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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일이 새삼 떠오르는 걸 보니 맑은하늘님이 갈릴리에 오셔서 반가운 가 보다.
앞 날은 누구나 모르고 그래서 궁금하고 답답하고 두렵기까지 하다 .
뭔가 새로운 환경으로 갈 때는 더욱 그러하다.
대학교 4학년이 되면서 졸업 후에 학교를 떠나 사회로 나가게 되면 어떤 일을 맞게 될 지 궁금하고
우리를 모아 기도회를 조직하시고 지금까지 인도해 오신 하나님의 그 다음 계획은
뭘까 다들 궁금해 하던 중에
우리가 언니라고 부르며 우리모임의 중심역활자라고 여겼던 언니가
예언기도를 한번 받아보는 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했다.
어떤 일을 결정해야할 때 기도를 먼저 해 보고 그 후 되어지는 일을 살피면서
머리로 생각을 하고 그 다음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나는
이 제안에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별로 내키지도 않았다.
성당다니던 강귀비도 그런 일은 낯설어서 나처럼 별로 탐탁히 여기지 않았는데
강귀비와 나와는 달리
영적인 은사를 많이 받아 나에게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것들이 수시로 보이고 들리던
순복음교회를 다니던 친구와 ,
그 당시 영적 은사를 처음으로 받아 체험하며 선교사의 꿈을 꾸며 열정이 넘쳤던 친구는
이 제안에 대찬성이었다.
예언기도를 받아 보자는 제안을 했던 그 언니의 친구남편이 목사님이시고 그 목사님이 추천해준 곳은
예언의 은사를 받으신 충현교회권사님이 인도하시는 밀알선교회라는 모임이었다.
그 모임이있다는 요일과 장소를 전해 들었으나 의견이 엇갈렷고
그래서 우리마음대로 정하지 말고 하나님께 우리의 계획을 말씀드리고
하나님이 일을 어떻게 진행시키시는지를 지켜보며 결정을 하자는 언니의 의견에는 모두 동의했다.
이런 기도를 받는 것이 유익하면 순조로운 길을 열어주시고 그러한 하나님의 뜻을 우리가 깨닫게 해달라고 했고
쓸데 없는 계획이면 우리가 도모할지라도 실행되지 않도록 인도해달라고 기도하는 가운데
밀알선교회모임이 있다고 전해 들은 날이 되었다.
모임시작시간도 정확히 모른 채 아침 먹고 같이 모여 모임장소로 알고 있었던
개포동에 있는 어느 아파트에 도착했다.
성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시도록 맡겼기 때문에
그 모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나 그쪽 회원들과의 직접 연결을 원치 않아서 우리를 인도해 갔던 그 언니도
그 모임과 관련된 어떤 사람과도 안면이 없긴 우리와 마찬가지였다.
문을 열어준 사람에게 언니가 우리를 소개하는동안, 집을 둘러보니 손님인 듯한 사람이 한사람있을 뿐
밀알회모임이 있는 곳 같지 않았다.
우리가 날짜를 잘못알았던지,장소를 잘못알고 온것 같았다.
오늘 계획이 순조롭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집을 나오려는데
그 집주인이 우리들과 이야기 하고 싶다고 잠깐 앉으라고 한 후
오늘이 모임 있는날은 맞는데 장소는 여기가 아니고 신림동이라고 했다.
자기는밀알선교회총무여서 누구보다 집회준비하러 일찍 신림동에 갔었어야 했는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집으로 손님이 찾아와 모임에 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애만 태우며 저 손님빨리 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저 손님이 왜 갑자기 찾아와
자기를 모임에 못가게 발목 잡고 있는 역활을 하고 있는건지 금방 깨닫게 되었다며
자기들은 하나님심부름 많이 해 보아서 이런 유형의 일들을 금방 파악할수 있다고 했다.
우리가 하나님께 일정을 맡긴다는 기도를 했고
하나님도 자신의 계획대로 실행하심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러 오늘 일정을 이렇게 잡으신 것이고
자신은 총무로서의 그 모임을 준비해야 하지만 그것 보다
우리를 신림동으로 인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기 때문에 우리를 기다리도록 만들어 놓으신 거라며
불시에 찾아온 손님을 향한 원망을 거두고 있었다.
우리가 잠시 머뭇거리자
오늘 모임에 가는 것은 하나님의 뜻으로 된 일임이 확실하며
그러기에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뻐하시며 확신을 주셨다.
우리와 대화중에 손님이 가셨고 우리도 따라 나서자
총무님은 신나서 토끼같이 깡총깡총 우리앞을 뛰어가며 우리를 신림동으로 안내하셨다.
그 총무라는사람네는 생업으로 한의원을 하고 있어 우리가 그 사람집을 찾아 간 날이
의료인들이 면허를 위하여 치르는 국가시험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큰 시험을 앞두고 바쁜 중에도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하는 열심을 갖고 있음이 귀하다며,
육보다 영을 중심하여 사는 이런 젊은이들이 있어 이나라에 미래가 있다고 하시며
뻘쭘해 있던 우리를 기특해 하셨다.
신림동에 도착하여 보니 가정집에서의 소모임이 아니라 매우 넓은 장소에서의 대규모집회였다.
하루종일 해도 오늘안에 우리순서까지 오지않을 듯 싶게 많은 사람이 이미 와 있었다.
우리모두는 밀알선교회가 이렇게 큰 모임인 줄 전혀 몰랐었다.
아무래도 오늘안에 기도못 받을 것같아 어찌 할까를 의논하고 있었는데
그 총무님이 권사님에게 가서 그 날있었던 자신의 일과 우리를 만나게 된 과정을 설명하시고
바쁜 중에 왔다고 특별히 말씀을 해 주셔서,
권사님이 기다리던 순서를 무시하고 우리 먼저 오라고 하셔서
과분하게도 우리들은 기다리지않고 가자마자 기도를 받을 수 있었다.
선교사가 꿈이었던 친구는 오늘의 계획을 놓고 기도로 준비를 많이 했던거 같았다.
카세트 테이프5개와 녹음기까지 준비해 와서 권사님에게 기도를 녹음 하겠다고 하니
허락하셔서 그 친구가 각각 녹음도 다 해주었다.
내키지 않아 하던 사람부터 먼저 기도 받으라고 밀어넣는 바람에
자신은 구경만 하겠다고 했던 강귀비가 어쩔수 없이 제일 먼저 기도 받게 되었는데
그 다음순서가 나 였기때문에 난 바로 옆에서 어떤 식으로 기도하시는지 궁금해서 지켜보고 있었다.
권사님은 몸에 손을얹어 잠시 묵상기도를 하신후 그 사람에게 주시는 찬송을 방언으로 불러주셨고
그리고 그 사람의 평소마음을 읽어 내고 그 다음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으로 이어지는 기도였다.
그 권사님이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신 성악가 이셔서 그 찬송이 객관적으로 들어도 매우 아름다왔다.
강귀비 기도 내용 중에는 칭찬도 많았고 또 앞으로의 일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에 대하여도 언급이 있었다.
성경공부를 하여 가르치게 될 거라는 기도를 바로 옆에서 나도 들었는데,
강귀비와는 별로 맞지 않는 내용같았지만
혹시 우리 모르게 강귀비가 신학대학 갈 계획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기도 받은후 강귀비의 표정이 굉장히 밝았다.
다음은 내차례.
칭찬 받은 강귀비와는 대조적으로
혹시 야단맞는 내용이 있어 옆에서 듣고 있는 친구들에게 공개적으로 망신당하는거 아닌가 걱정도 되고
아뭏든 많이 떨렸던 것 같다.
내게도 손을 얹어 잠시 혼자 기도를 해보시고는 권사님은
172장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이 찬송을 방언으로 불러 주셨다.
신기하게도 내가 제일 좋아하여 나의 찬송이라고 여기고 있는 바로 그 찬송을
나에게 불러주셔서 난 깜짝 놀랐는데 이 기도에 신뢰감이 생겼는지 마음이 편해졌다.
이어서 나의 마음은 그대로 읽혀져 나왔고 그 뒤로 이어지는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중에
"하나님이 너를 위해 예비해 놓으신 것이 바로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아.."는 말씀이 있었다.
뭔가 있다는 말에 그게 뭘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나머지 세 친구들의 기도도 모두 끝나고 다들 주신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각자의 기도내용이 녹음되어있는 테이프를 집에가서 들어보고 내일 다시 학교에서 모여
기도내용을 다같이 들으면서 분석해 보자고 하여 다음날 모이기로 했다.
무슨 말인지 바로 알아 들을수 있는 내용도 있었고 앞날의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맞지 않는것 같은 것 , 혹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그 의미를 전혀 모르겠는 내용들도
많은 것같다고 했다. 다른 친구들 처럼 나의 경우도 그랬다.
집에서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는데도
"역사를 주시리라 성공해서 네복을 누리고..." 이런 말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하나님이 역사를 하신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준다는 말은 난생처음 듣는 말이었다.
다음날 가서 친구들에게는 그런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지 그들의 의견을 들어볼 생각이었다.
각자의 기도가 녹음되어 있는 테이프를 갖고 다음날 아침부터 모였는데,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의 생각도 다 아시고 우리를 인도하여 주신다는 것이 새삼 확인이 된듯
다들 어제 받은 기도에 대하여 만족스러워 했다.
강귀비 기도를 다 같이 들으면서 물어보니
성경을 배워 말씀을 가르치게 될거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자신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내 것도 친구들과 같이 들어본 후에
그 권사님의 말투가 그런 건지, 나에게만 생소한 표현인지,
내가 의문스럽게 여겨지던 부분에 대하여 친구들의 생각을 물어 보았다.
다들 나처럼 생소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고,언니가 최종적으로 정리를 해 주었다.
"하나님이 주신다는데 나쁜 것은 아닐 테니 두 손으로 받으면 되겠네. 그건 그렇고,
누가 알면 안되는 ,하나님하고 너만 알고 있어야 하는 비밀이 뭐야?
다른사람들한테 말 안할테니까 우리들에게만 말해봐"라는 언니의 질문과 함께
모두들 나만 빤히 쳐다보고 있다.
나는 속수무책이어서 매우 난감했었다.
청문회도 아니건만 " 난 몰라, 나는 아무것도 몰라.."이 말만 하고 있었다.
시험이 촉박하여 간단하게 전날의 일을 정리하고 시험준비에 바빠 서둘러 집으로 향했고
순복음교회다니는 친구만 학교에 남아 공부하려고 점심먹으러 학교 식당으로 갔다.
학교 식당이 붐며서 식판을 들고 두바퀴를 돌았는데도 자리를 찾을 수가 없어
이 친구가 급한 마음에 기도를 하고 눈을 떴더니 바로 앞에 3명이 앉아 있던 테이블에서
1명이 일어나는 바람에 그 친구가 잽싸게 그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식기도를 하고 눈을 뜨니 이미 그 테이블에 앉아 있던 2명의 여자가
그 친구를 주시하며 교회다니냐고 묻더란다.
그 친구에게 말을 건 2명의 여자는 맑은 하늘님과 배수*씨 였다고 했다.
그 다음날 부터 그 친구는 학교도서관에서 시험공부하는 대신
애천교회가서 맑은 하늘님과 성경공부하게 되었는데
공부하는 중에 하도 따지고 들어 여러차례 맑은 하늘님을 울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 친구는 교회를 다니면서도 절에 가면 주지스님과도 대화가 되는 친구인데,
상당히 종교에 대하여 아는 것도 많고 관심도 많고 말발도 쌨던 친구여서
맑은 하늘님이 여러번 울었을 거라는 정황이 나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살벌한 언쟁끝에 그친구는 순복음교회에서 애천교회로의 중요한 신학적 결단을 감행했는데
난 그런일 들이 진행되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첫댓글 pienso님이 가진 흡인력과 함께 맑은하늘님이 물리면서 이야기는 점점 재미있어지는군요. 이쯤되면 pienso님의 연재와 함께 20년 가까이 떠나있었던 애천이지만 맑은하늘님이 개입하시지않을 수 없겠네요. 아무 말도 없이 떠나야했던 애천이었다는 맑은하늘님의 속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이야기로 말하면 '두 꾼'의 풀어내는 솜씨에 잠시 지난 자취에 취해보고싶은 그런 기분입니다. 그토록 pienso님의 소식을 기다리던 나무님도 반가우시겠네요. 요한님에 이어 조우하게된 대목이 눈물까지 흘렸던 과거의 한 시절이라니....맑은하늘님의 마음은 반가울까^^ 처연할까 ㅠㅠ
제가 큰 실수를 했군요. 맑은하늘님이 제가 생각한 분이 아니라네요. 누가 어떻게 뒷수습 좀 해주세염.. 잘못 했습니다... 다신 안그러겠습니다...
글쎄...맑은 하늘님과 울음? 우째 그런일이..했거든요. 아니라니 저도 정리가 됩니다.
ㅎㅎㅎ, 잘못한 것도, 다시 안그러시면 재미 없어지는데요? 이런 에피소드가 우리의 삶을 즐겁게 하는 조미료인 것 같습니다."양심선언"이란 단어와 초창기 여성분 하면 그 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요? 이런 에피소드를 위해서 일부러 맑은하늘님이 누군지 직접적으로 말씀드리지 않았거든요.그래야 갈릴리마을이 훨씬 재미있잖아요.닉네임을 썼는데도 금방 금방 알아 버리면 재미 없어요. 저도 푸른하늘님 만나고도 다른 사람으로 착각했다니까요. 맑은하늘님과 피엔소님이 생각하신 그 분이 이 글 읽으면 굉장히 재미있어 하겠는데요. 사전에 각본없이 진행되는 갈릴리마을의 주연 피엔소님의 자연스런 연기에 박수 만땅임당..
ㅎㅎ 더 재미있어지네요. 제 기억으로는 설교단상에서 jms가 맑은하늘님에 대해서 '지옥에서도 살아올 여자'라고 했던 것 같아요. 저도 눈물흘렸다는 대목에서 신기한 일도 있었구나했는데...아마 평생 그 분에게서 눈물보기힘들 거예요. "맑은하늘님, 나쁜 말 아닙니다."^^
조나단님은 뒷수습의 달인이시군요./가로수님의 설명으로 인하여 제가 잘못 짚었으니 한번씩 장군멍군 한 거네요. ㅎㅎㅎ
맑은 하늘님은 매우 섬세하신 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강직한 성격의 군인정신으로 무장되었던 적도 있으셨지만 그 내면을 흐르는 문학적 소양은 그분의 전공과 무관하지 않을 듯 싶네요. 독일문학의 정수를 전공으로 택했다면 헤르만 헤세의 게르투르드 같은 감수성도 있으셨던 분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따라서 맑은 하늘님이 눈물 흘리셨다는 그 표현만큼은 피엔소님께서 거두어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주위 상황과 문맥과는 상관없는 그 분 자체의 성품을 표현했다면 ㅋㅋ. 밀알 선교회 잘 읽었습니다. 이 곳 미국에도 밀알선교단이 있는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장애우들을 돕는 선교회랍니다.
그렇다면 피엔소님이 알고 계신 맑은 하늘님은 어떤 분이신지 힌트 약간만 주시면 안될까 해서요. 이야기의 흐름을 보아 매우 중요한 단서를 놓치기 싫어서 그럽니다. ㅎㅎ
청성님처럼 확인을 먼저 했어야 했는데 ../양심선언한 김..목사님언급에다가 요한님이 반가와 하실거라는 멘트에 확인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내질러..일을 저지르고 말았네요.
전혀 문제 없습니다~ 그런 오해를 해주신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저로 착각한 그분이 누군지 저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