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조국이 열린다" -개성공단을 찾아서
- 김효사 시인
8월 3일, 통일조국의 웅장한 성문을 열게될 ㅡ개성(開城) 공단을 다녀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북녘 조국을 다녀왔지만 나는 첫 방북이었다.
몇년 전 '남북민족문학인대회'가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평양과 백두산에서 열렸는데 존경하는 대선배 시인이자 한글학자이신 박용수 선생께서 참가비 300만원을 대신 대어주시겠다고 함께 가자고 하시는 것을 거절했는데, 처음 계획이 중국을 통해서 북으로 가는 것이었다.
나는 "우리 겨레가 하나 되기 위해서 남북의 민족문학인들이 만나는 것인데 저 통한의 휴전선을 넘어 가야지 왜 남의 나라를 거쳐서 가느냐? 그것은 안된다. 대회를 미루더라도 휴전선을 넘어서 가야 한다."고, 주최측인 '민족문학작가회의'에 주장했고" 중국을 거쳐서 간다면 나는 갈 수 없다" 고 했는데 막판에 서울-평양 직항로로 가게 되어 "그러면 나도 가겠다" 했더니 이미 등록이 끝나 안된다는 것이었다.
올 3월 1일은 혼인 30주년인데 그간 고생만 시켜온 아내와 금강산을 다녀오기로 했는데 그것도 주머니 형편 등 여러 사정으로 미루어두고 있었고, 그뒤 <평화통일시민연대>에서 지난 4월 18일 개성 지역에 나무심기 행사를 한다기에 얼른 신청을 해놓고 어릴적 "몇 밤만 자면 설이다..., 몇 밤만 자면 추석이다....,"하며 한 달쯤 전부터 가슴 울렁이며 주먹셈을 하면서 명절을 기다리듯 4월 18일을 기다렸는데 남북 관계가 순조롭지 못해 그마저 취소가 되어 참으로 애석해하며 가슴앓이를 했는데 '드디어!'이제 꿈에 그리던 북녘 땅을 다녀온 것이다.
출발지인 경복궁 동편 주차장에 나가니 평소 늘 존경해왔고 꼭 찾아뵙고 싶었던 '통일 목사님' 홍근수 목사님이 오셨고 홍목사님 옆자리에 앉아 오고 가는 동안 많은 얘기들을 나눌 수 있어 여간 행복한 일이 아니었다.
또 평소 존경했던 몇 분 안되는 교수님 가운데 한분이었고 진보적 학자요 통일운동가이시라 가까이하고 싶었던 이장희 교수님(한국외국어대 부총장)과 동행을 하게 된 것도 여간 행운이 아니었다.
나는 취재 목적과 동시, 몸담고 있는 회사ㅡ (주)장광 엔지니어링(황윤식 대표이사)의 개성공단 진출을 위한 것이어서 첫 방북의 감회는 참으로 큰 것이었다.
서울에서 60km밖에 안되는 개성을 60여년이나 발도 디딜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던 비통한 민족사를 생각하며 이제 통일 조국이 열리는 땅<開城>을 다녀 온 것이다.
버스 안에서 영상(映像)으로 진행하는 방북 교육(안내)에 "북녘 사람을 만날 때 <북한>, <남한>이라 하지 마라, 북녘 사람들은 두개의 나라로 고정시키는 말인 <남한><북한>이라는 말을 쓰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는 말에 무척 기뻤다. 평소에도 필자는 <남한><북한>이라는 말도 <남조선><북조선>이라는 말도 쓰지 않고 <남녘 조국><북녘 조국>이라는 말을 주로 썼왔기 때문이다.
도라산 역부근의 <남측 출입사무소>에서 외국이라도 가는듯한 절차를 밟은뒤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출입검사소>를 거쳐 나가니 얼마전 모리거사 윤두병선생의 소개를 받아 전화로나 전송 편지로만 인사를 나누고 만남의 때를 기다리던 통일부 산하<개성공단 관리위원회>의 홍흥주 상임이사가 고맙게도 마중을 나와주셨고 <개성공단관리위원회>상황실에서 김동근 이사장의 환영사와 개성공단 소개에 이어 북측 홍설경 안내원의 개성공업지구 추진현황 설명이 홍보동영상과 함께 있었다.
이어 홍흥주 이사의 소개로 북측<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류영수 책임참사와 한철 처장과 인사를 나누었고 준비해간 선물(필자의 졸시 '소원'을 비롯'한국시대사전(韓國詩大事典)'에 실린 '철조망앞에서', '임진강에서' 등 8편의 시와 우리 큰딸 '통일이'(김두레)가 정성껏 만든 천연비누ㅡ[다솜이 비누]를 선물했는데 필자의 시와 선물을 받고 두 사람은 무척도 좋아했고 개성공단을 둘러보는 동안 거의 손을 잡고 다니다시피 했는데 <봉동관>에서 가진 오찬회에서는 남북의 '우리 겨레'들이 함께 통일조국을 외치며 들쭉술 잔을 들었는데(나는 근 1년여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이날만은 마시지 않을 수 없어 감격의 술잔을 높이 들었다) 오찬이 이어지는동안 평양에서 내려온 예술단의 공연이 이어졌고 우리들은 뜨거운 가슴으로 하나가 되었다.
오전에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내의 은행, 매점 ,병원, 한전,소방대 등을 둘러보았는데 오후에는 1단계 100만평 공업지구를 둘러보고 현대아산과 입주기업들을 방문하였다
개성공업지구 개발계획은
□ 황해북도 개성시 일원에
□ 총면적 : 65.7㎢(2,000만평)
※ 공장 구역 : 800만평, 생활,관광,상업 등 12,00만평이 건설되는데,
사업의 목표는
□ 남측과 북측의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지는 남북 협력 도시
□ 공단과 신도시가 조화를 이룬 사람 살기에 적합한 복합 기능 도시
□ 기업들이 투자하기에 좋은 제도와 여건들을 갖춘 기업 중심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60년 이상 남의 뜻에 따라 '적'이 되어 살아야 했던 통한의 세월을 씻고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토지와 인력이 하나로 뭉쳐 민족화합과 민족 대도약의 계기로 삼는 것이 그 목표이고 바로 개성에서 통일 조국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시범단지에서는 이미 주식회사 지에스(에스제이테크현지법인) .솔루텍지에스등 상당수 기업이 진출하여 24시간 가동을 하고있고 1단계 100만평의 공단에 신청자가 쇄도하여 개성공단 진출에 열정을 쏟고 있는 우리 회사가 애를 끓이고 있는데 2단계 3단계 공사가 속속 진행되어 남녘의 창원만한 대단지 공업도시ㅡ통일도시가 건설된다.
개성공단 진출을 위하여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주최하는 <남북경협아카데미>에 18기생으로 등록을 하여 지난 3월29일부터 6월7일 까지 수강을 하였는데 총10강중 특히 <에스제이테크> 유창근 사장님의 <개성공단 현지에서 본 북한 노동력 관리>강의가 감동적이었는데 우리는 이제껏 안보논리에 눈이 멀어 민족의 우수한 자산을 살리지 못했고 민족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것이다.우리 민족의 독특한 창의와 기술이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고 가장 잘 보존될 수 있는곳이 개성이라한다.
개성공단에서는 중국노동자들이 3개월이 걸려도 제대로 못하는 일을 우리의 북녘 노동자들은 3일이면 거뜬히 해낸다는 것이었고 중국에서 3년이 걸리는 작업을 개성의 북녘 노동자들은 3개월이면 능히 해낸다는 것이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우수한 두뇌와 ,시베리아 벌판에서 아프리카 사막지대에 갖다 놔도 바로 적응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강인하고도 근면 성실한 민족성으로 우리 민족은 우뚝 설 수 있을것이다.겨레가 다시 하나로 뭉칠때에!!!
한 가지 무척도 안타깝고 아쉬운 것은 개성공당에 진출한 기업들이 회사 이름에 외래어투성이로 쓰고 있는것이다.우리 회사 <장광 엔지니어링>이 개성공단으로 진출하여 현지법인을 설립한다면 <화담산업>으로 하려는데 송도삼절 (松都三節)가운데 으뜸 ㅡ화담 서경덕 선생을 기리기 위함이다.
우리는 일상생활 가운데서 너무도 자주 외래어를 쓴는데,그것도 '화이팅'같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들이나 멀쩡한 조선 여인을 아내로 두고도 '와이프'라느니....개성에서 북녁 책임 참사가 "남측사람들이'와이프'라 하길래 담배 피우는 '파이프'라는 줄 알았다"는 말에 서로 웃었고" 나는 누가 '와이프'라고하면 당장'야, 이 새끼야 !네 마누라 미제냐?'라고 한다 "했다.
개성방문을 마치고 아쉬운 발길을 돌릴때에 북녘 류영수 책임참사와 한철 처장은 나를 껴안으며"효사 선생,또 오시라요!"하는 것이었고 꼭 오겠다고 하는 내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렸다.
민족의 대 단결 ㅡ조국 통일의 거대한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거대한 민족사의 물결이....
아직도 남녘의 많은 사람들은 역사의 정신질환이기도한 반공.반북 정서에 젖어있어 북녘조국보다 미국을 더 사모하여 "미.북관계"어쩌고 하는 언사를 거침없이 쓰는 언론도 있는데 딱하고도 측은한 일이다.나는 개성에서 북녘 인사에게 말했다"나는 남녘에서,'친북 좌파'소리를 듣는데 선생은 북녘에서'친남 우파'가 되시오."라고...
언젠가 읽은 젊은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성공회 대학교)의 글이 생각난다."남은 북더러 '고구려 연개소문 장군 이래 민족 주체성이 강한 정권'이라고 고무 찬양하고 북은 남더러 '단군 이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사회'라고 고무 찬양하면 안 되나?"라는 요지의....그래,우리는 서로 고무 찬양하며 하나가 되어야할것이다.
아직도 살아남아 마지막 숨을 헐떡거리며 '발광'을 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안락사(安樂死)시키는 일이 통일조국으로 가는 고속도로공사의 헛구덩이를 메우는 일이다.
생전의 제정구선생께서 그 우렁우렁한 쇳소리로"조국의 분단을 두고 지도만 보고 허리가 잘렸다고 하는데,아니다! 분단은 민족의 목이 달아난것이다!"라 하시던 포효(砲嚆)가 자주 생각난다.분단된 민족은 살아도 살았다고 할 수 없는 목숨이요,오직 통일만이 민족의 살길이다.
어느덧 서른살이된 우리 큰딸'통일이'는 어릴적부터 농담같은 진담으로 북녘총각에게 시집을 보내겠다고 했는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아들(文炫斌)을 낳아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그 감격의 날 ㅡ8월28일에 첫돌을 맞는데 이제 혼인 적령이된 막내 민해(民解)는 꼭 북녘 총각을 만나 '버시가시'가 되기를 비는마음 간절한데,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중매를 당부드려볼까.....!
북녁 동포의 가슴에 전달한 시를 소개한다
소 원
내 소원은 하나
엿장수가 되고 싶습니다.
엿장수가 되어
저 원수놈의 휴전선 철조망
몽땅 잘라다
이 나라 방방골골
한라산에서 백두산 넘어 아득한
우리 고구려 대륙으로
엿장수 마음대로 가위를 치며
초코렛 대신 비스켓 대신
우리 나라 우리 새끼들한테
엿 한판씩 나누어주고 싶습니다.
<위 글은 www.issui.com에 실린 글입니다>
첫댓글 http://durl.me/bytyff 필자 고순계/교수주례동우회 사무국장의 주례의 보기이다. 약 24명의 전 현직 교수, 교사들이 주례와 경복궁 등 문화유산해설을 봉사하면서 보람을 찾고 있는 아름다운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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