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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시작 3시간 후부터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내렸다, 우비도 없이 시원하게 비를 맞았다)
(그런데..장마처럼 5시간 정도 계속 소나기가 내렸다. 양말을 세 번이나 짜고, 힘든 산행을 했다)
< 백두대간 북진 13구간(큰재-백학산-신의터재) >
1. 일시 : 2015. 7. 29(수) 06:00 - 15:31 (9시간 36분) - 날씨 : 비(이슬비가 오다, 소나기가 세 차례 내림)
2. 산행구간 : 백두대간 13구간(큰재-백학산-신의터재 - 큰재-회룡재-개터재-윗왕실재-백학산-개머리재-지기재-신의터재(어신재)
3. 산행거리 : 23.8km(트랭글 gps)
4. 누구랑 : 카프리 홀로 - 04:00-05:10 산행후기 작성(스마트폰) - 05:10-05:40 세면 - 05:40-06:00 이동(상주시옥산면이화정모텔-큰재/택시) - 06:00 큰재 산행시작 - 07:42 회룡재 - 08:14 개터재 - 09:46 윗왕실재 - 11:01 백학산 - 11:39 대포리 - 11:55 지기재 - 15:36 신의터재(어신재) - 15:40-16:00 신의터재-화령재 문장대모텔 - 16:00-17:25 샤워, 빨래 및 등산화를 드라이기로 말림 - 17:25-18:55 저녁식사(문장대가든/아구찜)
5. 특기사항 - -일명 상주시에 소재한 중화지구대를 지나는 구간 - 피곤했는지 입천장이 헐었다. - 소나기를 다섯시간이나 맞고 - 배가 고파 그 많은 아구찜을 다 먹고 ---------------------------------------------------------------------------------------------------
<산행후기> (4일간 연속종주라, 산행후기 쓰는 게 걱정되어 거의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썼습니다)
1) 산행 개요 - 이번 구간은 큰재~신의터재 구간으로 백두대간 양쪽이 모두 상주시에 속한 지역이다. 백학산만 해발 600미터가 넘고, 대부분의 산들은 300-500미터의 고원지대였고, 특히 재가 많았다. 일명 중화지구대인 것이다. - 우리나라 행정구역은 백두대간을 경계로 대부분 도계가 갈린다. 그러나 중화지구대가 전부 상주땅인 것은 아마도 신라와 백제의 마지막 국경 전투에서 비롯된 역사적 산물인 것 같다. 옛적 상주시 화서,화북,화동,화남의 4개 면은 본래의 화령현이요, 모동, 모서면은 옛날의 중모현이었다 한다. 중화란 바로 상주목을 따르던 중모현과 화령현의 첫글자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번 구간의 대간 좌측은 상주시 모동면, 모서면이고, 우측은 상주시 공성면, 외남면, 내서면 지역이다. - 삼백(누에,쌀,곶감)의 고장 상주는 신라의 두번째 도시였고 삼국시대의 중요한 격전지였다. 후백제의 견훤도 상주사람이라고 한다. 경상도의 지명은 경주와 상주의 첫 글자에서 따 왔다. - 화령 택시기사의 말에 의하면 해발 3-4백미터에 위치한 중화지구대에 요새 고랭지 포도가 유명하다고 한다. 원래는 해발 220미터의 추풍령이 포도 주산지였는데 최근 중화지구대로 고랭지 포도농장이 급격히 늘어 나고 있다고 한다. 이번 대간에도 특히 상주시 모서면에 포도밭이 지천으로 많았다. 날머리 신의터재에는 팔음산 포도 광고판이 크게 설치되어 있었다.
2) 어제 빨리 잤는지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어제 빨리 잤는지 4시에 일어났다. 오늘 5시 30분에 개인택시와 출발 약속했다. 맑은 정신에 스마트폰으로 어제 산행기을 정리했다. 5시 알람이 울린다. 10분 더 산행기를 쓴다. 면도하고 머리깜고 짐을 챙긴다. 어제 세수비누로 빨아 논 옷은 다 말랐는데 양말만 안 말랐다.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늦을 것 같아 5시 40분에 오시라고 택시기사에게 전화 했다. 어제 얼린 물을 송어회식당 냉동실에서 꺼내 택시를 탔다
3) 피곤했는지 입 천장이 헐었다 택시기사인 경상도 어르신은 무뚝뚝 하긴 해도 약속시간은 잘 지키신다. 예전엔 대간객이 참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2~3년전 부터 급격히 줄었다 한다. 출발점인 큰재에 도착하니 남자 대간객 한 분이 계신다. 자가용이 세 대 있는 걸 보니 두 대는 이미 출발한 것 같다. 대한민국엔 부지런한 사람들이 참 많다. 남자분께 어디서 오셨냐고 물으니 구미서 오셨단다. 오늘 나처럼 신의터재까지 가신 단다. 함께 30분 산행했다. 산행경력 8년 정도 됐는데, 대간과 300산을 같이 하도 계신다고 한다. 교대근무를 하고 계신다 한다. 이슬비가 내린다. 신발에 나는 치마각반을 찬다. 구미분은 비닐로 차는데 비닐이 완전 신발을 덮는다..비닐을 고정하려고 튼튼한 고무줄을 묶는데..무엇이냐고 물으니 고무장갑을 잘라 밴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30분 정도 같이 두런두런 애기하다 헤어지고 아침밥 대용으로 추풍령에서 산 약밥을 먹는다. 피곤했는지 입 천장이 헐었다. 먹기 어렵다.
4) 이 대간 길을 얼마나 많은 선배들이 걸었을까? 이제 본격 홀로 산행이다. 숲은 고요다. 평화다. 매미 소리가 맴맴맴 들린다. 어두우니 무언가 말할 수 없는 희미한 고독이 밀려든다. 동시에 평화도 밀려온다. 회룡재를 지나 인삼밭이 나온다. 개터재에 지기재산장 전화번호가 붙었다. 오늘 지기재를 지나 신의터재까지 가면 숙박지가 마땅치 읺다. 회룡재까지 가면 문화여인숙이라는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이 있긴 하다. 그래서 지기재산장에 전화를 했더니 가다가 문화여인숙 전화번호가 붙어 있으니 그리로 전화하라고 한다. 앉아 있으니 시원한 솔바람이 불어온다. 8시 30분부터 햇살이 비추던데..아까처럼 보슬비가 내렸으면 좋겠다...백두대간 길이 적막하니 좋다. 이 대간 길을 얼마나 많은 선배들이 걸었을까? 또 숨겨진 사연들은 얼마나 많을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좋다. 일어서기 싫다.
5) 그 많은 소나기를 우비도 없이 전부 맞는다. 9시 30분부터 갑자기 천둥번개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소나기가 내린다. 시원히게 내린다. 그 많은 소나기를 우비도 없이 전부 맞는다. 소나기는 피하라는데..흙탕물이 등산로를 덮는 길을 홀로 걸으며 어차피 잘 됐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어떤 변화를 이루어보고자 하는 나의 지금 심정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다. 소나기려니 생각했다. 비가 잦아들자 바위에 앉아 첨벙참벙 물찬 등산화를 벗고 물을 빼내고 양말도 짠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또 갑자기 천둥번개가 친다. 다시 계속 소나기를 맞는다. 몰골이 말이 아니다. 백학산에 올라 이슬비로 변해 벤취에 앉아 겨우 점심을 먹었다.
6) 등산은 전신 운동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등산은 전신 운동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다리는 괜찮은데 등짝이 아프다. 가족과 함께 한 산행에서 12kg을 메서일까? 다시 억수같은 소나기가 내린다. 비를 계속 맞아서인지 오른쪽, 왼쪽 사타구니와 허벅지 맞닫은 부분이 쓸렸다. 지기재를 2km 못미쳐 지기재 산장에 다시 전화를 했다. 비 때문에 지기재 산장에 머물고 싶다고. 그런데 산장 주인이 멀리 외출해 있어 지금 손님을 받을 수 없단다. 지기재를 도착했는데 많은 포도밭이 있었다. 이 쪽엔 포도 주산지이고 고랭지 포도로 유명한 것 같다.
7) 산행기를 안 보고 오니...걸어도 구간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길가에 온통 포도 밭이다. 간혹 복숭아 밭도 있다. 아 먹고 싶다. 오늘 아침도 떡으로 떼우고 점심은 식당에서 싸준 도시락을 먹었지만 과일도 먹고 싶은데 몰래 따 먹을 수 없고 난감하다. 대간 등산로에 지기재산장 광고판이 많이 붙었다. 지기재산장이 어디에 있을까 궁금하다. 지기재에서 찾아보는데 찾기가 어렵다. 지기재 오이밭을 지났다. 작년 4월달에 이 구간을 남진했는데 거의 생각이 안 난다. 그때는 한 달에 한번 했기에 미리 산행기를 많이 보고 왔는데..산행기를 안 보고 오니...걸어도 구간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8) 상주 팔음산 포도 3키로를 남겨두고 2시 35분이다. 화령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했다. 3시 50분 까지 오시라고.. 미리 도착해서 비에 젖은 몸을 정리하고 택시를 타려고 약속 시간을 좀 늦췄다. 계속 포도밭이 나온다. 1.5키로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화령 문화여인숙 광고표지판이 나온다. 숙식에 무료배차도 가능하단다. 전화를 해서 이미 택시는 불렀는데 내일 새벽 5시 30분에 태워주실 수 있냐고 물었다. 새벽에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한다. 3시 33분에 신의터재에 도착해서 대간표지석 사진을 찍었다. 상주 팔음산 포도라는 대형 표지판이 서 있다. 유명한 포도 같다..3시 35분에 택시도 일찍 도착했다. 믿음이 간다. 내일 아침 택시 시간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9) 산행으로 피곤하니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솔솔 든다 택시를 타고 문화여인숙에 가자고 했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두 군데 모텔도 더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구간 피앗재 산장에서 속리산터미널까지 가는 택시도 있냐고 물었더니 갈령에서 화령터미널까지는 택시비가 2만원 이라고 한다. 연이틀 산행으로 피곤하다. 갈령에서 산행을 마치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솔솔 든다. 버스편을 알아보니 화령에서 직통으로 대전가는 버스가 16:35분과 19:40분에 있다. 그런데 다음 대간 때 광주서 대전을 거쳐 화령터미널까지 버스타고 와서 갈령까지 택시 타고 오면 거의 오전 11:30분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산을 열심히 타도 갈령에서 늘재까지는 힘들다. 결국, 피앗재산장까지 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혼자 생각, 결정했다.
10) 문장대모텔에 왔다 여차 저차해서 화령재 인근의 상주군 화서면 소재지에서 좀 떨어진 문장대모텔에 왔다. 바로 옆에 해물요리 전문인 문장대 가든도 있다. 이 지역 유명 맛집으로는 상주IC 근처에 명실상감한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멀어서 가기는 힘들다. 일단 모텔에 들어가서 1리터짜리 물 3통을 얼려 달라고 부탁했다. 모텔 여주인 왈, 냉장고가 적어 2통 밖에 얼릴 수 없다고 한다. 1리터짜리 물 2통을 드리고, 모텔 방 꼬마 냉장고에 들어 있는 500미리 한병을 냉동실에 넣었다. 겨우 들어간다. 샤워하고, 신발과 양말을 드라이기로 말린다. 오늘 비가 많이 오니 배낭까지 완전 젖었다.
11) 배가 고파 그 많은 아구찜을 다 먹었다 문장대가든에 가 보니 해물 요리가 많다. 7천원짜리 탕도 있다. 그런데 많이 배고프다. 아구찜 小 2만원짜리를 주문했다. 그리고 도시락도 싸 주길 부탁했다. 배가 고파 그 많은 아구찜을 다 먹었다. 요리를 참 맛나게 하는 식당이다. 소주도 반병 정도 마셨다. 식사하고 모텔 방에 오니 할 일이 없다. 드라이기로 신발과 양말 더 말린다..얼핏 누워 있다 보니 설 잠이 들었다. 8시 넘어 아내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산행 잘 했고 몸은 괜찮냐고 한다. 또 저녁은 먹었냐고 한다. 비를 왕창 맞았고, 방금 저녁을 먹었다고 했다. 뭘 먹었냐고 해서 대충 탕으로 먹었다고 했다. 산도 탔는데 좋은 음식 드시지 않았냐고 한다. 알았다고 전화를 끊었다. 말이라도 고맙다. 전화를 끊고 생각해 보니 내가 한심하다. 아구찜 먹었다고 하면 될 걸..어제 송어도 먹고 해서 대충 둘러 된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집에 가서 사실대로 애기해야지 했다. 우리집 가훈은 건강, 열정, 정직이다. 비록 부부 간이라도 정직해야 믿을 수 있고, 신뢰가 형성 된다고 생각한다.
12) 산에만 들어 가면 왜 그리 마음이 편한지 이렇게 하루가 갔다. 인간 카프리 산만 타고 먹을 것만 찾는 단순한 인간이 되어 가고 있다. 그렇지만 여름휴가 내어 대간 타니 몸은 힘들어도 마음도 편하고 좋다. 산이란 참 묘하다. 산에만 들어 가면 왜 그리 마음이 편한지... 이유는 나도 잘 모른다...ㅎㅎ
※ 13구간 주요지점 산행거리 : 고산자의후예들 지도 gps 거리 |
▼ 산행지도
▼ 백학산 주변 산경표
▼ 트랭글로 23.8km
▼ 큰재
▼ 백두대간 생태교육장
▼ 구미서 오신 대간객
▼ 회룡재
▼ 이제 둥글레도 말라가고 있네요..생명을 다한 듯
▼ 작년 4월 대간때는 인삼 밭이 아니었는데 인삼밭으로 변했습니다.
아래를 크릭
http://blog.daum.net/najongdai/308
▼ 아직까지는 신발이 이렇게 고실고실 했는데..나중에 소나기가 내립니다
▼ 길이 소나기로 흙탕물
▼ 백학산에서 보슬비를 맞으며 점심을
▼ 물빠진 생쥐꼴이 된 나의 신발
▼ 떨어진 과일을 주어 먹을까 하다 참았네요
▼ 약간 알바로 엉뚱하게 집으로
▼ 여기서 첨벙첨벙한 신발의 물을 버릴려고 하는데...어찌나 모기가 달라 들던지...일어섰네요
▼ 지기재 쪽에서 약 20분 마다 울려대는 총소리가 ...새를 쫒는 모양
▼ 포도 주산지 모서면...고랭지 포도...8월말에 수확한다고 합니다.
▼ 아주 유용한 지도..상주는 알면 알수록 신비한 고을..
▼ 오이밭
▼ 땅콩도 자라고 있네요..
▼ 택시기사가 찍어 준 인증샷
▼ 숙소인 문장대 모텔
▼ 문장대 가든에서 저녁을 먹고
▼ 계절이 오면 꽃이 피지만
꽃은 금방집니다.
그러나 잎은 오래까지 갑니다.
사람도 세월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남는 것은 그저 추억뿐..
고된 하루를 끝내고 한 사나이가 꿈나라에 갑니다.
경상도 상주시 화서면의 타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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