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
추석 연휴를 이용하여 집사람과 평소 가보고 싶었던 안동 하회(河回:물돌이)마을을 다녀왔다. 마침 하회마을에서 국제 탈춤축제가 일주일간 열린다고 하기에 훌쩍 떠나 보기로 하였던 것이다.
안동 하회마을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용인 민속촌과는 달리 예로부터의 건축물과 생활풍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전통마을로서 조선시대 서애(西厓) 류성룡의 후손들이 사는 풍산 류씨의 씨족마을이며 국내 최고 전통의 민속마을로 백년이 넘는 전통가옥들이 잘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문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 졌으며 하회탈과 탈춤의 고장으로도 이름난 곳이다. 지형 또한 삼면이 낙동강으로 에워 싸여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연꽃이 물에 떠있는 형상이며 또 강안(江岸)은 괴석의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경관이 무척 아름다웠다.
안동댐 근처의 모텔에서 1박을 하였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자욱한 물안개 속으로 희미한 가로등만이 까무룩이 늘어서 있어 마치 추억의 거리를 헤매는 듯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안동 간고등어 백반으로 아침을 먹은 후 본격적인 관광길에 나섰다. 도산서원에서 옛 선비들의 기품을, 이육사 기념관에서는 격동의 시기를 살다간 민족시인의 얼을, 안동 권씨 시조 묘와 재실(집사람이 안동 권씨)에서는 세월의 흔적과 우리나라 씨족 전통의 끈끈함을 엿보았다.
그 다음 하회마을로 들어갔는데 강가 솔밭 속 무대에서는 폴란드 민속무용단의 공연이 펼쳐지는 중이어서 한 시간 정도 동유럽의 민속음악과 폴란드 각 지방의 독특한 옷차림과 민속무용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소나무 밑 그늘에 앉아 전통 엿을 사서 폴란드 아가씨들과 나누어 먹으며 여유를 즐겼다.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강변으로는 흰 백사장과 깎아지른 기암절벽, 울창한 송림사이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 화려한 이국적 옷차림과 빠르고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현란하게 펼쳐지는 동유럽 민속무용... 집사람과 함께 오붓이 떠난 모처럼의 가을여행에 기분이 매우 상쾌하였다. *
<참고> 하회마을에는 국보 2점, 보물 4점, 사적 1곳, 중요무형문화재 1개, 중요민속자료 10점, 보호수 1점, 그 밖에 문화재급인 비지정 문화유산이 다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