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커타 역에 열차가 도착해서 내리면서 캘커타는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또 파리떼와 같이 달려들어 귀찮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외로 많지 않은 사람들이 달려 들어 간단히 일축하고 로컬 폰을 찾았으나 쉽게 찾지 못했습니다. 한참을 찾고서야 찾았는데 이번에는 동전을 넣고 거는 전화였습니다. 그러나 전화를 거는 방식은 좀 달랐습니다. 우선 전화를 걸어서 연결이 되면 동전을 넣는 방식이었습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동전부터 넣고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고 수화기를 놓으니 전화기가 동전을 토해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루피를 날렸습니다. 그러나 조금있다가 다른 사람에게 전화거는 방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은옥 선교사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인도인이 받아서 대화가 되지를 않았고 로이 선교사는 전화번호가 바뀌어서 연락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화 걸기를 포기하고 호텔을 잡아서 쉬기로 작정했습니다. 우선 택시를 타고 초우롱기 스트리트로 갔습니다. 도착해보니 15.5루피가 나왔습니다. 15루피를 주는 것이 맞다고 하니 더블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21루피를 주고 finish라고 말했습니다. 그 운전수는 어이없어 하더니 내가 문닫고 가니 그냥 가버렸습니다. 우선 호텔을 찾으려니 쉽지 않아서 초우롱기 거리를 헤맸습니다. 호텔이 보이기에 들어가니 싱글룸이 550루피라고 해서 입이 벌어져서 그냥 나왔습니다. 찾고 헤매며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이상하게 가르쳐 주는 사람, 심지어 지하철을 타고 가자는 사람까지 나타났습니다. 그들을 모두 거절하고 인도 여행가이드 북에 보니 싼 숙소거리가 있어서 그곳을 찾아 갔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호텔로 온 것입니다. 방은 더블룸인데 350루피라고 합니다. 방을 보았더니 화장실에 더블 침대 선풍기 그리고 TV 등이 쓸만하게 갖춰져있었습니다. 온 몸에서 땀이 철철흐르는 형편이라서 볼 것도 없이 호텔비를 지불하고 체크인을 했습니다.
내가 리셉션에서 호텔비를 지불할때 젊은 인도 청년들이 나를 보고 "서울,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들의 발음이 놀랍도록 우리와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놀랍다는 표정을 지어 보여주었습니다. 들어와서 샤워를 하고 빨래를 했습니다. 그리고 정리한 후에 잠시 밖을 나갔습니다. 그 이유는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식사를 하려니 워낙 사람이 많아서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었습니다. 진짜 인도의 거리를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여기처럼 사람으로 북적대는 곳은 캘커타 밖에 없는 것 같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한 식당을 찾아서 자리를 잡아 앉아서 32루피 짜리 버터 페이퍼 마살라 도사(Butter Masala Dosa)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먹고 나서 식사비를 지불하니 인도인 급사녀석이 돈을 가지고 트집을 잡았습니다. 웃기는 녀석이었습니다. 멀쩡한 돈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No Problem하고 거기서 나와 버렸습니다. 아마도 그 녀석이 부스러기 돈이라도 얻어 먹을 생각으로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식당에서 나와서 거리를 다니다가 ISD가 보여서 거기를 운영하는 노인네에게 ISD를 한다고 하니 돈 욕심으로 전화 부스 안에서 전화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빨리 끝내라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그렇지만 부스 안에 있던 사람은 개의치 않고 한참을 더 했습니다. 나는 부스 안으로 들어가서 집에 전화를 했더니 아내가 곧 받았습니다. 서로 안부를 물었더니 아내도 내가 그리운 모양입니다. 빨리 오라는 것입니다. 나는 가능하면 빨리 가겠다고 이야기한 후에 사랑한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나와서 보니 64루피가 나왔습니다. 지불하고 나서 다시 로컬을 걸겠다고 하고 다시 로이 선교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또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로이 선교사를 방문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이어서 STD를 하겠다고 했는데 사람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노인네는 돈 욕심에 또 빨리 끝내라고 사람들에게 말했고 상황을 보니 안될 것 같아 그냥 나왔습니다.
오는 도중에 다른 전화 부스에 들러서 STD로 델리의 조은호 선교사 가정에 전화를 했습니다. 사모님이 받기에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가능하면 다음 주 내로 타이 항공편으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권을 최 선교사에게 연락해서 컨펌(Confirm)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사모님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하시면서 조 선교사님이 돌아오시면 내일 이야기를 전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호텔로 돌아왔는데 호텔 프런트에서 환전할 거냐고 물어서 나는 하지 않겠다고 하고 내 방으로 들어 왔습니다. TV를 켜고 티셔츠를 빨아서 널었습니다. 이미 빨아서 널었던 팬티와 런닝은 거의 말라 있었습니다. 셔츠를 널고 잠시 TV를 보다가 오늘 일기를 썼습니다. (조선교사님에게 전화한 금액이 STD 임에도 126루피가 나왔습니다. 속으로 생각하기를 이 놈들이 전화기 카운터를 조작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속으로 도둑놈들 하고 욕을 했습니다. ㅎㅎ)
Tv를 보다가 목이 말라서 나가서 10루피를 주고 물을 사서 들어오는데 리셉션에서 일하는 사람이 자기들도 물을 판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물을 사가지고 들어가면 안된다고 하는 것으로 알았으나 곧 자기들도 물을 팔고 있으니 밖에서 사지 말고 자기들 것을 사라는 것으로 알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철저히 상업주의로 돈을 벌려고 하는 이들의 속내를 알 수 있었습니다. 방으로 돌아와 TV를 켜고 선풍기를 켰습니다. 잠이 와서 불을 끄고 잠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공기가 탁하여 목이 매캐하였고 선풍기 마저 돌아가니 더욱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인도산 TV Panorama, 즉 Biman Hotel의 TV는 켜기만 하면 켜자마자 높은 음량이 나와 사람을 놀라게 만듭니다. 그래서 빨리 볼륨을 낮춰야 하는데, 이 음량은 TV를 켤때마다 전에 볼륨을 맞춘 것과 상관 없이 항상 크게 켜져서 사람을 놀래킵니다.)