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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10
S#1. 아트센터 외경.
S#2. 연주홀 로비. 오후.
-‘출입 통제’ ‘리허설 중’ 팻말.
-피날레 가늘게 흘러나오고,
S#3. 대기실 복도.
-단원들 나오고 인서와 민우가 그들과 눈인사 하면서 지나친다.
S#4. 연주홀.
-오케스트라 의자 가득. 악기들 놓여 있다.
평상복 차림의 선재에게 준형이 이것저것 훈수 중. 종수가 거든다.
-준형, 선재를 데리고 무대 중앙으로 가면서.
준형 : 지휘자랑 이렇게 나오잖니.... 이쯤에 서서 인사 하고, 지휘자는 이리로(올라선다) 넌 수석이랑 악수한 담에 앉으면 되지.
선재 : 아까는 안했는데요.
준형 : 하는 거야. 니가 손 내밀면 하게 돼 있어.
선재 : (네)
-인서와 민우가 무대 옆에서 들여다 본다.
인서 : 리허설 좋더라.
준형 : (함박 웃음) 어,봤어? 몰랐네?
선재 : (인서 향해 꾸벅)
인서 : (웃어주고) 맨 뒤에서요.
민우 : 기대할게요.
준형 : 그래, 고맙다.
민우 : 잘 해.
선재 : (어색하게 웃어주고)
준형 : 자, 인제 퇴장하구 다시 나오는 거 맞춰보자. 종수야,
종수 : 네... 자, 끝났습니다. (손뼉 치며) 박수.
-준형, 선재와 함께 객석 향해 인사하고 종수 박수 계속!
준형 : 여기서 바로 돌아서면 안되고, (선재를 돌려세운다) 이쪽(오케스트라)에 감사 표시를 해야지.
S#5. 조정실.
-혜원 혼자 무대를 바라본다. 잘 해라...
-돌아서는 혜원.
S#6. 성숙 사무실.
성숙 : (나갈 준비) 뭘 봐... 민학장이랑 중요한 약속이 있어.
혜원 : 학장님두 같이 보시믄 더 좋을텐데요.
성숙 : 우린 사진 찍히는 거 아니믄 안하잖니.
혜원 : (웃음)
성숙 : 기자들 부르구 판을 좀 크게 벌여 놓은 거라믄 모르까.
혜원 : 그건 나중에 할게요. 오늘 녹음한 거 보내서 예심 통과 하면 그때부터 단계적으루 기사 낼려구요.
성숙 : 어련히 알아서 하겠니. (혜원의 옷섶을 매만져 준다) 걘 니 작품인데.
혜원 : (웃지만, 언중유골 느껴진다)
S#7. 대기실.
-선재가 탈의실에서 나온다. 흰 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
-종수가 감탄하고 세진이 자켓을 들고 다가선다.
-탁자 위에 생수, 샌드위치 등.
종수 : 오오, 옷발 잘 받는데.
세진 : 그러게. (자켓을 받쳐준다)
-선재, 어색하게 팔을 꿴다.
S#8. 혜원 사무실.
-혜원, 책상에 두 손 짚고 서 있다. 신경 쓰인다.
성숙 소리 : 걘 니 작품인데...
-핸드폰 진동음.
-혜원, 급히 가방에서 비밀폰 꺼낸다.
선재 소리 : 어디 계세요?...
-핸드폰 넣고 나간다.
S#9. 대기실.
-선재, 혼자 있다. 핸드폰 보면서 답전 기다리다가 어깨 돌리고 팔을 움직여 본다. 자켓이 불편하다.
긴장. 불안. 바지 주머니에서 손수건 꺼내 괜히 이마를 한번 닦고는 집어넣는다. 다시 핸드폰 본다.
-문이 열리며 다미가 들여다 본다.
다미 : (작게) 야,
선재 : (엉?)
다미 : (들어온다) 출입 통제래.
선재 : 왜 벌써 와.
다미 : 이따 못와. 밤에 대청소 걸렸어. 금방 가야 돼. (선재 아래 위 훑는다) 작살이다.
선재 : 불편해. (자켓 벗으려)
다미 : (급히 핸드폰 꺼낸다) 벗지 마, 벗지 마.
-다미, 선재 옆에 붙어서서 셀카를 찍고 또 찍고 나서, 선재는 자켓을 벗어 옷걸이에 건다.
다미 : 머리는 맘에 쫌 안든다. 왁스 쪼끔 발라주께.
선재 : 하지 마. 눈 아퍼.
다미 : (본다. 글썽) 나 기분 진짜 이상해. 니네 엄마 생각두 막 나.
선재 : (조금 웃음. 나두 그래)
다미 : (안는다) 기집애들이 꽃다발 주믄 받아서 그냥 버려.
선재 : 알았어. (토닥인다)
-혜원이 들여다보고 얼른 사라진다.
S#10. 대기실 앞 복도.
-다미가 통화 하며 나온다. 혜원을 지나쳐 씩씩하게 뛰어가며.
다미 : 죄송해요. 지금 들어가요!
-혜원, 다미 뒷모습 한번 보고는 얼른 시선 내린다.
S#11. 조정실.
-혜원이 들어온다. 담당자들 녹음 녹화 준비 하다가 인사.
-모니터에는 빈 무대.
혜원 : (명랑) 영상 음향 다 신경 써 주세요. 예심에 보낼 거니까.
S#12. 아트센터 로비.
-다미가 엘리베이터 쪽에서 출입문 향해 뛰다가 멈칫.
-장호와 유라가 마주 온다.
-삼상오오 서 있거나 들어서는 사람들. 연주회 몇 분 남지 않았다.
다미 : 손장호!
장호 : 어?
유라 : 응?
-다미, 다가가며 유라와 장호를 번갈아 본다. 유라, 놀라서 장호 뒤로.
장호 : (황황) 저, 저기, 인사 해. 내 친구.
다미 : 오오, 니가 정유라구나? 허허허 반갑네...
유라 : (장호 뒤에 숨은 채) 쟤가 어떻게 오빠랑 친구야?
장호 : 어어,
다미 : 어떻게 친구냐니, 나는 얘랑 무려 부광실고 동창이거든? (포스터 가리키며) 이선재랑 다?
장호 : 다미야, 이따 끝나구 보자.
다미 : 선재 집으로 와. 축하는 그때 해줄 거야. (유라에게) 족보 알았으믄 두 번 다시 깝치지 마라, 응?
-다미, 급히 나간다.
-장호, 유라를 한켠으로 데려간다.
유라 : 오빠, 아니 너 실고 나왔어?
장호 : 어떻게 된 거냐믄,
유라 : (뿌리친다) 웃긴다. 인제 다 알 거 같애. 너, 이상한 게 한둘이 아니었거든? 그거 지금 다 말해주까? 까 봐?
장호 : 유라야, 좋은 날인데 그러지 말구 일단 들어가서,
유라 : 재수 없어. (나간다)
-장호가 유라를 부르며 따라가고,
-영우와 함께 들어오던 우성이 장호를 본다.
우성 : 어?
영우 : 왜?
우성 : 잠깐만, (간다)
영우 : 사무실루 가 있어.
우성 : 어... (부른다) 져스틴.
장호 : (나가려다 헉 돌아본다)
S#13. 대기실.
-영우가 들여다 본다. 준형이 선재 앉혀놓고 심호흡 시키고 있다. 후, 하, 후, 하, 해가면서.
영우 : 그건 쟤 선생이 해줘야 하는 거 아냐?
준형 : (본다) 어어,
선재 : (엉거주춤 일어나 꾸벅)
영우 : 어딨어, 오혜원?
준형 : 바쁘겠지. 잠깐 들어와.
영우 : 됐구, 잘 해라.
선재 : 네.
-영우, 선재를 새삼 힘주어 보고 나간다.
준형 : 자, 다시.
-선재 핸드폰 문자 도착. 선재, 얼른 집어 든다.
준형 : 거 미리 다 꺼놔야지.
선재 : 이것만 보구요. (돌아서서 문자 본다)
준형 : (생수병 따면서) 집중해라.
혜원 소리 : 니가 젤 잘 보이고 젤 잘 들리는 곳에 있어.
-벽에 걸린 모니터에 오케스트라 단원들 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준형 : 어, 자켓 입어라.
선재 : 아니요, 그거 불편,
준형 : 뭐?!
-진행요원이 들여다본다.
진행 : 나오세요.
준형 : 어어,
선재 : 네, (나간다)
준형 : 야, 옷,
S#14. 연주홀.
-박수 속에 지휘자와 함께 등장하는 선재. 검은 바지, 흰 셔츠 차림.
S#15. 조정실.
-혜원, 서서 무대를 바라보며 헤드폰 쓰고,
S#16. 연주홀.
-선재가 손수건 꺼내 피아노 위에 놓아두고,
-지휘봉 올라간다. 연주가 시작된다.
-객석, 인서와 민우. 영우, 준형, 종수, 시은 등. 음대 학생들.
-선재, 피아노 시작.
S#17. 조정실.
-혜원, 긴장. 숨이 막힌다.
S#18. 연주홀.
-무대 위, 선재, 피아노 파트 멈추고, 손수건 집어 손 닦으며 객석 두리번.
-준형, 저 새끼 왜 저래.
S#19. 영우 사무실.
-영우, 모니터로 연주 보고 있다. 세진이 마실 것 놓아준다..
영우 : (웃음) 어머 쟤 어떡하니, 멍때리는 거 좀 봐.
세진 : 어머,
S#20. 조정실.
-혜원, 너 뭐해, 왜 그래!
-무대 위, 선재가 다시 연주 하자 안도의 한숨 토해내는 혜원..
S#21. 영우 사무실.
세진 : 아우 다행이다...
영우 : 뭐가? 너두 쟤 팬이야?
세진 : 이쁘잖아요.
영우 : 허허허,
-우성이 들어온다.
영우 : (리모콘으로 소리 낮추며) 뭔 얘기가 이렇게 길어? 걘 누구구?
우성 : 어어, (세진 눈치)
-세진, 얼른 목례하고 나가면, 우성, 선 채로 영우 앞의 잔을 집어들며
우성 : 아까 걔 낯 익지 않어? 가게에서 몇 번 봤잖아.
영우 : 그랬나? 근데 왜?
우성 : 이선재 친구래.
영우 : 뭐?!!! (미간 확 좁히는)
S#22. 연주홀.
-연주 끝.
-박수갈채. 종수, 휘파람.
-준형이 활짝 웃으며 뜨겁게 박수.
유심조 소리 : 이 친구 덕에 껑충 뛰어 오르는 거지.
-인사하는 선재와 지휘자.
S#23. 조정실.
-맥이 풀리는 혜원. 안도.
S#24. 연주홀.
-지휘자가 이끄는대로 퇴장 했다가 다시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앵콜곡 치는 선재..
S#25. 조정실.
-혜원, 헤드폰 벗고 나간다. 긴장이 풀려 휘청거린다.
S#26. 로비.
-모니터에 선재 연주 모습 비치고, 혜원이 지나간다. 멍한 중에 글썽.
선재 소리 : 만약에 앵콜 받으믄 이거 칠게요. 선생님께 보내는 편지다 생각하구. ...그런 줄 아세요.
S#27. 영우 사무실.
-모니터 속, 퇴장하는 선재.
-영우와 우성, 보면서.
우성 : 난 어째 아닌 거 같은데?
영우 : 뭐가.
우성 : 오실장이랑 매칭 안돼.
영우 : 같이 있는 걸 보믄 알아. (가방과 핸드폰 챙긴다) 뒤풀이 하는 데 가보자.
우성 : 뒤풀이두 해?
영우 : 연주회의 꽃은 뒤풀이야. 가자.
우성 : (선다) 난 좀 싫은데.
영우 : 왜?
우성 : 그런 자리, 팔리지...
영우 : 뭐가... 내가 있는데. 연습 삼아 가 봐. 안면 트구 자연스럽게 여울려야지. (데리고 나간다)
우성 : 난 삼성동 가 있으께.
영우 : 그럴래?
-둘 나가고,
S#28. 대기실.
-들뜬 준형이 북적이는 학생들이며 인서, 민우의 축하를 받고, 선재가 빠져 나간다.
S#29. 조정실.
-세진, 뒷정리 하면서 인터폰.
세진 : 뒤풀이 준비돼 있는 거 아시죠? 다들 OOO으로 가세요... (담당들에게도) 보정 작업 내일 하셔두 돼요. 가세요.
-왕비서 들어온다.
왕 : 가자. 나두 기어서 한잔 먹구 들어가게.
세진 : 어, 요거만 챙겨놓구.
왕 : 오실장은.
세진 : 그리 오실 거예요.
S#30. 혜원 사무실.
-낮은 불빛. 소파에 누워 있는 혜원.
-노크 소리...
-혜원, 간신히 일어나 앉고,
-선재가 들어온다.
-혜원, 따뜻하게 웃으며 본다. 글썽.
-서너 걸음 떨어져 선 선재도 마주 웃는다.
혜원 : 숨막혀 죽는 줄 알았어.
선재 : 3초 동안 선생님을 찾아야 했거든요.
혜원 : 그래서, 찾았어?
선재 : 찾았으니까 다음 마디 안놓치구 쳤죠...
혜원 : 앉어 봐. (리모콘 집어든다) 너 웃겼던 거, 다시 보자.
-나란히 앉아, 방금 전의 연주 장면 보는 둘, 선재가 두리번거리는 장면에서 소리내어 웃으며 손을 잡는다.
-기쁘다. 벅차다. 그래서 둘 다, 이 순간을 흘려버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한 두 번쯤은, 천 길 벼랑 끝에 서 있을 건지, 훌쩍 뛸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비상할지 추락할지 알 수 없지만.
-맞잡은 두 손, 손가락이 말한다.
선재 : (지금 나랑 같이 나가야 돼요)
혜원 : (그래, 이런 날 다시 없을 거야. 넌 분명히 더 큰 갈채를 받을 거고, 나는 늙어갈테니까...)
S#31. 호프집.
-왁자지껄.
-인서, 영우, 민우, 최강사가 한 자리. 세진과 왕비서가 조정실 사람들과 한 자리.
기타 학교 쪽 사람들, 학생들 한 무리, 아트센터 직원들 한무리, 이미 치킨과 맥주 감자튀김 등을 먹고 마시고,
영우 : 걔 잘 하는 거야?
인서 : 안 봤어?
영우 : 내 방에서 모니터로 잠깐 봤는데, 비주얼은 좋더라.
최강사 : 누님은 연영과를 갔어야 했어.
영우 : 팍 그냥. 누구 맘대루 누님이래.
인서 : (웃음) 민우 너 잠깐 저쪽 가서 놀아라. 이선재 오믄 합치자.
영우 : 그게 좋겠네, 애벌레.
민우 : (웃음) 네. (잔 들고 학생들 자리로)
영우 : 쟤보다 잘 해?
최강사 : 다르지. (인서에게) 혜원 선배 느낌 나던데.
인서 : 아무래두 뭐.
최강사 : 그냥 편하게 얘기 해요. 준형 선배 오기 전에.
영우 : 강준형 혼자 어디서 울구 있는 거 아냐?
인서 : 왜 안오지?
최강사 : 그러게. (목을 빼고 본다)
영우 : 왕정희!
-왕비서가 치킨 뜯다가 돌아본다.
영우 : 혜원이 못봤어?
왕 : 우리두 기다려.
-나란히 앉은 세진과 종수가 계속 문자.
-‘실장님, 어디 계세요?’ ‘교수님, 다들 기다립니다’
S#32. 비상계단.
-준형이 한칸 한칸 오르고 있다.
S#33. 혜원 사무실.
-선재와 혜원의 손, 빨리 나가야 한다고 외친다.
S#34. 혜원 사무실 앞.
-준형이 서서 바라본다. 문 틈으로 낮은 불빛과 낮은 음악소리 새나온다.
S#35. 혜원 사무실.
-아무도 없다.
-차갑게 굳어져 서 있는 준형.
-책장 사이 지나며 살피는 준형.
-혜원의 옷과 가방, 심지어 핸드폰까지 그대로.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선재의 연주.
S#36. 통제실.
-준형이 들어온다. 당직, 인사.
-CCTV 본다.
-선재와 혜원의 동선.
S#37. 무대 뒤.
(무대 뒤라기보다는 측면-윙-. 반대편과 구분하기 위해 편의상 무대 뒤라고 합니다)
-육중한 문이 열리고, 선재가 혜원의 손 잡고 급히 들어오며 나직히 긴장된 음성.
선재 : 여기 사각지대예요. 안 찍혀요.
혜원 : 너 그거 어떻게 알어.
선재 : 피아노 치는 거만 걸렸잖아요.
혜원 : 야, 여긴 나만 아는 데야.
선재 : 조심하세요.
-켜켜이 쌓인 의자더미 지나는 둘. 의자더미 뒤로 대충 접힌 교체용 커튼, 대형 걸개 그림 등이 쌓여 있고,
구석에는 철제 빔 잔뜩 세워진(이런 분위기라는)
-커튼 뒤. 선재와 혜원이 다가온다. 선재, 혜원을 앞에 세운다.
선재 : 여기예요. 선생님 처음 본 데가.
혜원 : (무대를 본다)
-나직한 불빛 비어있는 객석. 비어있는 무대.
-인터컷. 혜원과 인서, 민우와 조율사.
선재 : 그때는 오혜원이 아니라, 그냥 딴 세상 사람이었어요. 너무 멀구 아득했죠...
혜원 : (그랬겠지...)
선재 : (혜원 어깨 안으며 고개 묻는다. 그날과 지금) 백년 쯤 지난 것 같아요.
혜원 : (선재 손 토닥. 이쁜 선재...) 큰 강 하나 건넜지?
선재 : (혜원의 머리 냄새가 좋다)
혜원 : (손 올려 선재 얼굴 쓰다듬는다)
S#38. 대기실.
-거칠게 문 열리며 준형,
-선재의 연주복 윗도리, 꽃다발, 물병 등.
S#39. 대기실 복도.
-준형 나와서 어둑한 중에 준형, 문 하나씩 열어보며 지나간다.
S#40. 무대 뒤.
-마주 안고 정성스레 입맞추는 둘. 커튼 사이로 연주홀의 낮은 불빛.
-안은 채 조금씩 의자더미 뒤 켠으로 향하는 둘. 목에 코에 이마에 입 맞추며.
S#41. 반대편 출입문
-문 열리고, 준형이 들어선다.
S#42. 무대 후면 통로.
-준형이 모퉁이 돌아 나타난다. 이 통로는 양 측면과 연결되어 있다.
-한걸음씩 조용히 내딛는 준형.
S#43. 무대 뒤.
-선재, 커튼 더미에 혜원을 조심스레 눕히고,
-혜원의 발이 의자더미 건드린다. 맨 위의 의자가 기우뚱, 떨어진다.
혜원 : (움찔)
선재 : 괜찮아요.
S#44. 무대 후면 통로.
-준형, 멈칫 선다. 서서 어느 쪽인가, 눈감고 귀에 손을 대 보는.
S#45. 호프집.
-인서들 자리.
최강사 : 혜원누나가 영우누나 스트레스루 내공 쌓여서 성공했잖아? 누나 좋은 일 하신 거야. 단련을 시킨 거지.
영우 : 웃기구 있네. 누가 누구한테 스트레스를 줬는데. 오혜원 걔 사람 약올리는 거 장난 아냐... 나 미국서 걔땜에 상담두 받았다.
최강사 : 그거야 누나 문제겠지.
영우 : 아, 진짜, (인서에게) 너 말 좀 해봐라.
인서 : (웃음. 영우 핸드폰 집어준다) 문자나 봐.
영우 : (받으며) 이 기집애 오늘 내가, (하다가 전화기 보며 멈칫) 응?!
인서 : 왜,
영우 : (문자 보면서 일어선다)
-화장실 부근. 세진이 전화기 귀에 대고 서 있다가 끊고 가려는데,
왕비서 : 어디 가니? (화장실에서 방금 나온. 좀 취했다)
세진 : 찾으러,
왕 : 야야야, 가지 마.
세진 : 왜요?
왕 : 삼자대면 해야지. (간다)
세진 : ?
S#46. 호프집 앞.
-영우 차 대기 중, 나오면서 전화기 귀에...
영우 : 전화 좀 받으라고 진짜! (끊고 문자)
S#47. 무대 후면 통로.
-준형, 진동음에 황황히 핸드폰 꺼내다가 떨어뜨린다. 제 풀에 아찔... 집어드는 준형.
-‘서영우’
영우 소리 : 너 혜원이 찾는대로 빨리 한남동 가라 그래. 조사 들어왔대!
S#48. 무대 후면 통로.
준형 : (헉)
-이것은 준형에게도 긴급. 연놈이 하는 짓을 기어이 봐야겠는 이 상황보다 더 긴급. 자신의 안위와도 결부된.
-이쪽으로 가려니 저쪽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저쪽으로 가려니 또, 우왕좌왕 하다가 멈춰 서는 준형. 할 수 없다!
-돌아선다.
S#49. 무대 뒤.
-세상과 단절된 둘. 오직 서로에게 몰두하여...
-셔츠 단추는 둘 다 열려있고, 혜원의 스커트 발치에.
-무대를 울리는 발소리.
-둘, 얼음.
S#50. 무대.
-준형, 혜원 쪽 반대편에서 무대 중앙으로.
-한가운데 서서 외치는 준형.
준형 : 오혜원!!!....
S#51. 무대 뒤.
-소스라치는 둘.
준형 소리 : 빨리 한남동 가!!!
S#52. 무대.
준형 : 검찰에서 나왔대!!! 당신 찾는대!!!
S#53. 무대 뒤.
-선재, 덜덜 떠는 혜원을 끌어 안고 앉아서 숨죽인...
S#54. 무대.
준형 : (퇴장하며 울다시피) 제발 가!!!
-준형 발소리 울려퍼지고,
S#55. 무대 뒤.
-발소리 멀어지자,
혜원 : 가야 돼...
선재 : (더 꽉 안는다. 저도 겁이 나요)
혜원 : 너는,
선재 : 알았어요, 알아서 할게요.
-조금 후, 출입문 앞. 선재가 문을 열어 혜원 내보낸다.
혜원, 알았지? 선재, 끄덕.
S#56. 혜원 사무실.
-혜원, 뛰어 들어와 가방부터 집어든다. 핸드폰 꺼낸다. 십수 건의 부재중 전화, 문자...
-혜원, 외투 벗겨들고 급히 나가려다 선다. 불현듯 엄습하는 공포. 혹시 여기 누가 왔었나... 아니면 누군가 엿보고 있는 건 아닌지.
-천천히 움직이며 살피는 혜원.
S#57. 지하 주차장.
-차 안의 혜원, 심호흡 한번 하고, 시동 버튼.
-혜원 차, 떠난다.
-멀찍이 준형, 차 안에 앉아 보다가 출발.
S#58. 대기실.
-선재, 한참 앉아 있다가 탈의실로.
-제 옷으로 갈아입은 선재. 연주복 단정히 걸어놓고 나간다.
S#59. 서회장 서재/거실/복도. 밤.
-서재에 수사관 2명과 검사가 서회장을 기다린다.
-마작 테이블 주변에 중역들이 서서 수군대고,
-주방 쪽에서 왕비서가 빼꼼 내다본다.
-복도의 영우와 인겸. 나직히 적의를 드러내며 언쟁.
-그런 중에 혜원이 침착하게 침실 계단 오르고,
영우 : 당신 뭐 했어?..당신 아버지는 또 뭐구?...저런 사람들 다 쥐락 펴락 하신다며!
인겸 : (눈도 맞추지 않는다. 이런 저런 계산 하느라)
영우 : (서재 쪽 가리키며) 이런 일 미리 막으라구 울아부지가 얼마나 퍼줬는데! 오빠들하구두 다 척 져 가면서!
인겸 : 당신 그 새로 만든 회사, 자본금 출처 증명할 수 있나?
영우 : 뭐?!
인겸 : 조사 범위 확대되면 그것두 포함될 거야. 준비해 둬. (돌아선다)
영우 : 야! 김인겸! (하지만 겁이 더럭. 몰래 빼쓴 게 있어서)
-서재, 인겸이 수사관들에게로.
S#60. 침실.
-서회장 드레스 룸. 서회장, 장비서의 도움 받아 정장으로 갈아 입고, 성숙, 손수건으로 눈물 찍어내며 지켜본다.
혜원은 좀 떨어져 서 있다.
서회장 : (여유) 이렇게 입구 가야 빨리 보내주지. 안 그래?
성숙 : 여보, 별일은 없겠지?
서회장 : 손수건이라... 낭만이 있구만.
성숙 : 흑.
서회장 : 오실장!
혜원 : 네, 회장님.
서회장 : 혹시 내가 오래 있게 되면 우리 릴리 여사 잘 부탁해.
성숙 :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혜원 : 간단히 끝날 거라구들 합니다. 저희 다 그렇게 알구 있구요...
성숙 : (흑흑) 그래야만 해...
S#61. 한남동 저택가. 밤.
-선재, 저택들 사이 배회. 가장 뜨거운 순간에 누군가 뺏어갔다. 저 성벽 안 어딘가에 내 여자가 있다...
준형 소리 : 오혜원...한남동 가...빨리 가...제발 가 줘...
-높다란 축대, 담장, 견고한 대문 등을 지나는 선재. 이 집일까?...이 집일까?...
S#62. 혜원 집 앞. 밤.
-준형의 차가 들어간다.
-저만치 다미, 구조물에 숨어서 기웃,
-차고 문 내려오기 시작.
-다미, 다가와 몸을 굽혀 차고 안 들여다본다. 한 대 뿐이다. 그러면 혜원은?...선재는?...
S#63. 거실.
-인겸, 서회장, 성숙, 혜원의 순으로 내려오고, 중역들, 정자세.
-서재에 있던 수사팀이 기다리고 서 있다.
-영우가 주방에서 나온다. 그 뒤 왕비서.
영우 : (울먹) 진짜 가는 거야?!
성숙 : (손수건으로 콧물 닦으며 힐끗)
서회장 : 한 밤 자구 온다. (수사팀에게) 맞지?
인겸 : 회장님께 달려 있답니다.
영우 : (울음) 어떡해...
서회장 : 김서방이 동행한다.
영우 : 당신 정말 잘 좀 해봐!
서회장 : (인겸에게 웃음) 난 그래두 쟤가 이뻐.
성숙 : 너무 놀라지 않게 잘 좀 진정시켜 주세요.
인겸 : 알겠습니다.
성숙 : (영우에게) 침착하자, 응?
영우 : 뭐?! (어이없어 입이 떡) 허허허,
혜원 : (후폭풍 만만치 않겠네)
인겸 : 이만 나가시죠.
서회장 : 그래. (걸음 떼며 혜원 힐끗)
혜원 : (보일듯 말 듯 목례. 알고 있습니다)
S#64. 서회장 집 앞. 밤.
-측근들 차 줄지어 서 있고, 그 앞에 수사 팀 차.
-서회장의 차에 대고 허리 굽혀 절하는 측근들. 차가 떠날 때까지.
그 중에 혜원. 가장 나중에 허리 펴고, 사람들 뒤따라 들어가는.
-저만치 선재, 머릿속이 텅 빈 채로 바라본다.
S#65. 서회장 침실.
-영우가 소파에 앉아 눈물 닦는 성숙을 향해 퍼붓고,
혜원, 왕비서와 함께 영우를 데리고 나가려 애쓴다.
영우 : 연극 좀 그만해 이 가증스런 예펜네야. 이런 일 있을 때마다 꼭 뭐 하나씩 챙기면서!
-도우미가 들어와 거든다.
혜원, 영우 내보내고 문닫으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성숙. 손수건 팩 던진다.
영우 소리 : 야, 오혜원...
성숙 : 지겹다 증말. 쟤 왜 저렇게 시끄럽니?
혜원 : 애쓰셨어요.
성숙 : 넌 왜 그렇게 연락이 안됐어?
혜원 : 죄송합니다. 사무실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성숙 : (힐끗 보고는) 이게 기회가 될지 고비가 될지 알수 없지만, 아무 소득 없이 수습 되면 좀 아까울 거야.
혜원 : 글쎄요.
성숙 : 일단 가서 쉬어. 이쁜 제자 연주회 만들어주느라 애 많이 썼는데.
혜원 : 괜찮으시겠어요? 제가 같이,
성숙 : (웃어주는) 아냐... 너두 사생활이 있는데.
혜원 : 안녕히 주무세요...
S#66. 혜원 집. 새벽.
-혜원 들어온다.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던 준형이 고개 든다. 탁자 위엔 술병과 술잔.
-지친 듯 계단 향하다가 준형을 본다.
준형 : (차분) 어떻게 됐나?
혜원 : (차분) 연행.
준형 : 내가 당신 찾아 다닌 거, 알아?
혜원 : 몰라.
준형 : 그럼 어떻게 알구 갔지?
혜원 : 전화 받구. (이층으로)
-계단 오르는 혜원.
-눈 앞을 보다가 벽을 향해 술잔 던지는 준형.
-섰다가 올라가는 혜원.
S#67. 선재 집. 새벽.
-선재, 옥상 문 앞 계단에 앉아 있다...
-준형의 외침, 방금 전에 목도한 광경, 가장 나중에 허리 펴던 혜원의 모습. 용납이 안된다.
S#68. 아트센터 복도. 다음 날 아침.
-성숙과 왕비서 출근. 이미 나와 있던 혜원이 함께.
-직원들 몇은 눈치 보며 인사. 몇은 수군대다가 인사.
S#69. 이사장실.
-혜원, 성숙, 들어오면서,
성숙 : 직원들 동요하지 말라구 해. 전쟁 났나?
혜원 : 알겠습니다.
성숙 : 영우 신랑, 어제 너 따로 불러 뭐라 하는 거 같던데,
혜원 : 재단 회계 자료 검토하겠다 그래서 아침에 보냈습니다.
성숙 : 미친 놈.
-혜원 핸드폰 진동. 문자.
혜원 : 받았답니다. 전화 바란다는데,
성숙 : 해 봐. 뭐라는지.
혜원 : 혹시 통화 전에 제가 알아야 할 게 있을까요?
성숙 : (짜증) 니가 모르는 게 어딨어!
혜원 : (통화 누르고 두어 걸음 떨어지며) 네, 김전무님... 아, 파일 중에 몇 개는 비번 쳐야 열리게 돼 있어요.
메일 본문 끝에 적어 놨는데... 네... 보시면 아시겠지만, 예술 재단은 회장님 개인 명의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끊는다) 보자구 하네요.
성숙 : 뭔 일만 나믄 다 뒤엎을려구 들어 암튼! 그 새낀 이번 기회에, 내가 영감 간질여서 얼마나 빼냈나, 그거 알아내겠다는 거야.
혜원 : 그렇겠죠. 그 내용은 제가 보관 중인 유에스비에만 있어요.
성숙 : 그래야지, 그럼.
혜원 : 하지만 여러 가지 다 조심스러우니까, 백선생은 당분간 만나지 않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성숙 : 알았어. (하더니 살큼 미소) 너 왜 명패 안바꾸니. 아직 실장이더라? 부대표는 잠깐이다, 곧 부짜 떨어질 거다, 그런 뜻인가?
혜원 : (웃음) 기분 가라 앉히세요.
성숙 : 가 봐. 만나구 나서 보고 하구.
혜원 : 네. (물러난다)
성숙 : 왕비서 들여보내.
혜원 : 네.
S#70. 동 앞.
-혜원이 나온다. 왕비서 일어선다.
혜원 : 들어가 봐.
왕 : 어,.. (문 앞으로 가며 혜원 보고)
-혜원, 가면서 그 시선 고스란히 느낀다.
S#71. 이사장실.
성숙 : 쟤 혹시 연애하니?
왕 : 네?
성숙 : 너네끼리 자주 만난다며. 뭔 눈치 없어?
왕 : 심증입니다.
성숙 : (무슨 심증?)
왕 : 혜원, (아니) 오실장은 친구들 사이에서 거의 연애불구자로 통합니다만. 요즘 어쩐지,
S#72. 일각.
-혜원, 구석에 쳐박히듯 기대선다. 저들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10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