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불교의 수행 전통
1. 지역별 수행 전통
태국은 크게 네 지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동북부 지역·북부 지역·남부 지역·방콕을 포함한 중부 지역의 네 지역이다. 각 지역에 따라서 수행의 전통에도 각각의 특성이 있음을 볼 수 있다. Weir도 지역별로 수행 도량을 분류하고 있고7) 태국에서는 위의 네 지역을 중심으로 수행 전통을 살펴본다.
(1) 동부 지역
태국의 동부 지역은 아찬 먼(Ajahn Mun, 1870∼1949)에 의해서 부활된 숲속의 수행 전통(Forest Practice Tradition, dhutan?a)9)이
지금도 강하게 남아 있는 지역이다. 동북부 지역에서는 아찬차(1918∼1992)의 주요 활동 지역이었던 동북 지역의 중심 도시인 우본 라차타니를 중심으로 조사했다.
미얀마의 수행 전통인 마하시 수행법을 가르치는 수행 도량을 제외한 태국의 다른 대부분의 수행 도량과 같이, 아찬 차의 가르침이 전해지는 동북부 지역의 대부분의 사원에서는 정해진 수행 기간이나 수행 시간이 따로 없으며, 따라서 수행만을 위한 전문 수행 센터라기보다는 승원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승려 생활을 익히면서 수행을 하는 수행 도량이라 할 수 있다.
수행은 개인의 문제로 자유로이 수행의 방법이나 수행 시간을 자신이 정해서 수행한다. 보통은 하루 8시간의 수행을 하며, 좌선이 4시간 행선(行禪, 걷는 수행)이 4시간 정도이다. 수행법은 주로 호흡을 관찰하는 입출식념이 행해진다.
(2) 북부 지역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한 태국 북부 지역은 동북부 지역과는 달리, 마하시 사야도의 위빠사나 수행법(修行法)을 위시한 미얀마의 수행법이 많은 사원과 수행 센터에서 행해지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대표적인 수행처로는 왓 람 펑 북부 위빠사나 수행 센터(Wat Ram Poeng Northern Vipassana Meditation Center)를 들 수 있다. 왓 우 몽(Wat U Mong)과 같이 태국 남부의 수안 목(Suan Mokkh)의 아찬 붓다다사(Ajahn Buddhada?a)의 가르침에 따라서 수행하는 사원도 있다.
(3) 남부 지역
태국 남부 지역에는 수행 센터가 그리 많지 않다. Weir의 책(1991)에도 세 곳만이 소개되어 있을 뿐이다. 태국 남부에서의 대표적인 사원이며 수행 센터로서는 아찬 붓다다사(Ajahn Buddhadasa, 1906∼1993)가 창설한 수안 목(Suan Mokkh)이 유명하다.
아찬 붓다다사는 《입출식념경(入出息念經)》(中部 118經 MN III, pp.78∼88)에 따라 수행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입출식념경(入出息念經)》에는 호흡에 대한 마음 챙김(出入息念)에서 네가지 마음 챙김(四念處)으로 수행이 향상되며, 다시 네 가지 마음 챙김 수행은 일곱 가지 깨달음의 요소(七覺支)로 이어지고, 일곱 가지 깨달음의 요소에 의해서 지혜(明, vijja)에 의한 자유(解脫)를 이루게 된다는 구체적인 수행의 단계가 조리 있게 설해져 있다. 아찬 붓다다사는 수행의 단계를 16단계10)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이 경전이야말로 실제적인 수행법이 제시된 유일한 경전이라고 한다. 입출식념에 근거한 수행법은 여러 수행의 전통에서 볼 수 있지만 아찬 붓다다사의 설명처럼 구체적인 수행의 단계가 제시되지는 않는다.
(4) 방콕 및 중부 지역
방콕에서는 두 곳의 사원을 방문하였고, 중부 지역에서는 네 곳의 수행 도량을 방문하였다. 방콕 시내에 있는 왓 마하 타트는 18세기에 창설된 이래, 태국불교의 중요한 센터로서 기능해 온 사원이다. 이 사원에서 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곳은 Section 5이다.
이곳에서 지도하는 수행법은 미얀마의 마하시 위빠사나 수행법이다.
방콕 교외에 위치한 왓 팍 남(Wat Pak Nam)에서는 이 곳의 원장이었던 프라 몽콜 剃무니(Phra Mongkol Thepmuni, 1884∼1959)가 창안한 이른바 담마카야 수행법이 행해진다. 담마카야 수행법은 수정을 사용한 광명편(光明遍, loka-kasina)을 수행하면서 ‘삼마 아라한(Samma Arahan)’을 마음 속으로 염하는 불수념(佛隨念, Buddh nussati) 수행을 보조적인 방법으로 행하는 수행법이다. 광명편으로는 무색 투명한 수정을 정신 집중의 대상(nimitta)으로 사용하는 것에 특색이 있다. 이 수행법은 담마카야 사원(Dhammaka?a Foundation)에서도 행해지고 있다. 태국에서 마하시 위빠사나가 본격적으로 지도된 곳은 위웨크 아좀 위빠사나 수행 센터(Wiwek Asom Vipassana Meditation Center)이다. 방콕에서 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촌부리(Chonburi)라는 도시에 위치한 마하시 위빠사나 수행 센터의 태국 지부의 하나이다. 원장인 아찬 아사바(Ajahn Asabha)는 미얀마 스님으로 1953년, 태국 정부가 미얀마 정부에 공식적으로 위빠사나를 지도할 스승을 보내 줄 것을 요청했을 때 파견된 마하시 사야도의 직제자이다.
왓 사이 감은 방콕에서 북서 방면으로 110km 떨어진 논으로 둘러 쌓여 있는 수행 센터이다. 1970년대에 현재의 원장 아찬 담마다로(Ajahn Dhammadharo, 1914∼ )에 의해서 창설되었다. 아찬 담마다로의 수행법은 위빠사나이지만 그의 수행법은 손바닥을 편 채로 손을 상하로 움직이면서 손에서 일어나는 감각을 관찰하는 점에 특색이 있다. 1954년 이래 아찬 담마다로는 자신이 결과를 얻은 수행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다.
아찬 담마다로의 수행법은 《대념처경(大念處經)》의 신념처에 설해져 있는 정지(正知, sampajan??)11)를 중시한다고 한다. 특히
(팔·다리를) 구부리는 동작과 펴는 동작을 할 때 분명한 앎(正知)을 지닌다는 구절에서 아찬 담마다로의 수행법의 경전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자신의 경험에 의한 수행법이라도 경전에 근거하고 있지 않은 수행법은 상좌부 불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을 이곳의 수행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 수행 전통의 분류
태국불교의 수행 전통을 분류하면, 동북부 지역의 아찬 먼에 의한 부활된 숲속의 수행 전통과 남부 지역의 아찬 붓다다사에 의해 제시되는 수행법이 기본적으로 입출식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며, 마하시 수행법에 의한 위빠사나와 왓 사이 감의 아찬 담마다로의 정지(正知)에 중점을 둔 위빠사나 수행법이 《대념처경》의 가르침에 근거하고 있으며, 선정 수행을 전제로 하지 않는 순수 위빠사나라고 하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태국의 수행법 가운데 가장 독특한 수행법은 담마카야 수행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응용된 광명편(光明遍, loka-kasina) 수행과 사념처 수행 등이 어울려져 새롭게 창안된 수행법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현재 태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수행법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① 입출식념에 기초를 둔 수행법으로 동북 지역의 숲속의 수행 전통과 아찬 붓다다사의 수행법이 여기에 분류될 수 있다.
② 사념처에 바탕을 둔 순수 위빠사나 수행 전통으로 마하시 수행법과 아찬 담마다로의 수행법이 여기에 분류된다.
③ 담마카야 수행법으로 기본적으로 선정과 지혜를 닦는 과정을 거치지만, 수정을 사용한 광명편수행과 18 단계의 신체설
등은 다른 수행법에서는 예를 볼 수 없는 독특한 수행법임을 알 수 있다.
김재성
서울대 철학과 및 동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동양철학 전공).일본 동경대학 인문사회계 인도철학 불교학 석-박사 과정 수료. 현재 고려대장경 연구소 상임연구원. 사단법인 위빠사나 수행처 호두마을 지도법사. 논문으로 <일본의 초기불교 및 남방 상좌부 불교 연구의 역사와 현황><청정도론의 찰나정 근행정>역서로 <지금 이 순간 누가 깨어 있는가-우빤디다 스님의 가르침><위빠사나 수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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