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안녕하시죠? 새해 정초부터 헤세드 식구들에게 여러모로 걱정을 끼쳐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젠 정말 한 숨 돌릴만하네요. 오늘 오전 회진 때 곧 퇴원이 가능할 것 같다고 합니다. 처음 배가 아파서 이곳 처가 근처에 응급실을 통해 2일날 입원하고 초음파와 CT촬영 결과 담낭염이란걸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서울가서 수술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구하던 중에 3일날 저넉 갑자기 열이 오르고 통증이 심해졌을 뿐 아니라 이 날 영남지방에 많은 눈이 내려서 고속도로 사정이 최악인 상태에서 선뜻 서울로가서 수술할 결정으로 내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잠시 하나님의 뜻을 구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이 무엇일까? 3일날 저녁 내내 고통중에 괴로와 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했습니다. 결론은 하나님께서 영남지방 기상관측이래 최악의 눈을 통해 제가 가는 길을 막으신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뿐만 아니라 류마티스로 몸이 힘든 주집사를 생각해 보더라도 위에서 수술할 경우 여러모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 부산은 처가가 바로 옆에 있고 근처에 형제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가장 치료하기 적절한 방법으로 인도하신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비록 크진 않지만 이곳 세웅병원에서 수술을 결정하고 5일날 첫 수술을 하였답니다. 처음 CT상으로는 배를 열지 않고 복강경 수술로 가능할 것이라 했었지만 막상 복강 내시경으로 바라본 제 뱃속은 상태가 상당히 심각했다고 합니다. 쓸개에 이물질이 있어서 그 이물질이 쓸개에 나오는 관을 막아서 이미 쓸개는 염증덩어리로 변해 있었고 간은 쓸개의 염증으로 인해 다른 장기가 다치지 않도록 쓸개 주변을 보호막으로 둘러싸고 있었답니다. 심지어 쓸개와 같에서 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관에까지 염증이 번져서 상당히 힘든 수술이었다고 합니다.
우선 일차적으로 복강경 수술은 잘 되었다고 했지만 상태가 심했던 관계로 쓸개즙이 새어나올 확률이 높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경과가 좋아 안심했었지만 이틀째 되던날 저녁에 피주머니(수술뒤에 수술부위에 고인 피나 이물질을 빼내기 위해 관을 연결한 주머니)에 검푸른 쓸개즙이 새어나와서 7일날 다시 재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배를 열고 재수술을 하였습니다. 장기를 모두 꺼내어 세척을 하고 쓸개즙이 새는 부위를 정확히 찾아서 정밀하게 봉합하고 수술은 잘 되었고 합니다. 연이은 두 번의 수술과 그 간 계속된 금식으로 인해 제 몸은 많이 쇠약해져서 밤에 잠을 이루려고 하면 첫 이틀 동안은 수술후에 마취를 깨우는 영상이 자꾸 오버랩되면서 밤잠을 잘 수 없는 괴로운 이틀을 보냈습니다. 이번에 알았지만 제 몸이 마취에 참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전신마취의 경우에는 깨어나서 스스로 소변을 보는데 전 어쩐 일인지 소변을 스스로 볼 수 없더군요. 할 수 없이 응급 도움을 받아 방광에 관을 꽂고 한 번 오줌을 빼낸 후에야 스스로 오줌을 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두 번의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수술 후 주말을 보내고 뱃속 방귀가 잘 나오고 장기가 제 자리를 찾아가는듯 하여 월요일 점심, 저녁을 죽을 먹고 화요일 아침,점심,저녁에 일반 식사가 나왔습니다. 헌데 월요일 2끼의 죽을 먹고 화요일날 편안하게 방귀도 나오고 변을 볼 수 있을 꺼라는 기대와는 달리 아예 방귀도 안나오고 바꾸 배가 불러 오는 것이 아닌가요. 정말 참기 힘든 더부룩함과 갑갑함이 화요일 내내 계속 되었습니다. 화요일 오후 회진 때 의사 선생님에게도 뭔가 이상다고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했지만 별 문제 없을 꺼라고 그리고 열심히 운동하라는 말과 함께 대수롭지않게 넘어가더군요. 전 제몸 내부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이상하다고 리포트를 했지만 다들 별로 심각하게 생각지 않더군요. 화요일 저녁 내내 고통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참다못해 저녁늦게 퇴근하신 의사 선생님을 다시 불러다라고 SOS를 날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 가족과 의사 선생님간에 고성이 오가고 조금 시끄러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더랬습니다. 결국 다시 금식 조치가 내려지고 화요일 밤은 홀로 괴로움 가운데 밤새 고통중에 지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점점더 배는 빠지지 않는 가스로 압박이 심해지고 이러다가는 배가 터질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로소 죽음이라는 단어까지 머리에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나 하나 죽어서 하나님 곁에 가는건 좋지만 남겨진 아내와 자녀들 생각이 자꾸만 떠올라 마음이 홀란 스러웠습니다. 자정을 넘겨서 드디어 위속에 남아있던 음식물들이 밑으로 못내려가니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시퍼런 담즙이 섞인 음식물을 토해냈습니다. 역겨운 담즙냄새가 코끝에 베어서 너무 싫었습니다. 토해내고 나니 한 결 편해져서 새벽녘이 되어서야 두어시간 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수요일(12일) 드디어 배속에 들어있는 음식물을 꺼내기 위해 제 코를 통해 위장으로 고무호스가 꽂혔습니다. 처음 꽂을 때 너무 괴로워서 다시 음식물을 토해내기 시작했습니다. 고무호스가 한 방향으로 자꾸 타고 내려가고 뱃속 음식물은 거꾸로 올라오고....으으윽~~ 정말 숨이 턱턱 막히더군요. 계속 왝왝되면서 그간 먹었던 음식물을 토해냈습니다. 병실 안에는 온통 담즘냄새로 진동을 하더군요. 코에 고무 호스를 꽂으니 영락없는 중증 환자였습니다. 힘이 하나도 없고(물론 장기간 금식 영향도 있지만) 자꾸만 호스를 통해 위와 장에 남아있는 위액와 담즙, 음식물 찌꺼기다 올라오고... 그렇게 이틀을 고무호스를 통해 거꾸로 빼내고 아래로는 뒤틀린 소장이 풀리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장기를 배 바깥으로 꺼냈다가 다시 넣으면 장기끼리 서로 붙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장 유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네요. 제 경우에도 장 유착에 의해서 소장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햔 경우에 해당되는것 같았습니다. 이틀을 호수와 함께 토해내고 나니 꼬였던 소장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더군요. 기력이 떨어져 나도몰래 잠이 들 찰나 아내(주집사)가 제 배를 부여잡고 맛사지와 함께 기도를 하고 있더군요. 뭔가 방언과 함께 기도하는것 같았는데 창가로 흐미하게 스미는 불빛에 투영된 실루엣은 예수님께서 제 배를 부여잡고 기도하는 모습 같았습니다. 이 때부너 배가 편안해 지면서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더군요. 엑스레이 사진결과 고무호스를 뽑고 소장이 완전히 풀리기 까지 영양제에 의지하여 다시 금식을 하게 됩니다. 정말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기력이 떨여져 있었습니다. 두 번의 영양제 공급 끝에 조금 기력을 회복하고 소장이 완변하게 풀릴때까지 금식... 드디어 17일(월)오후 금식이 풀리고 미음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꼬박 하루 미음이 나오고 이제는 죽을 먹기 시작합니다. 그 간 말하진 못하지만 힘든 몸으로 제 곁을 떠나지 않고 옆을 지킨 주집사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하지만 또 그냥 넘어가지 않더군요. 봉합부위가 그대로 아물지 않고 일부 벌여져서 어제 다시 재봉합 수술을 했습니다. 국부 마취로 재봉합과정 전부를 눈과 귀로 들으면서... 또다시 피주머를 차게 되었네요. 하지만 경과는 상당히 좋아서 이번 주 중 퇴원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기력을 회복한 뒤 또 다른 수술(장모님 갑상선암)을 치르고 설 전에는 뵐 수 있을것 같습니다.
돌아보건데, 하나님께서 이 모든 과정에서 주의 순리대로 인도하시고 장모님 수술마저 잘 처리하고 올라가도록 인도해 주심에 감사하고 모든 영광을 주님께 올립니다. 조만간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글이 길어졌지요^^
지금 이렇게 남기기 않으면 세심하게 인도해 주신 주님의 사랑을 제대록 기록하지 못할것 같아서 이렇게 남깁니다. 남은 과정과 장모님의 수술도 잘 마무리 되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헤세드 가족 여러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첫댓글 집사님의 글을 읽고 모라고 할말이...잘 이겨내 주셔서 감사합니다....모든일을 놓고 기도하겠습니다.
샬롬 서성운 집사님 잘 이겨내셔서 감사합니다. 주소영 집사님도 고생 많으시네요.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샬롬
부산에 갔을 때 힘든중에도 밝은 모습을 보여주신 두 분 집사님의 모습에 안심하고 올라왔는데 여러모로 많은 수고를 겪으셨네요....하지만 밝은 얼굴로 다시 만날것을 알기에... 좋은 것으로 채워 주심을 알기에 기대하고 기다립니다....어머님 수술에도 함께 하심을 기도합니다...^^*
아침에 수련회 떠나는 상규한테 물어봤더니 좋아지셨다고 하더군요 고통의 과정 지나고 담담히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서집사님 장하십니다. 이전보다 더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