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화엄삼매 (3)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이라!
여기 이 세상 모든 사람들과 생명들, 온갖 천지만물과 삼라만상들이 살고 있는 그 자체의 모습들이 마치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들을 아름다운 비단 위에 뿌려놓은 것 같다는 말씀입니다. 모두가 더없이 존귀하고 더없이 소중한 존재들이라는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지엄스님의 아름다운 설명에 제자들은 감탄하는 얼굴들이었다.
“부처님께서 시성정각(始成正覺) 하시니, 그 땅은 견고하여 금강으로 이루어져 있더라 (其地 堅固 金剛所成)! 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정각(正覺)을 이루실 때(世尊始成正覺之時), 음.... 이 순간은 바로 부처님의 깨달음의 순간을 가리키지만, 단순히 한 시점의 사건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법계 전체가 ‘스스로 드러나는’ 절대적인 전환점을 뜻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존재와 현상의 법계가 각각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법성(法性)’의 원만한 밝음(法界圓明)을 드러내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대상(境)과 지혜(智)가 하나가 되는 경지, 즉 주객일여(主客一如)의 무애한 깨달음이 그윽히 서로 부합했으며(境智冥符), 이때는 ‘지’가 ‘경’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가 서로 그윽하게 부합(冥符)하여 더 이상 둘이 아닌 하나의 실상으로 드러나게 됨을 말합니다. 그리고 지(地)는 물질적 대지(大地)가 아니라, 깨달음이 자리를 잡는 ‘법성의 터전’을 상징하여서, 바로 그것은 지가 아니면서도 지(其地非地而地)라고 다시 말할 수가 있겠습니다. 이 말씀은 바로 이사무애(理事無礙)의 표현으로, 현상적인 지(地)인 사(事)와 본질적인 법성(法性)인 이(理)가 다르지 않음을 나타냅니다. 지가 아니면서도(非地), 지(地)인 이유는, 그것이 공(空)의 진리에서는 실체가 없지만, 연기(緣起)의 작용에서는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견고하기가 금강과 같도다(堅固如金剛)... 이는 그 법성이 변하지 않고 깨지지 않음을 상징합니다. 금강은 불괴(不壞)를 나타내며, 부처님의 깨달음이 외적 조건에 흔들리지 않음을 뜻합니다. 곧 성품에서 일어난 본체로서(乃性起之體), 청정무루(淸淨無漏)해서, 즉 번뇌에 의해 파괴되거나 오염되지 않아서, 결국 무너짐도 없고 섞임도 없다(無壞無雜)... 그러므로 ‘금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이름한다 (是故稱金剛所成), 즉 부처님의 깨달음이 공(空)·연기(緣起)·성기(性起)의 진리 위에 확립된, 흔들림 없는 궁극의 경지를 상징한다... 라고 다시 설명 드릴 수 있겠습니다.”
지엄스님은 화엄경의 첫 구절을 이렇게 당신의 사상을 함축하여 아주 자세하게 풀어서 설명하셨다. 성기지체(性起之體)는 지엄 사상의 가장 핵심어 중 하나로써, 모든 현상이 법성(法性)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것(起)이라는 의미이다. 즉, 깨달음의 땅이란 따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 법성 그 자체가 작용하여 드러난 자리라는 의미로 말씀하신 것이다.
“일수사견(一水四見)이라 하였습니다. 물고기는 저 바닷물을 단순히 자기들의 집으로 알고 있고, 천신들은 그것을 유리로 되어 있음으로 보며, 아수라에게는 불로 보이며, 비로소 사람들은 물로 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처님의 깨달은 안목(眼目)으로 보신 세상이 이러하다는 말씀입니다.” 지엄스님의 깊이 있는 화엄경 강의가 비로소 시작되었다.
오전 내내 화엄경 강의가 이어지고 난 후, 공양을 마친 법장(法藏)은 지엄스님의 강의내용 중 스스로 풀어내지 못한 내용들에 대한 의문과 지금까지 본인이 공부한 내용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어 보려는 마음에서 도반으로 생각하였던 의상의 거처를 찾아 왔다.
“시간이 지나(時時移移) 하루가 지나고(速經日夜) 하루가 지나(日日移移) 한 달이 지나며(速經月晦) 한 달이 지나(月月移移) 문득 한 해가 이르러 오고(忽來年至) 한 해가 지나니(年年移移) 죽음의 문에 당도한다(暫到死門) 부서진 수레는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破車不行) 늙으면 수행할 수 없으니(老人不修), 누우면 게을러지고(臥生懈怠) 앉으면 쓸데없는 생각만 한다(坐起亂識) 인생이 얼마나 되기에 마음을 닦지 않고(幾生不修) 쓸데없이 밤낮을 보내고(虛過日夜) 헛된 육신 얼마나 더 살리려고(幾活空身) 일생동안 수행하지 않는가(一生不修) 사람은 언젠가 죽으니(身必有終) 다음 생에는 어찌할 것인가(後身何乎)? 어찌 급하고 급하지 아니하며(莫速急乎) 급하고 급하지 아니하랴(莫速急乎).”
법장은 의상의 거처에 들자마자 맞은편에 걸려 있는 족자의 내용을 쳐다보고는 큰 소리로 읽은 후에 의상에게 물었다. “하....의상스님께서 직접 써 놓으신 글인지요?”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 내용에 흠칫 놀라면서 한참을 서서 보고 있었다. “아...네 이 글은 제가 신라에 있을 때 사형되시는 원효스님께서 저에게 적어 주신 내용입니다. 제가 여기에 와서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나, 게으름이 생길 때 한 번씩 보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두루마리로 가지고 왔습니다...” 의상은 오래 전 원효의 공부에 관한 금언(金言)을 그렇게 항상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었다. “좌정(坐定)하시지요, 법장스님...” 의상은 늘 다정다감하게 찾아와서 안부를 물어주는 법장스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저는 스승님의 말씀을 그간 자주 들어 왔었습니다만, 스승님 강의를 들어 보신 후 의상스님의 소감을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법장은 차 한잔을 조용히 마시며 물었다.
“예 스님, 저는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이곳을 찾아오고자 했던 간절한 연유는 평소에 동경했던 지엄스님의 화엄경 강의를 직접 찾아뵙고 듣고 힘껏 배워 익히려고 염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오늘 스승님의 화엄경 강의를 마침내 듣고는 너무 감격스러웠고,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정신없이 듣고는, 강의 중 기록해 두었던 내용들을 지금 막 방으로 와서 다시 천착해서 살펴보려던 참이었습니다.” 의상은 강의 중 받은 감동과 환희로웠던 마음을 법장에게 마음껏 표현하고 있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아름다운 금강보석처럼 느껴지고 감사한 마음뿐이어서, 저의 가슴에 가득 담아 두었습니다.” 의상은 강의의 감흥이 아주 깊었었는지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 한 장의 종이가 우리들의 눈앞에 있기까지에는 한 그루의 나무가 있어야 하고, 또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으려면 저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비와 공기 등등 얼마나 많은 것이 동원이 되었겠습니까. 그리고 사람의 노력이 있기까지에는 사람의 일체 생활 모두가 동원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스승님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진 강의도 그와 같아서, 한 장의 종이를 들면 온 우주가 다 들리는 것 처럼, 말씀 한마디 마다, 결국 온 우주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함께 동참하여 듣고 있다는 몽환감마저 들어서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의상의 강의 후 감회를 법장은 경외로운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이윽고, 한참 찻잔을 나눈 후에, 법장이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
첫댓글 고맙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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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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元曉大師와 義湘大師 - 第3卷 하늘의 因緣 - 第1章 華嚴三昧 (3)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나무대방광불화엄경 나무대방광불화엄경...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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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나마 그시절로 시간여행하고 온 느낌입니다...감동입니다_()()()_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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元曉大師와 義湘大師 23 - 第3卷 《하늘의 因緣》 - 第1章 華嚴三昧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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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水四見...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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