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날 천향길에 올라서 보고, 다시 확인한 것은 현재 경주박물관에 토기 한조각으로 남은 천년의 미소, 바로 '얼굴무늬수막새'였다. 그것은 삼국중 가장 긴 이동거리를 진행해와 나라를
건국했다는 것과 아울러 백두대간에서 갈라서 낙동정맥으로 내려와서 서라벌 터전에 천년불패의 도읍지를 이루고 살아온 신라인의 혼과 정신은 지금도 경주땅에 영원한 천년의 미소로 남아
있다.
신라인들이 장인정신의 백미로 창조한 인류최대의 걸작품이 바로 토함산 산정에서 동해를 향해 호국의 기상으로 좌정해 있는 석굴암의 석가여래불상(국보24호)이 아닌가.
천년의 미소는 바로 웃음이었다. 웃음은 모든 것을 이길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웃을수 있는 신라인들은 웃음과 미소로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통일신라란 천지개벽을 이루었다.
바로 이러한 미소는 신라인들의 힘이었고, 강자를 이겨내는 그들만의 삶의 철학이요 방식이요. 저력이었다.
이밤 나도 그 웃음을 따라 남산 기슭에서 금오산을 오르고 웃음을 보고 따라가면서 웃고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그리고 웃으며 나는 한발 두발 앞으로 진행해 가고 있다.
들머리 상서장에 도찫한 시간은 밤 11시 53분,서둘러 준비를 끝내고 자정을 바로 넘긴 0시10분, 상서장을 뒤로하고 남산의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경주천향코스 야간산행을 결심한 것은
오래전 인데 지난 2차호국산행시에 지원봉사하신 매화님이 가보고 싶다기에 선뜻 응답해버렸고.이후 지난 9.30일 방장님의 종용(?)하에 클럽 '산에 갑니다" 메뉴에 올리는 누를 범했다.
그런 길을 나는 동행자가 없이 나홀로 올라가니 싱긋 내 입가로 미소가 번저간다. 피치못할 사정이 있겠지...ㅎㅎ. 원래 시간이 나면 혼자가기로 마음먹은 산행 그러한 마음을 뒤로 하고
빠른 걸음으로 어둠을 헤치고 오른다.....
▣.산행코스및거리(51.3km): 상서장-금오산-봉화대봉-마석산-원고개<20.5km>-괘릉동-가나안목장-토함산<10.5km>-대덕산-힌등산-명활산성-선덕여왕릉<20.3km>
(*필자주: 토함산까지는 정해진 길을 따라 진행했으며, 그후 토함산에서 마루금을 따라 내려온후 3차례의 알바가 있었으며 대략 20km쯤 정해진 등로를 이탈 알바코스로 진행하는등
전체 51km 산행한 것으로 보임)
▣.일시및 시간;2010.10.5. 00:10 - 2010.10.5.19:10)《19시간》
▣.누구와: 나홀로 (단독산행)
(△.최치원의 상서장)
(△.남산신성)
(△.금오정)
(△.금오산)
(△.▽.삼화령의 대연화좌대)-거대한 자연암반 위에 화려한 연꽃무늬가 새겨진 불상좌대가 버티고 있는 곳이다
(△.봉화대봉)
(△.남산의 봉화대봉을 지나 최초로 만난 시그널로 너무나 반가웠다.)
(두번째 통과하면서 찍은 사진- 나는 금오산과 마석산의 정령이 놓은 팔괘진의 첫구간을 통과했다.)
(△,두번째 본 야생화대장의 시그널 - 팔괘진에 갇혔다는 것은 이때만 해도 생각할수 없었다.)
(△.아~ 조금전 35분전에 나는 길위에 떨어진 천년의 향기 시그널을 내 손으로 나무가지에 달았다. 그렇다면 나는 팔진도법의 팔괘진에 갇힌ㅇ 것이 아닌가.)
(△. 팔괘진을 벗어난 J3클럽의 시그널- 2~3m전방에 좌측으로 난 길(팔괘진에 갖히는 길)을 지나쳐서 우편을 보니 오솔길위로 J3클럽과 다른 많은 시그널이 붙어 있었다. 이대에 이르러 팔진도법을
벗어난 것을 알았다.천년의 미소가 입가에 번져갔다.)
(△.원고개)
(△.토함산가나안목장)
(△.참물래기 생수)
(△.토함산의 성화채화지)
(△.토함산 정상의 억새- 억새의 강인함과 은은함과 여유로움이 천년의 미소를 닮았다고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경주 천년의 향기 51.3km] |
《에필로그》
1.봉화대봉을 지나 내려오니 웬걸 길이 아니지 않는가 .오면서 보니 송이버섯 채취구역을 들어가지 못하게 길 좌우로 끈을 묶어 놓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진행했는데 등로를 이탈했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면서 좌측으로 난 샛길로 나오니 큰 길이 나왔는데 살펴서 진행하니 지도상에는 좌측으로 확 꺽어지는 데 길의 방향이 다르니 다시 올라와서 봉화대봉을 확인하고 진행한후
다시 봉화대봉으로 와 사진을 담고는 ...진행하고 돌아오기를 반복적으로 해버렸다. 그것은 차라리 악몽이었다. 미궁에 빠진 것인가 방법은 있고 마루금은 이어져 갈것인데....그러나 방법이 없다
(1시간 30분을 지체함)~
나는 이날 진행과 돌아 오기를 5차례 반복한 끝에 2번째 찾은 길로 진행할 것을 결단하고 6차례만에 진행하며 이 미궁을 빠져나올수 있었다. 입가에 천년의 미소가 스치고 그 미소의 영원성에 탄
복하면서 또 웃으며 앞으로 한발 두발 진행했다. 난감한 가운데서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입가에 머금은 웃음의 함의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성경말씀이 생각났다.
2. 우여곡절 끝에 봉화대를 내려와 경주남산국립공원 경계을 벗어나니 천년의 향기와 J3클럽의 시그널이 길의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면 반드시 나타나 갈길을 인도했다. 참 고맙고 반갑고 귀한 시
그널(표식)이 아닌가.그렇게 해서 길을 진행하며 아침의 여명이 밝아오고 어둠이 물러갈 때쯤,태룡태고개를 올라가는 데, 바로 35분전쯤에 갔던 길을 지금 가고 있지 않는가.
주변의 모든 사물은 식별이 가능하게끔 완전히 여명이 밝았다. 발품을 옮기며 나는 미궁(환상방황)에 빠진 것을 알았다. 그러면 탈출하면 된다. 정령이든 팔진도법이든 여유와 웃음은 이겨 낼수
없는법, 나의 입가에 미소가 번져갔다. 다시 빠지면 돌이킬수 없다. 오감과 정신,마음을 가다듬고 진행하니 내가 처음 진행한 길을 지나 3m전방에서 J3클럽외 다수의 시그널을 보고는 그 방향으
로 나아갔다. 그 길은 마침내 팔진도와 정령의 손아귀를 벗어나는 길이었다.또 다시 웃음이 나왔다. 조금전에 내가 팔진도를 벗어나며 만난 웃음이 바로 천년의 미소였단 말인가
결국 내가 조금전에 지나온 길은 제갈량의 기산에서의 팔괘진과 같은 마석산과 금오산 정령과 사람이 만든 자연적인 팔진도법의 팔괘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