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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창교수 동양학 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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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함께 꽃세상 스크랩 눈을 녹이는 들꽃 `복수초`
바람공자 추천 0 조회 60 08.01.17 10:0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눈을 녹이는 들꽃 '복수초'
남도 들꽃(56)
텍스트만보기    김자윤(jayooon) 기자   
▲ 복수초(전남 고흥군 나로도 염포 마을 뒷산에서 2003년 2월 3일 촬영)
ⓒ 김자윤
입춘 하루 전날인 어제는 하루 종일 마음이 들떠있었습니다.
남쪽 고흥반도 끝에 있는 섬 나로도에 있는 산소에 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50년 이상을 산소에 다녔기 때문에 산소에 가는 일 자체가 나를 들뜨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산소에 가는 길에 꼭 찾아봐야 할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식구들에게 내색은 하지 못하고 묵묵히 산을 오르는데 그것이 보였습니다. 복수초(福壽草)!

깊은 산 속에 있는 산소에 가는 일은 어릴 때는 물론 지금도 고행입니다. 고향에서 설을 지낼 때는 설날 어김없이 그 산을 오르면서 힘들어했습니다. 2년 전부터 들꽃사진을 찍으면서 설날 그 산을 오르면서 봤던 노란 꽃이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어떨 때는 눈 속에 피어있었고 어떨 때는 양지바른 햇살아래 피어있었지만 추운데 웬 꽃이야 하면서 그냥 지나치기를 50년 간 계속했습니다. 작년 설에는 형편이 좋지 않아 못 갔기 때문에 이번 설에는 꼭 가봐야 했습니다.

꽃을 본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태양보다도 더 빛났고 세상에 그 어떤 것보다 더 아름다웠습니다. 정신 없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집사람은 자신의 카메라를 아들에게 찍어보라고 양보했습니다. 아들도 정신 없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르면 오를수록 더 많은 복수초들이 낙엽을 덮고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이렇게 아름답지 않았는데, 옛날에는 꽃이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이상했습니다. 자연이 변했을까요? 내가 변했을까요?

50대 중반을 넘어서 배운 들꽃 사진 찍기가 나를 새로운 사람으로 변모시켰습니다. 불과 2년 만에 주변에 보이는 사물이 다르게 보입니다. 집사람도 나와 같이 사진을 찍으면서 변해 갔습니다. 내 아들, 내 딸도 그렇게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 사람들도 그렇게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 복수초
ⓒ 김자윤
▲ 복수초
ⓒ 김자윤
▲ 복수초
ⓒ 김자윤
▲ 복수초
ⓒ 김자윤
▲ 복수초
ⓒ 김자윤
▲ 복수초
ⓒ 김자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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