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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2구간(이화령-조봉-황학산-백화산-평전치-곰틀봉-이만봉-배너미평전-은티마을 갈림길-은티마을)
1.일시: 2017년 5월 26일 금요일~ 27일 토요일
2.참가인원: 전과동
3.날씨: 흡사 가을 날씨를 방불케하는 파란하늘과, 신선한 공기, 탁 트인 시야, 알맞은 온도,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그야말로 산행하기좋은 100% 컨디션이었다. 이전 구간 우리를 괴롭힌 날씨가 석고대죄 하고 좋은 날씨를 선물했나 보다.
4.산행거리 및 시간:
도대체 e산경표 어플을 믿을 수 없으니, 휴식시간 10회에 5시간은 뭐고 우리가 25km 간거는 맞는 것이여 뭣이여!
산행하면서 그렇게나 많이 탱자 탱자했단 말이여?
고도 그래프를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도통 믿을 수 없으니 다음 구간부터는 트랭글 어플로 갈아타야 할 것 같다!
배너미평전에서 길을 잘못들어 시루봉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알바한 궤적이다.
이곳은 남진할 때 헛갈리는 구간중 하나다. 북진할 때는 덜 할 것 같은데 아무튼 정신차리고 지나가야 할 구간중 하나다.
여기서 희양산 방향은 좌측으로 급하게 에둘러 돌아나간다.
오늘도 이전 구간처럼 점촌의 찜질방(금강랜드)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조금 늦은 시간에 출발하여 이곳 이화령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택시비 약 4만냥.
이전 구간 이곳 이화령으로 내려 올 때 칠흙같은 어둠과 비로 인해 이렇게 탁트이고 풍광이 좋은지를 몰랐다.
맑은 날씨에 낮게 깔린 운무, 동쪽에서는 여명이 터오고 있다!
대간 남진시 이곳 이화령 터널을 통과하여 오른쪽으로 우회전하면 대간 진입로가 열려 있다!
이사진 왼쪽으로 가면 대간 북진길로 지난 구간 우리가 안개 감옥에 갇혀 헤매던 헬기장이 나온다.
이화령 휴게소 전경.
이곳 이화령은 자전거 족들이 많이 찾는 명소라고 한다. 올라 올 때 보니 경사가 장난이 아니던데 자전거로 오려면 입에서 단내가 풀풀날 것이다. 힘겹게 오르고 맞이하게 될 이런 풍광은 생애에 잊혀지지 않는 경치가 될 것이다.
구구절절이 써놨는데 한번 와서 이 구간만이라도 능선 산행을 해보면 '백문이불여일등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윽한미소'가 새로 장만한 셀카봉을 가지고 성능 실험을 했는데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셀카봉에 후레쉬도 달려있다니 셀카봉이 한층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철쭉 같은 칡꽃 같은
핏덩이 울컥 치받치거든
토해내야 할 사랑의 첫 고개 입니다
얼지도 녹지도 않는 눈서리 속 단풍잎처럼
새 떼가 물고 넘는 붉은 열매처럼
목젖에 가로질러 헛기침 자꾸 나오거든
하늘 아래 첫 고개 새재 사랑 분명합니다
누구나 문경이 되어 웃고 떠들며 넘으라고
달려 온 백두대간이 살믓 허리를 틀어준 고개입니다
백두대간의 숨결로 거칠고 뜨건 목청으로
휴대폰 삐리릭 - 터지는 고맥을 듣습니다
아홉 구비 귓바퀴 돌아 아홉 길 깊은 고막에
천만 년을 메아리 칠 한 마디 말 귀사랑 새재입니다
초서체 바람결에 숨 고르며 땀 들이며
서로를 넘겨 주고 넘겨 받는 바람 소리도 귀사랑입니다
아롱이 다롱이 꽃 열매 주저리 지는 골짜기
며느리밑싯개 꽃 타고 앉은 풀여치 귀뚜라미까지도
오늘의 신화입니다
천만 년 귀 아프게 전해질 오늘의 전설입니다
끊겼던 백두대간을 기어코 이었습니다
하늘재 계립령 옹강 조령 이화령 …
미투리 가죽신 짚신 감발 맨발 … 발자국들 위에다
지금 우리 티눈 박히고 물집 터진 발걸음 덧놓으면
오늘의 역사가 됩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시는 우리 국토 만만세입니다
햇빛 달빛 주먹 별들 흐리거나 밝거나
산 짐승들은 새끼들 하고 달음박질 놀고
우짖는 새 무리는 알을 까고 깃을 털고
울고불고 어울려 더울려 아이 어른 창가입니다
무궁 무진 문경 재는
너랑 나랑 우리 우리랑
새재 아리랑입니다
유안진의 시를
진생 이양재 쓰다
돌에 쓰여진 작은 글씨를 누가 알뜰 살뜰하게 챙겨 읽겠는가?
해서 여기 다시 옮겨 적는다!
남진시 대간 진입 길이다.
해가 떠오른다.
새들이 노니는 곳 조봉!
도착 오전 7시 11분.
노린재나무!
황학산!
이름은 얻었으되 이름 값을 못하는 산 황학산!
특징이랄 것도 없고 조망은 더욱 없는 잡목에 가려진 산, 이게 산인지 능선인지 분간할 수도 없다!
그러나 밥 먹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오늘부터 이름을 바꾼다 아침 먹기 좋은 산으로...
뒤로 보이는 산이 백화산이다! 괴산의 진산이란 별호가 붙었다.
두달전 조령산에서 바라 본 백화산은 흰눈을 이고 있었는데, 지금은 눈이부실 정도로 파란 신록이 풍성하게 덮여 있다.
백화산 가는 길에서 동영상!
하늘 빛깔이 비취색으로 짙푸르다.
최근의 미세먼지로 가득했던 산하를 생각하면 오늘은 정말 눈 호강에 폐 호강, 요강이 자빠질 판이다!
눈을 위로 위로 올릴수록 눈이 시릴 정도로 새파랗다!
드디어 이번 구간 가장 높은 봉우리인 백화산에 도착했다.
이화령 출발한 지 세시간 반만이다.
백화산 전경!
앞에 찬 검은 봉다리는 뭣꼬?
1.쓰레기
2.먹을 것
3.나물
4.모래 주머니
답은?
맞추는 사람에게는 상을 드립니다 밥상을...
속리산 능선길로 의심되는 산군을 당겨 찍었다.
속리산 산군인 것 같다고 '바람' 에게 얘기하니 "틀려도 어쩌겠는가 우리는 알 수가 없으니!" 하는게 아닌가!
내말을 백프로 믿는단 말인가? 수많은 거짓말에 이골이 났을 법도 하건만 나를 굳게 믿어주다니 경천동지할 일이다.
조금만 가면 나온다고 수도 없는 거짓말로 능선을 이어 왔으니 거짓말에 거짓말로 해탈에 이른 것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좌우지장지지 속리산 능선길이 맞는 것 같은디!
아무튼 오늘 눈호강은 이전 구간 몫까지 제대로 하는 것 같다.
부여에서 공수해 왔다는 '바람' 표 수박인데 보기보다는 당도가 뛰어나다.
서로 베낭 무게를 줄이려고 너도 나도 오이며 오랜지를 내놓는다는데 '바람' 이 잽싸게 수박을 내놓아 당첨되었다.
다만 100g의 베낭 무게 차이도 어께가 그리고 온몸이 감지한다는 것인데, 무게가 줄어드는 그만큼 발걸음이 가볍고 부담이 덜하다.
그러니 서로 내놓을 수 밖에...
암봉을 가볍게 치고 오르는 안빈낙도 회원들!
지난 구간 조령산과 그 뒷쪽으로 신선암봉이 하얀 속살을 언듯 언듯 보여준다.
이화령에서 평전치까지 8.2km, 매시 2km속력으로 가고 있다.
민백미꽃!
앙증맞게 이쁘다!
철쭉이 아니라고 우기던 인간들 다 나와!
철쭉이 맞데이!!
능선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이제야 철쭉이 만개한다.
가도 가도 이만봉은 아니 나오고, 배에서는 밥달라고 아우성이다.
이만봉에서 밥을 먹을 생각에 없던 힘을 쥐어짜서 앞으로 앞으로 내달린다.
앞으로도 1.2km를 가야 입에 밥을 집어 넣을 수 있으니 아흐 시원한 막걸리가 그립다.
이화령에서 백화산 가는 능선길.
우리가 지나 온 백두대간길.
산조팝나무!
백화산 능선.
'물참대'랑 비슷한데 이것도 '산조팝나무'!
양갱도 잡솨주시고!
건방지게시리 양갱이 백화산을 가려버렸다!
곰틀봉에서 바라 본 산군들.
곰틀봉 동영상.
이곳에서 조령산과 산선암봉등 이전 구간의 산군들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이만봉 도착 오후1시.
여기서 시원한 막걸리랑 밥을 먹을 생각에 혓빼물고 왔건만, 일단의 산행객들이 이만봉 꼭대기에 진을치고 있질 않은가!
어린 학생들도 끼어있는 산행객들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 학생들을 데리고 힘들고 험하다는 백두대간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헐 하고도 허거걱!
앞으로 10여 구간만 남았다고 하니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린학생들이 힘들어 짜증도 내고 응석부릴 나이이건만, 위험한 구간이 여럿있는 대간을 종주한다니, 언듯 믿기지가 않았다.
정말 어른들도 대간을 이어간다는게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인데 어린학생들임에랴!
우리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지만 어린학생들을 통해 나름 용기를 얻어간 한순간의 조우였다. 은티재에서 일박하고 나머지 버리미기재구간을 마친다고 하니 가상하고 가상한 일이다. 어린학생들을 데리고 대간을 완주하는 학부모님들에게도 격려와 존경의 물개 박수를 보낸다. 아이들을 데리고 아무리 옳고 값지고 좋은 일이라도 우리는 못한다 복장이 터져서리!
이만봉 지나 평평한 곳을 골라 늦은 우리의 점심을 먹었다 몰래 숨어서...
자세 죽이고!
점촌 찜질방에서 잠시나마 눈을 붙이고 출발하니 '그윽한미소' 는 산행내내 졸려죽겠다는 소리를 안한다. 잠도 못자고 신새벽부터 헤드랜턴을 켜고 산행을 하면 헤드랜턴 불빛에 어질어질하며 몽롱하다. 다만 시간 안배가 중요한데, 코스가 길 경우에는 시간에 쫓겨 몸과 마음이 바쁘다.
둘다 장단점이 있으니 코스에 맞게 할 일이다.
암장을 내려서는 우리의 안빈낙도 회원들!
접사가 실패하야 아름다운 '참꽃마리' 가 거짓꽃마리가 되었네!
'참꽃마리'여 미안허다 너의 어여쁜 자태를 왜곡했으니 어찌하니?
이후에 조우하걸랑 예쁘게 찍어줄게!
큰앵초!
봄꽃은 웬만해서 다 아는데 오늘 찍은 꽃사진들은 한번씩은 들어봤던 꽃들인데 헛갈리는구만!
원래 계획은 은티재에서 은티마을로 하산하는 걸로 되어 있는데, 은티마을 2.4km의 팻말을 보고는 '바람' 이 기회는 이때다 하고 여기서 은티마을로 내려가자고 강력 주장한다.
'바람' 의 주장은 다음 구간은 은티재에서 버리미기재까지 가기로 한 이상, 여기서 내려가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시간도 이미 4시에 접어들고, 서울 올라가기도 바쁘다는 핑계다. 사실 핑계가 아니라 이리 따지고 저리 따져봐도 시간이 많지 않다.
은티마을 까지 내려가서 수안보나 문경터미널 가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합당한 결론 같다.
해서 여기서 내려가는 걸로 결론났다.
여기서 은티마을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다음 구간 치고 올라올 일이 꿈만 같이 아득하다.
이쪽으론 주로 시루봉 방향 등산로인 모양이다.
은티미을은 뒤로 희양산이 감싸고 있는 형국인데, 이게 자궁혈이라고 한다.
희양산은 풍수지리학상 자궁혈에 해당하여 천지간의 기를 모아 생명을 잉태하는 양택의 땅이라고 한다. 해서 자궁혈의 땅은 물이 많고 포근한 반면 음기가 강해 마을 입구에 소나무숲을 조성하고 여기다가 남근석을 세워 음양의 조화를 꽤했다고 한다.
남자가 남근석 앞에서 정성을 드려 기도하면 구구팔팔 복상사가 일어나고, 여자가 남근석을 만지며 기도하면 아들을 얻는다는 전설이내려온다고 한다.
헐! 복상사라! 남자들은 정성을 드려 기도하지 말지어다!
남근석이 바로 보이는 주막에서 택시를 기다리며 옥수수 막걸리를 수면제 삼아 뒷풀이를 하고 있다.
남근석 모습인데 튼실한 것이 한 힘 쓸것 같으다!
마을 곳곳에 이렇게 남근석이 자리잡고 있어 음기를 누르고 있다.
은티마을에서 수안보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택시로 2만냥, 고정 가격이라고 한다.
수안보터미널에 도착하니 근 50분을 기다려야 우리가 타고 갈 버스가 온단다.
수안보터미널은 따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 일반 수퍼마켓에서 시외버스표도 팔고 대합실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남은 시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 온천하기는 너무 빠듯하고 노느니 염불한다고, 수안보 막걸리에 이곳 주인장이 양식 재배한 표고 삼천냥 어치를 사서 안주로 먹으니 이것이 난장치기로다!
순간 이동하야 눈을 떠보니 동서울터미널!
'딱선생' 이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질 않은가!
시간이 많지 않아 '딱선생' 을 대동하고 뒷풀이 장소로 근처 횟집을 들어갔다.
나온 회를 보시라! 윤기, 기름기, 찰기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고 퍽퍽하니 고무 씹는 것이 오히려 낫다.
시장이 반찬이고 친구가 있어 의리로 먹어준다.
반면 얼마 전에 영등포 최우영 수산에서 먹은 모듬회의 비주얼이다.
윤기, 찰기, 기름기 도대체 뭐하나 빠짐없이 완벽한 회다.
이 회를 먹고 입맛을 한참을 올려 놨으니 웬만한 회가 눈에 차겠는가?
앞으로 회는 최우영 수산에서만 먹자! 최우영수산에서 돈 한푼 받은 것 없지만, 좌우지간 회는 그정도는 되야 회다.
회의 반면 교사 '최우영수산'!
최우영수산과 비교할 수 있게 다른 대가의 회를 먹어보자!
오늘도 우리 안빈낙도 회원들 고생했다.
나의집 도착 시간 1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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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생들 했고 너무 행복한 산행 이었다..벌써 6월9일이 기대된다...
최우영수산 회가 먹고 싶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