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건강을 위해 집에서 반신욕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런데 가만히 얘기를 들어보면, 의외로 잘못된 방법으로 반신욕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원래 반신욕이란, 배꼽 아래쪽은 따뜻한 물속에 두고 위쪽은 물 밖에 시원하게 노출시킨 상태로 진행하는 목욕방법이다. 다시 말해 위는 시원하게 하고 아래는 따뜻하게 만들려는 목적의 목욕방법인 것이다.
자 그런데 반신욕 하는 모습을 살펴보자. 하반신만 물에 담근 후에 반신욕을 하고 있다 보면, 열기가 슬슬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얼굴이 발개지기 시작하고 급기야 땀이 줄줄 흘러내리게 된다. 여기서 잠깐. 만약 여기까지 왔다면, 아쉽게도 이번 반신욕은 이미 헛고생한 것이다. 왜냐하면 원래 반신욕은 아래만 따뜻하게 해야 하는데 아예 위까지 따뜻해졌으니, 그야말로 헛고생한 것이다. 따라서 반신욕을 제대로 하려면, 가슴이나 얼굴에 열기를 느끼기 전에 바로 욕조에서 나와야 한다.
이러한 반신욕은 한의약의 치료 개념 중에 '수승화강(水升火降)'이라는 치료법이다. 여기서 '수(水)'와 '화(火)'는 단순히 물과 불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수기(水氣)'와 '화기(火氣)'를 의미하는데, 다시 말해 차가운 기운과 뜨거운 기운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차가운 기운은 위로 올리고, 따뜻한 기운은 아래로 내리는 치료법이라는 뜻이다.
원래 자연적인 흐름에서 차가운 기운은 저절로 아래로 내려가고, 따뜻한 기운은 그 반대로 위로 올라가는데, 인체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다. 인체도 가만히 내버려두면 위로 화기가 자꾸 올라가고 아래로는 냉기가 자꾸 내려간다. 그래서 아래는 싸늘하게 식고, 위로는 뜨거운 기울이 올라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인체는 이렇게 상부가 뜨거워지고 하부가 차가워지면,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기게 되어 있다.
만약 하부가 차가워지면 배탈이나 소화불량 수족냉증 생리불순 불임 성기능장애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되며, 상부가 뜨거워지면 가슴답답증이나 두통 안면홍조 여드름 코피 탈모 눈 충혈 안구건조증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이럴 때 아래를 따뜻하게 하고 위를 시원하게 하는 반신욕을 자주 하면, 건강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병증과 치료법은 서양의학에는 없는 개념이라 한의학적으로 많은 치료법이 개발되어 있는데, 보약의 대명사로 불리는 '공진단'도 이러한 증상을 앓는 사람에게 보다 더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