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속상해서 먹방하러 택시 타고 나왔어요. 그것도 피크 타임에 손님을 거절하고서 말입니다. 복병은 불청객으로 침투하기 때문에 매번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 같아요. 스텝들이 막내 한 명 남겨놓고 나가버렸어요. 월급 커미션까지 싹 다 챙겨 간 걸 보면 작정하고 기회를 노린 것 같습니다. 내가 속상한 건 1년 동안 동고동락한 아이가 뒤통수를 친 게 충격입니다. 레비나스가 타자만이 나를 넘어설 수 있게 한다고 했으니 그만 날이 새기 전에 훌훌 털어버려야겠습니다. 유지야! 잘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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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 10회>입니다. 김 부장은 정상아와 함께 리응령을 빼돌려 골프장 카트를 타고 탈출하지만 박강성이 그 앞을 가로막습니다. 이 산을 넘으니 저 산이 있네요. " 형을 죽인 사람이 리응령인지, 김 부장이지 기어코 삼자대면을 할 모양입니다. "그 총 내려놔! (우리 형을 개 죽음 당하게 만든 놈이 너라고 들었어!)(박강성)" "난 니 형을 살리지 못했어 그뿐이야(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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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를 왜 지키려는지 묻는 박강성의 질문에 김 부장은 원수를 죽이는 것보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려는 선택이라며 너도 기회가 있을 테니 지금은 돌아가라고 부탁합니다. 리응령은 병원으로 보내지고, 김 부장은 성한수의 연락을 받고 약속 장소로 향합니다. 아이들은 인질로 잡혀 있었고 한수와 진철은 링 위에서 김 부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뭔 시추에이션이여? 성한수와 박진철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주강천이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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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을 죽여야만 아이들을 살려주겠다는 설정이 유아틱하지만 변태적인 주강천의 요구에 김 부장은 희생을 결심합니다. 아이들을 향해 총을 쏘고 공포에 질린 아이들이 아빠를 부르다가 드디어 김 부장이 쓰러지자 주강천이 흥분합니다. 주강천이 비열하게 웃으며 내리깔 때 넥타이를 잡아당겼고, 한수와 진철이 '마루치 아라치'로 킥을 날려 철문, 강 실장, 주강천까지 추풍낙엽으로 보내버리고 마무리합니다. 우리들의 히어로 김 부장은 할 일이 있어 먼저 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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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박진철 각시에게 맡깁니다. 박진철 각시(김지영/53)가 깨알 조연으로 재미를 줍니다. 지영아! 사랑해!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진 리응령은 치료를 받고 장 소장(투 스타)에게 정보를 넘깁니다. 남북은 자유 무역 지구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지만, 국무총리는 북한 대표에게 남측은 최선을 다했는데 대한민국 땅에서 그렇게 난장판을 벌인 책임은 지셔야 되지 않겠냐고 합니다. 내부 문제가 조금 있었다는 북측 대표에게 이번 성과를 고려해서 북측에 어떠한 공식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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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니, 사상자에 대한 수습과 책임은 일절 묻지 않는 걸로 마무리 짓습니다. 그날 밤 김 부장은 의사로 위장해 리응령을 밖으로 빼낸 뒤 박강성에게 리응령을 넘겨줍니다. 다음날 낭만 해변에서 깨어난 리응령은 몸 안에 있던 칩이 사라진 걸 확인 후 1차로 탄식했고, 이곳이 마카오가 아니라 널스 코리아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2차로 절망합니다. 박강성의 복수가 이렇게 성취되었습니다. 리응령과 66을 모두 놓치고 당하기만 한 북한 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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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입조심 하라며 리응령과 66모두 사살했다는 거짓, 말 맞추기로 의기투합 합니니다. 주강천은 고층 건물 위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물색없는 모습으로 발견됩니다. 사극에서 사용하는 메타포를 현대물에 가져온 작가의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김 부장이 제3국의 인연 평견에게 전화를 걸어 주학 건설을 해체시켜 달라고 부탁을 하자, 주학 건설은 압수 수색이 진행되어 비리, 납치, 살인 등등이 매스컴에 고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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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숨어 지내던 주혜리는 아빠 관련 뉴스 보도를 보고 절망합니다. 휠체어 앉아 포토 라인에 선 주강천에게, 기자로 위장한 금이빨이 달려가 칼방을 때립니다. 뭐야, 금이빨 안 죽었어? "뭐라고 좀 씨불여봐" 리응령을 빼돌렸지만 장 소장은 이미 정보는 모두 빼냈다며 그냥 덮기로 하고 임무를 마친 김 부장에게 새로운 신분을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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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은 공식적으로 죽었고 북한에도 66을 수배 대상에서 삭제합니다. 김 부장의 유골함이 죽은 아내 옆에 나란히 놓이고 엄마를 만나러 왔던 민지는 멀쩡히 살아돌아온 아빠와 부녀상봉을 합니다. "어떻게 알았어/( 상아 언니가 아빠가 죽고 살아 돌아올 거라고 알려줬어)... 이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신분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거야(엄마가 지어준 이름인데 아빠는 민지라고 불러줘)" 민지의 새로운 이름은 지혜로운 백성 <지민>입니다.
2.
배신 이후에도 타자를 사랑할 수 있는가? 믿었던 사람이 떠났을 때 가장 아픈 것은 인력의 공백보다 함께 보낸 시간의 의미가 무너지는 경험입니다. 월급과 커미션을 모두 챙겨 떠난 행동보다, 1년 동안 동고동락한 사람이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더 큰 충격을 줍니다. 배신은 현재의 사건이면서 동시에 과거의 기억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폭력입니다. 그러나 레비나스에게 타자는 내가 이해하고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타자는 언제나 내 예상과 판단을 넘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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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믿었다가 상처받는 이유도 그가 내 계산대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타자를 내 기대에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완전히 악인으로 규정한다면, 나 역시 그를 하나의 이미지 속에 가두는 셈이 됩니다. “유지야, 잘 살아라”라는 말은 배신을 좋게 포장하는 용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상대에게 빼앗긴 내 삶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는 선언입니다. 미움에 붙들려 있는 동안에도 상대는 계속 내 안에 머뭅니다. 훌훌 턴다는 것은 그 행동을 잊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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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때문에 내 삶 전체가 무너지도록 허락하지 않는 일입니다. <김부장〉 10회에서도 복수와 보호가 충돌합니다. 박강성은 형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원하지만, 김부장은 원수를 죽이는 것보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김부장의 윤리는 단순한 영웅주의가 아닙니다. 그는 과거의 원한에 반응하기보다 미래에 지켜야 할 생명을 선택합니다. 주강천은 자식을 사랑한다는 명분으로 타인을 파괴하지만, 김부장은 딸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희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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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사랑을 말하지만 하나는 소유의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책임의 사랑입니다. 사랑이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감정이 강해서가 아니라, 내 욕망보다 타인의 생명을 먼저 놓을 때입니다. 마지막에 66이 죽고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는 장면은 정체성의 철학을 보여 줍니다. 김부장은 과거의 이름과 기록 속에서는 죽었지만, 관계 속에서는 다시 살아납니다. 민지 역시 지민이라는 새 이름을 얻지만 아버지에게는 여전히 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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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국가가 부여한 신분만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기억하고 불러 주는 이름 속에서 다시 태어납니다. 결국 변화란 과거를 없애는 일이 아니라, 과거가 미래를 전부 결정하지 못하게 하는 일입니다. 배신당한 사람도 다시 살아갈 수 있고, 복수에 사로잡힌 사람도 보호를 선택할 수 있으며, 죽은 신분을 가진 사람도 새로운 관계 속에서 다시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상처 앞에서 가장 철학적인 태도는 이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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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 마무리하면서 드는 생각은 작가가 크리스찬일 개연성이 충분합니다. 성경 66권, 앤딩에서 김부장의 거듭남과 민지의 새로운 이름 까지. 나는 상처받았지만, 상처가 나의 마지막 이름이 되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타인에게 상처받은 뒤에도 그를 미움으로만 규정하지 않는 것이 가능할까?
2026.8.30.thu.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