 이태경씨 휠췌어를 타고 병실 복도로 나왔습니다.
오늘은 신랑 신부 동시입장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같이 나가세요!'
귀여운 화동과 함께 입장하는 신랑과 신부.
예물반지 교환 , 몸이 불편한 신랑을 위해 병동 책임간호사 조성자과장님이 곁에서 도와주고 계십니다.
주례선생님이신 병원장님께서 성혼선언문을 낭독하고 계십니다.
원장님의 주례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물도 멋지신 분이 어찌 그리 말씀도 잘 하시던지!
축하 케익 컷팅도 있었습니다.
하객들의 '키스 해!' '키스 해!' 연호하는 소리에 화답송으로 신부가 신랑에게 가볍게 뽀뽀했습니다.
전 향기님이 축가를 부를 때, 신랑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어깨를 들썩였습니다. 왜일까?
아 글쎄! 아내가 젤 좋아하는 노래를 중국어로 불러주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들어 보실래요. [아래 동영상]
우리가 사전 정보를 향기씨한테 흘렸더니,
흑룡강성에서 온 중국동포 신부를 위하여 원어로 불렀다하네요.
숙연하던 결혼식장이 이 바람에 축제의 현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신랑과 신부의 맘이 감동으로 쨘해져 오는 것이 우리들 가슴까지 전이되어 왔습니다.
신부가 읽어가는 감사의 인삿말을 들으며 곁의 신랑도 눈시울을 붉히는군요.
병원측 관계자와 소원을 성취시켜 준 모든이에게 바치는 감사의 글
모든 혼례의 순서를 마치고 참석해 주신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는군요.
식장 밖 복도에서는 많은 이들이 함께 이들의 결혼식을 기뻐하며 축가를 합창하였습니다.
식을 마치고 주례선생님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는 오늘의 주인공들 축하합니다. ♤ ♤ ♤
신랑신부가 식장을 떠나 퇴장[행진]하고 있습니다.
식장을 벗어나며 우리의 신랑 이태경님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신부와 신랑은 신혼여행?을 떠납니다.
웨딩카는 병원 앰블런스를 꽃단장하였습니다.
결혼식이 열리는 날 아침 서울의료원 호스피스완화의료 병동 1217호
창고지기 막달레나가 신부 메이크업과 머리손질을 하는 동안 나는 신랑을 만나보았다.
상기된 모습의 환자. 이태경 신랑이 짧은 시간에 나에게 쌓였던 많은 사연을 압축해 풀어놓았다.
요약해 들어보니 이러했다.
IMF여파로 그는 모든 여건이 어려워졌고 그 무렵 전처와 이혼했다한다.
두 자녀도 있었는데~~~~~ . [잠시 생각에 잠김]
술, 담배로 벗을 삼아 탈피해 보려했지만 그럴수록 자신은 폐인이 되다시피 망가져만 갔다한다.
그 때 우연한 계기로 중국 흑룡강성이 친정인 지금의 부인 김금자씨를 만났고,
둘이는 무척 행복했었다고 신랑은 얘기했다.
무일푼인 자신에게 헌신적 사랑을 베푸는 아내가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그는 좋아하던 술 담배를 끊는 것으로 보답했다고 한다.
지난 해 11월 잦은 기침에 동네 병원을 찾았는데 차도가 없던차 ,
누군가가 이곳 서울의료원으로 가면 첨단의료기계가있어
들어갔다 나오면 무슨 암이던지 다 알 수 있다는 말에 검사를 받았다한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지난 4월 4일 식도암[말기] 판정을 받았다한다.
아내에게 그동안 받은 사랑을 열심히 사는 모습으로 보답하려했는데~~
[ 이 말 끝에 신랑은 눈물을 훔쳤다]
이 땅에서의 남은 삶이 앞으로 한 달정도로 얘기를 들었다며
고개를 떨구던 그가 얘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그동안 아내에게 많은 도움과 사랑을 받기만 했지
면사포도 못 씌워줘 가슴이 애렸었는데, 소원을 이루고 갈 수 있도록
이렇게 죽기 전에 식을 올릴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며
나의 두 손을 꼬옥 쥐고 한참을 그냥있었다.
얼마전에 자기가 아내에게 제의 했단다.
'가진 것 아무 것도 없고, 병든 내 곁에서 고생하지 말고 가라고!'
그러나 아내는 끝까지 곁을 지키겠다며 더욱 희생을 자초했고,
지금까지 헌신적으로 자신을 곁에서 돌보고 있다했다.
그 뿐이 아니다, 아내 김금자씨의 숨은 사랑의 고리 역할로
며칠 전에는 전처와 자녀도 병실로 다녀갔다고 했다.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싯점을 아는 아내가
헤어진 가족과의 화해와 용서를 위해
만남의 장을 주선했었다며 또 눈시울을 붉혔다. '그런 착한 사람이 어디있느냐고~~~.'
나에게 갑자기 애써 웃는 모습을 지으며 큰 소리로 얘기했다.
"오늘 아퍼도 꾹 참고 기쁜 모습만 아내에게 보일겁니다. 예식중에 사랑한다고 크게 외칠거예요!"
그러나 그는 예식중 목이 메이고, 감동에 겨워 약속했던
"여보 사랑해요!" 란 외침을 끝내 하지를 못했다.
그들 신혼부부는 병원 앰블런스를 웨딩카로 삼아 가까운 남양주 갈매동 공원을
한 바퀴돌아왔다합니다. 그 짧은 여정이 그들에게는 신혼여행 이었습니다.
첫댓글 훈훈한 메시지입니다. 큰 노력으로 위 같은 예의 호스피스 봉사를 통해서 그리스도교 영성 안에 더 강한 에너지와 열정을 많은 이들에게 끼쳐주고 계시네요. 감사합니다.
우리들도 사라님 덕분에 신부님을 알고 또 이 카페를 통해
하느님께서 하신 일을 나눌수 있어 행복합니다.
늘 짠맛을 잃지앗는 소금창고가 풍성한 바람이 이곳까지 불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감동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