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의 시부시자(是父是子)
일설에 의하면 자손은 유전에 의하여 51 % 정도의 영향을 부모로부터 받고 환경에 의하여 49 % 정도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하여져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약 64 ~ 66 % 정도라고 생각된다. 자식은 보모의 각 측에 의하여 약 32 % 정도의 영향을 받고, 손자는 조부모에 의하여 약 16 % 정도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를 닮은 것을 부전자전(父傳子傳)으로 주로 쓰지만 시부시자(是父是子)란 말도 있다.
중국 송나라 때 저명한 문인 가문으로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에 삼부자가 든 아버지 소순(蘇洵)과 소동파로 널리 알려진 소식(蘇軾)과 아우 소철(蘇轍)이 있다. 이 세 부자를 사람들은 삼소(三蘇)라고 불렀는데 문장가 아버지가 아들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형은 식(軾), 곧 수레를 타고 사열할 때 잡는 가로나무를 뜻하는 글자로, 일생 고귀하고 명예롭게 살아가라는 원을 담았다. 반대로 아우에게는 철(轍), 곧 바퀴 즉 요즘의 타이어에 해당된다. 그래서 형은 명예를 아우에게는 열심히 몸 바쳐 일하나 탓은 당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았다. 형제는 둘 다 벼슬과 문장으로 크게 이름을 떨쳤으나 이름과는 어떻게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4년 전 봄날 나는 노인복지관 컴퓨터실에서 반가운 분을 만났다. 그분을 안 것은 약 십년 전 수해를 입은 여주에 가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부터다. 그 후 남다른 열정으로 몸 바쳐 봉사와 선행에 앞선 그분의 행적을 과천 칼럼에 자주 올렸다.
이날 나는 오오석님의 둘째 아들이 늦은 나이에 결혼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청첩장도 돌리지 않고 남양주의 한적한 음식점에서 양가 가족끼리만 모여서 간단한 예식을 거행한다고 했다. 당사자인 아들이 허례허식과 낭비가 심한 작금의 결혼문화를 개선하고자 해 흔쾌히 허락했다고 한다. 아버지 오선생은 과천에서 오래 동안 소리 없이 남을 돕는 일을 열심히 한 사람이다. 마당발로 일 년에 나가는 경조비만 아마 수 백 만원이 넘을 것이다. 아들도 아버지의 뒷모습을 닮아 노인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에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소말리아의 어린이 3명에게 매달 9만원씩 후원하고 있다 한다. 한 마디로 그 아버지의 그 아들 즉 과천의 시부시자(是父是子)다.
중국 사천성 미산(眉山)에 있는 삼소사(三蘇祠) 에 있는 시부시자(是父是子) 현판을 대신하여 나는 과천칼럼에 오선생 부자를 위한 아름다운 현판을 걸어주고 싶다. 천하의 삼소는 문장으로 아름다운 문장을 남겼으나 과천의 삼오(三吳)는 착한 행실로 시부시자(是父是子)를 이루어 나가고 있으니 더 아름답다. 새로 가정을 꾸미는 아드님에게 축복을 보내며, 부디 삼부자가 부자유친(父子有親)을 이뤄 오손도손 행복하게 잘 사시기를 빕니다.
첫댓글 저도 그 분을 아는데 정말 대단히신 분입니다~ 요새 세상에 보기드문 드러나지 않은 의인이라고 할 수 있죠~ 그분의 선행이 더욱 널리 알려지기를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