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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추풍령-금산-사기점고개-작점고개-무좌골산-갈현고개-687봉-용문산-국수봉-큰재
*참가자 : 이재근, 방재곤, 이인식, 박임숙, 최재욱, 옥영동, 김경수, 윤재희(8명) *산행일 : 2005. 11. 06 겨울을 재촉하는 가랑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백두대간은 이어진다. 05시 부산을 출발한 차량은 부산-구마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를 따라 현풍과 칠곡에서 휴식을 하고 아침 식사를 한 뒤 08시 추풍령 인터체인지를 지나 추풍령 당마루에 닿았다. 밤새 내리던 비가 그칠 줄을 모른다. 비옷으로 갈아입고 도로를 따라 터벅터벅 걷는다. 그렇게도 산이 좋던가? 우중에도 청승맞게 걸어가는 대원들의 뒷모습이 어느 산행보다도 축 늘어진 모습이다. 공사장 주변에서 금산으로 올라가는 입구를 찾아 헤매다가 진흙탕 길을 지나 리본을 발견한다. 금산 자락의 작은 나무에는 “추풍령→작점고개, 8.7km, 3시간30분, 힘내세요.”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당마루를 출발하여 금산을 거쳐 이어지는 야산 속으로 08시15분 산행기점을 출발한다. 낙엽 수북하게 쌓인 등산로를 걷는 것은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지난번 산행 전일에 비가 내려 기온이 내려갔는데,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어서인지 날씨는 푸근하다. 빗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차분하게 내리는 가랑비는 낙엽을 밟으면서 날리는 먼지를 잠재워준다. 완경사길로 올라가다 정상 직전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니 08시34분 금산(370m) 마루에 도착한다. 금산의 북쪽 사면에는 채석장이 들어서서 백두대간을 훼손시키는 장면이 보인다고 했는데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안개비속에 뚜렷하게 들리는 기차가 추풍령을 넘느라고 힘들게 느껴진다. 사실 추풍령은 구름도 쉬어가고 바람도 자고 간다하니 꽤나 높은 줄로 알고 있으나 경상도로 통하는 고개 중에 제일 낮은 곳이다. 백두대간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이 구간을 통과하면서 많이 힘들어하고 중도에 포기를 한다고 한다. 높지도 않은 야산 수준의 산을 수없이 오르고 내려야 하는 짜증나는 구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숭악은 당찬 마음으로 계획을 실천하고 있지 아니한가? 참나무 낙엽만이 수북하게 쌓인 낙엽 융단을 밟으며 매봉재를 지나는 길가에는 기온이 따스함인지 계절을 잊은 진달래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면서 일행을 화사하게 맞아준다. 10시13분 사기점고개에 도착한다. →상금목장, ←작점리, ↑대간길이다. 좌우에 자리한 마을을 보면서 지나가는 이 구간에서는 조난이라는 단어가 필요 없다. 위급하면 좌우 어느 쪽으로 내려가도 마을에 당도할 수 있는 길이다. 오늘 우리가 걷는 길에는 참나무 낙엽이 가득 쌓이고 비마저 내려 낙엽 융단을 깔아 놓은 듯 푹신푹신하다. 우측으로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하나 보이고 임도를 따라 10분쯤 올라가다 소나무 많은 곳에서 우측 능선으로 올라서서 오르막을 한참 올라갔다 내려가면 10시52분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에 도착한다. 과일을 깎아 먹고 임도를 따라 한참을 내려가다 왼쪽으로 난 낙엽 길로 접어든다. 비가 그친 틈을 타 가시거리가 멀어지면서 아쉬운 단풍은 그림 한 폭을 금세 만들어버린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우측에 목장이 보이고 조금 더 내려가면 좌측에 묘 2기와 납골당이 있으며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좌측에 소로길이 있는 곳에 이른다. 소로 길로 100m 정도 진행하면 밭이 나오고, 밭에서 우측 능선으로 올라 묘가 많은 곳을 지나 완만한 능선 길로 내려가면 작점고개에 닿는다. 지루한 능선을 지나 가파르게 올라서니 눈앞에 용문산이 11시26분 작점고개에 위치한 능치쉼터에 도착한다. 작점고개는 영동군 추풍령면과 김천시 어모면을 잇는 2차선 지방도로이다. 체력이 소진되는 대원이 있지만 아직 점심을 먹기엔 이른 감이 있다. 쉼터에서 돌계단을 따라 마루금에 올라서니 “←추풍령 3시간30분, →큰재 4시간”이라는 이정표와 마주한다. 일행은 조금 더 걸은 후 무좌골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비를 맞으며 직진하였다. 11시50분 무좌골산(474m)에 도착하였다. 힘을 내어 조금 더 걸으니 12시, 내리던 비도 그치고 고즈넉한 곳에 수북이 쌓인 낙엽더미 위에 식탁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었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도시락을 후딱 비우고 과일 한 조각으로 입맛을 정리하고 오후 산행을 재촉한다. 예전에는 점심시간도 길었으나 해가 짧아지면서 배낭끈을 동여매고 길을 나선다. 잠시 후 12시46분 갈현고개를 거쳐 15분쯤 더 올라가니 바위 있는 봉우리에 조그마한 가건물 지어 놓은 곳에 이른다. 처음에는 산불감시초소로 알고 지나쳤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 가건물은 용문산 기도원의 신도들이 기도 하는 곳으로 거푸집 속에 기도바위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바위봉우리를 조금 지나면 우측 능치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좌측 대간 길로 조금 더 가면 임도가 나온다. 이 임도는 좌측 영동군 추풍령면 죽전리와 우측 김천시 어모면 능치리를 넘나드는 임도이다. 임도에서 용문산까지 지루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바위지대를 지나 숨 가쁘게 오르막을 계속 치고 올라 13시34분 687봉에 도착하였다. 국수봉 돌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13시50분 용문산(710m)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 올라서니 넓은 공터에 헬기장만 있고 아무런 표식도 없어 용문산 정상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능선 잡초 속에 누군가가 꺾어놓은 삼각점을 보고 이곳이 정상인 것을 짐작하게 한다. 용문산 정상에서 국수봉까지는 봉우리 서너 개를 넘어서야 하는데 오르내리는 고도의 차이가 많아 힘이 많이 부친다. 갈림길에서 오르막으로 올라 다시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가면 안부에 이르고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데 대원들은 무척 힘이 들어 보인다. 14시40분 시멘트로 만든 의미 없는 전망대가 하나 보이는 갈림길에서 휴식을 취한다. 오른쪽으로는 용문산 기도원을 향하고 왼쪽으로는 신안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내리막에는 낙엽이 신발을 덮을 정도로 쌓여 바닥의 돌과 나무뿌리가 보이지 않는다. 쌓인 낙엽만 밟아도 미끄러운데 비마저 내려 더욱 미끄럽다. 대원들은 자주 미끄러지고 낙상을 하기도 한다. 바지 엉덩이에 흙이 많이 묻은 대원의 뒷모습은 홈페이지에 올려두었다. 누구의 모습인지 찾아보세요. 이제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국수봉으로 향해야 한다. 15시 국수봉(掬水峯 763m) 정상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다. 용문산보다 높은데 국수봉이라 부르는 것이 이상하지만, 이곳에는 표지석이 있다. 차이점은 관리하는 자치단체가 다른 것이 아닐까? 용문산은 김천에 속하고, 국수봉은 상주에 속하여 관심의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지나는 길손에게 안내표지를 세워주는 아량이 있었으면 한다. 큰재에는 폐교의 흔적뿐, 교적비만 지나는 길손에게 손짓을 한다. 정상에서 낙엽으로 덮인 가파른 돌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683.5봉으로 가는 대간 능선이 펼쳐지고, 15분 정도 내려가면 안부에 닿고 안부에서 완경사 오르막을 올라 15시25분 683.5봉에 도착하였다. 이 봉은 능선에 불과하고 완만한 능선 길로 한참동안 내려가면 묘 1기가 나오는데 묘를 지나는 길에는 아주 아름다운 단풍이 가는 가을을 붙잡고자 나름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완만한 소로를 따라 걷다보니 앞쪽에 길이 보이고 우리는 왼쪽 길로 내려서서 민가가 있는 큰재에 도착하였다. 16시15분이다. 큰재는 상주시 옥산동과 모동면 신천리를 잇는 2차선 포장된 920번 지방도로로 고갯마루에는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큰재에는 민가 한 채와 백두대간에 자리한 유일한 학교인 옥산초등학교 인성분교가 있는데 분교는 폐교가 되어 터만 남아있고 굳게 닫힌 정문 안으로 교적비만 홀로 남아있어 이곳이 학교였음을 알려준다. 기온이 따뜻해서인지 울타리에 심어 둔 개나리가 만발하여 계절도 잊은 채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이른 시각에 산행을 마치고 김천으로 향하다. 차량에 탑승하여 김천 시내로 향했다. 17시 휴랜드사우나에 도착하여 땀을 씻고 18시 임꺽정 불고기집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19시30분 김천을 출발하여 23시 지하철 동래역에 도착하였다. 우천에도 불구하고 참여해 주신 회원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산행은 11월 19일 생계령에서 시작할 예정입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숭악사관 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