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주택ㅡ친환경자재 인기
지난 6월 신축아파트에 입주한 김모(47·대구 수성구 수성4가)씨는 최근 자주 내린 비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늦게 귀가해 현관 문을 열면 눈과 코를 찌르는 악취로 머리가 아플 정도이기 때문. 고교생인 아들도 연일 머리가 아프다고 야단이다.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새집증후군은 새집의 마감재나 본드, 시멘트 등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와 벤젠·톨루엔 등 휘발성 유기화학물질과 미세먼지·부유세균 등 유해물질로 인해 실내 공기가 오염, 각종 호흡기 및 피부병 등에 시달리는 것을 말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새집증후군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지만 특이체질을 갖고 있는 경우 수개월에서 수년간 새집증후군에 시달리며, 일상생활에 의욕을 상실하는 등 하루하루가 고통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는 새집증후군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새집증후군을 퇴치하는 갖가지 제품과 방법이 등장, '숨쉬는 집' 실현이 가능하게 됐다.
요즘에는 주택업체들이 고품격 아파트 제품 생산과 성공 분양을 목적으로 기본적으로 친환경제품을 마감재나 기초공사 등에 적용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참숯초배지 등 친환경벽지, 무독성페인트에서부터 시스템창호, 수맥차단제, 인위적으로 포름알데히드 등 독성을 제거하는 친환경제품이 새집을 짓는데 필수품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에서는 주택업체들이 '새집증후군'을 기준치 이하로 떨어뜨리는데 목표를 두고, 유해물질 차단제를 분양 때부터 적용키로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가 작년 5월 30일 이후 사업승인이나 건축승인을 받은 100가구 이상 대단지 공동주택에 대해 준공 후 입주 3일 전부터 60일 동안 포름알데히드·벤젠·톨루엔 등 7개 물질의 농도 수치를 관리사무소와 출입문 게시판에 붙이도록 한 이래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 내년부터 공동주택에 대한 새집증후군 유발제품 사용 제한이 이뤄지면 더욱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업체들이 적용하고 있는 친환경제품은 새집증후군을 광범위하게 방지하는 차단제와 수맥차단시스템, 타일 및 벽돌 친환경접착제 등이다.
▲새집증후군 차단제로는 2000년부터 광촉매제, 바이오세라믹 등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심해의 해양물질을 이용한 천연재료로 만든 친환경제품까지 등장했다.
올해 상반기 분양한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택지 내의 '한라 하우젠트 경남 아너스빌(606가구)'이 전가구에 시공키로 한 '씨크 제로'는 심층 해양수에 존재하는 동식물 플랑크톤 화석을 원료로 한 투명 수액(水液). 집을 다 지은 뒤 입주 전 청소를 마치거나 가구를 넣은 상태에서 뿌리는 무색·무취제품으로 건설사 입장에선 공기(工期)를 잡아먹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다.
6~14미크론대의 원적외선파동에너지 방사→공간의 물분자에 공명→물의 분해력 극대화→유해화학물질 분해 및 제거 등으로 작용하며 실내 벽지뿐만 아니라 목재·새시·유리 등 모든 내장재에 뿌려도 흔적이 남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다.
새집증후군 차단제 종주국인 일본의 ASSIST이화학연구소가 개발, 100여 제품 중 유일하게 국토교통성 인증실험(기준치)을 통과했으며 대구의 (주)하우징시스템이 독점 수입, 판매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대다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적용하는 것이 수맥파차단시스템이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 (주)네오파워웰빙이 개발, 시판 중인 수맥차단제 ‘푸라나칸’은 천연광물질을 미분화시킨 콜로이드 액상을 특수원단에 흡착, 도포시킨 제품. 아파트나 주택 건설현장 바닥에 시공하면 방수기능과 수맥파 차단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004년에 발명특허를 받았으며 특수 부직포에 수맥파를 차단하는 신소재 화합물을 흡착도포한 친환경제품으로 아파트의 경우 바닥면적보다는 층별로 시공을 할 경우 그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는 평가다.
개발자인 황영희(40·여) 대표는 7월 ‘2005년 여성특허기술대전’에서 금상인 특허청장상을 받기도 했다.
▲마루와 벽돌, 타일 등을 부착할 때 유해물질 그 자체인 본드 대신 쓰는 천연 수경성 석회(Natural Hydraulic Lime) 모르타르도 인기다.
NHL은 프랑스 피레네산맥의 청정지역에서 천연광물을 불과 물로 가공해 만든 접착제. 시멘트의 접착성능을 가지면서 흙의 고유 기능을 가진 친환경 자재로 지역의 점토벽돌 제조업체인 삼한C1이 한일시멘트와 공동으로 친환경 모르타르로 개발 특허 출원 및 시판 준비 중이다.
이 제품은 천연항균 자재인데다 일반 석회와 달리 수경성이라 시공이 빠르고, 초기 강도가 높으며 우수한 통기성을 가진 것이 장점으로 알려졌다.
▲고급 아파트 현관과 온돌방 마감용으로 쓰이는 점토벽돌과 흙도 대표적인 친환경제품. 점토벽돌은 흙의 고유 능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건축자재로서 역할을 다하는 친환경자재다.
제조과정에서 발생되는 다공체에 의해 탈취성능과 단열, 축열성능을 가지고 있고 황토와 같은 수준의 원적외선 방사 능력을 지니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10% 내외의 흡수율을 지녀 습도조절 기능을 하며 특히 화학제품과 달리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발생되지 않아 새집증후군 걱정을 떨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창호도 새집증후군을 예방하는데 필수적인 제품. 알루미늄 새시를 쓸 경우 유화학제품을 쓸 때보다 새집증후군을 훨씬 줄일 수 있다.
특히 알루미늄을 이용한 시스템창호에도 지역 브랜드가 있다.
일반 새시에 비해 20~30% 더 비싸지만 효율은 높다.
대구에 공장과 상설전시장을 둔 대송창호는 기능별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퀵 서비스'를 해준다는 이점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품의 실험성적서나 시공 사례 및 취급업체의 자금력, 현장 시공효능 등을 잘 보고 새집증후군 차단 또는 방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기사입력 2005-08-10 1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