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명가]
수락산의 상계동 쪽 덕성여대 생활관이 있는 계곡을 `수락산유원지`라고 하는데 이 계곡 주변에도 몇몇 음식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수락산 동쪽 계곡 즉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쪽이 그 규모나 경관이 유원지로서의 구색을 갖추고 있다고 하겠다.
전철 1호선 석계역에서 유원지 입구 사이에는 시내버스 45-2번이 다니고 있다. 의정부 시내에서는 1,1-1,1-2,35번 시내버스가 이곳을 경유한다. 45-2번 버스의 종점인 유원지 입구에서 내원암에 이르는 계곡가에는 40여 개나 되는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다. 계곡가에 있는 언덕빼기는 온통 배밭이다.
식당가 초입에는 `수락명가`(031-841-0588)라는 식당이 있다. 1,300여 평의 배밭 속에 빨간 지붕에 하얀 굴뚝을 세운 멋을 잔뜩 부린 건물에서 생등심과 생갈비 그리고 가볍게는 냉면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30대 김유태, 김현자씨 부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배밭에다가 시작한 외식사업이다.
냉면의 경우 양질의 양고기로 맛을 내는 육수맛이 일품으로 사계절용 백김치와 나박김치, 동치미는 이 집의 자랑거리다. 식탁 위에 올라오는 모든 야채는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들이고 배가 수확되는 계절에는 손님들 스스로가 따서 먹게 하고 있다.
이 식당의 한 가지 특이한 서비스는 160m 지하 암반에서 끌어올린 생수와 그 생수를 탄산수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다.
[이화농원]
수락유원지의 대표적인 상징물은 `마당바위`이다. 이 바위를 대문 삼은 또 하나의 배밭 속의 식당 `이화농원`(031-841-9054)이 있다. 8대째 이곳에서만 살고 있다는 김종선씨는 3년 전 살림집을 겸한 식당을 짓고 영업을 시작했다.
안주인 안용희씨가 주방 일을 맡고 있는 이 집의 자랑은 닭요리와 오리고기로스이다.
[산장집]
수락산유원지 계곡은 원래 자연발생유원지로 지정된 곳이다. 그만큼 우리들에게는 낯설지 않는 계곡이고 친근감을 느끼게도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식당가 사람들이 모여 `수락산 마당바위 유원지협의회`를 구성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승재씨의 `산장집`(031-841-9023)에서는 오리구이와 토종닭백숙이 먹음직하고 상계동으로 넘어가는 확 트인 계곡을 바라다보며 평상에 앉아 하산 후 휴식을 취해 봄직한 집이다.
[금수산장]
박흥국씨의 `금수산장`(031-841-8789)은 친근감을 주는 평범한 식당으로 이곳의 다른 식당들도 이 집과 비슷한 분위기와 음식들을 내놓는다.
`금수산장`은 계곡물을 끼고 있는 집이라 흘러내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역시 하산주 한잔 기울일 만하다. 파전이나 도토리묵 한 쟁반이면 주머니에도 큰 부담이 가지 않겠다.
[과수원]
`먹골배`라고 불리는 `먹골`은 묵동의 우리말이다. 그래서 먹골배는 배의 품종은 아니다. 먹골배의 품종 대부분은 수분 함량이 많고 당도가 높은 시고배다. 9월 하순 추석 때쯤에 출하되는 조생종 배는 장십랑인데 이 지역 재배량의 약20% 정도 이다.
불암산 아래 태능 쪽은 배 말고도 갈비로 그 이름이 전국에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과수원`(031-527-2291)은 단연 눈에 띄는 집이다. 3천여 평의 넓은 공간, 식당문 앞에 크게 세원둔 일주문이며 예쁘장하게 지은 식당 건물, 잘 정돈된 조경은 손님들의 발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시내버스 45번과 좌석버스 803번의 종점, 그리고 석계역~수락산 간 45-2번 버스의 경유지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도 산꾼들이 이용하기에 좋은 점이다. 이 식당에서는 승용차를 등산 전에 맡겨두고 산행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기도 한다.
갈비는 300g 1인분 7천원으로 돼지갈비를 내놓기 때문에 고객들이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냉면과 갈비탕도 이 집에서 자신있게 내놓는 메뉴이다.
태능갈비 원조 논쟁 때마다 이 집이 등장하는데 대표 노선옥씨는 시어머니에게서 솜씨를 전수받았고 태능 시절부터 함께 일해온 지금의 주방장 `담터 아줌마`가 태능의 옛맛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고 했다. 양념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는 이 집에는 건너편 촬영소에 오는 유명 연예인들의 이용이 잦다.
[우남하우스]
진접읍 장현리 47번 국도변에 있는 `우남하우스`(031-571-9233)는 지상4층 건물 전체를 식당으로 쓰고 지하 100평은 바로 식당에서 운영하는 육가공 공장이다.
`우남하우스`가 문을 연지는 오래지 않지만 고객의 입을 통해 널리 소문이 날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 육가공 공장 때문이다.
최고 육질의 한우를 서울 시내 유명 백화점으로 납품하는 전문유통업체 ㈜우선유통이 직영하는 식당이니 고기의 양과 질 그리고 가격 면에서 다른 업소가 따라올 수 없다고 한다.
이 집에서 내놓는 메뉴는 한우생등심, 모듬고기, 양념불고기, 돌갈비탕, 멍석갈비, 불고기버섯전골, 갈비버섯전골 등 매우 다양하다. 고기 중에서 최고의 미각만을 한 접시에 담았다는 `모듬고기`에는 차돌박이, 갈비안창살, 토시살, 제비추리, 살치살이 나온다.
6천원으로 먹을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돌갈비탕`이라는 갈비탕을 실제로 먹어보면 광고 문안이 조금도 과장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이디하우스]
수락산과 불암산이 있는 남양주시에는 또 하나의 명산이 있다. 입산이 통제되고 있어 감추어져 있는 소리봉(537m)이 그곳이다.
여러 지도에 `수리봉`으로 잘못 기재되어 있는 이 산은 우리나라 제일의 수목원인 광릉수목원 바로 뒷산이다.
지금은 오를 수 없는 이 산 서쪽 한 자락, 소리봉 꼭대기가 가장 잘 보이는 지점인 별내면 용암리에 `작은 알프스` `더불어 즐기는 문화공간` 등의 수식어가 붙은 `하이디하우스`(031-841-8803)가 있다.
상호는 요한나 슈피리 여사의 작품 <하이디>에서 따왔으며 촌장이라는 별명의 주인 차홍렬씨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우정을 함께 나누고 싶어 부인 김종란씨와 이 집 문을 열게되었다고 한다.
마당을 가득 메운 연보랏빛 장다리꽃이 소리봉 위로 떠오른 달빛을 받아 꽃물결을 이루고 있으며 건물 안쪽에서는 아코디언 반주에 맞춘 요들송이 울려 나오고 있다.
문을 연지 올해로 14년째, 산 사진전이나 산 시낭송회가 수시로 있으며 매주 토요일 밤 9시에는 작은 `열린음악회`가 열린다.
남양주시 수동면에서 제조되는 무형문화재 제1호 계명주를 한잔 마셔보는 즐거움도 괜찮다. 계명주는 차좁쌀로 담그는 속성주로 담근 다음날 닭이 우는 새벽이면 마실 수 있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알펜호른 등 알프스 냄새가 풍기는 소품 들로 실내가 장식되어 있는 이 집까지는 대중교통이 전혀 없다.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하거나 전화로 미리 요청하면 용암리 대로변까지 차편을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